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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엄마를 어떻게 이해해야하는지

조회수 : 996
작성일 : 2010-12-22 20:29:12
전 무남독녀입니다. 결혼 15년차.
친정부모님은 70대시고, 시골에 계시지요.
앞으로가 좀 걱정스럽긴 하지만,
아직 두 분다 정정하신 편이시라...

전 중등남자아이 한명이구요.
손주하나라 그런지, 아이도 할머니,할아버지 관계도 좋은 편입니다. 사위와는 관계는 그럭저럭~ 나쁘지는 않은 편..

친정엄마는 제게 참 잘해주신 분이세요.
학창시절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참 든든한 후원자이시지요.
죄송하게도 엄마의 기대를 채워주지 못하는 딸이긴 합니다.
오랫동안 변변한 직업없이
말이 좋아 프리랜서지, 비정규직이나 다름없이 사니까요.
경제적인 부분은 그저 저희나름대로 그럭저럭 삽니다.

근데,
최근 친정엄마가 잘 이해되지 않아요.
구체적으로 이번 연말에 설연휴 겸 가겠다고 했지요.
대뜸, 너야 엄마 사정 생각지도 않고 네 맘대로 하지
그러시더라구요.
무슨 일이 있냐는 말에 요즘 감기기운으로 여기저기 아프다고...그럼..가지 않을게요. 아니, 가서 도와드릴까요?

엄마는 엄청나게 깔끔하고, 살림도 잘하시고(집에 도우미 해주시는 아줌마도 일주일에 4번쯤 오심) 그렇습니다.
제가 뭘 할라치면, 마음에 안들어하시지요.(제 살림도 엄청나게 못마땅해하십니다.)

기대에 부족한 딸, 살림도 잘 못하는 딸..하여간 창피스러운 딸인거 같긴 하지만,
연말에 친정부모님 두 분만 쓸쓸하실 거 같아서,
일부러 일정을 잡아보았는데, 쓴소리 듣고 나니, 더 맘이 서글프네요.

나이들어가시고, 몸이 힘드시니, 엄마도 저러시는갑다.
70넘어서 자식 챙기는게 얼마나 귀찮으실까. 밥하는 것도 싫으실텐데...싶은 생각도 들고,
그러면서도 엄마까지 등돌리면, 나는 뭔가..싶은데, 서운하고 슬퍼요. 나이 마흔에 아직도 철도 안 든...못난 딸이겠지요.
IP : 180.68.xxx.214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고양이사랑
    '10.12.22 9:16 PM (112.150.xxx.150)

    어머니들 나이 드시면 가끔 맘에도 없는 말 하시고, 성격이 급변한 듯 화도 내시고 조절이 잘 안되실 때가 있어요.....
    서운해 하지 마시고, 며칠 있다가 한 번 더 여쭤보고 그래도 싫다 하시면 가지 마시고 전후로 시간 내보시던지 하시는 게 어떨까요 ^^? (혹시 다른 시간으론 안되신다면.... 어쩔 수 없는 거고요 ^^;)
    자식 싫어하는 부모 없다곤 못하겠지만 이전부터 지금까지 든든하게 아껴주셨다면 분명 님을 많이 사랑했고 지금도 사랑하실 거예요.... 나이 이기는 사람 없다고 괴팍해지는 거, 없을 수 없어요.... 이제 우리가 어머니들 든든한 후원자가 되드려야 할 때가 된 거라 생각합니다 ^^

  • 2. 고양이사랑
    '10.12.22 9:17 PM (112.150.xxx.150)

    아... 나이 먹는 다고 무조건 괴팍해진다, 라는 말은 절대 아닙니다!
    간혹 마음에 앙금 많이 쌓인 분들이 그게 늦게 표출 될 때가 있다 들어 한 얘기입니다.
    나이 드실 수록 온화해지시고 누그러지시는 분들도 분명 많이 계시겠지요 ^^;;

  • 3. d
    '10.12.22 9:19 PM (175.217.xxx.144)

    그런데요 구정 설 연휴를 대신해서 연말에 가실 생각이셨나요? 좀 일방적인 통보이기도 하네요 담부턴 먼저 의사를 여쭤보세요 그럼 어머니께 배려받는단 느낌을 잘 전달할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 4. 저도 d님께 동감
    '10.12.22 9:30 PM (147.46.xxx.98)

    일방적으로 일정을 통보하셔서 어머니께서 기쁜 마음보다 당황스러우셨을 수도 있겠어요.
    일단 말이라도, "엄마, 연말이랑 신정 때 뭐해세요? 다른 별 일 없으면 오래간만에 우리 같이 새해 보내려구요." 하셨다면, 좀 다르지 않았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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