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눈 왔을 때 애기랑 나가서 눈사람을 만들 었어요. 일하고 들어 와서 해가 질녁이라 많이 못 놀아 주었죠.
그때 애가 너무 좋아 하는 겁니다. 그렇게 좋아 할 줄 몰랐죠. 그래서 내일 눈 많이 온다고 해서 일을 늦게까지 다 마치고 들어 왔답니다. 내일 쉬려고... 동네 공원 내르막에서 눈썰매도 타고 눈사람 또 만들고 하려고...
10시 쯤 들어 왔는데 그때까지도 눈이 안오고 있었어요.
나이 서른 다섯 먹을 때 까지 눈이 기다려지긴 또 첨이네요... 11시에도 안오길래 눈이 안오려나 하고 있었어요.
애기랑 와이프랑 다 자고 있고 혼자 컴 앞에서 일하다가 입이 좀 쓴 것 같아서 냉장고 열어 주스 마시다가 힐끗 밖을 봤는데 습기찬 베란다 창문 사이로 눈이 쌓인게 보이는 겁니다. 얼~마나 반갑습니까....
그 사이가 잘 안보여서 가까이 보려고 아싸~ 하면서 얼굴을 들이 미는 순간....
뭔가가 얼굴을 아주 강하게 냅따 때리더니...
꽝~! 와장창 하면서 베란다 안쪽문이 깨지면서 무너졌어요.
정신 하나도 없고 얼마나 아픈지... 코랑 이마랑 높이가 비슷한 것 같아요 ㅜㅜ 부어서....
집사람은 놀래서 뛰어 나왔구요.
오후에 집사람이 베란다 안쪽 문을 닦아 놨더랍니다. 얼마나 깨끗하게 해 놨는지 제가 미쳐 그게 유리라는걸 인지 못하고 얼굴을 냅다 던진 거지요... 눈 쌓인거 보겠다고... ㅜㅜ
그냥 갖다 부딪힌게 아니에요... 정말 전속력으로 바깥 창문을 향해서 돌진 한거랍니다.
그 엄청난 속도 가운데 안쪽문이 있었을 뿐...
전 아프고 정신 없어서 헤롱헤롱 거리고 있는데 자초지종을 들은 집사람은 웃습니다... 웃어요...
아... 아직도 골이 띵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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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멍청 할 수가....
줄리엣신랑 조회수 : 913
작성일 : 2010-12-30 01:21:08
IP : 183.100.xxx.203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헉스,,
'10.12.30 1:24 AM (203.130.xxx.123)저런 코뼈라도 안부러지신게 다행이네요.
그나저나 줄리엣신랑님 글 오래간만에 보는거같아요.
저희집은 안쪽유리창에 스티커가 백만개라 절대 그런일은 없을거에요..
스티커 추천드립니다.2. 아이구
'10.12.30 2:31 AM (124.49.xxx.81)유리가 깨져 무너졌는데 코가 붙어있는것만으로도 감사할일이지 싶어요^^;;;;;
역시 로미오님은 좋은 아빠라는게 ....3. 어머나..
'10.12.30 3:03 AM (63.224.xxx.214)정말 큰일 날 뻔 했네요.
크게 다치는 거 순식간이더라구요...조심하세요..4. 어머나..
'10.12.30 3:07 AM (63.224.xxx.214)근데, 정말 예쁜 아빠네요. 아기와 그렇게 잘 놀아주고..ㅎㅎ
저희 아이 아빠도 예전에 눈이 오면 작은 눈사람을 만들어 집에 갖고 들어오곤 했었어요. 늦게 아이가 잘 때 들어오니, 그 눈사람을 냉동실에 넣어두면 아이는 어부바하고 매일 두세번씩 눈사람이 잘 있나 확인했었어요...음..그리움이 물밀듯이....ㅎㅎ
아이가 진짜 금방 커버린답니다.
행복하세요..5. plumtea
'10.12.30 7:46 AM (125.186.xxx.14)정말 그만하시길 다행입니다. 저는 창을 그렇게 닦는 역사가 없으니 우리집 아저씨는 애들하고 안 놀아주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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