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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을 원하지 않지만 남편때문에 낳은 분 있으신가요?
부모자식이라는 관계가 너무너무 싫은 사람입니다.
신경이 예민하고 걱정이 많아서
내가 걱정해야할 누군가가 세상에 있다는 것만 생각해도 스트레스입니다.
그런 반면 남편과 시댁은 좋습니다.
시댁에 딸로 태어났으면 좋았겠다 싶은 생각이 어쩌다 문득 들어 놀라기도 했지요.
아이를 사랑하고 인간에게 너그러운 가풍입니다.
(저희 친청 친척은 외가 친가 모두 털어 좋다좋다 하며 사는 유형이 하나도 없습니다)
남편은 좋은 사람입니다.
성실한 월급쟁이입니다.
첫월급탈때 저를 만나서 지금까지 술/담배/취미없이 그냥 벌어서 저 갖다주는게 일입니다.
다정다감하고 굳은일은 도맡아 합니다.
벌써 결혼한지 5년이 되어가네요.
저는 직장을 그만두고 팽팽 논지 2년이 다 되어 갑니다.
건강상의 이유로 그만두었는데, 놀면 낫는 병인가봅니다.
건강체질은 아니지만 그런대로 살만합니다.
그동안 남편을 보아하니
좋은 남편이고 좋은 아빠가 될 사람인데
부인 잘 못 만나서 예뻐하는 자식을 못가진것 같아서 안타깝습니다.
예전에는 그냥 때되면 좋은 사람 만나라고 보내주려고 했는데
이 사람덕에 호의호식하던 저는 요즘 물고 안 놔줄 생각이 드는군요.
농담이구요. 저도 정이 많이 들었나봅니다.
얼마전 이 사람은 이렇게 나 위해서 사는데
(목표하지는 않았지만 모든 행위가 결과적으로 저에게 득이 되는 인생)
뭘 해줄수 있나 생각해봤더니
자식 낳는 것 밖에 없더라구요.
근데 키울 생각을 하니깐 너무너무 깜깜한거에요.
낳아주기는 하겠는데, 키우는건 좀 싫더군요.
사실 입양같은거 생각해봤거든요.
입양은 해서 키우겠는데, 제가 낳아서 키울 생각은 안드는게 참 이상하더군요.
저는 제 자식이 싫은가 봅니다.
주변에서는 제 성향에 자식 낳으면 좋은 엄마가 될꺼라고 얘기하는데
남들에게 간단한게 저에게는 어렵습니다.
상담같은거 많이 받아봤습니다. 그나마 그래서 살고 있는 중입니다.
자식 원하지 않았는데, 그냥 봉사정신(?)으로 낳아보신분 계시나요?
정신적으로 견딜만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1. ...
'11.1.4 10:37 AM (116.41.xxx.82)원글님과 거의 비슷하네요.
남편이 원하더군요. 아이에게 관심이 전혀 없는 사람이라 놀랬어요.
그래서 낳았습니다.
남편이 원해서 낳은 아이라 그런지 낳자마자 너무 이뻐하고 큰소리한번 안내고 잘 지내고 있습니다.
저는 키우면서 정든 스타일이예요. 다른엄마들은 낳자마자 물고빨고 한다던데
원글님과 좀 비슷하달까..
아이낳고 이글 읽어보세요.
내가 미쳤었군...하실껍니다.2. ..
'11.1.4 12:09 PM (203.226.xxx.240)저는 성장기때 부모님께 받은 상처로 결혼도 자식도 모두 싫었던 사람입니다만..^^;
어쨌든 나쁜 남편과 시댁의 케이스를 보고 자랐던지라 남편 고르는 안목은 생겨서...
좋은 사람을 덜컥 만나...그냥 그 사람과 결혼했습니다. 남에게 보내기 참 싫더군요.
어떤 "확신"이란게 이런거구나...싶을 정도로요..
암튼 첫애는 정말 예상밖에 갑자기 생겨서...얼결에 낳았는데...^^;
임신중, 출산휴 우울증 말도 못했습니다.
그나마 제가 직장을 다녔기 망정이지 집에서 육아만 했다면 미쳤을지도 모를일이죠.
남편은 참 좋은 사람이고...경제적 능력도 있습니다.
저 또한 배운게 아깝고 직장도 남부러울것 없이 번듯(?)해서 여직 다니고 있구요.
남편이 둘째를 너무 너무 원했는데..전 정말 싫었거든요.
자식이라는 존재 자체가 너무 부담스럽고, 첫째도 어떨때는...저어린 아이를 언제 다 키우나..
싶을 정도로 막막했습니다.
근데...첫아이를 기르면서 애정이 넘쳐 둘째를 가졌다기 보다..
남편이 참 좋은 아빠라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부터 였을겁니다. 그 이유가..
전 좋은 아버지를 가져보지 못했기 때문에 항상 딸아이가 너무 부러웠습니다.
저렇게 좋은 아버지 아래서 자란 우리 딸은...지금도 앞으로도 얼마나 행복할까...싶어서요.
그래서 이런 좋은 아버지에게 자식을 하나 두는게 너무 아깝다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 없었어요.
아버지의 자격이 충분한 남자인데, 아이를 이렇듯 좋아하는데 하나는 너무 작은듯해서요.
그래서 자신은 없지만 둘째를 가졌어요.
남편은 정말 좋아하구요...저도 첨엔 내가 미쳤다면서..많이 힘들어했지만
낳고 보면..또 더 좋아질거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둘째를 가지고 보니 첫째가 너무 이쁘더라구요. 아무리 진상짓을 해도...어루만져 안아주고 싶을 정도로 애가 이뻐요. 신기하게...^^;
암튼...전 그렇습니다.3. 저두
'11.1.4 1:55 PM (211.253.xxx.85)아이를 낳음으로써 맛보게 될 행복보다는 아이에 대한 책임감과 부담이 더 큰편이네요. 결혼 4년이 지나도록 아이가 안 생겨 마음고생도 겪어보고...남편이 아이를 정말 낳고 싶어했었어요. 지금 생각해보니 제 마음은 결혼했으니까..남들 낳는 아이를 낳아야 한다는 생각이었던것 같아요. 막상 아이를 낳고 보니 앞이 캄캄한게 극심한 산후우울증을 겪어야 했습니다. 올해 아이가 5살로 접어드는데...못하던걸 하게 되었다거나..전에 못보던 이쁜짓 할때는 사랑스럽고..대견하지만..그렇다고 다른 사람들(가까이는 시댁 형님)처럼 이쁜 내새끼하면서 이뻐죽겠다거나 그런 표현은 안되더라구요. 남들 앞에서 그렇게 하는것도 민망하고 어색스럽구요. 첫 아이가 이쁘고..어른스러울땐 슬쩍 둘째 생각이 들다가도...제가 힘들고 지칠땐...여기다 애 하나를 더 보탠다 생각만 해도 끔찍하네요. 산후우울증에 대한 후유증인지..다른 엄마들은 이쁘게 넘겨줄 아이의 실수나 장난도 짜증스러울때가 있어요. 그럴땐 저를 자책해야죠. 원글님의 성향에 비추어 신중하게 생각해보세요. 남편 의견도 한번 들어보시구요.
4. 자식은
'11.1.4 1:57 PM (211.253.xxx.85)부모가 짊어지고 가야할 평생의 짐이라는 말도 맞는 표현이구요. 10살안에 평생 할 효도를 다 한다는 표현도 맞는것 같아요. 부모의 성향과 아이에 따라 부모가 어떤 감정을 더 느끼느냐에 대한 개인차는 존재하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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