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기 밑에 집에 못들어가고 차에서 통곡한다는 님 글을 보니 생각나네요
제가 그랬어요..
내가 죽으면 이 결혼이 깨질까... 하구요
뭐 여차 저차... 이런 저런 시가 이야기 다 때려치고
전 울 시모께 해주고 욕먹기 싫어서리(하면 할수록 욕만 먹더군요) '울 집에 오셔서 식사라도 하세요' 하는 입에 발린 소리 안합니다
그냥 시가에 해야 될 도리라 생각되는 명절, 생신, 제사.. 뭐 이런 날만 시가에 가서 귀 딱 막고 도우미 하고 오지요
내가 장만하는 식사대접은 안할거라고 결심한지 몇 해 되었어요
전에 남편이 시부모님 오시라해서 식사 대접하자고 하더군요
'구래? 덕분에 나도 외식하겠네 ㅎㅎ'
'아니 집에서 해 먹자구 ... 간단한 찌개라도..'
'구래~~ 간단한 찌개로 외식하면 되겠네 ㅎㅎ'
이랬더니 오시란 말을 안꺼내더군요
뭐 우리 집에 오실 일이 있으면 밖에서 고기 먹으러 갑니다
간만에 저도 비싼 고기도 먹어보구요
본인이 번 돈으로 효도하는건데 내가 딴지걸면 안되잖아요
친정에서는 가끔 오셔요
오셔도 사위 어렵다고 불이라도 난 듯이 바삐 가시지만 제가 별난 음식하면 오시라고하고
동생도 시간이 좀 남네~ 하면서 울 집에 들르기도 하고..
십 몇년 동안 친정하고 멀~~~게 산 세월에 비하면 요즘 친정 식구들 오는 건 비교도 안되는 횟수지만
남편이 그것도 비교하네요
그래서 그랬어요
'지금까지 시가랑 왕래한 것하고 친정하고 왕래한 거 횟수로 따지자면 앞으로 십년 이상 시가는 끊고 살아야겠네? 횟수로 따지는데 그럼 앞으로 제사 생신 이런 것도 가지말아야 할까? '
요 몇년간 친정 식구들 자주 오는 것에(한 달에 한 번 정도 얼굴보고 살아요) 나름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남편이 또 딴지를 거네요
'처갓집에서 울 집 오는 거 싫으니 오지말라고 하라고 .. 왜 울 부모 형제는 안오는데 처갓집에서는 오냐?' 라네요
그래서 제가 쿨하게 그랬어요
'구래?(그래? 가 아닌 이유는.. 쿨하게 보일려구요 ㅎㅎ) 그럼 앞으로 시가에서도 오라구해~~
그럼 내가 자리 피해줄게~~'
남의편아.. 내가 쿨하게 자리 피해주면 그냥 도우미 아줌마 불러서 밥해드리든지..
본인이 직접 해서 드리든지 하면 되잖아~
왜 괜히 속보이게 내가 자리 피해준다는데도 흔쾌히 알았다고 못하는거냐구
지금도 여전히 내가 시가도우미로 보이는 거냐구욧!
네.. 저 엄청 못된 며느리에요
처음에는 딸같이 격의 없는 며느리가 되려고 노력했는데...(제 성격이 사근사근한게 있긴해요 정이 많대요)
한 번 만나는 것보다 두 번 만나면 못난게 두 배로 느는 시가의 눈초리에 질려서
그냥 못된 며느리 하기로 했거든요
착한 며느리는 몸도 힘들고 안테나를 계속 세우고 있어야하니 맘도 힘드는데
못된 며느리는 몸은 편하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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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고나진 않았지만... 쿨하게 대꾸하기
쿨하게 조회수 : 903
작성일 : 2010-12-22 20:35:36
IP : 116.124.xxx.89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쿨하게
'10.12.22 8:36 PM (116.124.xxx.89)아.. 시가도 한달에 한 번 정도는 만납니다
2. 공감
'10.12.22 9:26 PM (175.114.xxx.13)전에 들은 말인데 착한 여자는 죽어서 천당 가고 나쁜 여자는 살아서 저 가고 싶은 데 다 간다는 말이 있더라구요.
정말 쿨하게 잘 하셨어요. 근데 남편분이 그동안의 님의 고통에 대해 잘 모르고 계신 것 같은데 그걸 좀 표현해주셔야지 안그러면 님만 나쁜 마누라 되기 쉽겠어요. 대응은 쿨하게 하셨지만 하루 날잡아서 남편에게 이렇게 나오게 되기까지 얼마나 힘들었나 얘기해보시는 건 어떨지...시가 식구들 땜에 부부 사이 나빠지는 건 너무 억울하잖아요.3. 쿨하게
'10.12.22 9:41 PM (116.124.xxx.89)사실 남의 편 때문에 시가 식구들하고 사이가 더 나빠진 것 같아요
시가 가서는 내 칭찬.. 집에 와서는 시모 역성...ㅋㅋ
남편은 제 하소연 다 듣고 한마디로 정리하더군요
니가 못되서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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