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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일반학교에 보내지 않는 것이 이상한가요?
저는 평범하게 자랐어요.
어릴 때부터 혼자 책 읽는 거 좋아하고 엄마가 공부하라고 잔소리 안하고 혼자 알아서 공부하는 스타일이였어요.
적당히 공부해서 항상 2-3등 정도 했고 비평준화 지역이어서 중3때부터 입시에 시달리며 학창시절을 보냈어요.
고등학교는.. 뭐-_- 입학식 날부터 밤9시까지 붙잡아놓고 자율학습 시키던 학교였죠.
고3땐 새벽 6시20분까지 등교해서 밤10시에 끝났어요. 그나마 여고라서 좀 일찍 끝내준다고 했었던 것 같네요.
고등학교 때에도 공부는 적당히-_-해서 학교도 적당히 갔습니다. 건동홍라인으로.
이렇게 학창시절을 보내면서 항상 느꼈던 것은 < 학교가 도대체 뭐하는 곳인가?> 싶었던 거였어요.
여전히 반에는 누군가를 괴롭히는 아이들이 있었고, 또 한 켠엔 분위기를 흐리는 아이들도 있었고, 선생들도 그저 수업시간만 떼운다는 듯한 느낌이었어요. 좋은 선생님을 만나지 못한 제 부덕함도 있었겠죠.
내가 왜 공부를 해야하는지, 지금 내가 뭘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전혀 생각할 수가 없었어요.
자퇴하겠다고 결심한 때는 결국 고2겨울방학이었어요. 물론.. 자퇴는 못했죠. 잘 졸업했습니다;
결혼을 하면서 생각했습니다. 나는 절대로 일반 공립학교에 아이를 보내지 않겠다고 다짐했어요.
주변에서 학교 선생이 이유없이 아이를 때린다거나, 마음에 안든다는 이유로 한 달 간 청소를 시키거나 하는 일들을 많이 봤어요. 이유없이 친구들을 괴롭히는 아이도 많고, 내 의지와는 관계없이 나쁜 환경에 노출되어서 아이가 변하는 일도 많이 보게 됐어요. 그러다보니 더더욱 생각이 확고해지네요.
남편은 제게, 국내에서 대학을 보낼 것이 아니냐. 일반 학교에서 조직생활(?)에 대해서도 배워야하고. 아이를 특별히 가르쳤다가 국내 대학을 보내면 아이가 적응을 못할 수도 있다. 남들하는 정도로만 하는 게 좋다. 라고 말해요.
그런데 저는 생각할수록 정말 아니다 싶어요. 홈스쿨링을 지향하는 것은 아니예요.
좋은 선생님이 있는 곳으로, 좋은 환경에 있는 학교를 보내고 싶어요.
물론 아이가 공부를 잘했으면 좋겠죠. 그런데 대안학교에 보내면 아이가 공부를 못하나요?
다들 대안학교=공부못함 이라고 생각하시네요. 그리고 일반 사회에 적응못한다고.
정말 그럴까요?
이건 그냥 제 욕심에 불과한 것일까요?
제가 너무 이상적인 생각만 하고 있는 걸까요?
아이를 키우고 계시는 분들의 생각을 듣고 싶어요.
1. 음
'10.11.29 2:23 PM (116.32.xxx.31)애초에 대안학교 시초가 그랬으니까요...
공부를 못한다기 보다는 일반학교에 적응을 잘 못하는 아이들이
가는 학교라는 인식이 강하긴 하죠...2. 요즘은..
'10.11.29 2:25 PM (222.110.xxx.1)왠만한 학교보다 훨 수준높은 대안학교가 많쟎아요...
분당 쪽 모 대안학교는 경쟁률도 완전 높던데요...3. .....
'10.11.29 2:27 PM (115.143.xxx.19)대안학교 다시 생각해보세요.득보다 실이 더 많아요.현실적으로.
4. ...
'10.11.29 2:31 PM (175.213.xxx.118)대안학교는 일단 공립학교에 보내보고
아니다 싶을 때 보내야 될 것 같아요.
첨부터 대안학교에 보냈는데 내가 기대했던 것과 다를 때,
그땐 어떻게 하나요? 그게 문제더라구요.
공립학교 1학년으로 학년 낮춰서 들어갈 수도 없고...
그리고 중학교를 대안학교로 간 저희 아이 친구가 있는데
거기도 왕따 같은 거 다 있더라구요.
시험스트레스도 똑같고...
학생수가 적고 학교가 학생들을 모두 관리하는 기숙사 시스템이니
일반공립학교보다 사례가 적은 것 뿐이죠.5. ㅇ
'10.11.29 2:32 PM (163.152.xxx.225)너무 온실안의 화초처럼 생활하는 것도 안좋아요..
이유없이 애들 괴롭히는 애들, 조폭같은 얼굴 생김새만으로도 위협감을 주는 애들, 건달이나
할법한 상스런 말을 남발하는애들.. 제가 다 학교 다닐때 겪었던 아이들의 유형이고 저도 그때 당시는 너무너무 그게 싫었어요. 그래서 반드시 공부 열심히 해서 좋은대학 가서 어느 정도 수준있는 애들하고만 지내 겠다고 다짐했었었죠. 근데 사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그런애들 상대하는 것도 다 공부가 아니었나 싶어요. 살다보면 저런부류애들하고도 분명 만날때가 있을것이고, 뭐 울타리 둘러싸고 평생 내 입맛에 맞는 애들끼리만 어울려 살껀 아니잖아요. 어차피 사회는 전쟁터이니 말이죠..6. 대학에서
'10.11.29 2:35 PM (168.131.xxx.156)학생들 가르치고 있습니다.그리 유명한 대학이 아니라서 요즘 고전중입니다.
대안학교에서 공부를 못하는게 아니라,자기주도적 특성이 없는 아이는 대안학교에서 아무것도 안하고 놀 수 있습니다.논다고 창의적이 되는게 아니라,그냥 놀면서 시간을 보냅니다.(이건 일반학교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다지 유명대학이 아니라서 교수가 학생들 취직에 관심가지고 함께 기업도 돌아다니고 애들 훈련도 시킵니다만,저 높은 '대기업 본사공채/공사'가 아닌 곳에서 취업하려면,"엄청나게 인사성 좋고 뭔일이든 시켜주시면 감사하며 불도저같은 체력'이 있어야합니다.
중하위권 대학 애들을 뽑을 때에는,회사에서도 '시키는대로 하는 인력'이라 생각해서 그리 뽑습니다. 이런 회사생활의 불합리함을 견디려면,어느 정도 면역이 있어야한다는 걸 남자들은 알기때문에 '군대''입시'치뤄야한다고 말하는 거지요.
자녀가 월급받는게 아닌,다른 삶의 방식을 만들어낼 때까지 기다리고 지켜보실 수 있으면,혹은 그게 어렵더라도 결과를 다 끌어안을 각오가 있으셔야할 것입니다.7. ..
'10.11.29 3:08 PM (175.124.xxx.157)제가 아는 대안학교는.. 기존학교에 적응 못한 아이들이 가는 학교가 아니라 원글님처럼 생각하는 부모들이 나서서 만든 학교입니다. 그 아이들은 책을 읽어도 심도 있게 찾아서 읽고, 중학 연령만 되어도 앞으로 자기가 무엇을 할것인지 깊게 생각하는 진지한 아이들입니다. 대학을 가려고 결심했다면 검정고시를 준비하기도 하구요. 무엇보다 어린시절을 충분히 배려 받고 자라기 때문에 세상을 헤쳐나갈 면역이 강합니다. 그리고 아이들은 보호만 해주는 것은 아닙니다. 선생님들은 아이들에게 스스로 하는것을 제일로 가르칩니다. 교우와의 갈등도 터치 안하는 경향이 강하구요. 오히려 학원이나 공부에 밀려 마음을 배려받지 못한 아이들이 어려운 시기가 오면 더 많이 무너지는것을 봤습니다. (요즘 아이들 강하지 못하다는 말 많이 듣지요.) 대안학교 아이들이 온실 화초라는 말은 틀린것 같습니다. 깊게 고민해 보시고 좋은 학교도 많으니 검색해 보세요.
8. 그 반대
'10.11.29 4:34 PM (119.149.xxx.33)무슨 말씀이세요? 요즘 대안학교는 귀족학교랍니다.
제 생각엔 공교육의 사교육화라고 생각해요. 요즘 대안학교 다니는 애들 보면 더 빡세게 돌리던데요? 더 비싸고 더 희귀한 곳으로요. 돈 많은 사람들이 가는 거 같더군요.
예전 같은 대안학교도 있겠지만 많이 바뀌어가는 곳 같습니다.
근데 대안학교 나와서 대안직업을 고르실 게 아니라면, 그냥 사회에 나와서 살 거라면 잘 생각해 보셔야 될 거 같아요. 대안학교 나온다고 또 다른 현실을 사는 게 아니니까요.9. 회상
'10.11.29 8:00 PM (180.224.xxx.33)부모가 나서서 자녀가 평생토록 온화하고 우호적이며 정의롭고 상식적인 사람들만 만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줄 수 있는 경제력과 계층에 있는 사람이면 모르겠는데....어차피 대안학교에서 올곧고 바르게 온화한 환경의 사람들만 만났다고 해도 사회에 나와서 다른 평범한 사람과 똑같이 취직해서 살게 된다면 - 그 때 갑자기 겪게될 불합리함, 드럽고 치사함, 치졸한 환경...그런걸 그때는 어떻게 견디며 살게 될까요? 내 학창시절 추억은 참 따뜻하고 평화로웠는데....왜 이놈의 세상은 이렇게 돌아갈까....더 생각이 많아지지 않을까 해요.그래서 저는 별로 일반학교 피해서 보내고 싶지는 않아요. 저도 사실 일반학교 별로 안좋아한 아이였어요. 특이하다는 소리도 많이 들었고, 잘 적응하지도 못했고 억울한 일도 많이 당했고 그래요. 마음의 배려는 정말 사치였어요.
하지만 지금 와서 사회 나오니 그 속에서 처세술- 내 고유한 특수성은 지켜나가되 그 특수성을 비하하고 비웃고 자신들과 똑같이 만들지 못하면 끌어내리려고 하는 치졸하고 비열한 인간들을 알아보고, 그들에게 적당히 맞춰주며 어울렁 더울렁 좋은 평판 받으며 두드러지지 않으면서 살아가는 방법- 같은걸 좀 알게 된 것 같아요. 대안학교에서 그런걸 못배운다는 말은 안할게요 제가 거기 나온 사람을 아는 것도 아니고, 본 적은 없어요 솔직히. 하지만 인생이 쉽지만은 않다는거. 제가 너무 힘들게 배웠던거 자식이 피해갈 수 있는 거대한 울타리가 제가 되어주지 못할 바에는 자식도 세상을 좀 일찍 알고 상처를 덜 받았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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