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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잘했던 서른하나 기혼녀, 수능 다시 봐서 한의대 가는거 어떨까요?
제가 살아오면서 제일 잘했던 건 공부, 그 중에서도 사지선다 시험 보기였어요.
제일 잘했을 때는 모의고사 기준 전국 백등 안에도 들었었고
언어영역 외국어영역은 따로 시간 내서 공부해 본적이 없는데도 늘 만점이나 하나 두개 정도 틀렸어요.
지금 걱정되는 부분은 수학인데 십년 넘게 수학을 전혀 안했지만 고등학교때도 이과였고 하니
다시 공부하면 되지 않을까 싶고요... (넘 낙관적인가요?)
요새 한의대가 전망이 별로라고 하는데 저는 큰 성공을 바란다기보다
그냥 신기한 공부도 하고 새로운 기술을 배워서 다른 직업을 가지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지금 저는 통역사고 나름대로는 안정적인 직장 생활 중이예요
보수는... 통역대학원 동기들과 비교해서는 잘 받는거 같진 않지만 만족하는 수준이예요
이 회사를 안 다니게 되어도 다른 회사에 가는건 할 수 있을거 같고
이 정도 연봉은 어디가나 받겠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어요
하지만 이 직업을 가지고 최고가 될거 같지가 않고 실력이 느는데도 한계가 있는거 같고
뭣보다 이제 재미가 없어요;;
번역을 해도 그냥 그렇고 예전처럼 새롭다 신기하다 좋다는 생각이 안 들어요
새로운걸 하고 싶어요.
남편은... 제가 하겠다면 시켜주긴 할거예요.
다른 직업을 가지고 싶어요 너무 늦었을지도 모르지만...
친구들은 로스쿨을 많이 가는데 전 대학 학점이 별로여서 생각도 안해봤어요
그나마 다시 할 수 있는건 수능을 다시 보는거 같은데...
별로일까요?
1. 홧팅
'10.12.27 2:01 PM (175.115.xxx.136)통대졸업하신 분들이 다시 다른길로 가는거 전에도 봤어요. 물론 원글님처럼 통대이전의 경력이 정말 평범치 않아서... 무얼하든 잘하실 분이더라구요. 제가 아는 분은 통대졸업하고 좀 일하시다가.. 다시 사법고시봐서 판사하시더라구요.
2. ,,
'10.12.27 2:02 PM (61.81.xxx.207)그냥 전 제 딸이라면 ........... 말릴꺼 같아요
전 한의사는 아니고 의약쪽 다른 전문직에서 일하고 있지만 한의사건 양의건 치의건간에 밖에서 보듯이 그렇게 탄탄대로 쉬운길 만은 아니랍니다
님 얘기 들으니 그저 한숨만 나오는건 왜인지.....3. .
'10.12.27 2:05 PM (121.135.xxx.221)저 아는사람도 머리가 너무 뛰어난데 일찍 성공해서 (일명대박)
그방면에선 은퇴하고 한의대를 들어갔는데요. (그냥 놀자니 보기가 좀 그러니까)
설렁설렁다니더니 정작 이나이에 누구 밑에들어가서 다시 수련하고 그런게 좀 그렇다면서
(한의사도 인턴처럼 그런게 있나봐요) 다시 하던일을 해서 돈을 벌겠다고 하더라구요.4. 쉽지
'10.12.27 2:07 PM (14.52.xxx.19)않아요,,수능이 만만한 시험도 아니구요,이과는 특히 점점 어려워지고 있어서요
그리고 한의대가면 나이먹은 사람들은 많은데,,기간도 길고 졸업해도 딱히 비전이 그리 밝지 않은게 문제지요,
그래도 투자한 비용은 회수해야 하는데 원글님은 학비 외에도 그기간에 수입이 끊기는 것도 생각하셔야 하잖아요,
아마 졸업하면 40가까이 되실텐데,,그럼 페이로도 잘 안써줘요 ㅠ5. 음
'10.12.27 2:08 PM (125.184.xxx.183)공부를 잘했으니까..하고 한의대를 가는건 좋은 방법은 아니라는 생각 듭니다.
한의사가 전망이 별로인 것도 있고요..솔직히 그다지 재미있지도 않을겁니다.
환자를 치료하고 거기에서 오는 보람을 느끼기엔 솔까말, 뭐가 없어요.
갈수록 발달하는 의학에 비해서 한의학은 갈수록 초라해지고 있네요.
인물 좋고 말을 아주 잘하고..하는 사람은 성공할 수 있을 것 같고요.
그런데, 원글님 글을 읽어보니 뭘 해도 재미있다..하는게 있을까 싶네요.
뭐든, 밖에선 좋아보여도 안을 들여다보면 참 힘들지 않을까요.6. ;;
'10.12.27 2:14 PM (121.166.xxx.217)님 안녕하세요? 저도 약간 늦은 나이에 한의대 다시 들어온 처자여서 답글 답니다.
전 친구들이 하던 일 그만두고 한의대 도전한다고 하면 말리진 않아요.
물론 요즘 한의사 안좋다 안좋다 하지만 그럼 그 친구들이 현재 직역에서 6,7년후까지 있을때와
한의사가 되었을 때를 비교해도 한의사가 되는 것이 좋지 않느냐? 라고 반문하면
그건 또 아니거든요. 여전히 한의사는 나름의 메리트가 있는 직종이라고 생각되요.
그런데 님 글을 읽다보면 님이 상당히 똑똑하시고 성취욕이 있으신 분이란 짐작이 드는데요,
한의사가 되어서 선택할 수 있는 길은 결국 개원한의사가 대부분이에요.
물론 큰 병원에 남기도 하지만 그건 수련의 과정을 선택하는 경우인 거고
나이드신 분들은 체력적인 문제, 병원이란 조직이 가지는 이런저런 상황들을 아시기 때문에
수련하지 않으세요.
개원한의사라는 거, 자기 하기에 따라서 경제적인 부분에서는 만족할 수도 있겠지만
그 생활 자체는 동네에 의원 차려놓고 쳇바퀴 도는 것 같은 일상이 반복되는 건데
괜찮으시겠어요?
사람들이 망하는 한의원 많다 어쩐다 하는데요, 그런 부담이 싫으면 취직자리도 있어요.
일반 한의원 부원장은 페이가 많지 않지만 요양병원 과장 자리도 많거든요.
요즘 요양병원들이 우후죽순 생기고 있어서 그런 곳에 가기도 하는데요. 요양병원 가시면 모르긴 몰라도 6년제 한의대 갓 졸업한 한의사라 하더라도 통역사분들께서 버시는 것보다 적게 벌진 않을거에요. 하지만 요양병원인만큼 치료해도 크게 좋아지지 않는 노인분들 바라보며 살아야 하고 일에서 큰 보람이나 성취감을 찾긴 어렵다고 하구요.
이런 글이 올라오면 사람들이 요즘 한의사도 어렵다 안좋다 하는 말들 많이 하는데 그게 예전 한의사들에 비해 못하단것이지 절대적으로 안좋다고만 하긴 어렵다는 거 말씀드리고 싶구요, 그보다 더 중요한건 한의사 생활은 대부분 혼자 하는 자영업이기 때문에 님이 직장생활하면서 느끼는 성취감같은거, 통역사 하면서도 최고가 되지 못한다고 불만족스러워하시는 님이 한의사가 되면 더 혼란스러워하고 힘들어하실거 같단걸 말씀드리고 싶었어요.
부차적으로 (서울계신거 같은데) 한의대는 경희대와 경기도에 있는 경원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지방에 위치해서 정말 수능 잘보셔서 경희대 가지 않는 이상(물론 다들 시작할때는 경희대 갈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나이들어서 도전하는게 일년 일년 참 부담스러워서요 지금 다니고 있는 직장이나 연봉까지 포기해야 하는 건데 심란하고...수능 잘 쳐놓고도 이번 해에 못가면 그럼 또 일년 가는거야? 뭐 이런 생각으로 소심하게 원서는 더 낮춰서 내기도 하고 그래요. 사람 마음이 그렇거든요.) 남편과 떨어져서 주말부부로 6년 살기 십상이구요, 또 님 나이에 한의대 가시면 남자들보단 여자들이 나이들어서 오는 경우가 더 적기 때문에 여자 중에선 최고령 되실수 있거든요. 같은 학년이라 입장은 동일한데 나이는 많아서 무언가 동기들에게 베푸는 입장이 되지 않으면 눈치가 보이는 괴로움이랄까, 아무래도 개념부족한 어린애들이랑 뒹굴면서 살아야 하는 어려움 등등도 있어요. 그래도 이건 중요한 요소는 아니니깐 님이 원하는게 무엇인지 잘 생각해보시고 원하는 방향으로 결정하시길 바래요~ ^^7. .
'10.12.27 2:49 PM (211.246.xxx.200)한의사 부우너장 월급이 200인데 하실라구요...?
학비는 언제나 뽑을 수 있을까요.. 나이가 많아서 부원장으로도 안 써줄텐데..8. 갑자기
'10.12.27 3:15 PM (203.11.xxx.73)답글 읽으면서 더 생각이 많아지네요...
예전 남자친구가 작은 한의원을 했었어요... 대출도 많고 간호사도 좋은 사람 구하기가 쉽지가 않고 야간진료 해야 장사가 잘되고 돈은 많이 못 벌고... 힘들어 보이기는 했는데
사람을 고쳐줄 수 있다는 보람?
공부하고 연습하면서 내 기술이 발전한다는 거?
의대에 비해서 나이가 많아도 할 수 있다는 점?
같은게 좋아보였나봐요.
경제적인 거는... 지금도 프로젝트 하고 하면 600정도는 벌 수 있어요, 이젠 경력도 있고.
다만 목표가 흐릿해진 거죠.
친정 아버지는 넌 그냥 즐기면서 회사 다니고 좋은 엄마 되고 취미생활이나 하라고, 하시지만
일이 즐겁지가 않으니 별별 생각이 다 드네요.
어떻게 하면 사회에도 도움이 되고 나 자신도 보람이 되는 직업을 다시 찾을수 있을까요..?9. 하고 싶다면
'10.12.27 4:06 PM (222.105.xxx.5)도전해보시지요..
수학이 이과수학 아니라도 교차지원이 있으니 그건 걱정이 없는데요.
이젠 국어시험이 아니라 언어시험이라서
예전의 시험하고는 좀 다릅니다.
미리 최근의 기출문제를 좀 점검해보시고
확실한 판단을 하셨으면 좋겠네요.10. ..
'10.12.27 4:14 PM (110.12.xxx.247)저도 서른 하나에 수능 다시 봐서 지금 학교 다니고 있어요
한의대나 의대 뭐 이런 종류의 과는 아니지만요
다들 수능봐서 합격한거 대단하다고 그런 감탄 많이 들었는데 과외를 오래 해서
수능을 보는건 어렵지 않았어요
언어랑 외국어는 바로 예전 점수가 나와줘서 수학이랑 탐구 과목을 주로 공부하니
고3때 점수 정도 나오더라구요
그런데 입학 하고 나서가 많이 힘드네요 육체적으로 많이 힘드니까 정신적으로도 힘들고
집안은 쓰레기통이고 그러네요
전 좋아하는 공부를 선택한거고 정말 보람있는 공부인데도 그래요
그런데 사실 어떤 특정 직업으로 사회에 도움이 되고 보람을 느낀다는건 참 힘든 일인것 같아요
직업 탓이 아니라 삶에 대한 정체기여서 그러신건 아닌지...11. 그게
'10.12.27 4:16 PM (222.107.xxx.251)한의사나 아니냐가 아니라 원글님이 어디서 보람을 찾아야 하느냐의 문제같습니다........
어떤 직종에 가면 내가 그나마 만족할까 하는 문제죠. 아무리 남들이 좋다고 하는 직업도 막상 그 안에서는 보람만으로 이루어지지는 않거든요......
여기 한의사 직업도 만족감은 사람 따라 다르답니다.......
오히려 지금 계신 곳에서 다시 마음잡고 최고를 노려보심도 좋겠고, 취미에서 보람을 찾는 것도나쁘지 않다고 생각됩니다........12. 전
'10.12.27 5:20 PM (115.86.xxx.66)도전해 보시라고 하고 싶어요. 서른 하나면 아직 많은 나이 아니잖아요...
저도 마흔 넘어 로스쿨에 다니지만 체력적으로 물론 힘들지만 어린 학생들보다 관리 잘하니
그것도 남들이 보는만큼 그렇게 힘들지 않아요...게다가 자기가 하고 싶어서 하는 공부인데
좀 힘들면 어떻겠습니까...82 분위기가 이상하게도 전문직 이야기만 나오면 힘들어서 문닫는다
식의 이야기가 벌떼같이 달리지만...설사 사실이라고 해도 어쨌든 월급쟁이보다 나은 것도
현실입니다. 제 남편도 40 너머 전문직 자격증 따서 개업하고 50가까이 된 지금 너무도
행복하고 좋다고 합니다. 자기하기 나름이고 무슨 일을 하든 위험은 따르는 것이니...
저 같으면 도전하겠습니다.13. ..
'10.12.27 5:25 PM (114.205.xxx.241)내친구 고대나와서 교사하다가..다시 약대가서 올해 졸업했어여..머리는 정말 좋구나 했어여..지금 약사해여..부러워라..도전하세여!!
14. ^^
'10.12.27 11:17 PM (220.93.xxx.121)저도 한의대 늦게 들어간 30대 처자에요.
가기전 잠도 못잘만큼 고민했는데 지금은 잘한 선택이었다고 봐요.
들어오기 전 고민했던 건 졸업하면 너무 늦은 나이, 한의사에게 불리한 법체계, 학비와 생활비, 그리고 포기해야 하는 수입과 안정성이었어요. 낯선 지방에서 살 생각하면 앞이 캄캄하고..
근데 막상 학교 다녀보니 너무 재밌네요. 달달 외워 시험보는 것도 재밌어요. 현역들은 전공에 대한 확신을 갖지 못하고 방황하기도 하는데, 장수생들이 오히려 전공에 대한 만족도가 높은 것 같더라구요.
한의학 이론이 기존의 사고체계로 이해가 쉽지는 않아 제가 아직 뭐라 말한 단계는 아니지만, 전 고질적이던 생리통과 요통을 각각 치료 한번에 싹 나았던 경험이 있어서, 이 분야가 실력만 있으면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분야라는 믿음이 있어요.
하지만 제가 와보니 정말 케바케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한의사나 한의대생들, 관련 업종 종사자들 만나 다양한 얘기 많이 들어보시면 진학 후의 생활이 어느 정도 짐작되실 거에요. 김용옥이 원광대 다닐때 쓴 '너와 나의 한의학' 한번 읽어보시구요.
자신이 어떤 환경을 좋아하는지 잘 생각해보시고 충분한 고민 후 선택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