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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하면 섭섭한게 많아지는건가요?

섭섭해 조회수 : 933
작성일 : 2010-12-26 21:02:33
휴~ 어제 저녁에 신랑하고 말다툼아닌 말다툼하고 지금까지 침묵으로 냉전 중입니다.

저 이제 임신 18주차... 결혼하고 3개월 후에 임신하고

지금 직장생활 하면서 많이 힘드네요.

임신이 이런거라면 글쎄요... 전 둘째는 엄두도 안나요.

아주 초기에는 속이 울렁거려서 도통 먹지를 못하고

지금은 소화가 너무 안되니까 먹고나서 죽을만큼 힘들어합니다.

오늘도 아침에 신랑 끓여준 떡국의 국물만 겨우 떠먹고

점심도 국에 밥 조금 말아서 먹고

저녁은 밥 끓여서 죽처럼해서 조금 먹고....

속이 더부룩하고 헛배만 빵빵하게 부르고...

어제는 이거 위암 아냐? 내시경이라도 해봐야하는거 아닐까 걱정이 들더군요.

울 신랑 효자입니다.

어제 크리스마스를 맞이해서 잠깐 쇼핑하고 시댁에 갔어요.

시댁 어른들 막내아들이 집에 오는걸 너무너무 좋아하시거든요...

크리스마스라 가고싶지 않았지만 그래도 토요일 고생하고

일요일, 월요일(둘다 월요일 쉽니다.) 이틀 연속으로 쉬어볼 생각으로

어제 시댁으로 내려갔습니다.

울 시댁식구들 절대 절 힘들게 하거나 귀찮게하지 않습니다.

어제는 외식을 하고 가족들끼리 고스톱판이 벌어졌죠.

자고 가라는 시어머님의 권유에 신랑에게 자고가는 것만은 하지 말아달라고

신신당부했죠. 몸도 힘든데 시댁에서 자고 다음날 일찍 일어나서

식사 준비 도와드리는 것도 무시무시하고...

신랑도 자고가지 않는 것에 동의하고...

근데 신랑이 고스톱판에 끼더니 도통 일어날 생각을 안하네요.

전 소화를 못시켜서 그 뒤에서 꺽꺽 거리고 힘들어서 죽을정도인데...

시어머님 시누이 다 누워있으라고 하시는데 어찌 거기에 누워있을 수 있겠습니까?

방에 들어가서 잠깐 누워있기는 했는데

우리 신랑 밤 8시부터 치기시작한 고스톱을 10시가 넘어서도 계속 치는게 아닙니까?

전 죽을만큼 힘든데...

임산부가 얼마나 힘든지 도통 모르나봐요...

제가 옆에 가서 발로 툭툭 치면서 눈치를 줬어요.

눈치 없는 신랑 절 보면서 "힘들어?" 물어보네요...

어른들 다 계신데... 돌아버리는줄 알았어요.

어찌어찌해서 11시가 다 된 시간에 시댁에서 출발...(시댁은 경기도, 우린 서울)

나오는 길에...

"오빠는 나에 대한 배려가 너무 없어. 내가 얼마나 힘든데... 거기서 고스톱을 계속 치냐?

세명이 치면 되는데 왜 꼭 오빠가 광파는 사람으로 거기 끼는건데?"

우리 신랑 왈...

"광파는 사람 없으면 재미 없다시는데 어떻게 안껴?"

이게 어제 말다툼의 전부입니다. 우린 크게 소리 지르면서 싸우거나 하지는 않거든요...

제가 잘못한건가요? 저 너무 속상해요.

그 말다툼 이후로 저희는 지금 둘이 서로 말도 안하고

오빠가 방에 있음 전 마루에... 오빠가 마루에 있음 전 방으로...

이러고 있습니다.

제가 너무 예민한건가요?

임신하고 어찌나 섭섭한게 많은지...

둘째는 절대 낳지 않을겁니다.

지금도 이렇게 서럽고 힘든데...

아무래도 임신은 저 혼자 했나봅니다.

임신하면 신랑들이 다들 잘해준다는데...

제 기대치가 너무 큰건가요?

1월 1일에는 시댁식구 가족 여행으로 서울서 4~5시간 거리를 가야한답니다.

임신하고 버스로 출퇴근 하는 40분의 시간도 멀미로 힘들어하고

신랑 차로도 한시간 이상 거리는 힘들어하는데...

저길 꼭 가야하나요?

임산부에게 4~5시간 거리의 여행...

시댁식구들 눈치 보면서 꼭 해야하는건가요?

막아주지 못하는 신랑이 너무 원망스러워요...

넘 속상하네요...
IP : 59.187.xxx.230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10.12.26 9:11 PM (175.208.xxx.75)

    임신해서 섭섭한 거는 나중에 손주볼 때까지 안 잊혀진다고 합니다. 토닥토닥. 우리에겐 82가 있잖아요. 까짓 남편따위 던져버리고 여기서 놀아요. 저도 첫 애 임신하고 남편의 태도(?)에 질려 둘째는 조용히 혼자 포기한 1인입니다. 울 남편 저 섭섭하게 한 거 다 쓰면 여기 베스트글 1,2,3등 먹고도 남을 거에요.

  • 2. 남자들..
    '10.12.26 9:14 PM (112.154.xxx.179)

    말안하면 절대 몰라요...가만히 있으면 가마닌줄 알죠.

    울면서 퍼붓든 소리를 지르든 지금 맘에 있는 말들, 특히 짧은거리 탑승도 멀미나서 죽을거같은데
    먼곳 여행은 무리라고, 배려를 해달라고 꼭 얘기하세요.
    저녁에 밥같은거 하지 말고 힘들다고 누워계시고요 (사실 진짜로 힘드실거에요.. 척할 필요도 없이.. ㅠㅠ) 주말에도 힘들다고 손하나 깜짝하지 마세요.

    진짜 이렇게 죽는척 해야 힘든지 아는게 남자들이더라구요...

    정말.. 최악의 경우 신년여행에 동참하셔도 (이런일 없기 바랄께요 ㅠㅠ) 멀미때매 힘들다고 휴게소 들려서 헛구역질 계속 하시고 시름시름 누워계세요. 그래야 나중에 둘째를 가져도 힘들게 안할겁니다.

    일하는 임산부를 장거리 여행에 오라는 시댁이나 남편이나..어찌 이리 배려가 없을까요.. 휴..

  • 3.
    '10.12.26 9:18 PM (175.208.xxx.75)

    아휴.. 또 생각났네. 한 8개월 됐을라나요? 어느 일요일, 다리가 퉁퉁 부어서 잠시 서 있기도 힘든데 아침먹고 설거지하고 좀 쉬었다가 청소를 하려고 했어요. 망할 시누년 잠깐 앉아서 쉴 틈도 안 주고 청소하자는 거에요. 정말 화 나더군요. 저희 집 남자들 설거지하면 큰일나는 집이거든요. 회사 안 가는 주말이면 아침마다 새로 국 끓이고 밥해야 했어요. 힘들다고 했더니 같이사는 시모 '여자는 죄가 많아서 그런 거니(임신하고 다리 붓고 이런 게 다 죄가 많아서 그런 거래요) 니가 참아야 한다'는 거에요. 아.. 갑자기 또 끓어 올라요...

  • 4. 원글님
    '10.12.26 9:27 PM (147.46.xxx.98)

    1월 1일에는 시댁식구 가족 여행으로 서울서 4~5시간 거리를 가야한답니다. ????

    임신 중에는 원거리 자동차 여행이 비행기보다도 안 좋다던데요!
    이건 좀 아닌 것 같아요. 지금 18주면 아직 조심해야 할 시기 아닌가요?
    제가 다 불안하네요.

  • 5. 쾌걸쑤야
    '10.12.26 9:38 PM (121.127.xxx.50)

    28일 예정일에 이번주 수요일까지 출근하다가 가진통와서 휴가내고 쉬고 있는데요
    임신하고 입덧하면서 회사 다녀봐서 님 마음 넘 잘알아요..
    얼마나 서운하시고 힘드실까요..
    가만히 있어도 남자들 힘든줄 모른다니까요..
    힘들다고 좀 죽는 소리도 좀 하시고..
    그리고 여행은 안되요!!
    애기 잘못되고 나서 후회하지 마시고 여행은 안가시는 쪽으로 하세요
    장거리 차 타는거 정말정말 안 좋아요..
    에효.. 토닥토닥 해드릴께요..

  • 6. ...
    '10.12.26 9:45 PM (183.98.xxx.10)

    이럴 땐 병원가서 며칠 드러눕는 게 제일 좋은데 직장생활하신다니 회사가 연말 휴가 내는 분위기가 아니면 힘드시겠네요.
    저도 여행은 안가셨으면 하는데...

  • 7. ...
    '10.12.26 9:52 PM (121.181.xxx.124)

    눈치주지 마시고..
    "**씨 집에 가자.."이렇게 얘기하세요..
    힘드냐고 하면.. 그렇다고 대답하시구요..

    18주까지 입덧하시면 입덧이 심하신 분입니다.. 저는 낳는 날까지 토했던 사람이예요.. 그 고통은 보통 사람들은 잘 몰라요.. 저도 지나고 나니 기억이 가물거리거든요^^

    집에 오는 길에 싸우시는것보단 그게 낫을겁니다.. 설마 오는 길에 왜 가자고 했냐고 남편분이 그러시진 않겠죠.. 그렇담.. 대판 싸우세요..

  • 8. 몸이 힘드네
    '10.12.26 9:53 PM (112.148.xxx.17)

    섭섭하고 신경이 예민해지게 되지요.. 저도 지금 9개월 접어들었는데요 임신해서 쭈욱~~ 힘들었네요.. 초반부터.. 그시기때쯤이면 자동차로 1시간거리 가도 배뭉치고 힘들더구만요.. 멀미도하고 힘들던데.. 왠만하면 쉬세요 그리고 남자들은 말 않하면 잘 몰라요 그리고 임신했는데 힘들다 이러이러한 느낌이고 힘들다~~ 하세요 그리고 시댁식구들은 참 배려읎네요..
    배려 읎는 사람들이니 그냥 본인이 알아서 몸 챙기세요 걍 집에서 쉬겠다고..
    저도 입덧끝나고나니 초기에 먹고싶은게 엄청 많았었어요 근데 신랑 제대로 한번도 뭐 사가지고 온적이 없었던것 같아요 그게 좀 섭섭하대요~~임신해서 섭섭했던거 뒤끝이 길긴한거 맞는것같아요 저도 그렇구요.. 암튼 힘들다 못간다하세요~~

  • 9. *
    '10.12.26 10:10 PM (116.39.xxx.139)

    섭섭한게 많아지는 건 맞는데 여행이라뇨???
    임신주수를 봤을때 위험하게 느껴지네요. 님이 원해서 가는거 아니면 안가시는게 맞습니다.
    그리고 위에 말씀해주신것처럼 남자는 말해야 압니다.
    왜 모르냐고 섭섭해하지 마시고 임신했을때 증상이며 평소에 온갖 정보 다 알려주셔서 가르치셔야해요^^
    화내지마시고 임신관련 서적도 같이 읽고 관련 방송 같은 것도 같이 보시면서 임신 기간과 앞으로 부모가 되어서 겪어야할 일들, 어떤 부모가 될지에 대해서도 많은 대화와 고민해보시길 바랍니다.
    남자는 원래 나이 많아도 가르쳐가면서 같이 사는거에요^^

  • 10. .
    '10.12.26 10:27 PM (221.138.xxx.243)

    ...님 말씀이 현명하시네요.
    지혜 배워갑니다.

  • 11. ..
    '10.12.27 10:46 AM (221.157.xxx.24)

    1월 1일 여행은 신랑보고 갈거면 혼자가라고 하세요..
    힘들다고..
    대신 화내거나 삐친 것처럼 말씀하시면 안되고..쿨하게..
    산모는 집에서 쉬어야해..하면서..재밌게 놀고와..그러세요..
    임신하면 호르몬 영향으로 몸도 마음도 많이 힘든 시기에요..
    알아서 챙겨주길 바라지 마시고..이렇게 저렇게 해 달라고 하세요..
    입덪이 빨리 진정되어야 할텐데..
    태교 잘 하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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