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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전 식당에서 있던 일 2가지 ..

유지니맘 조회수 : 2,352
작성일 : 2010-12-29 02:47:20
오늘은 조금 일찍 가게를 마감하고 집으로 걸어가는중 ..
살짝 배도 고프고 . 아이도 여행중이라 집에 없어서
아이 아빠랑 가끔가던 삼겹살집을 갔었네요 .
테이블은 많이 비어있었는데 .
청소중이였는지 양쪽 손님 앉아 있는 가운데 빈 테이블 .. 로 안내하기에
그냥 앉았습니다 ..

오른쪽 테이블은 40대초반? 30대중반 남녀가 제법 큰소리로 싸우는중 . (저희자리와 약 50센티 내외 )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
둘이 불륜
남자쪽 부인이 눈치 채고 닥달 시작 .
여자는 남자에게 그걸 잡아떼지 못하고 다 흘리고 다녀서 이제 어떻게 하냐고
내일이면 당신부인이 인사과에 전화할텐데 내 인생 망칠일 있냐고 ㅠㅠ (누가 누구 인생을 망치는 것인지 )
앞에 있는 물잔을 그 부인대신 부어주고 싶었습니다 .......ㅠㅠ(참느라 죽는줄 알았다는 )
챙피한줄도 모르고 다다다다 .
가게안 사람들 다 알게 떠들고
결국 여자는 화내며 일어나더군요 .."당신 부인 잘 알아서 수습해 ~~~!!!!!!!" (뭘 수습하라고 )
남자는 어디서나 볼수 있는 너무도 평범한 가장 .
주섬주섬 가방챙겨서 전화하며 쫓아가는 꼴이란 .........


왼쪽 테이블 아가씨둘 .
한아가씨의 엄마는 새어머니셨나봅니다 .
어릴적 바람나서 도망간 ㅠㅠ 엄마대신 들어오신 새엄마 .
사춘기적 너무도 힘들게 새엄마를 괴롭혔는데
그 엄마일기장에 자신들을 너무 사랑한다는것이 써진 글을  어느날 우연히
몰래 읽었다는 .. 뭐 대충 그런내용 ..
(오른쪽 테이블의 충격으로 정확하게는 못들었지만 ..)
아직도 표현하지는 못하지만
그 새엄마가 너무 고마워서 말하는 동안 살짝살짝 웁니다 ..

고기는 구워지다못해 타기도 하는데 양쪽 사연들이 왜그리 내 귀에 들어오는지 ..
(다닥다닥 붙은 테이블 탓을 해보면서 .. )

아이 아빠랑 2인분의 삼겹살을 별 말없이 꾸역꾸역 먹고 들어왔네요 ..

그 당당한 그 못된 여자 ....
가다가 꼭 넘어져라 .. 하고 빌었고
낼 인사과에 꼭 그 찌질한 남자 부인이 전화하기를 빌었고

그 울먹이던 아가씨 ..
지난날 아퍼했던 기억들은 다 잊고 늘 좋은일만 있기를 빌어주며 터덜터덜 걸어왔네요 ..

분명 고기를 먹고 왔는데 ..
속이 허한건 .. 무슨이유인지 .
IP : 112.150.xxx.18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요건또
    '10.12.29 3:01 AM (122.34.xxx.217)

    어떤 잡지에선가 읽은 수기인데, 갑자기 생각이 나는 내용이 있습니다.

    어느 여자가 (처녀) 애 둘 달린 남자와 결혼을 했더랍니다.
    다섯 살과 여섯 살 난 연년생 남매인데, 이 어린 아이들이 얼마나 머리를 쓰고 꾀를 내어 자기를 괴롭히는지, 사별한 부인 이야기나 아이들 이야기만 나오면 눈물부터 짓는 남편은 전혀 도움이 안 되고, 죽은 엄마가 아픈 기간동안 여기 저기 떠돌며 키워진 어린 것들이 얼마나 눈칫밥을 먹었으면 이리도 머리를 쓰며 괴롭히나 싶어서... 밉다가도 마음이 애잔해져 그렇게 1년 가까이 시간을 보냈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큰 애가 어린이집인지 유치원인지에서 얼굴에 멍이 다 들 정도로 맞아서 왔더랍니다. 그걸 보고 얼마나 눈에서 불이 나는지, 때린 애 집에 가자고 애를 채근해서 때린 애 집엘 갔는데, 그 애 엄마가 별로 미안해하지도 않고 그리 뻣뻣하더랍니다. 그래서, 교양이고 뭐고 그 아파트가 떠나가라고 소리 소리 지르며 싸웠다고 합니다. 눈물 콧물 흘려가며 싸우고 집엘 왔는데... 이후, 그 남매가 변했답니다. 아줌마라고 부르던 애들이 엄마라고 부르며 안기더랍니다...

    왜 이야기가 생각나는지 모르겠습니다...

    오늘도 고생 많으셨지요?

  • 2. 유지니맘
    '10.12.29 3:09 AM (112.150.xxx.18)

    요건또님 / 오늘은 눈이 많이 와서 그런지 더 바쁘긴 했네요
    다른 집들이 배달이 잘 안되니 건물 손님들이 많으셔서요 ..
    그래서 조금 일찍 마치고 돌아왔어요 ..
    원래대로면 . 각 1병씩은 마셔주는데 오늘은 별로 땡기지도 않고 한병으로 사이좋게 각자 ㅠㅠ
    따라 마시고 들어와버렸네요
    딸이랑 전화 한통화 하고 자려구요 ..

    십수년전 연년생 남매를 가슴에 묻고 떠나간 사촌언니도 생각나고 ㅠㅠ
    이래저래 생각이 복잡합니다 ..

    언제 한번 뵈요 ....

  • 3. 수고..
    '10.12.29 3:13 AM (113.60.xxx.129)

    닭집 ..(죄송, 전 치킨집을 이케 불러요)하시는 유지니맘이시죠? ㅋ 댓글 달려 로그인했어요... 글 쓰신 시간을 보니 좀 늦은 시간이네요. 일하시고 퇴근하고 씻고 ... 거기다 글까지... 많이 피곤하실텐데... 좀 껄쩍지근한 저녁을 드셨네요... 갑자기 삽겹살이 급 땡기네요... ㅠㅠ 전 요즘 내년 1월 9일날 있는 파워포인트 자격시험 연습하느라 늦게잡니다... 유지니맘님, 오늘도 수고 많으셨어요...

  • 4. 뚱고냥이
    '10.12.29 3:17 AM (220.126.xxx.236)

    제 친구 이야기에요
    제 친구는 친정아버지가 알콜중독으로 엄마를 많이 괴롭히셨대요
    제 친구가 8살때인가 다른 남자와 도망가고 그 이후로 새엄마가 여러번 바뀌며 왔었나봐요
    그러다 초등학교때 왔던 새엄마가 참 잘해줬다고 하더라구요
    제 친구와 4살 위 언니한테 친자식처럼 살뜰하게 대해줬대요
    아버지가 알콜중독이라 술먹으면 행패에 새엄마도 때리고....
    그동안 그 많은 여자들이 못버티고 도망가는데 그 새엄마는 맞으면서도
    제 친구와 언니를 생각해서 도망못가고 8년이나 살았더라구 하더라구요
    그러다 친구와 언니가 새엄마 도망가라고 가방을 싸줬대요
    엄마 이렇게 살지 말고 도망가라고...우리때문에 힘들게 살지 말라구요
    새엄마가 나 없으면 너희는 어떡하냐고 그랬대요
    제 친구와 언니가 통장에 용돈 모은거까지 손에 쥐어줬대요 빨리 도망가라고
    친구와 언니가 짐까지 싸서 도망보낸 새엄마는 도망가서도 계속 친구와 연락하고 지냈대요
    제 친구 지금 30대 후반인데 아직도 친엄마보다 그 새엄마 생각이 더 난다고...
    사춘기라 언니와 자기가 꽤 힘들게 했는데도 진심으로 잘해줬다고 그러네요

  • 5. 유지니맘
    '10.12.29 3:25 AM (112.150.xxx.18)

    딸이랑 통화하고 이제 컴 끄려다가 .
    로그인하신 수고님 글 인사하러 ..
    네 ~~껄적지근한 삼겹살이였어요 .ㅠ
    저야 늘 이시간이 되어야 한가하니 ...
    저도 닭집이라고 자주 불러요 ㅎㅎ
    자격증 . 좋은거지요 . 뭐가되던지 .. 더군다나 컴 모르는 저같은 사람에겐 더더욱 ..
    아주 예전에 회사생활할때 제일 힘들었던게 컴에 관련된 파워포인트 ㅠ 뭐 기타등등 .
    전 지금 제 의지와 상관없는 갤럭시폰도 . 전화, 문자만
    ( 아 .. 이제 무료통화 남은 조회는 할수 있다는 ㅠ )
    중요한건 벌써 2달째라는 ㅠ
    열공 하시고 착 .. ~~ 붙으셔요 ~~ 화이팅 ..

    뚱고냥이님 / 힘들었을 친구분도 늘 좋은일만 함께 하시길 .
    물론 뚱고냥이님도 .. 복 많이 받으시구요 .. 건강하시고 .

  • 6. 뜬금없지만
    '10.12.29 7:56 AM (61.106.xxx.68)

    저는 글을 읽으며...유지니맘이 남편하고 식당가신건 확실하구나 하고 느꼈네요. ㅎㅎ

    친구나..연인이랑 식당갔으면 수다와 설레임때문에
    주위의 소리는 하나도 안들어왔을건데..

    역시 남편과 식당가면 밥만 집중해서 먹게되지요? ^^::

  • 7. 아마도
    '10.12.29 9:47 AM (58.148.xxx.12)

    양테이블의 포스가 강렬했던게지요^^;; 유지니맘 글을 보면 남편분과의 관계도 알콩달콩 잘 만들어가실분같아요..

  • 8. 뚱고냥이님...
    '10.12.29 3:59 PM (124.61.xxx.78)

    한편의 영화를 보는 느낌이네요. 찡해요. 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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