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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코 선남

황당 조회수 : 11,385
작성일 : 2010-12-21 01:32:19
지난 주말 선을 보고,
오늘 한다리 걸쳐 중매장이에게 건네 들은 얘기의 충격이 가시질 않아 글을 남깁니다.

지난 주말 선을 봤습니다.
상대는 저보다 5살 많은 꽉찬 서른 후반.
약속 장소를 한 번 바꾸길래 그런가보다..하고 10분 넘게 걸어가서 길바닥에서 첫 대면.
몸이 꽁꽁 얼기도 했고, '촐싹거린다. 내지는 나댄다'라고 할 수 밖에 없는 상대남의 오버에 쪼끔 챙피해져 얼른 실내로 들어가야지...하는 생각밖에 안들어서 인사 대충하고 실내로 들어왔습니다.

밥 먹기전 저 화장실 갈 때, 등 뒤에다 대고
"갔다와서 대표기도하세요!"라고, 저희 테이블 주변에 서빙보는 사람들 다 쳐다볼정도로 큰 소리로 얘기하길래 저는 극구 사양. 결국 자기가 식사 나오자 마자 대표기도 하겠다고, "이 추운 날씨에 따뜻한 식사를 먹을 수 있게 해 주셔서 감사하고...." 하며 소리 내서 기도하더군요.
..뭐...저는 현재 무교에 가깝지만 부모님이 기독교라 그렇게 주선된 선이니 이건 그렇다 칩니다.
동대문에서 산 듯한 1만원 짜리 티셔츠, 유행지난 청바지, 대학생들이나 입을 코트차림. 그리고, 5천원 짜리 컷도 안 저럴텐데...싶은 헤어스타일. 이것도 검소한가보다...하고 넘어갑니다. 사실 평소엔 저도 차려 입는 거 귀찮아하기도 하구요.

만날때부터 시작해 식사하는 내내 본인이 얼마나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지를 어필하려는 얘기들과,
대기오염에 일조할 이유가 없어서 차를 안 갖고 다닌다는 얘기
그리고, 본인이 얼마나 열심히 봉사를 하는지 등 '그런'쪽으로 있어보이려는 얘기들만 계속 늘어놓던데
(외국인 노동자 인권 신장을 위해 장기간 관련 단체 봉사 하느라 이 동네 지리를 잘 알게 된거다. 기타 등등...)
뭐든 너무 극단적인 경우는 그 반대 급부도 클 수 있다는 것을 그 동안 보고 겪은걸로 잘 알게 됐기에 살짝 경계했었습니다.

그리고, 현재 무교에 가까운 제 신앙 상태를 이렇게 저렇게 묻길래 그런 문제를 꾸며서 얘기하긴 싫어서
굳이 들춰 보고 싶지 않은 부분에 대한 얘기도 그냥 담담히 솔직하게 얘기해줬구요. (배우자가 될 사람의 신앙의 정도에 대해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으니...)


그러다 대화 도중, 저를 소개 받게 된 경로를 얘기해 주는데,
선보기 전날 갑자기 목소리 이상한 아줌마에게 '괴전화'를 받고,
'후배 누구누구 장가보낸 사람인데 이 아가씨 만나 보라'서 나왔다는
이 얘길 선 보는 도중 그 '괴 목소리'를 흉내 내가며 3번 반복하길래
듣는 도중 대체 뭐 어쩌라는건가..싶기도 하고,
중매한 분이 신원도 불분명한 사람을 소개 시킨건가..싶어 찜찜한 기분에 엄마에게 이 얘길했더니

중매한 분께 오늘 건네들은 얘기는....
자긴 어디 가입된데 없는데 난데 없는 '괴전화'받고 나왔다는 그 놈.
직접 자기 사무실 와서 가입비 내고 가입하고, 자필로 프로필을 썼으며 나 소개할 때 예쁘냐고 한 10번은 물어본 놈이라고 황당+발끈해 하며 얘기해주시더라고...;



대체 왜 저런 걸 거짓말을 해야 하는진 모르겠지만,
대체 왜 저런 걸 거짓말로 지껄여대는지 그 머릿속이 잠깐 궁금해지고,
대체 언제까지 저런 싸이코를 선자리에서 더 봐야할지 울컥...스러운게 몰려와서
여기다 속풀이 합니다.

...그 머릿속 생각 굳이 알 필요도 없는 싸이코이겠지요, 그 선남? ....뎅장.
IP : 125.178.xxx.16
4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매리야~
    '10.12.21 1:36 AM (118.36.xxx.51)

    액땜했다 생각하시고 잊으세요.
    제가 봐도 사이코같은...

    얄팍한 거짓말에 선자리에 나오는 센스도 꽝인 놈이네요.

  • 2. .
    '10.12.21 1:38 AM (220.85.xxx.199)

    "..그 머릿속 생각 굳이 알 필요도 없는 싸이코이겠지요, 그 선남? ....뎅장."
    => 네.

    원글님,
    웰컴 투 맞선월~드.

    이제 시작입니다.

    제가 제 남편과 결혼을 결심하게 된 이유가,
    하도 이상한 사람들에게 시달리다 보니 정상적인 사람 찾기가 너무나 절실했는데
    이 사람은 그나마 정상적인 거 같더라구요. 뭐, 결혼해보니 그것도 아니었지만 -_-

    저도 한보따리 있어요. 기인열전이요.
    나이 들수록 정말 이상하고, 못되기까지 한 사람 많아요.
    제 친구는 선본후 날 잡고 상견례까지 했는데 남자가 잠수탔어요 --;;; 정말 기가 막히지 않나요?

    정말 진실된 사람 찾을 때까지 조심 또 조심 하세요.. 좋은 인연 만나시길.

  • 3. 매리야~
    '10.12.21 1:39 AM (118.36.xxx.51)

    아..윗님...찌찌뽕입니다...

    사실은 저도 기인열전 한보따리인데..
    익명게시판인데도 차마 털어놓질 못하겠어요.
    세상엔 정말 희한한 남자들 많아요.
    남자들은 희한한 여자들 많다고 하겠지만.

  • 4. 황당
    '10.12.21 1:46 AM (125.178.xxx.16)

    쩜 하나님.
    맞선월드로 웰컴해주심 안되어요, 저.
    상견례하고 잠수탄 수준까진 못 따라잡지만,
    저두 나름 맞선기인열전 한 보따리란 말이에요. ㅠ_ㅠ

    이거 졸업해야 하는데.
    나의 그 녀석은 어디 있는지...태양계 안에서 살아 숨쉬고는 있는건지...에효. ㅠ_ㅠ

  • 5. .
    '10.12.21 1:54 AM (220.85.xxx.199)

    참, 저는 선보는 남자한테 야단맞은 적도 있어요. 명절때 시골 (대한민국 남해바다 근처 ㅠㅠ) 안 내려갔다고요.
    아니, 우리 엄마아빠도 뭐라 안하는 일 갖고 왜 지가 난리인지..
    그 남자 아직도 장가 못갔다는데 정말 다행이에요. 그런 남자는 여자들이 거둬주면 안돼요.
    무슨 고시 패스한 사람인데, 지네 형 사시 패쓰했다고 지네 형수가 서초동에 집을 사줬는데 어쩌구.. 왜 그런 얘길 하는지..
    아.. 나 집 있어도 너는 못주겠다..
    학교 선후배간 폭력 당연시하고,, 자취하는데 집에 숟가락이랑 젓가락이 없대요.. 라면도 자긴 안 끓여 먹는대요..
    (아.. 기본적인 의식주 해결이 안 되는 인간이로구나 너는..)
    근데 저 결혼하고 나서 그 남자가 저희집에 전화왔더래요. @.@ 그 아가씨 아직 결혼 안했으면 다시 만나보고 싶다고..
    저는 그 남자한테 야단 맞았어도 속으로는 별 쌍욕을 다 했지만 겉으로는 눈하나 깜짝 안하고 차분하게 듣고 있었거든요.

    또, 선자리에 나갔더니 (보통의 경우 여자가 앉는) 안쪽 소파에 길~게 누워서 자고 있었던 남자도 있구요,,
    웨이터 불러서 깨웠네요..
    그런데 민망해하거나 부끄러워하지도 않더라구요.
    자는 남자 깨우는 웨이터가 더 민망해하더군요. (웨이터 미안~ 근데 제가 깨울 순 없잖아요)
    그 남자, 저랑 만나기 30분 전에 저랑 통화까지 했는데 말이죠.. 뭐가 그리 바쁜가요..

    아.. 어찌 사람이 망가져도 그렇게 망가지나, 싶은 남자 족히 오십명은 만난 거 같아요.
    지 조건 좋은데 제가 두번 만나고 찼다는 이유로 자존심이 상해서인지 핸드폰 안받으니 음성에다 대고
    술주정 (이라고 쓰고 준욕지거리라고 읽는다) 한 남자도 두 명이나 있었네요.. 레퍼토리가 희한하게 똑같더라구요..
    야 니가 뭔데.. 니가 그렇게 잘났어.. @.@ 아니 저는 황당해죽겠어요.. 전 거절도 못하나요? 그리 좋은척도 안했는데.
    저 되게 냉정하고 쌀쌀맞게 본다구요.. 사람들이.. 실제로도 아주 친해지기 전에는 그런편이고..
    한명은 강남 부잣집 공부못하는 아들.. 도피유학 다녀와서 그저그런 직장 다니는..
    한명은 의사.. 저는 누가 절 봐도 가까이 오지 못하는 편인데 (제가 허락 안해요 그런 분위기 아예 안만들죠)
    처음 만난 날부터 제 어깨 감싸려고 그리고 팔뚝 만지려고 (ㅎㄷㄷㄷㄷㄷㄷㄷ) 히유.. 소름 쫙 끼쳤어요..

    정신세계 정상적이지 않은 남자들 많고 많아요.. 아 생각하니 울컥하네요.
    윗분 말씀대로 남자들은 희한한 여자 많다고 하겠지만요 ^^
    전 결혼생활이 지금 많이 힘든편인데 (소설 여러편 찍음) 그래도 정말 결혼해서 좋은 것 중에 하나가
    싸이코 맞선 소개팅들 더 안해도 된다는 거, 단 하나에요.. 그 시절 생각하면 정말 우웩우웩 구역질이 날라해요 ㅠㅠ

    그리고 맞선월드에 이미 발 들여놓으셨어요.. 제가 웰컴 하건 안하건간에 ㅎㅎㅎㅎ

  • 6. 저..
    '10.12.21 1:55 AM (218.238.xxx.226)

    맞선기인열전,,좀 풀어주시면 안될까요?^^;;-맞선 한번도 안해봤던 뇨자ㅋ-

  • 7. 매리야~
    '10.12.21 1:56 AM (118.36.xxx.51)

    윗님 댓글보니 저도 새록새록 떠오르는군요.

    한 사람은 정말 외모가 멀쩡했어요.
    나이도 저랑 크게 차이가 안 나서 좋았고...
    소개해주신 분이 하도 칭찬을 해서 나름 기대를 하고 나갔는데...

    앉는 순간부터 헤어지는 그 순간까지
    액션배우에 대해서만 이야기하는 겁니다..
    액션배우가 되고 싶었는데 못 되어서 한이 맺힌 남자처럼.
    그러면서 나보고 음식 참 잘 먹게 생긴 얼굴이라나?
    저 멀쩡한 대한민국 처자거든요. 생긴 것도 크게 빠지지 않는데...
    왜 장가를 못 갔나 알겠더군요.

    선을 열 번 정도 봤는데 그 이후론...안 보게 되네요.
    지구 어딘가에 있다면 나타나면 좋겠구만...
    안 나타나면 더 이상 찾고 싶은 마음도 없음 ㅋㅋ

  • 8. ㅋㅋ
    '10.12.21 2:01 AM (218.238.xxx.226)

    음식 참 잘먹게 생긴 얼굴?!ㅋㅋㅋ
    복스럽고 이쁘단 뜻 아니었을까요--;;
    그 남자 언어구사력에도 문제가 있는 남자였나봐요ㅋ

  • 9. 황당
    '10.12.21 2:02 AM (125.178.xxx.16)

    위에 쩜하나님. 저는 아직 안/못 가본길, 결혼생활..힘들겠지만
    하도 이런일들 겪다보니 이 다음번 힘든 단계로 좀 넘어갔으면...하는 생각이 넘넘 간절합니다.

    아, 저 싸이코 선남(도) 의사에요. -_-;

    전 독실한 기독교인이 되려고 노력하다가 포기한 경우라...상대가 그런 부분에 대해 꼬치꼬치 묻던게 맘속 어딘가를 건드린게 불편해져서..속 얘기 다 털어놓는, 예전 교회 친구랑 잠깐 통화 했었거든요.

    "그린피스도 아닌데, 그런 이유로 차를 안 산다네...좀 특이하지?"

    그 때 그 친구가, 괜찮은 나이든 여자는 교회에 많지만 직업 멀쩡한데 괜찮은 나이 많은 남자는 없다.
    분명 어딘가 이상할거다. 했는데, 친구말이 맞네요.

    예전에...어렸을 때 집안끼리 알아서 만나게 된, 6개월동안 줄창 '문자만' 하던,
    결혼도 자기 엄마가 식장 잡고 준비하면 자기는 턱시도만 입고 오면 된다고 생각하고
    내가 자기 엄마처럼 단 5분도 대화하는 일 없이, 말 없이 지 필요한 거 다 챙겨주고 이해해줘야한다고 생각하던 그 놈도 서른 후반의 직업 좋은 크리스챤...

    이래저래 교회랑은 멀어집니다.
    선이랑도 멀어져야 하는데. 흑. ㅠㅠ

  • 10. 매리야~
    '10.12.21 2:03 AM (118.36.xxx.51)

    그래서요..제가 좀 비싼 걸 많이 잡숴주시고 왔지요..ㅋㅋ
    음식 참 잘 먹게 생긴 얼굴이니...먹어줘야 예의.ㅋㅋ

    복스럽고 이쁘단 뜻이었다면 제가 좋게 느꼈을텐데...
    액션배우 이야기 실컷하다가...
    근데...참 음식 잘 먹게 생긴 얼굴이네요? 그러니..욕처럼 들렸네요.ㅋ

  • 11. .
    '10.12.21 2:05 AM (220.85.xxx.199)

    ㅎㅎㅎㅎ
    잠도 안오고 재밌네요.. 옛날 생각 나고..

    진정한 소개팅/맞선의 고수는 토요일 오후가 아닌 일요일 오후 3시경에 약속 잡습니다.
    일단, 만난 여자가 맘에 안들면 커피값만 쓰고 땡, 맘에 들면 식사시간까지 투자.
    돈도 돈이지만 처음 본 사람들끼리 식사, 신경쓰이고 피곤하죠.
    그 다음에 저녁 약속 있다고 하고 집에 가면 됩니다. 사실 그 저녁 약속들은 유령약속이거나 다른 맞선일 경우가 많지요.
    그놈의 저녁 약속, 하아,, 저도 말로만 많이 잡았었죠. 진짜로 있는지 없는지 상대방이 알게 뭡니까? 미행할 것도 아닌데.
    상대방도 마찬가지일 거라 생각합니다. 제가 맘에 안 들면, 저녁 약속 있다고 가 버리면 그만이었겠죠.

    토요일날 소개팅하고 나서 상대가 맘에 딱히 들지 않았는데, 그 일요일에 할일없이 뒹굴게라도 된다면,
    그래도 서로를 한번쯤은 떠올려보며 웬지 마음에 부담이 되는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특히 남자입장에선 (현실에서 애프터는 주로 남자가 많이 한다는건 부정하기 어렵죠)
    연락 하자니 싫고 안 하자니 나쁜 사람 되는 거 같고.. 소소하게 갈등합니다. 짜증이 나죠.
    화창하고 편안하고 부드러워야할 일요일 낮시간을 그리 보내긴 싫은겁니다.

    그런데 다 제끼고 일요일 오후에 소개팅하면, 월요일부턴 서로 바쁘잖아요? 자연스레 잊게 되지요. 여자 입장에서도 애프터 못 받은 상처가 좀 경감됩니다.

    그래서 고수들은 일요일 오후에 많이 했더랍니다.. 하는 도시전설이. ^^

    그게 4시에 만나면 또 안되는게 두어시간 얘기하면 저녁밥 먹을 시간이 얼추 가까워 오는데, 그럼 또 곤란하니까요.
    상대가 그다~지 맘에 안 들었을 경우.

    정말 소개팅이니 맞선이니 서른 넘으면 다 비슷 하잖아요.. 그런거 줄기차게 하다가 너무너무 진절머리가 났어요 ㅠㅠ

  • 12. .
    '10.12.21 2:10 AM (220.85.xxx.199)

    황당님,, 결혼생활의 힘듦은요.. 지금 황당님이 겪는 힘듦과 쨉이 안돼요.. 꼬마 대 거인이에요..
    황당님이 그 싸이코 맞선남과 빼도박도 못하고 결혼해서 같이 살고 있고
    앞으로도 같이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시면 좀 실감 하실라나요? ㅎㅎㅎㅎ

    아무튼 잘 고르세요.. 결혼은 하는게 중요한게 아니라 잘하는게 중요하단 말 요새 광고카피 있잖아요.. 정말 그 말 절대 진리네요..

    매리야님, 기대에 부응 하셔야죠.. 잘 먹게 생겼다면 잘 먹어줘야죠.. ㅎㅎㅎㅎ 진짜 잘 하셨네요 으하하하
    왜 제가 속이 다 시원하죠 ㅋㅋㅋㅋㅋㅋㅋ

  • 13. 매리야~
    '10.12.21 2:12 AM (118.36.xxx.51)

    점 하나님. 고수 중의 고수시군요...ㅋ

    저는 주로 평일 저녁 8시 이후에 봤는데요.
    밥은 건너뛰고 차만 마시는 걸로 했지요.
    늦게 만나니까 그 핑계로 일찍 자리를 뜨기도 좋고...ㅋㅋ
    조명빨 받기도 좋고...어두컴컴하고 조명 잘 된 곳에 가면 왠지 안심..ㅋ

  • 14. .님
    '10.12.21 2:14 AM (218.238.xxx.226)

    빙고~
    글 읽으니 생각나네요.
    수년전, 30대 중반을 넘긴 남편친구랑 30대 중반을 넘긴 언니 친구를 연결해준적이 있거든요.
    물론 그 남편친구는 선이라면 도가 텄고 결혼 느무느무 하고 싶어 안달 난 사람이었구요..
    근데 그 남자가 일요일 오후 2시였나?암튼 시간은 굉장히 애매모호하게 잡는거에요.
    우린 차라리 점심을 같이 먹거나 저녁을 같이 먹지, 그리고 왜 일요일이야 담날 피곤하게 그랬네요..
    님 글을 읽어보니 그 남편친구, 보통이 아니었군요ㅋㅋ
    물론 애프터도 안했고, 저만 중간에서 언니친구랑 서먹해졌다는..

  • 15. 황당
    '10.12.21 2:14 AM (125.178.xxx.16)

    ...그렇군요.
    일요일 오후 3시의 선엔 그런 법칙이 숨어 있는거였군요.
    그렇담 전 얼마전 드디어 맞선계의 고수를 만났던거라는...-_-;;

    고수도 만났고, 도시전설도 들었으니 맞선 삼림으로부터의 하산이 얼마 남지 않은거라 믿을랍니다.
    그렇게 되야만 합니다.

    !

  • 16. 매리야~
    '10.12.21 2:15 AM (118.36.xxx.51)

    스카이라운지에서
    제 한 쪽 손을 잡고
    울면서 기도해준 뼛속까지 크리스찬남...그 사람도 잊을 수 없네요.
    ㅋㅋㅋㅋ

  • 17. 황당
    '10.12.21 2:16 AM (125.178.xxx.16)

    쩜하나님.
    그래두 이 단계를 좀 지나가고 싶긴해요. 물론, 만날 수 있는 한 성격 좋은 녀석하고 같이...
    이 나이 되도록 부모님께 '풀리지 않는 숙제'로 남아있다는게 참 맘에 걸리거든요.
    저두 결제판 죽도록 들고 들어가도 결제 못받아내는 기분으로 몇년째 이러고 있는거 싫구요. 흑.

  • 18. .
    '10.12.21 2:17 AM (220.85.xxx.199)

    참, 그리고, 맞선결혼시장은 어쩔 수 없이 여초현상이에요..
    남자가 괜찮은 신랑감으로 분류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직업이 있어야 되는데
    (대기업, 공무원, 전문직, 혹은 꽤 안정적인 자영업)
    그걸 가진 남자의 숫자가 의외로 굉장히 적잖아요..

    그런데 여자는 괜찮은 신붓감-_-으로 평가받기 위해서 남자들만큼 직업의 제한 조건이 없거든요..
    예쁜 외모나 좋은 집안으로 커버가 되니까요.. 그런데 그런 여자들의 숫자는 엄청 많단 말이죠..

    문제는 이놈의 남자들이 결혼시장이 여초현상임을 아는 넘들이 많다는 거 --;;;;;;
    그런 남자들 정말 매력 없죠.. 완전 빵점이죠..

    그래서 적당히 젊을 때 연애도 하고 결혼도 하는 게 좋은 거 같아요.. 나이 들면 정말.. 휴..
    너무 힘이 들더라구요..

    아, 또 한명.. 군인집안의 의사였는데 남자가 굉장히 젠틀하고 뭐 그랬어요..
    사람이 너무 차갑고 지적이고 판단형이어서 저는 좀 저어되었지만.. (솔직히 무서웠어요 정이 안갈거같은)
    소개팅 분위기나 제 조건이나 학벌이나 뭐 이것저것 되게 마음에 들어하는 거 같더라구요.. 눈치가..
    애프터는 오겠구나 싶었죠.. 전 맞선 소개팅 정말 많이 해봐서 눈치는 백단이었거든요..
    근데 제쪽에서 그 남자가 확 끌리진 않아서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있는데,,
    딱, 헤어질때,, 제 신체 부위 중에 한곳을 정말 뚫~어지게 보더니..
    연락 안오데요.. 음.. 전 아직도 확신해요..
    그 남자가 나의 특정 신체부위 때문에 연락할 맘이 사라졌던 게야.. 하면서요.. ㅎㅎㅎㅎㅎ

    기분 참 더럽더라구요..
    뭐 한도끝도 없죠 기인열전.. 친구들것까지 합하면.. ㅎㅎㅎㅎㅎㅎㅎ

  • 19. 매리야~
    '10.12.21 2:22 AM (118.36.xxx.51)

    저는 그래서..더 이상 선을 안 봐요.
    더 이상 부정할 수 없는 노처녀 중의 노처녀인데....
    억지로 이상한 놈들 만나면서 아까운 시간을 허비해가며
    선을 봐야하나 싶고...
    결혼..그까짓 거 안 해도 잘 살수 있다...자기최면 걸고 살아요.

    친구들 결혼식..출산...입학..그런 거 보면 가슴이 좀 저릿해지지만...
    이번 인생은 이렇게 살아야하나..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저도 깝깝하고 답답해서 잠 안와서 이러고 있네요...ㅋㅋㅋ

  • 20. 매리야~
    '10.12.21 2:25 AM (118.36.xxx.51)

    이런 수다는...
    쐬주 한 잔씩 돌려가면서..
    노가리 씹어가면서 해야하는데..아숩네요.

  • 21. .
    '10.12.21 2:25 AM (220.85.xxx.199)

    황당님 저도 그 단계 거쳐봤네요.. 전 새벽에 자다깨서 울어도 봤네요.. 하도 답답해서.. 내 신세가 내 처지가..

    지금은요,, 결혼생활 참으로 깝깝하고 답답해서 밤에 잠이 안와요 ㅎㅎㅎㅎㅎㅎ
    아직까지 이러고 있잖아요...

    매리야님.. 대박.. ㅋㅋㅋㅋ 울면서 기도해준.. 그래도 그사람은 착하네요..
    모멸감이 들게 하거나 괴롭히진 않았잖아요 ㅎㅎㅎㅎㅎㅎ

    아 전 이런 여자들의 소소한 수다가 너무 좋아요.. ^^
    이젠 남자라는 거 자체가 싫어요.. 남자라는 동물 진절머리가 나요.. 맞춰살기 너무 힘들구요..
    전 솔직히 바람도 피우기 싫어요.. ㅠㅠ 짜증나요.. 남자라는 거 자체가.. 리비도가 다 닳아없어져 완전 빵퍼센트로 사라졌나봐요..
    (바람피우는 사람들 정신상태가 썩고아니고를 떠나서 참 에너지가 충만하구나 생각한다니까요.. )

    결혼 안 하면 어때요.. 인생 사는 방법 한 가지가 아니에요.. 자기가 택한 방법에 책임만 지면 되는거죠..
    제 주변에 사십대 싱글녀들 엄청 많구요..
    물론 외로워는 하는데 취할거 취하고 택할거 택하고 버릴거 버리는 행동을 잘 터득해가며 살더라구요..
    그게 누구나의 인생에서나 마찬가지지만요..

  • 22. 황당
    '10.12.21 2:36 AM (125.178.xxx.16)

    '바람피우는 사람들 정신상태가 썩고아니고를 떠나서 참 에너지가 충만하구나 생각한다니까요..;
    -> 요기서 넘어갑니다. ㅎㅎㅎㅎ....

    울적해져서
    몇년 전에 결혼 얘기 나오려다 상대의 변심으로 헤어진,
    (저보다 직업 좋은 여자에게 갔었죠.)
    그러다 같은 직업 사람 만나기엔 자기가 가진게 너무 없고, 걔중 맘에 들었고, 조건도 받쳐준단 이유로 절 다시 만나려고 연락한, 천상천하 유아독존에 성질 뭐 같던 그 녀석 말곤 대안이 없나...하곤
    궁시렁거렸는데,

    덕분에 웃다 잘 털구 잠자러 가려구요. 고맙습니다. ^^

    ...그나저나, 애들 참 좋아하는데 엄마가 되는 길은 멀고도 험하기만 하네요. ㅎㅎ...

  • 23. 매리야~
    '10.12.21 2:37 AM (118.36.xxx.51)

    진짜 근처에 사시면
    포장마차에서 우동 한 그릇 시켜놓고
    쐬주 한 잔 부어라 마셔라 하고 싶네요.ㅋㅋ

    주무시고...맞선월드는 앞으로 쭈욱~ㅎ
    홧팅!

  • 24. 황당
    '10.12.21 2:39 AM (125.178.xxx.16)

    매리야~님
    그러게요. 근처면 이런 얘기는 김 모락모락 나는 오뎅이나 우동에 쐬주 일잔씩 하면서 해야 하는건데 말이죠. ㅎㅎ

    매리야~님두 안녕히 주무세용. + 홧팅이에용...^-^

  • 25. .
    '10.12.21 2:54 AM (220.85.xxx.199)

    에고 판 다 끝났네.. ㅎㅎㅎㅎ 황당님 이거 지우지 마세요.. 오가는 얘기들이 참 너무 재미있었네요.. 히히히

  • 26. ^*^
    '10.12.21 3:02 AM (175.252.xxx.246)

    아휴... 정상적인 사람 만나시길 바랍니다~
    얼마나 황당하셨을꼬...

  • 27. 저는,,
    '10.12.21 3:35 AM (203.130.xxx.123)

    제 친구 어머니의 친구아들-.-;과 선을봤는데,,
    원조 싸이코였어요. 예를들면 여행좋아하세요? 그래서 네^^하고 대답하면, 저는 싫어하는데,,
    머 이런 대화의 연속이었구요. 희안하게 잘 기억은 안나는데 정말 끔찍했었던건 사실이에요.
    너무 충격받고, 정신 바짝차리고 좋은 사람만나 결혼했거든요.
    그러니 주선했던 친구가 그제사하는말이....
    실은 나 이전에도 다른 친구를 그남자랑 선보였다는거에요!!!!!
    근데, 그친구도 그남자랑 선보더니 바로 결혼했다고 -_-;;;;;;;;;;
    그남자가 진상이어도, 여자 정신차리게 만들어서 결혼하게 만드는 능력이 있는거같다며,
    주변에 미혼 친구들에게 돌려가며 보여줘야하는거 아니냐고 웃지못할 우스개 소리했던
    기억이 납니다...
    아마 다음번에 정상남을 만나시면 막 후광이 비추는것처럼 느끼실지도...-.-;

  • 28. 아침부터
    '10.12.21 7:10 AM (61.255.xxx.108)

    웃네요 ㅎㅎ
    원글님은 속상해서 올리셨는데 재밌어요.^^
    근데 솔직히 저정도는 애교수준입니다.
    황당을 넘어서 참담함을 느끼게 하는 얘기
    듣고 직접 겪고 ㅡㅜ 그랬어요.

    살집튼실한 여자앞에서 본인은 강수지처럼 가늘가늘한 여자 만나보는게 소원이라는 넘
    본인 룸쌀롱 간 야그 하는놈...

    근데.. 선본날은 멀쩡했는데 살아보니 이상한 넘도 있더군요.
    골치가 아퍼요ㅜㅜ

  • 29. .
    '10.12.21 8:04 AM (220.85.xxx.199)

    선본날은 멀쩡했는데 살아보니 이상한 ㅋㅋㅋㅋㅋㅋㅋ 맞아요.. 미치겠네요.... ㅠㅠ

  • 30. 나중에..
    '10.12.21 8:50 AM (121.181.xxx.124)

    나중에 그 선남들을 추억하실 날이 올겁니다..
    50번 넘게 선보고 결혼했는데요..
    가끔 선봤던 남자들 생각하면 웃겨요..
    기억나는 사람은 20명 정도 되려나?? 재미있었던 사람 황당했던 사람등등..

    첫 만남에서 영화보자고 하고 귀에 바람 훅훅 불어넣던 사람... 어머니가 패션드자이너시라서 그런지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를 보면서.. 저 여자 옷이 어쩌고 저쩌고..
    지금 남편도 괜찮지만.. 초기 선 볼 때 양쪽 다 호감 있었는데 스킬 부족으로 인연이 안된 남자..
    비만 연구하던 남자..
    마티스야 달려라~ 하던 남자..
    프로야구 선수였던 남자.. 축구 선수였던 남자..
    유명한 로펌에 다니면서 그 로펌 모른다고 분개하던 남자..
    내 라이프 스타일 비꼬던 남자..
    부자 아버지를 둔 날라리..
    결혼은 싫지만 매주 다른 여자 만나는 재미에 결혼정보회사 가입해서 매주 여자 바꿔 만나는 남자..(채팅대신 선이라고 하더군요..)

  • 31. 끄덕
    '10.12.21 8:52 AM (222.107.xxx.161)

    선 볼땐 멀쩡했는데 살아 보니 이상한 ..분과 살다 이혼 이야기 나오고 있습니다.

  • 32. 기억
    '10.12.21 9:37 AM (123.254.xxx.45)

    원글님 힘내시라고 저도 한줄 보태면..전 예전에 선보고 서너번 만났는데 갑자기 메일로 이력서 달라고 한 선남도 있었어요. 딱 이력서라는 단어를 쓴 건 아니고 몇년 학교 졸업, 몇년부터 몇년은 어디, 몇년부터 몇년은 어디...이렇게 직장 연도랑 이름 메일로 좀 보내달라고..ㅠㅠ

  • 33. ..
    '10.12.21 10:17 AM (121.66.xxx.146)

    재밌네요.. 지금남편. 정말 성격 평범해서 결혼결심했습니다,
    직업좋고 집안좋아도 또라이 많았어요..ㅋ

    선보고 3~4번 만났던 의사는 지극정성이더니 크리스마스이브에 만나기로 하고 그전날 연락두절..
    어떤남자는 선보러나와서 우리부모님 골프잘치시냐? 이런식으로 탐색하길래 울아빤 골프안치시고 등산다닌다고했구요.. 한 3번만난 중소기업집안 아들은 일본식술집에서 저화장실간 사이에 종업원에게 담배심부름시키는거 보고 깜놀!! 선보고 바로 술마시러가쟈고 하고 게속 2차로 또 술마시러가쟈는 놈도 있구요..

  • 34. ..
    '10.12.21 11:09 AM (121.148.xxx.150)

    그런 인간은 40넘어서도 장가 못 갈것 같네요.
    모질이 ...

  • 35.
    '10.12.21 12:27 PM (125.248.xxx.42)

    40 넘어 못가는 남자는 다 문제가 있는건가요?
    아니라고 믿고싶은 1인입니다.

  • 36. 래래
    '10.12.21 2:07 PM (118.33.xxx.69)

    지난 여름에 억지로 선본 남자만큼 똘아이에 진상은 없을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더한 사례를 보니 조금 위안이 되긴 하네요.

  • 37. 하..
    '10.12.21 2:53 PM (112.170.xxx.186)

    정말... 심하다.........

  • 38. ...
    '10.12.21 3:54 PM (114.207.xxx.153)

    위안받고 있는 노처녀 1인..^^

  • 39. 하하
    '10.12.21 5:30 PM (222.110.xxx.85)

    저만 그랬던건 아니었군요
    저두 확실한 노처녀 ㅜ.ㅠ 인데요
    선만 보면 이상한 남자가 나와서
    이 나이에는 이런 남자만 남아있는가 보다
    나도 이상한 걸까
    뭐 그런 고민을 심각하게 한 적이 있었다는
    다시 생각하니 눙물이 ㅜ.ㅡ

  • 40. 이건뭐
    '10.12.21 7:28 PM (125.178.xxx.87)

    아..슬프다,인생 고달프군요.

  • 41. .
    '10.12.21 8:31 PM (220.85.xxx.199)

    아 또 웃긴거,, 제가 이십대 후반에서 삼십대 초반일 때 얘기에요.. 한창 맞선볼때..
    제 친구들도 마찬가지 신세(?)였죠.. 결혼을 일찍한 애는 별로 없었거든요.. 요샌 다 그렇잖아요..
    제 주변에는 친구들이 다 사는거나 배운게 비슷비슷해서 부모님 중산층, 서울시내 알만한 4년제 대학 졸업, 알만한 회사 다니고,,
    다 그래요.. 근데,

    서울시내 결혼적령기에 접어든 집안+학벌+직업 괜찮은 남자들 pool이 정말 좁구나, 작구나라고 느낀게요,,

    제가 맞선본 남자 황모씨,, 변호사,, 나중에 제 친구가 결혼정보회사 통해 만났구요..
    또 맞선본 남자 공모씨,, 외교관,, 똑같은 친구가 이 남자를 또 만났더랬어요..
    나중에 서로 맞선 본 얘기하다가 이 사실을 알고 둘이 얼마나 놀랐는지 약간 소름끼쳐하며 웃었네요..
    두 남자 다 제가 먼저 만났었구요,, 이 친구는 제가 만난지 한 2,3년씩 있다가 남자들을 만났는데,,
    전 이 남자들 아직도 장가 안 갔구나 생각 ㅎㅎ

    또다른 제 친구 A가 맞선본 우모씨,, 증권사 직원,, A가 그 우모씨를 만나고 나서,, 하는말이요.. 저더러,,
    "친구야~ 난 내가 남자의 외모를 보는 눈에 하한선이 있다는 걸 우모씨를 만나고 나서야 알았다.."라고 하더군요..
    정말 도저히 용납이 안 되겠었나봐요.. 그리고 남자 성격도 굉장히 특이했었나봐요.. 듣자하니..
    동갑이었는데 보자마자 첫날부터 반말에,, 제 친구랑은 잘 안 맞는 느낌이 들었는데,
    그래도 혹시나 해서 (외모는 안 중요하다 안 중요하다 자가최면을 걸면서) 2, 3주 정도 만나다가
    도저히 안되겠어서 그냥 인연 아닌거 같다고 했대요..

    근데,, 제가 아는 다른 애가,, (얜 제 친구는 아닌데 그냥 예전에 무슨 강의 같이 들었던 애.. 김양..)
    저 모르는 사이에 이 김양이 우모씨랑 소개팅해서 결혼을 한 거 있죠.. 딸 낳았다는데,,

    세상 좁더라구요.. ^^

    다른 친구는,, 걔네 아버지가 하도 의사한테 보내려고 기를 쓰시는데 세브란스병원을 그리 신뢰하고 좋아하신대요.. 아버지가..
    그래서 세브란스에 근무하는 결혼적령기 의사는 다 만나본거같다고, 막 한탄을 하더라구요..
    자긴 나중에 아파쓰러져도 추한꼴로 세브란스 응급실엔 절대 못간다고.. 하하하;;;;

  • 42. 후후
    '10.12.21 8:48 PM (59.16.xxx.78)

    넘 재미있어요....
    맞선기인열전,,좀 풀어주시면 안될까요?^^;;-맞선 한번도 안해봤던 뇨자ㅋ- 2222달려고 했는데....
    이미 좀 풀어주셔서.....
    저는 맞선....한번보고 결혼해서(물론 맞선 본 남자와 결혼한 건 아니구요....)
    맞선에 대한 아쉬움이 좀 남아요....(뭥미?)

  • 43. 황당
    '10.12.21 9:38 PM (125.178.xxx.16)

    ....베스트까지 올라올줄은;;

    그나저나, "자긴 나중에 아파쓰러져도 추한꼴로 세브란스 응급실엔 절대 못간다고.. 하하하;;;;"
    이거 웃겨요..ㅎㅎ
    선 시장에서 '괜찮다'고 하는 남자 풀이 적은 건 정말 절대 동감이요. 여기서 말한 사람, 저기서도 얘기하고...그래도 친구들끼리 겹친적은 없었네요. ㅋ

    기인열전을 약간 풀어 놓자면...
    a.
    서른 초반에 만난 서른 중후반의 덩치 큰 의사.
    약속 차일피일 미루길래 바빠서 그런가보다..했는데, 난데없이 그 어머님께서 한참 일하는시간에 전화하셔서 아가씨가 뭐 바쁘다고 약속을 미루고 그러냐고 불호령;; 그냥 그 선 째 버릴까..하다 나갔더니
    호구조사성 질문을 연달아 내 뱉더니 곧바로 다음 질문이
    "성격 좋으세요?" ...?
    자기 입으로 성격 좋다 아니다...평가하기 어렵지 않겠냐고 얘기했더니
    "지금 하는 일은 좋아하세요?"
    하던 일 좋아했어서 이거 저거 설명해 줬더니, 내 대답 끝나고 5초 후
    "성격 좋으세요?"
    "......." (이건 기시감도 아니고, 데자뷰도 아닌.... -_-;;;;;;;)
    -> 5초간이라도 침묵을 지키지 못하는 메멘토 강박증 남 케이스.

    b.
    나이차 5살 쯤 되는, 사법 연수원생이라 나갔는데 제 전화 받으신 분은 아무리 봐도 이모부님 풍채.
    키도 속이셨는지 저보다 5-7센치는 적어보이시길래, 그냥 예의 지키고 차 마시다 돌아오려고 작정은 했지만, 그래도 쌩긋쌩긋 웃긴 했었습니다. 그런데....
    "어디 살아요?" "oo이요." "아, 거기 집 되게 큰데 집값 되게 싸지 않아요? 피식~~" "...."
    할말이 없어서 어디 살다 이사간거란 소리도 안하고 멍..하니 쳐다봤습니다.
    이어서, 거기 살면 답답하겠다. 드립을 치길래, 이직 결정된 회사 얘긴 안하고 그냥 영어학원 다니러 강남쪽 온다. 대답했더니 영어학원 이름을 묻고, 그렇게 듣도 보도 못한 곳 다니면서 그런식으로 그런 교재가지고 영어 공부하는 거아니다!!!라며 30분 동안 열변을 토하시길래, 듣다 지쳐 그당시 토익 점수 얘기했더니 입 다무시더라는...;; 잠시 후 영어 공부 어떻게 하셔서 그 점수 나온거냐 묻는(;;;) 어이 없는 대화를 이어가시더니 1시간 채우고, 저 쳐다보지도 않고, "만나서 반가웠습니다!" 를 어디론가 내 뱉곤 쌩..하니 짧은 다리 놀려서 나가시더라는...;;;

    c.
    소아과 레지던트.
    연락오면 만나라~는 엄마의 전화를 받은 날 저녁 12시에 전화해서 지금 볼 수 있느냐고 하더군요.
    -_-;;
    외근 갔다 늦게 들어가는 길이라 그건 좀 어렵겠다고 나이쓰하게 받아 넘긴 후 약속을 잡았습니다.
    약속 당일 나가보니...머리에 머리카락보다는 반짝거리는 두피와 빛이 훨씬 많이 보이던...;
    역시나 예의 지키려 차분히 앉아 차 마시고, 케익 조신히 떠 먹어 주는데
    자신의 외모에 컴플렉스가 있어서인지 시종일관 흘낏흘낏 훔쳐보듯 사람을 보면서 질문을 하더군요.
    오싹...해지는 기분 반, 금방이라도 울 수 있을 것 같은 울적함 반을 잘 눌러가며
    "목소리 참 좋네. 얼굴 가리고 목소리만 듣고 있음 좋을 거 같아."하는 반 변태성 멘트 들어줘가다 집에 들어오는길에 집 80m앞을 남겨놓고 눈물 줄줄 흘리며 들어갔었습니다.

    ....아....많네요. 왜 이게 끝나질 않는거야...ㅠ_ㅠ


    d.
    위의 싸이코 선남 번외편.
    이런저런 돌+i들에게 시달리다 뒤끝과 히스테리 게이지만 높아진 1인.
    문자를 보냈습니다.
    '정체모를 '괴전화'를 받고 저 만나러 나오셨다는 김oo씨. 직접 oo사무실에 가셔서 가입하셨다던데...참 독특한 크리스챤이시네요.^^ 모쪼록 크리스마스의 기적이 (이건 저만날 때 밖에서부터 크리스마스의 기적을 믿으세요? 어쩌구 깨방정을 떨길래...;) 있길 바랍니다. 그쪽 그거 정말 필요할 거 같네요.' 이랬더니 '감사합니다. 그런데 전 정말 가입 안했는데 쫌 그렇네요.'란 답을 하더군요.
    당췌 진실은 어딨는거냐 싶어 첨으로 주선자에게 전화했더니
    그 사람이 직접와서 자필로 프로필쓰고 가입한거 맞다고...-_-;;

    거짓말을 자주 하다 아예 그 세계 안으로 들어가는 사람을 두어명 봤었는데 그 꽈 중 한명을 만났나봅니다. ...뭐, 이런들 저런들 저랑 얽히지만 않음 고마운데 왜 그런 싸이코들은 죄다 제 선남으로 화하는거냐구요....ㅠ_ㅠ 뎅장.

  • 44. ㅜㅜ
    '10.12.21 9:58 PM (125.182.xxx.42)

    너무 웃어서 울어버린....ㅋㅋㅋㅋㅋㅋ
    아이구, 정말 여자수다방 같아서 넘넘 좋네요. 후후후후
    십년전의 맞선회사 가입 생각나네요.

    어느 한의사....너무너무 말소리가 일정한 낮은톤에 높낮이없이 줄줄줄....라디오소리 같아서 그 앞에서 커피마시면서 꾸벅꾸벅 졸았어요. 잠을 참기 힘들어서,일어나자라는 제스처를 취하니까, 정색을 하길래,,,다시 앉아서 한시간을 더 그사람 자장가를 듣고 있어야만 했어요.
    아~ 머리아파. 완죤 교실에서 지옥의 졸린수업 듣는거와 같은....
    맞선장소인 호텔 커피숍 다른 쌍들 앉아있는 가운데서 ,그것도 커피까지 들이키면서 졸리움을 참을수가 없던지....아직까지 그때를 회상하면 그남자 얼굴이 어땠는지도 모르고 졸린눈으로 억지로 졸음참던 생각만 나네요.

    제일 막장은 반바지에 쓰레빠 끌고나왔던 젊은애.

    처음본 얼굴상이 너무 안좋아서, 다신 연락도 하고싶지않아 삐삐도 안받았더니만, 내게 그럴수 있냐. 내 마음 찢어진거 어떻하냐. 내인생 망쳤다. 물어내라...별 억지 쓰던 남자.....아니, 단한번 선 본거로 내가 왜 널 책임지냐. 니성질 그럴거 같아서 에프터 안받은거다.

  • 45. .
    '10.12.21 10:40 PM (220.85.xxx.199)

    예전에 친구가 그러더라고요.. 자기가 남자한테 먼저 연락하고 싶다는 게 아니라,
    차후연락의 선택권이 남자한테 있는 이 분위기가 싫다고,
    애프터를 하냐마냐가 남자한테 달린 이 문화가 너무 싫다고요..

    왜냐면 폭탄남한테서 애프터마저 안 오는 케이스들이,, 나이 들수록 많이 많이 늘어나잖아요..
    그러면 열이 받아서 자기가 먼저 연락하고 싶대요.. 한마디만 하고 확 끊으려고..
    '야 나도 너 싫어!'ㅎㅎㅎㅎㅎ

    어찌 보면 맞선 많이 보고 가슴에 상처입은 노처녀끼리만 공감할 수 있는 자조적인 얘기들을 풀어놓는 것일 뿐이니
    이 글 읽는 노총각들은 너무 티껍게 생각하지 마시길..

  • 46. ^^
    '10.12.22 12:59 AM (116.121.xxx.41)

    당사자분들은 속 많이 썩으시겠지만.
    전 원글님.점하나님 매리야님 왜이렇게 귀여운건지... 한참 웃다가네요..
    조만간에 소모임 하나 만들어질 분위긴데,, 고문 필요하시면 언제든지 말씀하세요..
    저도 겪을만큼 겪은 여자입니다,....^^;

  • 47. vngk
    '10.12.22 1:24 AM (222.109.xxx.221)

    푸하, 재밌다.
    매리야님, 혹시 얼굴 멀쩡하게 생기고 액션배우 얘기만 하던 그 놈,
    혹시 길라임 빙의된 김주원 아니었을까요? (시크릿가든 보시나요?)
    갑자기 상상하니 재밌다는.
    참, 김주원 사장도 선 보러다니지. 갤러리에서 하는 그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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