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살 36살 부부가 8년을 살았어요.
대기업다니는 신랑 맨날 늦고 불쌍하게만 여겼는데
며칠전 단란주점을 다니고 있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알았습니다.
신랑에게 장문의 메일을 썼습니다..... 이렇게 살아가는 부부가 참 많을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겉으로 보기에는 정말 아무문제없고 행복하지만. 대화부족으로 인한.. 저 공허함과 쓸쓸함.
대화부족을 해결하기에 어떤 좋은 방법이 있는지 좀 알려주세요...
구체적으로......
눈이 오는데 마음이 백지장처럼 하야지고 별 느낌이 없는 아침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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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것은 남의 것과 다르다는 그런 확신과 믿음이 있어.
남들은 다 그래도 내것은 안 그렇다는.. 그런 자부심.
여보가 나한테 그런 존재였다.
여느 남자들이 다 그렇지만
그래도 내가 택한 이 남자는 그렇지 않다는...
여보 회사에 와이프들이 유흥주점 간다고 다 이런 반응은 아니겠찌.
그래서, 내가 곰곰이 생각해보니 여보와 나의 대화부족이 가장 근복적인 원인같다.
여보의 성격상, 환경상, 기질상 자라면서 누구에게 고민을 조잘조잘 말하고 푸는 성격이 아니고
여보가 다 끌어안고 어떻게든 해결해보려하고 하고.......
조잘조잘 재잘재잘 말하는것이 어색하고 몸에 베어있찌 않은거지.
일부러 그럴려는것이 아니라..
그런 당신 성격이 변화가 없는한
이런 술집 문제로 이렇게 싸우진 않겠지만
다른종류의 문제로 또 이렇게 되겠찌..... 그 안에는 항상 저 대화부족이라는 근본뿌리가 잡혀있을거라는 생각이 든다.
여보가 뭐 초등학생도 아니고
엄마에게 혼나는 열세살 아들도 아니고
내가 여보를 예의주시하며 너 어떻게 하나보자 하는 감시자도 되기도 싫어.
우리 이제 몇년있음 40줄로 들어서는 사람들이다.
우리가 같이 겪어야 할 문제들이 앞으로 줄줄이 사탕처럼 많이 있고...
양가부모님들 언젠가는 돌아가실거고 그 아픔, 슬픔. 같이 나누고 치유하고 살아야하고.
우리 둘중하나 아플것이고 그 아픔 같이 으쌰으쌰하면서 슬기롭게 풀어나아가야하고...
아이가 성장해 우리가 엮어놓은 우리를 떠나 가정을 꾸리고 살것이고...
또 우리가 예상치도 못한 무수한 일들에 우리가 함께 풀고 나아가야하는데....
우리가 함께 쌓아온것이 단순히 시간이라는 것 밖에 없더라...
이번에 나 아팠을때 그거 많이 느꼈어...
사람이 아파.... 그 아픈거보다 더 힘든게 "마음"이더라. 내가 아프다는 그 마음......
무섭고 두렵고 슬프고... 그것이 육체적고통보다 더 힘들게 하더라.
물론 여보가 가능한 일찍 와서 과일도 사오고 청소도 해놓고
여러모로 고생많았지.... 회사에 나에 ............................
그런데, 여보가 내 마음을 전혀 어루만져주질 못하더라구....
너무 슬프고 허전하게도 여보가 내 마음을 전혀 만져주지 못하더라.
만져주는 방법을 모른다는 사실도 너무 힘들고. .
그렇게 오랜시간 우리가 만나고 살았는데도 날 저렇게 모른다는것이
참 사람 허전하게하더라.......
또 그게 여보의 최선이라는 사실에 진짜 우리가 왜 함께 살아야하나? 에 대해 깊이 회의는 느낀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여보한테 "나를 회사사람이라고 생각하고 함 대해봐라.". 라고 말하고 싶었어...
물론 여보가 좋아하지않다거나 나를 싫어한다고 생각한적은 한번도 없어.
그것만으로 부부로 살아가긴 너무 퍽퍽하다......
연애때부터 줄곧 같은 문제로 했던 고민이 이렇게 결혼후까지 내내 이어지는걸 본다.
같이 있을때 좋은친구를 만난거마냥 재잘재잘 웃고 떠들어도 시간가는줄 모르는 그런 즐거움이
우린 왜 없을까?
같이 살 부비고 좋아라 깔깔대는 그런 즐거움이 왜 없을까?
같이 고민 나누고 살아가는 이야기하면서 의견도 나누고 서로의 이야기에 감동도 느끼는 그런 기쁨이 왜 없을까?
서로 우스꽝스런 장난에 배꼽빠져라 웃어주며 살아가는 즐거움을 느끼고.....
같이 여행하며 추억을 나누고.........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건..
대화야. 그냥 일상적인 이야기가 아닌.. 대화.
티비로 그날의 스트레스를 푸는게 아니라..........
마주 대하여 이야기를 주고받는 그런 시간이 우리에겐 필요한것 같아.
여보 회사이야기도 하고.... 질문도 하고
내 생각도 묻고.
" 여보는 요즘 회사 생활은 어떠니?" 그런 사소한 질문
" 여보 겨울인데 우리 이번에 어디 갈까? "
" 이번 주말에 우리 뭐할까?"
" 여보는 나중에 늙어서 어떻게 살고 싶어"
" 여보 올해 계획은 뭐야?"
" 우리 아이가 여본 어떻게 자라길 원해?"
" 여보 운동을 어떤식으로 시작해 볼까?"
" 여보 회사에 요즘 왜 이렇게 일이 많은거야?"
"여보 꿈은 뭐야""
"여보 이번 크리스마스때 뭐할까? 같이 만원짜리 선물이라고 교환할까?"
"여보 우리 재정상태가 많이 안 좋아. 어떤 식으로 해결하면 좋을까?"
"여보가 교회에 가기 원하는 이유가 뭐야?"
"여보 나 교회 너무 다니기 싫은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
사소한것에서부터 추상적인것까지 우리 부부가 나눌 수 있는 대화가 얼마나 많니?
우리가 앞으로 대화를 어떻게 잘 해볼것인가에 대해 생각해보자.. .
어떤 방법이 좋을지.
나도 그것에 대한 해답은 아직 찾질 못했으니......
나도 여보랑 대화나누는것이 너무 어색해....
집에 있다가 가족이 들어오면 끊임없이 이야기를 나누면서 컸다. 나는...
엄마랑 아빠랑 언니랑 동생이랑 오빠랑 .....
그런데, 정작 가장 대화가 필요한 여보와는
" 저녁 먹었어? "
이것뿐인것 같다...
암튼 전화위복하려는 우리 부부에게 준 기회라 생각하고
대화에 대해 잘 생각해보자.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대화부족이 우리부부에게 끼친영향.. 가정안에 대화의 기술을 부탁드릴께요... ^.^
눈 조회수 : 981
작성일 : 2010-12-28 09:02:42
IP : 211.114.xxx.9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눈.
'10.12.28 9:23 AM (211.114.xxx.9)평범한 저도 이렇게 사는데 이렇게 사는사람이 많을꺼라는 생각을 했어요......
정말 우린 둘다 나쁜사람들이 아닌데 가정에 충실하려는 사람들인데도
이런 문제가 생기네요. 신랑은 모든 문제를 혼자 끌어안아 해결하려는 사람이예요.
정말 부부간의 대화의기술 세미나라도 있으면 가서 배워보고 싶어요.. 어떻게 하면 좋을지.........2. 00
'10.12.28 9:30 AM (211.114.xxx.9);;; 님은 어떤방법을 이용하시나요?
3. .
'10.12.28 9:45 AM (125.128.xxx.172)우리도 그래요
사소한 대화부터
아이에 관한 얘기를 할라치면 알아서 해라는 답변만 돌아오죠
그나마 오늘 저녁 뭐 먹을래?라는 대답에 치킨시켜준다면 젤로 좋아하고요...4. 아..
'10.12.28 11:19 AM (112.202.xxx.176)왜 글 읽는데 눈물이 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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