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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추워져서 저도 고양이 얘기^^

고양이위탁모 조회수 : 1,039
작성일 : 2010-11-25 20:47:48


1. 1년 전쯤에 여기에 글을 올린 적이 있어요. 어느 날 아들녀석이 꼬물이 갓난 고양이를 품에 안고 오는 바람에 졸지에 고양이 위탁모가 됐다는 내용으로요. 그때 82쿡 회원이신 분이 안 쓰는 손톱깎기도 보내주셔서 지금까지도 아주 잘 쓰고 있답니다. 그리고 댓글을 통해서 정말 많은 도움 받았구요. 늦었지만 다시한번 감사드리구요.^^ 고양이라고는 그림이나 사진으로 보기만 하던 제가 고양이의 세계로 발을 들여놓게 된 계기였어요.
그 고양이가 지금은 한 살 넘은 뚱냥이가 되서 다이어트 사료를 먹으며 살고 있답니다. 그리고 음... 너무너무너무 이쁜 초미묘 노란 똥고냥이에요.

2, 저도 고양이를 무서워했던 시절이 있었어요. 오래전이지만. 그런데 언제부턴가 고양이들이 참 매력있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어요. 아마 인터넷에서 이쁜 고양이들을 많이 보게 되서 그렇기도 하고, 고양이라는 동물이 알아갈수록 참 독특하고 매력적이었어요. 그러면서도 선뜻 키울 생각은 못 했죠. 아마 누구나 그렇듯이 동물을 기른다는 게 사람이나 마찬가지로 책임이 따르는 일이었으니까요.

3. 아깽이 우유를 먹여가면서, 신문지 깔아놓고 손으로 살살 문질러서 오줌 똥 뉘어가면서 길렀어요. 그땐 참 무식했던 것이 고양이 우유 떨어져서 급한 김에 사람 우유 먹였다가 설사도 하고, 사람 애기 안듯이 안고 우유를 먹이질 않나... 잘못하면 기관지로 들어가서 큰일 날 수 있다네요. 그렇게 아무 것도 모르던 위탁모가 다음 카페 냥이네에서 공부하면서 애를 키웠어요.

4. 문제는 냥이네에서 너무 많은 걸 본 거에요. 특히 길고양이들의 짠한 삶과 사람들 때문에 다친 사연들, 그들을 구조해서 치료하고 다시 입양보내고 하는 일련의 고단한 활동들을 보게 됐죠.
이상한 건 그 뒤부터 제 눈에 길고양이들이 끊임없이 나타나기 시작한 거에요. 집 근처에서 만나고, 직장 근처에서 만나고, 하나같이 배고픈 얼굴로 지쳐서 비틀거리는 녀석들이었고, 다음 날 사료를 갖다주기 시작했어요. 그러면 한 마리가 두 마리가 되고, 어디서 또 다른 녀석이 나타나고...
집 근처에서 제가 주는 밥을 먹는 애들이 대여섯 마리쯤 되요. 매일 그 시간쯤이면 기다리는 녀석도 둘 정도 되고.
직장 근처에서도 그 정도 되죠.

5.그리고 중성화수술을 알게 됐어요. 결국 먹을 걸 어느 정도 해결해 주고 나면 중성화수술을 통해서 개체 수를 조절하는 게 해야 할 일이라는 거죠. 그렇지 않으면 새끼를 낳고 또 낳고, 많이 불어나게 되면서 먹이를 줘야 하는 부담 뿐만 아니라 그야말로 우글우글해진다는 걸 실감할 테니까요.
중성화 수술은 지자체에서 사업으로 운영하는데 지역마다 조금씩 다르더군요. 종로구는 지정병원이 있어서 포획, 수술, 방사까지 옆에서 같이 볼 수가 있어요. 하지만 10월에 예산이 바닥나고, 날씨가 추워지면 수술을 하지 않는다고 해요. 그래서 고양이보호협회에서 일부 지원을 받아서 수술을 시킬 생각입니다. 정회원으로 회비도 내게 됐죠. (점점 깊이 들어가고 있는 중....)

6. 제가 사는 곳은 일산인데 고양시에서 요즘 중성화수술 문제로 시끄러워요. 그렇지 않아도 불쌍한 길고양이가 누군가에게는 돈벌이 수단이 되고 있고, 관리감독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죠. 신고가 있을 때 고양이를 포획해서 중성화 수술을 한 다음에 원래 있던 자리에 다시 풀어주는 게 그 사업의 핵심이고  한 마리당 12만원의 예산이 쓰여요.
그렇다면 신고가 없는데도 업자들이 나가서 보이는 족족 잡아가는 경우, 잡아다가 수술하지도 않고 청구하는 경우, 수술하고도 아무데나 풀어놓는 경우,  풀어주지 않고 어딘가로 팔아버리는 경우... 많은 가능성이 존재하죠.
우리 세금으로 누군가가 그렇게 편하게 돈을 벌고 있는데, 더구나 불쌍한 길고양이들의 목숨을 이용하는 거에요.
제가 할 수 있는 방법으로 그 문제를 <어떻게> 하고 있어요. (진행중이라 좀 대외비^^)
중요한 건, 길고양이를 돌봐주거나 무관심하거나 싫어하거나 어떤 경우든 길고양이들은 우리 곁에 존재하고, 그들과 우리 사람들이 공존하기 위한 현재로선 최선의 방법이 중성화수술이라는 거에요.
실제로 이게 잘 운영되는 곳은 개체 수가 늘어나지 않았다는 결과도 있어요. 어떤 사람들은 인위적인 수술이라 해서 부정적인 시각도 있지만 누구나 마음 아프지만 현재 할 수 있는 차선의 대책이거든요.


7. 이제 저의 오지랖은 업둥이에 이르게 됐어요. 건너건너 알게 된 기구한 고양이가 있는 거에요. 처음 아기때 예쁘다고 데려간 처자가 결국 능력이 안되니까 집에 보내고, 그 집에선 강아지도 있고 귀찮으니까 건물 옥상에 풀어놓고, 건물 경비가 고양이를 쫓는 바람에 6층에서 추락하고, 기껏 치료하러 입원까지 시켰는데 제대로 수술을 안 해서 뒷다리에 장애가 남았고, 그 애를 다른 여자한테 입양보냈는데, 결국 그 여자는 고양이에 대해서 아무 것도 모른 채 애가 집 밖으로 뛰쳐나갔고, 집 근처에 있다는 걸 알았는데도 그냥 밖에 놔두고 밥이나 주겠다고 하고....
이런 내용을 알게 됐는데 위치가 하필이면 고양시 화정 근처인 거에요....ㅠㅠ
그 고양이는 장애도 있고 아직 어린 데다가 그 동네 가서 이틀밖에 안 됐는데, 그냥 놔두면 결국 죽는 거죠.
여차저차 잡아서 저희 집에 데려왔어요. 와보니 뼈에 가죽만 붙어있고 뱃속엔 기생충. 빈혈도 있다 하고..
지금 한 달 정도 됐어요. 몸무게는 이제 600그람 정도 늘었는데 큰 애한테 자꾸 달려듭니다. 큰 애가 소심하고 세상 물정을 모르는 데다가 고양이란 걸 처음 본 거죠. 그에 비해 이 녀석은 산전수전 겪고 성격도 좀 드세고 샘도 엄청 많아요. 와서 한참 고생했어요. 큰 애가 특히 고생했죠.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닌 데다가 원래 자기 혼자만 있던 곳을 다 뺏기고, 좀 쉬려고 하면 달려들고, 뭐 갖고 놀고 있으면 뺏아가고... 이러다 병 날까봐 겁이 났어요.
좀 텃세도 부리고 무섭게 해서 제압을 하면 얼마나 좋을까만, 영 서열이 안 잡히는 거에요. 게다가 큰 애는 원래 몸에 손 대는 걸 싫어해서 같이 싸우다가가 돌아앉아서 막 손을 핥아요. 다른 녀석 몸에 닿았던 자기 손을 씻느라고 정신없죠. 그러니 싸움이 되겠어요. 그러다가 도망가버리고, 냉장고 위에 올라가 앉아있고. 작은 애는 점프를 못 하거든요. 아직도 큰애는 불편한데 갈 데가 없으니 적응을 해야 하는 상황이에요. 가슴 아파서 어떨 땐 업둥이 데려온 걸 후회도 했답니다. 매일 미안하다고 말하지만 큰 애는 이미 단단히 삐진 상태...
전에 그 녀석이 하도 도도하고 거만해서 애교 많은 냥이 데려다가 살고 싶다고 그랬는데 이젠 꿈도 꾸지 말아야겠어요.

8. 한 줌도 안 되던, 220그램밖에 안 되던 꼬물이 한 마리에서 출발한 저의 위탁모 인생은 이제 집에 두 녀석, 밖에 열 두 녀석으로 늘어났어요. 생각해보면 기가 막힙니다. 여전히 어딜 가면 구석진 곳에서 고양이를 발견해요.
길고양이들과 친해지거나 사진을 찍거나 하는 건 전혀 안 해요. 항상 주던 자리에 밥을 놓아주고 오죠. 그래도 처음보다는 훨씬 경계를 안 해요.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저를 바라봅니다.
이걸 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 생각할 때가 많아요. 내가 할 수 있는 동안은 하겠죠. 그동안 어떤 고양이는 잘 자랄 거고, 어떤 고양이는 자취를 감추기도 할 테고, 어떤 고양이는 병으로 다시 못 볼 수도 있어요. 매일 밤 내가 주는 밥을 먹고나서 어딘가 자신의 몸을 누이고 추운 겨울밤을 무사히 지낼 수 있기만 바라는 거에요.
내가 주는 밥 덕택에 위험한 차도를 건너 먹을 걸 구하러 가지 않아도 되고, 쓰레기 봉지를 뒤지지 않아도 되고, 먹이를 찾느라 사람들 눈에 띄지 않아도 되기를 바라구요. 그들에게 사랑을 주지는 못 해서 정말 미안하지만, 밥이라도 먹고 힘내기를 바래요.


9. 집 근처에서는 한번도 없었지만 직장이 광화문인데 거기서는 오가는 사람들이 좀 있었어요. 다행인 건 고양이들을 싫어하거나 밥 주는 걸 반대하는 사람을 본 적이 한번도 없다는 거죠. 참 다행이고 내가 변한 것처럼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도 많아진 것 같아요. 여전히 학대받고 죽임을 당하고 굶주리는 고양이들이 많지만, 그래도 많이 나아졌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앞으로 점점 더 나아질 거라는 희망도 하구요.

10. 그냥은 안되겠죠. 길고양이는 원래 길에서 태어나기도 하고, 집에서 기르다가 잃어버리거나, 주인이 일부러 내버리거나 그런 이유로 생긴다고 하죠. 거슬러 올라가면 아프리카 사막에서 살던 고양이가 전 세계에 퍼진 것 자체가 이미 사람의 손에 의해서구요.
고양이처럼 야생과 순화의 경계에서 살아가는 동물은 아마 없을 겁니다. 그게 고양이들의 본성이기도 하고, 역사적으로 그들은 단 한번도 사람에게 완전히 길들여지지 않았다고 해요. 다만 사람과 교감을 갖는 관계가 가능한 거죠.
문명화된 사회일수록 고양이에게 호의적이었다는 연구도 있더군요.
중세때 페스트가 창궐했던 시절이 바로 마녀사냥이라는 이름으로 고양이들을 무차별 학살했던 시기와 일치할 거에요. 고양이를 학살하면서 쥐의 천적이 없어진 거죠. 종교라는 이름의 야만성이 생태계를 무너뜨리고 그 피해는 결국 사람에게 온다는 사례가 될 거에요.
실제로 지금 청계천 주변에 그렇게 쥐떼가 출몰한다네요. 지난 몇 년 동안 종로구에서 길고양이들을 무차별적으로 잡아서 죽였기 때문이라죠. 이제 쥐를 잡느라고 쥐약을 놓고 법석을 떨겠죠. 청계천 근처를 지나다가 어느 뒷골목 하수구에서 쥐가 나타나면 얼마나 끔찍한가요.
요즘은 왜 이렇게 쥐가 창궐하는지.... 살판이 났나봐요.

11. 고양이들의 세상에 발을 들여놓은 사람은 참 고달프더군요. 집에 있는 이쁜 녀석 보다가도 울컥, 생각이 나고 비가 오면 걱정, 추워지면 걱정. 늦게 퇴근하면 이 녀석들이 앉아서 기다리니까 초조해지고, 어디서 동물 학대하는 인간들 얘기 나오면 분노에 떨고... 여기저기 후원금 점점 늘어나고, 처음에 새끼 고양이 데려온 아들녀석한테 가끔 원망도 해요. 하지만 제 오지랖을 탓해야죠. 그냥 되도록 많은 사람이 길고양이들을 미워하지 않고, 최소한 그냥 놔두길 바라고, 기르던 반려동물 잃어버리거나 내버리지 않기만 바래요.

그러면 우리 그런대로 잘 살 수 있을 테니까요.^^



IP : 115.94.xxx.202
2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아..
    '10.11.25 9:00 PM (218.152.xxx.210)

    정성어린 글 잘 읽었습니다. 저도 2마리 냥이 키우는데, 저희집이랑 비슷하네요..
    3살된 뚱보노랑둥이 있구요, 언니따라온 업둥이1녀석 ..^^
    저는 정기적으로는 못주지만 외출할 때 아파트 단지에 고정적으로 밥주는 곳에 밥 주고 있어요.. 가방에 항상 사료 넣구 다니구요..
    저희 어머니 생각나네요. 고양이 무서워하셨는데, 지금은 틈만나면 냥이네가서 글 읽으시고,
    길가다 고양이 보면 안쓰러워서 꼭 밥 주고 멀리서 지켜보시고..

  • 2. 길냥이
    '10.11.25 9:01 PM (115.136.xxx.177)

    너무 마음이 따뜻하세요^^ 복받으실 겁니다. 고향에 저희 아버지도 길냥이들이 가여워서 멸치 다신물내고 남은것,생선, 참치캔 등을 모아서 동네 길냥이 몇마리한테 주신답니다. 아버지가 퇴근하시는 길에 냥이들이 막 몰려온데요 아빠 앞에서는 배도 뒤집어 보이고 ㅎㅎㅎ

  • 3. 후아
    '10.11.25 9:06 PM (221.151.xxx.168)

    아 눈물나요. 전 항상 우리나라사람들이 고양이 무서워하고 싫어하는 사람 많은게 안타까워요. 님같은 분이 많았으면 좋겠어요. 저도 가끔 아파트 지나갈때 잔디에서 고양이들이 휙 지나가는거 보이는데...사료 사다가 놔둬야겠네요. 수위 아저씨가 취울까봐 걱정도 되는데....

  • 4. @_@
    '10.11.25 9:09 PM (110.44.xxx.212)

    저도 동물 좋아하는 남편덕에 얼떨결에 아기고양이 데리고 와서 지금은 완전 하인노릇 하고 있는 사람이에요.
    겨울이나 장마철 되면 예전엔 별 생각 없었는데 이녀석을 데리고 있으면서부터 길 위의 고양이들이 눈에 밟히더라구요. 울집에 있는 뚱뚱한 야옹씨는 뜨뜻한 바닥에서 뒹굴거리면서 좋은사료, 맛있는 간식 먹으며 생활하고 있는데....또한 한국이 유독 고양이에 관한 편견이 얼마나 심한지도 직접 느낄 수 있었구요.
    반려동물에 관한 방송이나 정보는 예전에 비해 많아졌지만 아직도 갈 길이 멀고 험난한 것 같아요. 특히 일반 시민들의 관심도 중요하지만 실질적인 영향을 행사할 수 있는 관련 공무원들의 인식과 협조가 많이 필요한것같구요..

  • 5. ...
    '10.11.25 9:16 PM (125.177.xxx.79)

    이런 세상이 있었군요..
    고양이들의 세상..
    님..^^
    알려줘서 고마워요 ^^
    것도 넘 잔잔한 이야기로 들려줘서..옆에서 누군가가 나레이터로 낭송하는 기분이 들었어요 ㅎ

    저도..화정동에 산답니다 ^^

    앞으론 저도 길 가다가 고양이들이 눈에 들어오면 ..
    이젠 냥이들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질거예요 ^^

  • 6. 작년 5월
    '10.11.25 9:25 PM (220.86.xxx.221)

    스승의 날에 중딩 아들아이가 불쑥 데려온 아깽이..어찌 안아야하는지를 몰라서 아들손에 잡혀 네 발을 버둥거리던.. 지금은 지난 겨울에 중성화 하고 앉아있으면 뱃살이 흘러 바닥에 닿는(ㅠㅠ) 냥이가 되었지만 미묘지요, 저도 원글님처럼 손가락만한 우윳병으로 자다가 몇 번씩 일어나서 우유 먹이고 따끈한 물 적신 거즈로 똥꼬 살살 문질러 배변하게 하고..울 집냥이는 따신데를 별로 안좋아해서 온집안 식구들에게 양보하는 참 착한 냥이랍니다. 저녁 미사 참례하러 시징길로 성당 가다보면 차밑에서 숨어있는 냥이들, 기어코 고개 디밀어 쳐다보며 누구야,누구야 하고 친한척 해보려고 하지만 경계하며 얼른 다른곳으로 가는 냥이들을 보면 그래도 안심이 됩니다. 남편 회사 협력업체 주변의 길냥이들 거둬 먹이는 울 남편, 한 마리가 임신한듯 배가 볼록했는데 어느새 꺼져 있다고.. 어느 구석에 아가들을 낳았는지 통 알수가 없대요. 난 지 생각해서 울 냥이는 안먹는 캔 한박스 사놨는데...(울 냥이는 원래 사료외엔 입 안대는 냥이) 오늘밤도 많이 추운데 길밖에 있는 아이들 어디 한구석 바람차지 않은곳에서 오늘 밤도 보낼 수 있기를..

  • 7. ^^
    '10.11.25 9:34 PM (121.131.xxx.75)

    원글님 마음이 참 이쁘세요
    저두 고양이 참 무서워 했었어요
    지난겨울 길고양이 한마리가 추위에 떠록 있는걸 발견하곤 밥주다가 그만 새끼를 네마리나 낳아서
    저한테 맡겨 버리곤 어미 고양이가 떠나 버려서... 다섯달째 사람 눈 피해서.. 밥주구 있어요
    아파트에서 경비 아저씨음료수 사다 드리구... 눈치 봐 가면서 밥 주는걸 하루 세번씩 하는데...
    늘 불안 블안해요.. 주민이 신고 들어가지나 않을까... 어느날 갑자기 낯선 사람들이 들이닥쳐 고양이들을 잡아가지 않을까... 한마리만 안보여도 가슴이 철렁 하거든요
    아직 칠팔개월된 아기 고양이 들이라서.. 안전하게 중성화 수술을 시켜줄수 있는 곳이 어딘지도 모르겠구요
    또한 수술을 시켜 준대두.. 지금 살던 우리 아파트로 무사히 돌려 보내줄런지도 걱정 되구요
    머.... 정 안 되믄... 네마리다.. 집안으로 들여서 키울 생각까지 하구 있는데
    혹 안전하게 중성화 수술 해줄수 있는곳 아심 좀 알려 주세요

  • 8. 고양이위탁모
    '10.11.25 9:37 PM (115.94.xxx.202)

    다시 보니까 왜 이렇게 글이 길고 주절주절 말이 많은가요..^^
    댓글쓰신 분들도 다 복 받으세요. 사실 저는 인생을 마음대로 살아서 이제라도 참회하는 마음으로 봉사한다 생각해요.^^ 내가 어떤 생명을 살리면 그래도 죽기 전에 좋은 일 하는 거 아닌가 싶어서요.

    그리고 펫샵이나 카페같은 데서 교배해서 파는 동물은 절대 사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그 애들은 평생 사람손에서 새끼만 낳다가 비참하게 죽어요. 그래서 병도 많고 약하답니다. 동물을 이용해서 무자비하게 돈을 버는 사람들이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주민들이 공무원에게 요구해야 바뀝니다. 원칙을 잘 지키는지, 제대로 운영하는지 항상 감시하고 민원을 넣어야 조금씩 바뀔 거에요.

  • 9. 문문
    '10.11.25 9:38 PM (211.212.xxx.103)

    고양이위탁모님.. 제가 손 꼭 잡아드리고 싶어요.
    저는 강아지를 키우고 있지만..
    위탁모님 글 읽으면서 눈물이 저절로 뚝뚝 떨어져서
    너무 민망해 하면서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걸 느낍니다..
    아직 미혼이라서 강아지를 꼭 제 동생처럼, 아이처럼 기르고 있는데요,
    이십대 후반에 기르게 된 강아지 때문에 생명의 소중함이라는
    새로운 세상을 알게되고, 유기견들의 이야기도 알게됬어요..
    위탁모님께 제가 너무 감사드립니다..
    고양이는 제가 한번도 키워보지 않았지만,
    고양이가 많은 외국에 살면서 그들의 사랑스러움을 확인했었어요 ^^
    좀 무서워했는데, 제 발목에 머리를 비비면서 냐옹~ 하는 그 귀여운 모습이란!!
    저도 첫눈에 반해버렸어요 ^^;;
    위탁모님 꼭 꼭 꼭 복 많이 받으실거에요~~

  • 10. 고양이위탁모
    '10.11.25 9:42 PM (115.94.xxx.202)

    ^^님/ 사시는 곳이 어딘지 시나 구청에 문의하시면 알려줘요. 그런데 지정병원을 알려주는 곳은 그래도 믿을 수 있구요, 신고접수만 하라고 하면 의심스러운 곳이에요. 지자체마다 많이 다르더군요. 만약 의심스러우면 고양이보호협회에 회원 가입을 하셔서 알아보세요. 그 곳에서는 길고양이 중성화수술을 지원하는데 회원이 조금 부담하고 협회에서 나머지를 지원하거든요. 제가 아는 목동 하니 병원은 고양이 중성화 수술비가 5만원밖에 안 하구요. (동네에선 15만원에 했어요)
    어린 고양이고 집에서 키울 수 있으시면 가장 좋지요... 8개월 정도면 벌써 발정할 수도 있거든요.
    우리(막 우리래..) 힘내요^^

  • 11. ^^님
    '10.11.25 9:50 PM (221.151.xxx.168)

    그 새끼 고양이들 데려다 키우세요. 고양이는 개보다 훨씬 키우기 쉬워요. 대소변 잘 가리고 짖지도 않고요. 중성화 수술시키고 고양이 화장실 (모래)을 화장실에 놔두고 처음에 고양이에게 모래에 코를 박아주면 곧바로 알아 듣고요..사료와 모래 갈아주는것만 챙기시면 되요.

  • 12. ^^
    '10.11.25 9:53 PM (121.131.xxx.75)

    고마워요
    목동 하니병원에 전화해볼래요 낼...
    근데 조 빠른것들 우찌 잡을까...^^
    존밤 되세요~`

  • 13. 질문
    '10.11.25 10:01 PM (218.239.xxx.170)

    저도 어찌어찌해서 지금 길고양이 새끼를 키우게 되었답니다.
    전 정말 제가 고양이 키우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는데 어떻게 하다보니 내칠 수는 없어서 키우게 됐어요.
    전 페키를 한마리 키우는데 비교적 지금까지는 잘 지내요.
    지금부터 질문..

    1. 중성화수술...
    제가 그닥 형편이 좋은 편은 아니예요. 수컷이라면 그냥 어찌 해보겠는데 암컷이라 중성화수술 비용이... 저렴하게 하는 방법이 혹시 있나 해서요.

    2. 고양이 저지레...
    길냥이라 정확히 몇개월인지는 모르겠어요. 근데 정말 고양이는 강아지랑 사고치는 영역의 범위가 차원이 다르다고 해야 하나... 씽크대는 물론 냉장고 위까지 올라 다니네요.
    날카로운 이로 물어 뜯어서 밀가루 난리나고 녹두 다 흩어 놓고...
    강아지는 돌 지나면 좀 얌전해지던데... 고양이는 설마... 평생 이러나요?

    3. 강아지랑 서열문제
    말씀드린 것처럼 제가 페키 5kg정도 되는 녀석을 키워요.
    활발, 명랑, 쾌활한 녀석이라 모든 동물을 좋아라해서 고양이랑 첨부터 무리없이 잘 지내요.
    아무리 고양이가 불쌍했어도 페키녀석이 스트레스 받거나 넘 싫어했다면 절대... 전 그 녀석이 우선이니까요.
    고양이도 오빠(?)를 좋아하는 것 같아요.
    털이랑 핥아주고 옆에 붙어 자고... 근데 갈구기도 해요.
    근성이 좋은 녀석이라 우리 강아지가 벌써 밀리는 것 같아서...
    뒷심 약하 강아지가 몸집으로 버티고 있는데 고양이는 더 커지면 고양이에게 당하고 살까봐 걱정이네요.
    성견 고양이는 몇 kg정도 되는지 그리고 개랑 어느정도 파트너쉽이 가능할지(만만하다 싶으면 쥐잡듯이 심하게 구는지 아니면 놀이수준에서 멈출지...) 궁금한데 가르쳐 주실 분 없나요?

  • 14. .
    '10.11.25 10:03 PM (112.153.xxx.114)

    9시에 기다리는 녀석들 밥 주고 들어와 이 글을 봅니다.
    이 세계에 발 들여 놓은지 13년정도 되네요..
    저와 인연이 닿았던 녀석들이 차례로 떠올라요
    지금 처럼 고양이 사료를 구하기가 쉽지 않았던 시절에 버스 두번 갈아타고 저렴하다는 곳에 사료
    끙끙대고 사날랐던 기억..
    유난히 내 가슴속에 남는 아이들에 대한 기억들..
    ..
    원글님 우리 힘내요~

  • 15. 질문님/
    '10.11.25 11:57 PM (112.150.xxx.49)

    제가 아는만큼 말씀드리자면..
    1. 암컷은 보통 수컷보다 비싸던데 저 위에 목동 하니병원에 물어보세요. 다른 곳보다는 저렴할 거에요. 신길동 유석병원. 강남24시 동물병원 등도 좀 저렴한 편이라고 해요.
    2, 1살 넘어가면 고양이는 많이 게을러져요. 아마 저지레가 상당히 줄어들거에요. 물론 개묘차이는 있지만요. 되도록 고양이가 물어뜯어서 사고날 거 같은 물건들은 치워놓으시고, 심하게 사고치면 딱 야단을 쳐서 안된다는 걸 인지시켜보세요. 조금 지나면 잠만 자느라고 그런 모습을 그리워하실지도 몰라요.^^
    3. 사이좋고 서열이 정해지면 놀이수준에서 멈출거에요. 냥이 중성화수술을 해주면 성격도 유해지구요. 발정이 나면 예민해져서 사나워질수 있어요. 반려인이 큰 애를 항상 우위에 놓고 사랑해주면 좋다고 하더군요.

  • 16. 질문
    '10.11.26 12:16 AM (218.239.xxx.170)

    그렇잖아도 목동하니병원 검색해봤어요.
    여러군데 알려 주시고 담변해주셔서 감사드려요.^^
    다음주는 중성화 시키려구요.
    어릴때 시켜야 아프기도 덜 아프고 아물기도 빨리 아물겠죠?
    빨리 돌 지나기만 기다려야겠당.^^;;

  • 17. 고양이사랑
    '10.11.26 1:12 AM (112.150.xxx.150)

    이렇게 마음 예쁘신 분을 뵙게 되어 울적한 밤, 기분이 따스해지네요.... ^^
    쪽지가 안눌러지는 데, 이 게시판은 익게였나보네요 ^^; 82초보라 몰랐답니다.
    별 건 아니고.... 원래 밥주던 길냥아가들이 있었는데 길아가들의 운명이 으레 그렇듯...
    이년 정도를 매일 보아왔어도 경계하고 다가 오지 않고 그러다 이제 다신 밥을 먹으러 오지 못하게 됐어요.
    아가들 먹으라고 새로 사놨던 사료가 벌써 몇 달이 넘게 뜯지도 않은 채 구석에 놓여 있네요...
    길아가들 사료라 좋은 건 아니고 그냥 스타프로 필라인, 기호성도 그냥저냥 영양도 그냥저냥인 사료예요
    집 아가 둘 말고도 길 아가들 돌보신다 하셔서 혹시 필요하시다면 남은 간식이랑 같이 챙겨서 보내드리고 싶어서요....

  • 18. ..
    '10.11.26 3:00 AM (71.172.xxx.54)

    제 경우랑 너무 비슷하셔서 반가워요.
    저도 우연히 강아지를 한마리 키우게 되면서부터 이제는 동물뿐 아니라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약한것들에 대한 오지랍이 날이 갈수록 늘어나서 죽겠습니다.
    사실 고양이는 좀 안좋아했었는데 며칠전 동물농장의 죽은엄마곁을 지키던 아기 고양이를 보고 너무 울어서 아직도 마음이 너무 아프고 지금 외국에 사는데 제가 데려오고 싶더라구요.
    그 아가고양이 소식을 알아보려면 어디다 물어봐야 할까요?
    ㄷㅗㅇ물 관련 후원금도 자꾸 늘어나고 밍크 입은 여자들 보면 그 잔인하다는 도살 방법이 생각나서 괴롭고 이제는 고기도 거의 끊고 안먹게 되었답니다.
    제가 사는 이곳 미국은 길고양이들은 거의 볼수가 없던데 저번에 한국 나가서 보니 부모님 사시는 아파트 에서는 돌아다니는 길냥이들을 보긴 했어요.
    여기서 길냥이들에게 밥주는거 싫어라는 사람들이 많다는 글을 읽고 참 사람들 마음이 어찌 그리들 모질까 , 세상에서 제일 잔인한 존재가 사람이란 생각이 들구요.
    이제 칼바람 부는 겨울에 길냥이들. 유기견들이 어찌 견딜지 마음이 너무 아파요.
    제발 자기가 키우던 아이들 버리지 말고 지구에서 사람만이 주인이란 생각도 버리고 불쌍한 동물들 조금만이라도 따뜻하게 품어주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어요.

  • 19. 야옹사랑
    '10.11.26 8:09 AM (99.146.xxx.119)

    저도 야옹이랑 동거 중이에요. 아직 1살이 안 된 아가네요. 얼마나 이쁘고, 사랑스러운지~ 남편과 저 사이를 더 다복하게 만들어주는 이쁜이네요. 저도 요즘에는 채식을 합니다. 동물들을 알면 알수록, 더이상 육식을 할 수 없어서요. 달걀, 우유, 물고기, 육류 다 안 먹고 과일 채소 많이 먹어요. 그러니 몸도 가볍고 좋네요. ㅎㅎ 82에 이런 훈훈한 글이 더 많아지면 좋겠어요. 글쓴 님, 댓글 쓴 님 모든 분들 사랑합니다. 올 겨울, 더 따뜻하고 행복하세요!

  • 20. 고양이사랑
    '10.11.29 8:57 PM (112.150.xxx.150)

    댓글이라도 달아 주시면 보내드리려 했는데 읽지 않으셨나 봐요 ^^;
    (아니면 필요가 없으셨을 수도 ^^;;)
    여튼, 다른 필요하신 분이 계시기에 보내드리려 합니다 ^^
    밖에 아가들이나 안에 아가들이나 모두 고양이위탁모님 넉넉하고 따뜻한 품 안에서 건강하고 행복하게 지낼 수 있길 바랄게요~
    다음에 또 글 남겨주세요 ^^ 울적한 밤 정말 훈훈하고 따뜻하게 읽었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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