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누라한테 한시적으로 쫒겨난 친구넘 달래주려고 같이 술 한 잔 찌끄리고
집에 들어왔습니다.(물론 현란한 말빨로 다시 돌려 보내 줬습니다.)
혼자 사는 입장이라서 마땅히 집에 먹을 것이 없는 상황에서
아까 낮에 사 두었던 떡사리(내일 아침 부대찌개용)를 꺼네어 떡볶이를 했습니다.
평소의 레시피대로 했다면 걍 무난하게 처묵하고 잠자리에 들 수 있었습니다만
떡뽁이 궁물이 조물조물 오그라 들 때쯤 갑자기(새벽 1시 50분경) 된장이 눈에 띕니다.
'함 넣어볼까'
술이 죄인 지 된장이 죄인 지....
솔까말 정확하게는 된장이 아닌 막장입니다.
한 스푼 뚝 떼어네어서 냄비 끝을 빌려서 숟가락과의 마찰을 이용해 살벌하게 풀어주었습니다.
'아.. 냄새 주기는뒈?'
기대 만빵입니다.
이 새로운 레시피로 82의 강자로 등극을 하겠노라...
그런데 줸장... 궁물맛이 끝내줍니다. ㅠㅠ
'설마...' 하면서 떡 사리 하나를 조물조물 씹어자셔봅니다.
'퉷퉷퉷'
결국, 다 버렸습니다.
알코올의 위벽 자극으로 인해 매운 것이 심하게 땡깁니다.
고심한 끝에 24시 운영하는, 반경 2킬로 안의 먹자골목 내 분식집으로 향하기로 했습니다.
걸어가기는 멀고.. 차 타고 가기에는 술이 발목을 잡고.. 택시는 기사아자씨한테 미안하고...
결국, 지난 해 다이어트용으로 사다 두었다가 몇 번 끌어보지 못하고 처박아 둔 자증거를
살포시 꺼네었습니다.
삐걱거리며, 바람이 반쯤 빠져있는 상태이지만 잠깐 운행하기엔 부족함, 없어보입니다.
"오랫만에 만난 그녀 떡볶이를 너무 좋아해 ~"
DOC 의 노래를 흥얼거리며 룰루랄라 분식집으로 향하던 중....
소녀시대의 유리와 써니를 연상케 하는 자태를 뽐내는 츠자 둘을 발견합니다.
'아니, 이 동네에 저런 처자들이..'
잠깐 한 눈 판 사이...
뭔가 질질 끌려오는 소리가 들립니다.
급기야 이내 '툭..투둑..투두둑...' 소리가 들립니다.
아 놔.... 길거리에 세워져 있던 쓰레기 봉투가, 저전거 페달에 걸려 다 뜯어지고 말았습니다. ㅠㅠ
동시에 저도 같이 보도블럭의 차가운 기운을 맛 보고 말았습니다.
그 상황에서도 전 못 볼 걸 보고 말았습니다.
어느 집구석인지 고기반찬은 하나도 없구, 다 풀떼기만 너덜너덜... ㅠㅠ
사이사이 '잠자리'용 고무장갑도 몇 개 발견됩니다.
'아.. 이 일을 어쩌지...'
아무 생각 없는 상황에서 그냥 빨리 도피하고 싶어서일까요..
전 나름대로 합리화 할 건덕지를 발견하고 중얼거리며 떡뽁이의 생각을 접고 집으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아니 어떤 집구석이 먹는 음식물 쓰레기에 저런 신성한 물건을...'
'이런 나쁜넘들 같으니라구..'
'헛 둘, 헛 둘.' 잽싸게 페달을 밟아댑니다. 심장 벌렁 거리며 집에 도착했습니다. ㅠㅠ
지금... 라면 끓이는 중입니다. -_-;;;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음주운전에 뺑소니까지 했어요 ㅠㅠ
노트닷컴 조회수 : 1,441
작성일 : 2010-12-13 03:52:35
IP : 124.49.xxx.56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ㅎㅎ
'10.12.13 5:15 AM (175.252.xxx.131)이분 82귀요미 자리를 노리시는듯ㅋㅋㅋ 라면 맛나게 드세요. 저는 방금 우동먹었어요.
2. .
'10.12.13 8:28 AM (125.139.xxx.47)거기다 기물파손까지 하셨군요. 오늘 뺑소니로 경찰 아저씨가 집으로 찾아올지도~ㅋ
3. ㅋㅋ
'10.12.13 8:32 AM (59.21.xxx.29)어느동에 사세요...제가 대자보 붙여 드릴께요...ㅋㅋㅋ
4. *^*
'10.12.13 10:12 AM (222.235.xxx.56)제목이 너무 자극적이네요....
저도 심각하게 생각하고 내용 봤는데 아무튼 다행입니다.....5. ..
'10.12.13 10:43 AM (218.232.xxx.210)글쎄요
평소에 바른소리 잘하시던 노트닷컴님의 글 치고는 웃고 넘기기엔...
인도로 가신건지 차도로 가신건지 구분이 없는 동네길이셨는지..
자전거를 인도에서 타면 안되는건 아실테고
차도로 가셨다면 엄연히 음주운전인거고
구분이 안가는 길이었대도 끌고 가지 않는한 음주운전은 위험한겁니다
거기에 한눈까지 팔다가
다른집 쓰레기 봉투 터뜨리고
그냥 내빼셨다니
그걸 자극적인 제목으로
뭔 의도인지 이런 글을 쓰신건...
음식물 쓰레기 봉투 치우느라 미화원 아저씨들은 고생하시겠네요6. ..
'10.12.13 10:44 AM (218.232.xxx.210)그들이 음식물쓰레기에 넣지 말아야 할걸 넣었다는걸로
그걸 터뜨려서 미리 발견했다는걸로
님의 잘못이 사라지진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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