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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팔자 내가 꼰다는 말

머저리 조회수 : 2,775
작성일 : 2011-01-05 10:03:37
제목 그대로입니다.

저..30대 중반 넘어섰고요. 공부 할만큼 했고 남한테 꿀리지 않을 만큼의 외모(돌 날라오는 소리..--;;) 유지하려고
부지런히 꾸미고 매사 열심히 사는..그래서 텅 빈 강정은 아니란 소리를 듣고 삽니다.

근데요..

제가 남자 볼 줄을 몰라요. 이 나이 되도록 제대로 된 연애 한번 잘 못했고..
(그 이유를 가만 보니 젊었을 땐 그냥 제 자신에 대한 자신감이 너무 강해서 그랬는지 남자 좀 우습게 보고
진지한 남자 재미없어 하고 끼 있는 남자에 혹했다가 된통 당하는 등..)

30초반 지나서는 진지하게 남자 사귀다가 아주 못된 남자한테 당해서 인생 쓴 맛 다 봤습니다.

그리고는 연애와는 담 쌓고 조용히 일만 열심히 하다 보니 어느새 나이가.
작년부터 소개팅도 하고 애프터도 받곤 하지만 영 마음에 내키는 사람이 없어요.

근데 희안하게도 저에게 대시하는 남자는 늘 꾸준히 있어요.
현재 그런 상황인데요..

저보다 연하이고 만나면 즐겁고 유쾌하고 안보면 생각나고 그런 남자가 있습니다.
전 처음에 나이차도 있고 해서 좀 거리를 뒀는데 남자가 너무 적극적이었어요. 그 후 애정공세도
많이 하고 그런 말들도 거침없이 하고..
30 초반 연애하다 무참히 깨진 후 거의 6년 만에 저를 흔드는 남자를 만나서 그랬던건지
저도 그만 마음을 많이 줘버렸네요.
그런 남자와 거의 11개월째 만남을 유지하고 있습니다만..
만나면 만날수록 믿음이 두터워져야 하는데 남자에게서 그런 면을 못느끼겠어요. 저만 올인하고 있다는
느낌이랄까요..?
뭐 그렇겠죠..전 나이도 있고 그 남자 딴엔 자긴 아직 한창때고 외모도 자신있고..뭐 아쉬울 게 없다고
생각하겠죠.
그렇담 절 좀 놓아주던지, 그것도 아니면서 절 옭아매면서 자긴 오직 너 뿐이다..란 말들로 절 세뇌시켜요.
저 너무 헷갈려요. 긍정적으로 우리둘의 관계를 예감했다가도 그의 미덥잖은 행동들(사귀는 중에 솔로인 척
다른 여자에게 작업걸다 저한테 한번 걸렸었거든요)에 손사래치며 떨쳐냈다가도 그의
적극적인 사과와 또다른 맹세에 그만 넘어가버렸어요.
그 남자도 알고 있어요. 자기 여자친구가 자기보다 나이가 많은데 정작 자긴 당장 어찌하겠단 결론 없이
그저 현재의 감정에 충실해 저를 만나고 있다는걸요.
이 남자 만나면서 맘 편하지가 않아요. 늘 헤어질 생각, 이별할 걱정을 안고 있고 또한 그 남자의
가벼운 언행에 그야말로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을 느낄 때가 한두번이 아닙니다. 아직 직업적으로 튼실히
자리를 잡은 것도 아니고요.

그러면서 이 남자를 만나는 이유요?
둘이 좋아합니다. 만나면 즐거워요. 말도 통하고 감정적으로 잘 맞아요. 저한테 잘할 때는 한없이 잘합니다.

근데 이런 것들 다 부질없겠죠? 저 독신으로 살며 연애만 하겠단 주의 아니기 때문에 이쯤에서 정리하고
건실한 남자 만나야겠죠...?

그에반해,
아주 성실하고 착실하고 직업 든든하고 가족중심적인 성향의 남자..저한테 대시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남자 성격이 좀 조용한 편이고 소심한 건지..저에게 조심조심 다가오려 하는 게 보이구요...
이래저래 저도 마음으로 고쳐먹고 만나볼까도 싶지만 영 마음이 열리지를 않아요.
현재 제가 만나고 있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도 좀 걸리고요. 양심적으로....
작은 키, 훤히 벗겨진 앞머리....매력없이 맹숭한 얼굴과 차림새..
늦은 제 나이 감안하고 남자 외모 포기하고 이 남자 자주 만나려 노력해봐야할까요..?

제가 '감정'이란 요사스런 것에 혹해 연하 남자에게 정신팔려있는 동안에 좋은 남자 놓치고
백번 후회해야 정신을 차릴까요......

아님..이 나이에 찾아온 가슴 뜨거운(때론 눈물 바람인) 사랑에 감사하며 현재를 즐기면서
차후 미래에 대한 고민을 하는 게 좋을까요.

저 지금 너무 헷갈리고 고민되고 힘들어요. 제 스타일이 남자에게 빠지면 좀 정신없이 잘해주고
(밀땅 이런 것 못하고 연애도 젬병이예요.. 그야말로 헛똑똑) 양다리 그런 것 할 줄 모르고
열녀난 것 처럼 잘해주려 노력합니다.

저 정신 좀 차리게 따끔한 충고 좀 부탁드려요.........
IP : 110.10.xxx.238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연애
    '11.1.5 10:09 AM (203.236.xxx.241)

    연애는 20대의 성장과업인데 그걸 게을리하신 댓가를 지금 받고 계신거예요.
    20대에 연애를 제대로 해 본 여자들은 감정이 중요하지만
    그 감정이 "어떤 사람"에게 가야하는가에 대해 알게 되죠.
    본인도 이성적으로는 어떤 사람에게 가야하는가에 대해 잘 알고 계신 것 같은데
    온라인보다는 진심으로 충고해 줄 주변 친구들에게 물어보세요. 내가 누구를 골라야겠느냐고.
    제 주변에도 아직 철없이 이상한 남자만 만나고 다니는 친구가 있어
    어느날 10몇년지기들이 모두 모여서 진지하게 충고했어요.
    결혼하고 싶으면 그러면 안된다고.

  • 2. .
    '11.1.5 10:13 AM (180.230.xxx.25)

    결혼을 하는게 문제가 아니라 해서 잘 살아가는게 문제죠.
    아이를 안낳을게 아니라면 아이 아빠로서의 모습도 중요하구요.
    답은 알고 계신데 그노무 감정 어쩌구 하는거에 흔들리시는거죠.
    감정 그거 믿을거 못된다는걸 30넘으니까 알겠던데,,,

  • 3. 머저리
    '11.1.5 10:30 AM (110.10.xxx.238)

    원글이입니다..
    맑은 정신으로 제 자신을 들여다봐야겠네요...

    네..두분 말씀 감사합니다..

  • 4. 연애박사 ㅋ
    '11.1.5 10:33 AM (125.191.xxx.5)

    완전 대공감 ㅋ
    님이 지금 무슨 기분 느끼는지 알것같아요
    일단 그 남자가 끌리죠 굉장히.본인의 이상형인 점이 있을꺼에요(외모적으로 깔끔하다던가 등)
    만나면 즐겁고 재밌지만 헤어질때는 뭔가 허전하고 허무한 마음이 많이 들죠
    왜냐 !!! 그 남자는 님에게 마음을 안줬기 때문이에요.
    나를 안좋아 하면 왜만나냐? 나를 좋아 하닌깐 만나지 않냐 하는데 남자란게 좋지도 싫지도 않지만
    여자도 뭐 그리 나쁘지 않고 심심하고 그 나이때에 친구랑 노는것보다 여자랑 만나면
    데이트 기분도 내고 좋잖아요.일단 마이너스될껀 전혀 없잖아요 . 그래서 만나는 거에요.
    반대 상황을 생각해 보세요
    님도 님 좋다고 잘해주고 그런 남자 분명 인생에 있어서 있었을 꺼에요
    하지만 절실한 사랑도 아니고 좋지도 않고 싫지도 않아요. 남친도 없고 한두번씩 만나면서
    즐겁게 놀다 헤어져요. 그뿐이에요. 그 남자는 항상 사랑에 갈구 되는 마음이 들어요 .
    사람이란게 남녀를 떠나서 진심은 통하고, 사랑하는 남녀는 티가 나더라고요..
    저 남자 님에게 마음 준거 아니에요.
    지금이야 그냥 좋지만 결과적으로 여자는 남자 사귈수록 허무한 마음만 들고 시간 낭비만 할꺼에요
    저런 남자 헤어져도 다른 여자 금방 사귑니다.
    님도 만나고 나서 허무 하다고 하잖아여
    저런감정 저도 경험해본적이 있어서요...
    그냥 지나고 나면 돈낭비 , 시간 낭비에요 ...ㅋㅋㅋ
    물론 내가 좋아서 만나거라도 그렇다고요
    지금은 너무 좋아 하시는거 같아서, 끊기가 어려울꺼에요
    서서히 끊으세요. 연락을 줄이고, 자기만의 일, 친구,취미, 새로운사람 만나기 해보세요
    그러면서 서서히 끊으세요..ㅋ
    님이 바라는건 그 남자도 나한태 정말 미치면 그게 해피엔딩이긴 한데
    남자들은 한번 안받하면 끝까지 안반하더라고요. 대부분..
    그닌깐 본인이 상처받지 않고 행복하려면 다른분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 5. 머저리
    '11.1.5 10:40 AM (110.10.xxx.238)

    아...연애박사님...
    마음에 확 와닿네요.
    그 남자는 저한테 마음을 다 안 준거 맞네요....

    제 생활 더 열심히 하고 취미 생활도 즐기고요... 제 자신을 찾도록 노력해야겠어요..

  • 6. 학원에서
    '11.1.5 11:07 AM (124.61.xxx.78)

    알바할때 알던 선생이 있었어요. 그 분이 원글님과 비슷한 상황으로 두 남자를 두고 갈등했죠.
    한 사람은 K대출신으로 직업 탄탄하고 성실모드, 한 사람은 2년제 졸업하고 그저그런 내세울수 없는 직업.
    그런데 친오빠가 소개한 믿을만한 남자는 뻥차고, 나이트에서 만난 조건 딸리는 후자랑 결혼했습니다.
    그 선생 말로는 오빠후배인 K대 남자는 손도 잡기 싫더래요.ㅎㅎ 신랑은 외모가 아주 준수합디다.
    결혼하고 작은 서민아파트에 그것도 시어머니랑 같은 단지에 살면서 고생좀 하던걸요.
    이해는 가지만... 좀 안타까웠어요. 그래도 행복하다면 그만이지요.

  • 7. ,,
    '11.1.5 11:26 AM (59.19.xxx.17)

    감정 그거 다 소용없고 냉정하게 생각하세요 상식적인사람인가

  • 8. ....
    '11.1.5 11:46 AM (125.178.xxx.16)

    그냥 지나가려다 저랑 넘 비슷하셔서...;
    일단 열녀난듯 잘해주는거. 그게 누가되든 나한테 맘 100%와 있지 않은 사람에겐 하지 마시구요
    날 좋아하는, 소위 언니들이 말하는 진국타입이나 남자로서의 매력이 없는 사람은 억지로 좋아하려 하진 말고, 그냥 시간을 두고 지켜봐주세요. 감정이 생김 좋은거고, 혹은 다른 장점들이 더 보이게 되면 좋은거고 아님 어쩔수 없는거죠, 머. ㅎ
    나한테 맘 100%없는, 사귀면 다 결혼해야 해? 라는 마음으로 잠깐 지 좋자고 누나 시간 뺏어가고 있는 녀석은 정리하시구요. 저람 그럴 거 같습니다.

  • 9. ~
    '11.1.5 12:37 PM (128.134.xxx.85)

    감정은 좋으나 믿음이 안가는 남자랑, 조건 좋으나 끌리지 않는 남자
    둘 다 버리시고
    믿을만한데 끌리기 까지 하는 남자를 찾아보세요. 그거이 정답.
    시간에 쫓긴다고 여기며 억지스런 선택을 하는 것은
    결국 어느 길을 가든 후회하기 마련입니다.

  • 10. 공감!
    '11.1.5 1:45 PM (110.11.xxx.80)

    맞아요, 믿을 만한데 끌리기까지 하는 남자가 진짜 자기 짝인 것 같아요.
    감정만 갖고 살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조건만 갖고 살 수 있는 것도 아니더라고요.
    아이쿠. 인생 깁~니다.

  • 11. ㄱㄷ
    '11.1.5 3:09 PM (121.162.xxx.213)

    ~님 말씀에 동의 합니다.
    저는 늘 짝사랑만하고 20대 후반에 남자 한달 진하게 사귀고 차이고,
    그후에도 짝사랑하다가 36세 후반기에 남자를 만났는데
    이 사람은 키작고 대머리(한쪽 앞머리만)에 옷 입는 스탈도 영 촌스럽고..
    (제 주변 사람들은 제 눈이 이렇게 낮은 줄 몰랐다나...)
    그런데 이게 처음에 하나도 안보였어요. 콩깍지가 콕 씌워져서 그의 귀여운 미소만 보였어요..ㅎㅎ
    이 콩깍지가 없었다면 겉모습만 판단해서 이 남자에게 마음을 확 열고 다가가지 못했을거에요.
    사실 그 전에도 대머리 오빠들의 무수한 대쉬는 있었어요.
    콩깍지만큼 이 남자가 처음에 적극적이지 않아서 제가 맘 고생 좀 했지만
    만날수록 더더더 괜찮고 믿음이 가고, 그동안 연애 못해 본 것이 감사하기까지 하더군요.
    그 보상을 받는 기분이랄까...
    자신을 가꾸며 기다리니 인연이 나타나는 그 "때"라는것이 오더군요.
    기다리는 자에게 복이 있다가 저에게는 진리였어요.
    저는 남자 없던 시절 여행도 엄청 다니고 요리며 외국어도 많이 배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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