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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하고 나서, 울화가 치민다는게 뭔지 알게됐어요

봄이 조회수 : 2,595
작성일 : 2010-12-28 09:11:08

  결혼 전에는 이런 감정을 잘 몰랐어요.
  울화통이 치민다는.
  혹, 직장에서 날 열받게 하는 사람 있으면, 마음 속으로 저인간..하면서 재끼면 그만이고,
  안마주치고, 속으로 무시하면 그만이고, 그렇잖아요?
  
  근데 결혼해서 살아보니, 시,자 들어가는 인간들이
  내 속을 긁을 땐, 정말이지.
  하고 싶은 말을 다 쏟아붓고 싶은데, 그게 안되니. 분이 싸이대요.  
  남편 때문에 참는 거죠. 남편 속상한 것도 싫고, 그로 인해, 말다툼하는 것도 싫으니까요.
  
  옛날, 참고 사셨던 할머니 세대에는. 화병이 얼마나 심했을까 싶어요.

  잠잠히 살고있는데,
  고모라는 사람이 제 속을 뒤집네요.
  우리 애들 돌때, 돌반지 하나 해준적 없는 인간이.
  이날 이태 껏, 양말 한짝 보낸 적 없는 인간이,
  지 딸, 놀러가고 싶어한다고. 맡아달라고, 우리 남편을 들볶나봐요.
  저희가 외국에서 사는데. 돈도 없고, 차도 없고, 세살 여섯살, 두 아이 키우면서
  정말 어렵게 살아요. 하루하루 풀칠하면서.

  어쩜 그렇게 뻔뻔한지.
  나같으면 남동생이 저러고 살면, 미안해서 입도 뻥긋못하겠구만.
  우리 결혼할 때, 돈 한푼 안준 인간이...
  이렇게 둘이, 용케 살고 있는 것만해도 감지덕지지...
  착한 남편을 어찌나 들볶는지. 거기다가 안된다는 소리도 못하는 순한 남편.
  결국, 남편한테 바락바락 하다가, 이럴게 아니지 싶어. 직접 통화했어요.
  대강의 형편을 얘기하고, 형편이 안되 미안하다. 힘들다. 해서
  일단은, 당장은 안되는 걸로 했는데.
  그럼, 여름방학 때 보내든지 이러면서, 기어코, 딸아이가 가고 싶다고 조르니, 보내야한다나.
  
  전화 끊고 몇일 지났는데
  너무 화가 나고, 응어리가 지는 거에요.
  저희는 둘째 백일 때, 정말 돈이 한푼도 없어서, 만원짜리 케잌도 못사줬어요.
  그게 얼마나 한이 되는지..
  그때, 고모한테 전화해서, 푸념하면서, 생활비좀 보태달라했더니.
  그냥 버텨봐... 한마디 하더군요.
  지네는 집도 있으면서.

  그래놓곤, 지네딸은. 친구들이 다 외국갔다와서 자랑한다고
  애가 가고 싶어하니, 보내고 싶다나?

  저는요, 애가 어려서, 밥도 제대로 못해먹고 살아요,
  여기 누가 있어요.
  꼼짝없이, 저 혼자, 애 둘보느라 정신이 없는데
  중 1 짜리 애를, 놀러 보내겠다니, 어이가 없어서...

  그래놓곤, 여지껏, 뭐 못해줘서 미안하다, 한마디 한 적 없어요.
  어이 없죠?
  재벌 남동생을 둬서 큰소릴 치는 것도 아니고,
  돈없이, 이렇게 살아주는 것만 고맙지.

  새벽엔 미친듯이 전화해서,
  개고모한테 따지고 싶은 거에요.
  그동안 참았던 분을 다 터뜨리고 싶은 ...그런 마음 있잖아요.
  일단 참았어요.
  시골에 계신 시어머니한테 일렀어요.
  저희 어머니 좋으신 분이거든요. 펄쩍 뛰며 무슨 그런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한다니.
  내가, 잘 얘기하마,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마음이 좀 풀리긴 했는데요.
  그래도 화가 나요. 착한 남편 들볶는. 저 추태가.

  참았다가, 명절 때, 안부전화 걸면서.
  다시 이 얘기를 꺼내면, 딱 부러지게 얘기할려고요.
  여름방학도 힘들다.
  난 힘들다. 못한다.
  부담주지 마라.
  마음속으로는 니가 고모라고 해준게 뭐있냐? 하면서요.

  이렇게 고민하며, 속 끓이는 것도 참 억울해요.
  왜 이런 에너지 낭비를 해야하나 싶고.
  7년 살아보니,
  참을 필요가 없어요.
  내가 하기 싫은 건 안하는 게 나요. 하고 싶은 말도 하는 게 낫고.
  남편한테 길길이 화낼 필요도 없어요.
  이젠 당사자한테 직접 말할 거에요.

  뻔뻔한 인간.
  



IP : 151.54.xxx.33
1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애나봐
    '10.12.28 9:17 AM (121.186.xxx.79)

    저도 미국생활 해봐서 님 심정 잘 압니다.
    말이 좋아 미국이지 나가는 돈 너무 많고 그달벌어 그달살고 나면 허무한 맘
    울화가 치미시는거 화가 됐건 말이 됐건 참지 마시고 전화오면 상황이야기
    하시고 형편 되는대로 사세요
    물론 정황 모르는 사람들이야 가족이니까 라고 생각하고 행동하겠지만
    첨부터 확실하게 할건 해줘야 합니다.
    한국에도 영어캠프 많고 구지 님한테 손 안빌려도 여기저기서 미국이나 캐나다로
    가는 캠프 널렸습니다.
    미국에서 사는 분들 한국에서 가족분들 나오는거 반기는 사람 거의 없습니다.
    잘살면 잘사는대로 못살면 못사는대로

  • 2. 그런데
    '10.12.28 9:21 AM (203.247.xxx.210)

    '고모'가 아니라 '형님'입니다

    최소한...'애들 고모'.....

  • 3. 참나
    '10.12.28 9:21 AM (220.80.xxx.28)

    외국사는 친척이 무슨 봉인가...
    안면몰수하구 스테이비용 받겠다고 하세요. 안주면 애 못데리고 있는다고..(꼭! 선불로!)

  • 4. 음..
    '10.12.28 9:25 AM (112.151.xxx.89)

    저도 고모, 라고 해서 고모님인줄 알았는데, 애들 고모였군요.

    외국 살아보지 않은 사람은 사정 잘 모르고 서운해만 할 수도 있을거에요.
    그치만 그 시누이는 좀 심하게 경우가 없는 사람이긴 하네요.
    대놓고 말씀하신거 잘 하셨구, 앞으로도 그렇게 하세요.

  • 5. ..
    '10.12.28 9:26 AM (221.147.xxx.50)

    그래요 윗님 말씀처럼 상황을 솔직히 말씀하시는게 좋을것같아요. 다른 사람은 잘 모르잖아요.
    그리고 너무 신경쓰지마시고 그때그때 풀어버리세요. 상대방이 알아주는것도 아닌데 본인만 병들잖아요.. 홧팅하세요^^

  • 6. 봄이
    '10.12.28 9:26 AM (151.54.xxx.33)

    이해해주셔서 감사드려요.
    근데.돈 줘도 싫어요. 제 마음이 싫어요.
    그걸 어떻게 돈으로 환산하겠어요?

  • 7. 다 내탓이오
    '10.12.28 9:28 AM (124.216.xxx.120)

    진짜 울화통 치밀죠.
    우리 시댁은 시어머니,남편의 형들 네명모두, 형수 두 명,그나마 두 형수가
    이혼해서 나가서 형수가 둘이죠.
    거기다 시골이라서 시댁 동네의 모든 노인분들, 남편의 동네 친구들, 울산에 살고 있는
    남편의 고향 사람들......
    정말 저 인간 하나만 딱 놓아버리면 저 짐덩어리들이 한 방에 싹 해결될텐데.....
    누굴 탓하겠어요. 내공을 평소에 쌓아놓지 못한 내탓이거니 하면서 오늘도
    '관세음보살' 을 중얼거리고 있네요.

  • 8. ...
    '10.12.28 9:29 AM (211.108.xxx.9)

    참 보기 안좋다....
    싫으면 하지마세요
    두분이서 잘 사세요............

  • 9. ...
    '10.12.28 9:42 AM (110.45.xxx.29)

    조카 오는거 힘들다고 얘기하시고 신경끊으시구요

    '다 내탓이오' 님 말 정말 공감합니다.
    저 인간만 딱 놓아버리면 저 짐덩어리들이 한 방에 싹 해결된다는 말...
    딱 맞는 말이에요...
    한 명만 끊어버리면 울화통이 싹 해결될텐데 이런저런 사정으로 그걸 못하고 있네요

  • 10. .
    '10.12.28 9:44 AM (210.106.xxx.229)

    돈없고 귀찮은데 애 보낸다는 말에 반길 사람 없는건 당연한거지만,
    뭔가 시누 올케 사이에 앙금이 깊어 보이네요..?

    솔직히 아이 체류비용 + 약간의 고맙다는 수고비 얹어주면
    친척들간에 서로 거절하기 힘들죠.
    그러면서 애들 사촌들끼리 이럴때 얼굴보라할겸 그렇게들도 많이하고.

    물론 그런 상황에 수고는 늘 외국 나가있는 사람이 하긴 하지만,
    또 반대로 외국에 있는 애들이 한국 올일 있을때는 한국에 있는 친척집에 머무르게 하기도 하지 않나요??

    뭔가 엄청나게 쌓인게 많으신 듯.
    그런데 글만으로는 정확히 잘 모르겠네요.

  • 11. ...
    '10.12.28 9:44 AM (218.37.xxx.109)

    시누이가 요구한거 들어줄 필요 없어요. 그건 무시하고 살면 되는거고.
    시누이가 동생하고 살아줘서 고마워할 이유는 없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시누이가 생활비 안보태준 걸 원망하는지 이해를 못하겠네요.

  • 12. 봄이
    '10.12.28 9:47 AM (151.54.xxx.33)

    생각해보니.
    우리는 그쪽이 집문제 때문에 돈이 급하다고 하도 징징대서
    없는 형편에 몇백 유로 보탠적도 있어요.
    물론 꿀꺽했죠. 기억이나 하나 몰라요.
    근데. 우리가 어려울 땐, 단돈 만원이라도 부치는지.
    애들, 속옷 하나 안사준 고모가 무슨 고모라고.

  • 13. 그게
    '10.12.28 9:56 AM (183.98.xxx.69)

    보내는 입장에서는 먹는 거 같이 먹고 자는 데서 같이 자면 되는데 왠 유세냐 생각하겠지만
    받는 입장에서는 그게 아니죠. 관광은 누가 시킬거며 먹을 거 신경 안 쓸 수 없고
    어린애 둘 키우는 그것도 빠듯하게 키우는 동생 식구한테 개념 있는 누나면 그런 거
    부탁 못해요. 중 1짜리 한창 말 안들을 때인데 외국 가고 싶다 엄마 조르는 거 보면
    와서 먹고 싶은 거 보고 싶은 거 하고 싶은 거 다 누구한테 조르겠어요.
    지 마음에 들게 안해주면 또 서운하다고 일러바치고 빤히 보이네요...

    참 누가 나한테 당연히 뭘 해줘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참 싫어요.
    이런 사람들이 해줘도 트집 잡아서 욕하고, 뒤끝 더 안좋아요.
    누나라고 당연히 보태줘야 하는 건 아니지만 도움을 못 줬으면 부담이라도 주지 말아야죠...
    님 울화 쌓이실만 하네요. 근데 울화 쌓여도 님만 손해에요.
    형편 어려워서 못한다고 솔직히 말씀드리고 잊어버리세요.
    어린애 둘 달리고, 일하고, 중 1 어린 조카 관광 시키고 책임지고 보호할 여유가 없다고.

  • 14.
    '10.12.29 1:43 AM (175.124.xxx.63)

    평소 행실을 보아 채류 비용이며 수고비를 챙겨줄만한 사람도 안되는거 같네요.
    님이 적어놓은 그대로 생활이 그렇다면 손님 받을 여유는 정말 없으시겠어요.
    시누이에게 딱 부러지게 이야기 하셔야겠네요..
    차도 없는데 오면 마중 가야하고, 관광은 또 어찌 시키며... 시누가 참 이기적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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