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속이 아파 죽겠다고, 자기 발로 응급실 가도 되느냐고 글 쓴 적 있어요.
그 때 도와 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저 응급실 갔었고, 바이러스성 식중독이라고 하더군요.
그냥 이유는 모르고 죽을 것 같이 배가 아프구나~ 했던 게, 그냥 아팠던 게 아니었던 거죠.
만약 댓글의 대세가 그렇지 않았다면... 저는 꾹 참고 안 갔을지도 몰라요-_-; 미련하게 참는 스타일이라...
원인은 @마트에서 사다 먹은 조리 식품이었어요.
믿고 먹었는데... 뭘 어떻게 했기에 식중독인가, 생각이 드니 괘씸하기도 하고 화도 나더군요.
정말 죽어라 고생했고, 결국 3일에 4킬로그램 빠졌고, 태어나 처음 링거도 맞고 응급실도 가고 그런 일들을 겪어 봤어요.
그래서 고객 만족 센터에 글을 올렸어요. 전화가 오더군요.
여기서 제가 약간 가치관??에 혼란이 생겨서... 질문을 드리고 싶어요.
글을 썼고, 전화가 와서, 이리저리 무마를 하고 싶어하는 것 같았어요.
저는 사과 받고, 치료비 등 제가 소요한 비용을 받는 정도를 생각했지요.
그런데 혹시 이런 제가 진상(?)인 걸까요? 저는 정당한 불만 제기라고 생각했거든요.
여러분 같으면 그냥 액땜했다 하고 넘어가시겠어요? 아니면 저처럼 불만 제기를 하시겠어요?
또 만약 불만을 제기하는 경우, 어느 선에서 합의를 하시겠어요?
소요한 비용을 받는 건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지만, 어쩐지 그들이 <입막음>을 하고 싶어하는데
제가 몇 푼 안 되는 푼돈에 입을 다물어 주는 것 같은... 그런 느낌도 떨칠 수가 없어요.
그렇다고, 그럼 푼돈 말고 돈을 더~ 받고 입을 다물어야 하냐, 그럼 기분이 좀 나을까-_-;;; ......그건 아니고요,
알릴 건 알리고 해야 하는데 제가 덮지 말아야 할 일을 덮는 건가,
제 행동이 혹시 '나만 손해 안 보면 된다'는 식의 행동인가,
그런 생각이 드는 거죠. (안 덮어 봤자 어디다 얘기해야 할지도 모르겠지만)
사실 치료비를 받아도 제가 손해 안 봤다는 느낌이 들진 않아요.
제가 겪었던 그 죽을 고생, 그, 다시는 생각하고 싶지 않은 그 끔찍한 고통,
아무도 없는 집에서 바닥을 기어다니며 '이러다 죽는 게 아닐까' 생각했던 시간,
그걸 뭘로 보상하겠어요?
몇백만 원쯤 주는 게 아닌 이상, 그건 보상이 안 돼요.
솔직히 그 아픔을 생각하면 괘씸죄를 적용해서-_- 치료비고 뭐고 다 필요없으니
마트 책임자에게 당신들도 똑같이 아파 보라고 하고 싶은 마음이죠.
아무튼.
어딘가 모르게 찜찜해요.
어쩌면 이 찜찜함은, 그 고객 서비스 팀장이라는 사람이 보인 태도 때문일지도 모르겠어요.
저는 마트가 아니라 고객님의 편에서 고객님의 입장을 이해하려고 하는 사람이라는 둥,
너무 생활의 모든 것을 이 문제에 걸고 생활을 망쳐 가면서까지 매달리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는 둥,
소송 걸고 3개월씩 끌고 그래도 이백만 원까지 받은 판례를 봤는데, 그게 다 무슨 소용이냐는 둥
(소송비가 더 든다고 저를 설득하는 거죠. 나는 소송이 어쩌고 그런 건 생각도 안 했는데),
어차피 기업과 부딪치면 상처를 받게 되어 있는데 저는 고객님이 상처를 참 안 받으시면 좋겠다는 둥,
자기도 비슷한 일을 겪어 봤는데, 자기를 거짓말로 돈이나 뜯어내는 사람 취급하는 상대방의 태도에
안 그래도 몸도 아픈데 더 억울하고 더 상처가 되었다는 둥,
하지만 자기는 고객님을 그렇게 보지 않는다는 둥, 다 이해한다는 둥...
이런 태도가 @_@
앞에서 볼 때는 얼핏 얼핏 속셈을 알겠기도 했지만 결국은 자꾸만 사람 깜빡 홀리는 것 같던 그 태도가
(사람이 눈 앞에서 두 손을 모으고 정중하게 저런 말을 하면, 결국은 안 믿고는 못 배기게 되잖아요.)
돌아서서 생각해 보니 너무 사기꾼 같아서...
(그 사람이 사기꾼이라는 게 아니라, 태도가, 너무나~ 능글능글한 사기꾼의 스멜이 풍기는 것이었다는 거죠)
저한테 이런 찜찜함을 남기는 것인지도 모르겠어요.
그냥 넘어가 주면 안 되는 일인데 내가 바보같이 넘어가는 건가,
이 사람들한테 어리바리 넘어가서 치료비에 입 다물어 주기로 합의하는 건가, 그런 생각이 드는 거에요.
(이... 팀장이라는 사람은 그걸 알아야 할 거에요.
너무 사기꾼같이 번드르르하게 말을 해서 사람을 조종하고 일을 해결하려는 경우,
잘 해결될 수도 있는 일이 오히려 찜찜함을 남겨서 상대를 한 번 더 뒤돌아 보고 멈칫거리게 한다는 것.)
어느 정도 이미 일은 해결되어 가는 중인데...
저 아저씨한테 '아저씨 참 믿음 안 가는 캐릭터에요. 일 잘 해결했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난 조용히 넘어가고 싶었는데 아저씨 때문에 더 찜찜하고 당했다는 느낌이 들어요.' 하고
쏘아 줄 수는 없는 거겠죠?;; ^^; 참... 이 찜찜함이란;;
아, 어쨌든.
생각하다 보니 너무 찜찜함이 남아서,
어떻게 해야 하나, 어떤 게 가장 옳은? 현명한? 길일까 싶어서 글을 남겨 봅니다.
여러분 같으면 어떻게 처리하시고, 어느 정도 선에서 마무리하시겠어요?
혹시 비슷한 일이 있었던 분은 안 계신가요? 어떻게 해결하셨어요?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대형마트 조리식품 먹고 식중독 걸린 경우, 어떻게 하시겠어요?
배아파 조회수 : 315
작성일 : 2010-11-23 15:39:42
IP : 112.152.xxx.146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프린
'10.11.23 3:47 PM (112.144.xxx.7)이마트에서 떡갈비 처럼 만들어놓은 고기류를 샀었는데요..
집에와서 조리 할려고 보니 랩포장 안쪽으로 벌레가 날라다니더라구요..
그길로 이마트 전화햇더니 구매 한지 오래 된거 아니냐고.. 집에서 5분 거리다. 지금 사온거다.
나와서 환불 받아가라고.. 장난하냐.. 저녁 시간에 밥할라고 사온걸 나와서 바꾸어 가란게 말이 되는거냐...
등등 여러가지 시비로 말싸움하다가 그분 집으로 왔드랬습니다
통화한 사람보다 윗 직책 분인지 오자 마자 사과하고 납품 받은건데 유통과정서 문제가 생겼나보더라고..
결국 5만원 이마트상품권놓고 가고.... 해결 하겠다더니 다음에 가보니 그물건 매장 철수...
그런데 그물건만 문제일가 생각했어요.. 같은 유통회사서 나온 햄류 등 많은데 저거라고 벌레 안나올라고...
그뒤로 반조리식품 안사먹어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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