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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미래》공식 한국어판 발간을 접하고....
저는 누런 '똥종이'로 만들어진 녹색평론사 버전으로 읽었습니다.
《녹색평론》.....
대구에서 만들어지는 책입니다. 영남대 교수이면서 문학평론가, 생태주의자인 김종철 선생님이 지방분권, 지방자치, 지방화폐, 생태주의적 살림살이를 설파하시는분답게 중앙집중적 출판문화에 맞서 고집스럽게 대구에서 찍어내고 있지요.
대구가 고담시라구요?
그렇지요. 이번에 시장선거에서도 한나라당이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지요. 하지만 진보신당 후보가 10% 넘는 지지를 받았다는 것은 알고 있나요? 돈이 없어서 선거 공보물도 제대로 만들지 못한 후보였습니다. 계급정당과는 자본과 인력면에서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우세한 자유주의 정당, 민주당 후보는 '겨우' 16% 조금 넘는 득표율을 얻었지요....
녹색평론이 대구에 뿌리를 두고 있는 것과 계급정당이 우리나라에서 제일 보수적이라는 도시 시장선거에서 10% 넘는 득표율을 얻은것은 어떤 상관계가 있을까요?
녹색평론을 처음 봤을때 솔직히 얼마나 가랴 싶었어요. 하지만 웬걸요..... 이번에 통권 115호가 발행되었네요?
녹색평론이 이만큼 올 수 있었고... 녹색평론이라는 이름을 대중들에게 깊이 각인시킨 계기가 '똥종이'로 만들어진 《오래된 미래》일 것입니다. 김종철 선생님의 고집과 녹색평론이 없었다면 《오래된 미래》가 우리나라에서 발간될 수있었을지... 발간되었더라도 한참 시기가 늦었졌겠지요.
그후 《오래된 미래》가 출판사를 바꿔서 발간되었다는 말은 들었지요. 그런데 그곳이 중앙북스군요...-..-(너무 뒷북입니까?;;) 뭐 좋은책이니깐 아무데서나 찍어내서 많은 사람들이 읽으면 좋은거겠지요?;;;;;
김종철선생님 때문에 알게된 말 중에서 내가 '외우고' 있는 말이 있습니다. 원래는 허버트 매케이브라는 신학자가 한말이라지요... "사랑을 하지 않으면 우리는 죽은 존재이다. 그러나 우리가 사랑을 한다면 그들이 우리를 죽일 것이다."
이런 말이겠습니다. 1)이미 죽은 존재. 2)사랑을 해서 온갖 방해와 말살의 위협을 받는 존재.... 그러나 살아있는 존재.
가카가 분양가 상한제 폐지, 공공택지를 건설사에 인도한다구 발표하셨습니다. 국민의 세금으로 조성한 공공택지를 토건자본에 그냥 준다는 말이지요. 분양가를 부풀려 분양하는 바람에 미분양이 속출한 아파트들도 정부가 국민세금으로 매입하겠다 하네요.-..- 뭐 새삼스럽게 놀랄일도 아닙니다. 민주정부에서도 "후분양제, 분양가 원가공개는 사회주의적 정책"이라며 여론호도를 했던 경험을 가지고 있으니깐요.
그래서... 정말로 '우리가 사랑을 한다면'... 그 사랑이 어떤것인지 생각하게 됩니다. 아니... 우리는 벌써 무상급식으로 사랑을 시작했나요?
무상급식에 대한 글들을 많았지만 이것은 없었던 것같아서....한번 올려봅니다. 《오래된 미래》를 용감무식하게 똥종이로 발간했던 김종철 선생님이 향린교회에서 했던 강연의 일부입니다. 무상급식과 하느님 나라의 계산법, 기본소득으로 확대시키는 사랑, 그 용감무식한 무모함에 대한 얘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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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한나라당 쪽 사람들만 그런 게 아니라 정치적 입장과 관계없이 일반 사람들이 제일 이상하게 생각하는 게 뭐냐면 부잣집 아이들까지 왜 국가가 점심을 먹여줘야 하는가 하는 거죠. 이건희 손자들한테까지 왜 국가가 밥을 먹여줘야 하느냐, 이해가 잘 안되죠. 그런데 무상급식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뭐라고 하느냐 하면 집이 가난해서 점심을 못 가지고 오는 아이들에게 국가가 밥을 먹여줘야 하되, 자기들만 공짜로 먹는다고 생각하면 아이들이 소외감을 느끼고 심리적으로 상처를 받는다, 그러니까 선별을 하지 말고 무조건 차별 없이 무상급식을 해야 한다는 거죠. 물론 이것은 교육적으로 중요한 논리죠. 아이들의 마음을 섬세하게 배려해야 한다는 것은 중요한 얘기예요. 그러나 이런 논리도 결국은 약자에 대한 보살핌 혹은 시혜라는 인도주의적 관점에 서있는 게 문제예요.
무상급식을 약자에 대한 특별한 혜택이라고 봐서는 안됩니다. 그것은 국가의 의무입니다. 모든 아이들은 점심을 굶지 않을 권리가 있습니다. 그냥 이 나라에서 자라고 있다는 자격 하나만으로 그럴 권리가 있는 거예요. 이런 기본전제를 사회전체가 군말 없이 승인하느냐 마느냐가 결국 좋은 사회를 실현하는 관건입니다.
모두 잘 아시겠지만, 신약성서의 비유 중에 포도원 주인이 일꾼들에게 품삯 주는 얘기 한번 생각해보세요. 아침부터 와서 일한 사람이든 점심때 온 사람이든 해 지기 전에 와서 잠시 일을 했을 뿐인 사람이든 가리지 않고 모두 똑같은 품삯 1데나리온을 받잖아요. 그러니까 아침부터 와서 일한 사람은 불공평하다는 생각이 들겠죠. 사실 우리도 그래요. 일을 많이 한 사람과 조금밖에 못한 사람이 동일한 임금을 받는다는 것은 특히 오랫동안 자본주의적 관행에 길들여져온 사람들의 상식으로는 납득이 잘 안 가죠. 그러나 이게 바로 하느님 나라의 계산법이라는 거예요. 저는 이 비유에 대한 신학자들의 해석을 조금 유심히 들여다봤는데, 제 마음에 드는 해석이 별로 없더군요.(웃음) 여기서 하느님 나라의 계산법이라는 게 과연 무엇일까요. 제 생각에는 요즘 우리나라에서도 얘기되기 시작한 ‘기본소득’ 개념과 유사한 게 아닌가 싶어요.
들어보셨겠지만, 이 기본소득이라는 것은 생계수단이나 소득수준을 일절 묻지 않고, 또 직업이 있는지 없는지도 따지지 않고 모든 시민에게 무조건 일정한 소득을 정기적으로 국가가 주는 제도를 말합니다. 그런데 지금 기본소득 도입을 주장하는 사람들의 일차적인 관심사는 인도주의적·복지적 관점입니다. 갈수록 고용상황이 악화되는 현실에서 일종의 보편적 복지시스템의 하나로서 기본소득을 생각하는 거죠.
그러나 여기서도 이게 그냥 가난한 사람에 대한 구제책이라면 왜 국민 모두에게 무차별로 기본소득을 제공해야 하는지 설명이 잘 안됩니다. 가난한 사람, 소득이 없는 사람만 선별해서 따로 혜택을 주면 되잖아요. 사실 그런 것은 이미 저소득층이나 노령층에 대한 지원이라는 형태로 기왕에 시행되고 있죠. 이런 복지프로그램을 교육이나 의료를 포함한 기초적 생활영역 전반으로 확대한다는 게 지금 대체로 진보진영 사람들이 생각하는 방향인데요. 이 방향에서 보면 기본소득은 좀 의외의 논리라고 할 수 있어요. 기왕의 복지서비스라는 게 거의 예외없이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것인데, 이 기본소득이란 것은 빈부차이, 지위고하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기초생활비를 지급한다는 아이디어란 말이에요. 부잣집 아이 가난한 집 아이 가리지 않고 밥을 준다는 무상급식 프로그램과 기본적으로 발상이 같은 거죠. 그러니까 이것은 단순히 복지프로그램의 하나로만 이해할 수 없는 거예요.
사실 이 기본소득이라는 아이디어는 역사가 꽤 오래됐습니다. 이미 18세기에 영국에서는 토마스 페인이라는 급진주의 정치사상가가 기본소득과 유사한 정책을 제창하였고, 가까이는 미국 인권운동가 마틴 루터 킹 목사가 기본소득의 필요성을 역설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도 한때 많이 읽혔던 에릭 프롬의 책 《존재인가 소유인가》에도 기본생활보장비에 대한 언급이 나와있어요. 이 책뿐만 아니라 다른 저서들에서도 에릭 프롬은 이 문제를 언급하고 있는데, 그걸 보면 기본소득에 관해 꽤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제가 제일 흥미있게 본 것은 1920~1930년대 영국을 중심으로 활동했던 클리포드 더글러스라는 사람이 제창한 기본소득론입니다. 더글러스는 원래 엔지니어 출신으로, 항공기 제조공장에서의 회계사 근무 경험을 토대로 거의 독학으로 경제학을 연구하여 ‘사회신용론(社會信用論)’이라는 독특한 이론을 수립한 인물입니다.
사회신용론이란, 간단히 말하면, 종래 민간은행에 의한 신용창출제도를 페기하고 국가나 지자체 같은 공공기관이 화폐를 발행해야 한다, 즉 신용의 사회화 혹은 공공화를 통해서 기본소득을 실시해야 한다는 이론입니다. 이 이론은 과월호 《녹색평론》에 자세히 소개돼 있습니다. 그런데 이 더글러스의 지론에 의하면, 기본소득은 결코 복지혜택이 아니라 국가가 국민들 개개인에게 의무적으로 주어야 하는 일종의 ‘배당금’입니다. 마치 기업이 결산을 한 뒤에 주주들에게 배당을 주는 것처럼 말이죠.
왜 배당금이냐 하면, 더글러스에 의하면, 한 나라의 부는 일차적으로는 기업과 개인들의 창의적인 노력의 총화지만, 그런 부가 창출될 수 있는 근원적인 바탕은 그 나라 혹은 공동체 전체의 문화적 공통유산이고, 따라서 그 문화의 상속자인 구성원 전원에게는 공동체의 부를 나누어 가질 당연한 권리가 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사실 이것은 극히 타당한 논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생각해보면, 기업이나 개인이 물건이나 서비스를 만들어내어 장사를 하고 이익을 낼 수 있는 것은 기본적으로 그 사회에서 오랜 세월 동안 사람들 사이의 상호작용을 통해서 꾸준히 전승되거나 쌓여온 지식과 기술, 철학, 교양 등등, 문화적으로 공통한 토대 때문이거든요. 이것은 부정할 수 없는 진실이에요. 이런 발상에서 더글러스는 기본소득을 ‘국민배당’이라고 불렀습니다.
저도 더글러스의 입장에 공감해서 기본소득이라는 용어보다는 배당이 더 낫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저는 국민배당이라는 말 대신에 ‘시민배당’이라고 부르고 싶습니다.(후략)
1. 혹시
'10.12.29 10:22 AM (203.247.xxx.210)봄삐님이신가요?;;
아니시더라도;; 감사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시민배당도 잘 배웠구요
'그러나 우리가 사랑을 한다면 그들이 우리를 죽일 것이다'........머리가 띵..!...합니다ㅎㅎ2. 봄바리
'10.12.29 10:27 AM (112.187.xxx.211)봄비인지 봄삐인지... ㅎㅎ 그 사람 맞습니다.
봄'삐'가 좀처럼 익숙해지지 않아서 마담 보바리를 지향하는 봄바리부인이 되고저...;;;;;;;
기본소득제에 대해서는 녹색평론사 홈페이지에도 읽을만한 글이 올라와 있어요.
여기 가셔서 아래로 스크롤을 내리다보믄 '자료모음-기본소득 관련'해서 나와있습니다.^__^
http://www.greenreview.co.kr/3. ^^
'10.12.29 10:30 AM (211.109.xxx.51)녹색평론.. 의식을 깨우는 곳이예요.
[오래된 미래] 저는 중앙북스꺼 갖고 있지만요...
경제성장이 안되면 우리는 풍요롭지 못할 것인가
나락 한알 속의 우주
우리들의 하느님 등의 녹색평론사책 가지고 있어요.4. ..
'10.12.29 10:31 AM (116.126.xxx.195)요즘 제가 생각해오던 부분이 잘 정리된 글이라 반갑습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5. 봄바리
'10.12.29 10:36 AM (112.187.xxx.211)경제성장이 안되면 우리는 풍요롭지 못할 것인가... 가지고 계신분. 너무 반가워요.^^;
그책 저자의 신간이 녹색평론에서 나왔다네요.
에콜로지와 평화의 교차점..6. 깍뚜기
'10.12.29 10:42 AM (122.46.xxx.130)중앙으로 바뀐지 몇 년 되었죠... 괜한 곤조인지 몰라도 오래된 미래는
'똥종이'여야만 했는데...녹색평론 최고 히트작인데!
어제 분양가상한제 폐지기사보고 단박에 쉽숑생퀴가 튀어나오대요
집 없는 자 아직도 명박을 지지한다면 길바닥에서 눈물을 삼킬지니
덕분에 포도밭 비유에 대한 흥미로운 해석이 가물가물 떠올랐어요
찾아봐야겠네요
참, 그래도 봄바리는 의사 부인 아님? 싸모님 부럽긔~ 남자 조심하셈 ㅋㅋㅋ7. 봄바리
'10.12.29 10:49 AM (112.187.xxx.211)보바리 부인의 남편 므슈 보바리는 의사인데 봄바리 부인의 남편은..........
이거참... 울 동방생한테도 의사되라구 해야겄네.^^
비바리라구 할걸 그랬나?? 히힝..8. ㅠ.ㅠ
'10.12.29 12:55 PM (203.250.xxx.223)포도밭의 비유는 유명하지요...^^
물론 원글님께서 기본소득이라는 소중한 비유를 들어주셨습니다만...
기본적으로는 주는 사람 맘이기 때문(오야먐이라고도 하지요...ㅠ.ㅠ)에
비유라고 할수 있을지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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