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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호주산이 낫습니까?' (좀 기네요..)
아이들 학원도 잠정적으로 쉬고있고, 일주일에 한번 오시던 학습지 선생님도 오지 않으신지 꽤 오래됩니다.
되도록이면 사람 많은곳에 가지 않으려고, 장은 일주일에 한 번정도만 장바구니 가득 보고있습니다.
잠깐이라도 외출을 하게되면 온 몸에 소독약을 뿌리고, 차에서는 항상 소독약 냄새가 진동을 합니다.
그러면서도 아직 우리 농장에는, 우리 농장근처에는 구제역이 오지 않아서 다행이다라고 감사하며 지내고있습니다.
늘 그렇든 저는 오늘도 82cook언니야들의 재미있는 이야기로, 맛있는 사진으로, 멋진 쇼핑 목록으로 잠시 지금의 힘듦을 잊고 가끔은 생각없이 웃어보라는 글들을 읽으며 깔깔 거리고 있습니다. 그러다 문득 '내일도 내가 이렇게 웃을 수 있을까' 생각해봅니다.. 아이들을 재워놓고 혼자 시크릿 가든을 보면서 현빈의 촉촉한 눈빛에 가슴설레하면서도 '내가 다음주에도 이렇게 가슴설레며 이 드라마를 볼수 있을까'하는 걱정이 밀려옵니다..
그래도 아이셋을 키우며 시골살이 10년의 경력으로 산전수전의 어려움을 겪어본 덕분인지, 겉으로는 웃을수 있습니다. 그러다 오늘도 구제역때문에 한우를 먹으면 되느냐 차라리 호주산이 낫지않을까 고민하는 한 엄마의 글을 보고는 은근히 부아가 났습니다... '차라리 호주산....'이라는 글때문에요..
참 보기싫은 장면이지만, 방송사에서는 경쟁적으로 가축들이 생매장 당하는 모습들을 보여주더군요..
그 장면을 보고 어떤 생각들을 하셨나요?...참...잔인하죠.. 누구를 위해서 저러는가 싶기도 하시죠?
농가의 입장으로서는 꼭 내가 키운 소가 돼지가 저렇게 당하는것 같아서 한숨을 쉬며 보게 되는 장면이지만,
여러분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음식을 해서 내 아이에게 먹여야하는 입장에서는 그 가축들에게는 정말 미안하지만, 다행스럽고 고마워해야하는 장면이랍니다..
구제역때문에 불안해서 한우나 돼지고기를 못 먹겠다고 하시는 분들...
한 농장에서 한마리라도 구제역 증상이 보이면, 그 농장에 있는 모든 가축은 모두 죽임을 당하고 있습니다.
뿐만아니라, 그 농장에서 컴파스로 쭉돌려서 500m 내에 위치한 소,돼지 농장의 가축은 이유불문하고 무조건 살처분입니다. 시골에 땅이 많아서 농장이 띄엄띄엄있을것 같지만, 가축도 생명인지라 사육하기 적절한 위치를 찾아 축사를 짓기마련이지요.. 그러다보면, 농장이 있는 곳 근처에는 비슷한 농장이 여러개 자리하게 됩니다..
내가 아무리 소독을 열심히 해서 내 소, 돼지는 안전하고 병이 없다고 한들, 옆 농장에서 구제역균이 발견되면 이유없는 몰살을 겪어야하지요.. 이 상황은 방역 1단계이구요..
방역 2단계에는 구제역 비슷한 증상이 보여서 검역관이 방문 관찰 후, 구제역이 의심된다 싶으면 일단 살처분 부터 먼저 하고 구제역인지는 나중에 판단됩니다.. 이것이 예방적살처분이랍니다.. 아는 농가에서 이렇게 예뱡적 살처분으로 109마리의 한우를 살처분 했는데,,,, 나중에 음성으로 판명이 났다고 하네요.. 정말 억울하겠죠..
이렇게 억울하고 농가의 피해도 심각한데, 왜 이렇게 구제역으로 판명되지 않은 가축까지 다 죽일까요?
여러분의 식탁을 지키기 위해서 입니다.
살처분을 하고, 미리 소독을 하여 예방하려고 애쓰는게 농가를 위한 일이 아닙니다..
죽이는거 보니, 더이상 고기를 못 드시겠다구요?
건강한 축산, 건강한 식탁을 위한 발버둥이라고 생각되시지는 않나요?
'차라리.. 호주산 소고기가 안전하겠다' 생각하시는 분들...
호주산 소고기에 대한 정보는 얼마나 있으신가요?
호주는 넓은 초원에서 소들이 한가로이 풀을 뜯어 먹어 건강할 거라고 막연히 생각들만 하시지만,
진짜로 그 곳에는 단 1%의 병도 없는 것일까요?, 그쪽 소들은 감기도 걸리지 않고 설사도 안한답니까?
물론 '검역'이라는 엄격한 검증을 통해서 마트에 진열되는건 맞습니다.
그렇게 보면, 같은 마트에 자리잡고 있는 한우나 돼지도 일정한 검증을 통해서 그 자리에 앉혀진 거랍니다.
풀만 먹으니, 무조건 건강할 거라구요?
저희 부근 농가에서는 국유지를 임대받아서 소를 방목하여 키우는 곳이 있습니다.
그것도 대단한 능력이 있어야 감히 국유지를 임대받을수 있다더군요..
그 집에 소들이 아무문제없이 폴짝폴짝 뛰어다니면서 단지 풀만 먹고 그리 클수 있을까요?
겨울에는 한가로이 뜯어먹을 풀도없고, 산에 위치해있다보니 눈이오면 사료차가 들어갈수가 없어 눈이 녹을때까지 꼼짝없이 굶겼다고 하더군요... 한때는 그 집 소가 말로 변했더라 하는 우스개소리까지 들릴 정도였지요..
또 그 소들이 먹는 풀은 마냥 그냥 두기만 하면 저절로 영양가가 막 넘쳐날까요? 풀이 있으니 자연히 진드기나 해충들도 생길것이고,, 그러다보니, 소들이 풀밭에만 갔다하면 여기저기 물리고 피부병처럼 번져가서 어쩔수 없이 치료를 했다고도 하더군요.. 그 진드기나 해충을 없애려면 약하기는 하지만 풀밭에 약도 살포해야겠죠?..
무엇이든지 빛이 있으면, 어둠이 있기 마련입니다.
풀만 먹으면 그저 좋아보이기만 하지만, 그 안에 알수 없는 고충들도 헤아릴수 없이 많답니다.
호주산소고기를 깍아내리는게 아니라, 막연히 '풀만먹으니 좋다'라고 생각하시는게 아닐까 싶어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영양학적으로 잘 배합된 사료 + 농가에서 직접 생산한 조사료(조사료란, 봄에는 밀이나 보리,여름에는 수단그라스나 옥수수, 가을에는 볏짚을 먹이는것을 말합니다. 배합사료 못지않게 조사료도 엄청나게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제대로된 조사료를 직접 생산하기 위해서 각 농가마다 사계절 내내 노력하고 있답니다.)를 먹이며, 전염병이 생기면 그 예방과 대책을 위해 국민에게 알려주는 육류가 아직도 의심스러우신가요?
안 좋은 상황이되면 까놓고 이야기하고, 어떻게 대처해야한다고 알려주는게 더 건강한게 아닐까요?
구제역이 걸린 농가는 앞으로 어떻게 될지 궁금하시죠?
살처분 후 6개월동안은 같은 축사에 다시 가축을 키울수 없습니다..
살처분보상금이라고 주기는 하겠지만, 그 기준이 농가에게 엄청나게 불리합니다.
(예를 들어, 한우의 경우 같은 kg이라도 등급이 다른경우 그 가격은 하늘과 땅차이입니다. 주부들은 많이 들어보셨겠지만, 1+ 등급이니, A등급이니 하는 이야기를 아실거에요.. 소를 키우자면 최소 1등급 이상은 받아야 '아~ 이사람이 소 좀 키울줄 아는 구나' 소리를 듣겠죠.. 그렇게 키우기 위해서는 태어나기 전부터 관리를 해야합니다. 좋은 한우의 정액(이것도 1등급은 가격도 몇 배로 비쌉니다.)으로 인공수정해서 키우는 단계별로 사료의 종류와 양을 조절해하고 출하하는 시기도 적절히 맞춰야합니다. ) 그런데 그렇게 잘 키우면 소 한마리에 1000만원짜리도 탄생할수 있는데(이거는 정말 운도 따르지요..), 살처분을 하면 무조건 kg으로 계산해서 시중가로 지급하기때문에 고급육을 키우는 농가는 불리할 수 밖에 없답니다.
아마 보상금을 받는다고 한들, 재산가치가 1/2로 뚝 떨어질겁니다. 거기에다 몇 개월동안 수입도 없이 현금만 가지고 있다면,, 불보듯 뻔하죠...
상상하기 힘들다면, 여러분이 가진 아파트가격이 반으로 뚝 떨어지면서 그 돈만 받고 거기에서 쫓겨났다고 생각하시면....(이런 일이 있어서는 절대로 안되겠죠..) .. 어쨌든 지금 수많은 농가들이 이런 말도안되는 피해를 입으면서도 자신이 키우던 재산(가축)을 내주고 있습니다..
살처분을 하는 순간, 일꺼리가 없어지고 앞으로 뭘 할지도 모르는 공황상태에 빠지면서도 말이지요..
그냥 단 한가지 이유뿐입니다..
대한민국의 건강한 식탁을 위해서...
주부여러분들이 걱정마시고 아이들에게 건강한 축산물을 먹일수 있게 하기 위해서지요..
제발 의심하지마세요..
이 고기가 혹시 구제역이 걸린게 아닐까, 차라리 수입이 낫지않을까.
우리나라가 그리 허술해빠지지는 않았습니다.
아시아 거의 모든국가가 구제역이란 균을 보유한채 살고 있지만, 일본과 우리나라만은 이제껏 잘 싸워서 이기고 있었습니다.
의심하지마시고, 못먹겠다 하지마시고..
시중에 유통되는 축산물은 검증을 통해서 나온것이니 안심하시고 드셔주세요..(국내산으로 ^^)
끝으로 어느 의사분이 하신이야기를 잠깐 옮기자면요..
'성장이게 있는 아이들에게 있어 육류단백질이라는 것은 건물의 철골과 같습니다. 건물을 지을때 철골이 비싸다고 빼 먹으면, 그 건물이 어떻게 되는지 여러분 상상이 가시죠.. 아토피가 있다고 채식주의자라고 고기를 안 먹이시는 건, 철골빼고 건물을 짓는것과 같이 위험한 일입니다.. '
p.s : 이런말 하기 우습기는 하지만, 부탁드려도 될까요?
몇 년전 어떤 모임에서 우연히 알게된 분이 구제역이 터지고 난 후 몇년만에 처음으로 전화하셨어요.
저희가 소를 키우는걸 아시고는 같이 걱정해주다가 전화를 끊으면서 그러시더군요..
"아무일 없이 잘 넘길수 있도록 기도해 드릴께요."........... 저는 불교신자이기는 했지만, 그 말씀을 들으니
마음이 참 따뜻해지면서 정말 아무일없이 지나갈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또, 얼마전에는 절에 열심히 다니는 친구도 전화가 와서 저희집이 무탈하기를 절에가서 빌고 왔다고 하구요..
저희 아이가 다니는 성당유치원 수녀님도 기도해주신다고 하더군요..
저희 남편에게 이 이야기를 했더니,, 기독교,불교, 천주교에서 다 기도를 해주시니 정말 무사히 잘 넘어갈
것 같다고 오랜만에 웃네요.. 이젠 이슬람과 힌두교만 남았다나요 ^^
여러분의 종교가 무엇이든 혹시 기도를 하시다가 생각이 나시면, 저희집뿐 아니라 전국의 농가를 위해,
고생하시는 공무원을 위해, 먹거리 걱정하시는 엄마들을 위해 빨리 구제역이 끝날수 있도록 같이
기도해주세요.. 다들 정말 하루하루가 살얼음판이랍니다.... 감사합니다..
1. ..
'11.1.6 4:34 PM (125.176.xxx.20)힘내세요....꼭 한우 먹을께요^^
2. 저도 기도해드릴께요
'11.1.6 4:35 PM (180.66.xxx.4)물론 종교..없습니다. 하지만 이 어려운 시기 ..잘 무사히 보내시길 정말로 기원해요. 새끼송아지가 묻히는걸 보고 혼절했다는 어미소이야기도 주사를 놓고 울어버렸다는 축사 사장님과 의사선생님도.. 너무너무 어려운 일 하셨습니다. 무사히 제발 어려운 시기 이겨내셨음 싶어요. 화이팅 하세요~!! 저 어제도 한우 사다 미역국 끓였어요. 울 아들생일이라요. ..^^
3. 푸른바다
'11.1.6 4:40 PM (119.202.xxx.124)불고기 좀 하려고 소고기 들었다 놨다 하다가 그냥 왔어요. 구제역보다도 돈이 없어 못먹죠. 등심 2만원이 손바닥 만큼이더라구요. 야채도 비싸고 생선도 비싸고 진짜 너무 비싸서 대책이 안서요.
4. ...
'11.1.6 4:45 PM (112.164.xxx.15)뉴스 볼 때마다 농가에서는 얼마나 힘이들까 걱정이 많이 됩니다. 힘내시고, 잘 이겨냇요. 화이팅
5. 호주산이
'11.1.6 4:56 PM (125.177.xxx.169)미국산보다 맛은 없더군요...
6. mm
'11.1.6 4:59 PM (125.187.xxx.175)구제역은 인수공동질환이 아니기에 인체에 무해하다는 것 알고 있습니다.
저는 의료계쪽 교육을 받은 사람이어서 인수 공동질환 바이러스와 그렇지 않은 바이러스가 천양지차라는 걸 알고 있지만 그렇지 않은 분들은 그래도 '전염병'걸린 건데 찜찜하지 않냐고 생각하실 수 있지요.
다만 해당 가축 사이에 전염성이 높다는 것 때문에...걱정이죠.
구제역 걸린 소고기 먹게 된다 한들 내 몸에 해롭지는 않은데, 단지 그렇게 유통 과정을 거치다 또 어딘가 다른 농장에 바이러스 퍼뜨릴까 그게 걱정일 뿐이지요. 그리고, 소고기가 비싸서 자주 못 사먹는 거지...저는 구제역 걸린 것 먹을까봐 걱정은 안 합니다.
요즘 물가가 너무 올라서 한달에 두어번 아이들 먹이던 한우를 못 먹인지 오래 되었어요. 돼지고기나 닭고기, 생선으로 대신하고 있답니다. 그나마 이번 구제역이나 AI때문에 가축 수가 줄어 더 비싸지지는 않을지 미리 염려가 됩니다.
단지 전염되었을 수 있다는 가능성 때문에, 생매장 당하는 가여운 동물들이 너무 불쌍하고, 피땀을려 농장 일궈오신 분들의 찢어지는 심정을 생각하면 가슴이 콱 막히는 것 같습니다.
그 동물들이 사람으로 태어났다면...그렇게 병 걸릴 수도 있다는 '가능성'만으로 처참하게 죽임을 당하지는 않았을 텐데요. 사람들이 모르고 짓는 죄도 많지만 알고도 지을 수 밖에 없는 죄가 참으로 많구나 싶었습니다.
문득 무언가를 먹거나 옷을 입거나 물건을 만들다가, 이 모든 걸 다 내 손으로 기르고 만들어야만 쓸 수 있다면 사람의 삶이 얼마나 고단하고 불가능한 일이 많아질까 생각하곤 합니다.
이 모든 것, 누군가가 나 대신 땀흘려 일하고 고민한 결과지요. 늘 감사히 여기며 살고 있습니다.
부디 이 처참한 일들이 하루빨리 진정될 수 있기를 저도 함께 기도합니다.7. ...
'11.1.6 5:03 PM (220.80.xxx.28)항상 (돈이 없어서) 호주산먹다가 이번에 큰맘먹고 한우양지로 국을 끓였는데요..
역시 한우더라구요.. 이제 호주산 먹기도 싫어요...ㅠ.ㅠ
비싸도.. 두번먹을꺼 한번으로 줄여가며 한우먹기로 했네요..
님! 힘내세요!!8. ㅠㅠ
'11.1.6 5:07 PM (58.175.xxx.245)호주 소고기, 돼지고기도 가끔 문제있어서 뉴스에 나와요. 호주꺼라고 무조건 청정은 아니죠.
돼지 사육장보여주는데 정말 깜짝 놀랐어요. 움직이지도 못할정도로 가둬 놓고 키우는데 아휴 더러워서....9. 죄송한데요..
'11.1.6 11:44 PM (116.37.xxx.202)한우 구제역 무서워서 먹는거 아니구요
비싸서 못먹어요
호주산 깨끗해서 먹는거 아니구요
싸서 먹어요..
한우가 비싸도 너무 비싸잖아요
구제역 보다 더 무서운게 한우값이네요
구제역때문에 안먹는거 아니거든요?
원래 못먹었거든요..10. 원글님
'11.1.7 3:57 PM (203.233.xxx.130)정말 마음이 아픕니다....힘내세요... 아무리 없이 지나가기를 진심으로 기원할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