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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에 합가 글 써있어서 저도 올려봐요...

나는 언제쯤... 조회수 : 768
작성일 : 2010-11-22 21:25:26
결혼 하기 몇해 전에 어머님이 돌아가셨어요.......한참 추울때 돌아가셨지요.....

어머님 돌아가시고  3년후 남편과 저는 결혼을 하게 됐습니다...그리고  현재......

홀 시아버님과 같이 살게 된걸 지금은 너무나도 후회 합니다.....
아무것도 할줄 모르시는..아니 아예 하실 생각을 안하시는 아버님과 같이 삽니다..
주변 분들은 젊으신 분이 왜 방구들 지고 계시냐고 나가는게 낫지 않냐고 하는데....저희가 아버님 등떠밀어서 내보낼수는 없지 않습니까....아직 60대 중반이신데 나가서 돈벌이도 안하시고 친구도 안만나 시고 하루종~~일 집안에서 방구들 지고 계십니다...그렇다고 몸이 불편하시냐..그것도 아닙니다.....무릎 연골이 다 닳으셔서 좀 힘드시긴 하지만 사지 멀쩡하시고 잘 돌아다니시는데 당신 용돈벌이 조차 안하십니다.....

그 연세에 왜 집에 계시는건지 신랑한테 물어본적이 있습니다...당신 젊어서 건축쪽 일 하실때 나이 드셔서 현장 나와서 일하시는분들을 그리도 구박 하셨답니다..자식은 도대체 뭘 하길래 나와서 일하는거냐고 그렇게 연세드신분을 구박 하시다 보니 이제는 당신 나이 들어서 어디 나가시지도 못하시는거라구요.....


저라도 나갔음 싶지만 당신 한끼 조차 제대로 못 챙겨 드시는 분이라서 저 또한 어디 가지 못하고 같이 방구들 지고 살다보니..미치기 직전까지 가더군요....

시누이들은 아버님을 밖으로 불러내기는 커녕 오히려 집안으로 들어오고....지금 이집 아버님 집 아니예요..
신랑과 제 집입니다..그런데도 시누이들은 친정 아버지가 산다는 이유만으로 마치 아버님 집처럼 드나들어요..

거기다 모든 음식의 기준은 아버님 입맛대로 하고..제 입맛대로 음식하는건 거의 없다고 봐야돼요....

신랑이 그러더군요..당신 생각..행동만 바꾸시면 모든 가족이 편해지는데 당신 한몸 편해지시겠다고 며느리인 나도 고생 이고 자기도 고생이고 모든 가족이 당신을 위해서 희생하고 산다구요....

신랑과 단둘이서만 살면 싸울일도 없고 제가 화낼일도 없고 생활비도 지금의 절반 이하로 줄어들껍니다....

어른 모시고 산다는게 이리도 힘들다는걸 알았으면...결혼을 망설였을지도 몰라요.....

3년간을 정말 어찌 살았는지 모르겠습니다.....오로지 신랑 하나 바라보고 지금까지 견뎌 왔어요...
근데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하루가 가면 갈수록...저는 점점 더 힘들어집니다.....

여기서 더 얼마나 오랫동안 당신과 같이 살수 있을런지 모르겠어요........이런 말 하면 진짜로 진~~짜로 제가 불효 막심한 며느리가 되겠지만....당신이 오래 사시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이렇게 3년간 사는것도 너무 힘들어서 죽을것같은데...앞으로 얼마나 더 오래 당신과 살아야하는건지..정말 걱정입니다....  평범한 분도 아니고 정말 특이해서 며느리 속을 뒤집어 놓으시질 않나....
당신 아들조차 아버지를 싫어 하게 만드는 특이한 성격이시다 보니.....친구도 없으시고....가까운 사람도 없으십니다.......

분가만 할수 있다면 정말 분가 하고 싶어요...아이를 낳는다면 육아 문제로 당신과 얼마나 싸워야 할런지..
내 자식인데도 내가 맘대로 혼내질 못하고 먹는거 하나 하나 옷입는거 하나 하나 당신이 참견 하실텐데..
어찌 견뎌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신랑이 언젠가 그러더군요..자기가 왜 살아가는지 그 이유를 모르겠다구요....저 때문이 아니라 아버님 때문에 세상을 왜 사는지 돈을 왜 버는지 의미를..이유를 모르겠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하는 이야기가 있어요...자기에게는 꿈이 있답니다...나중에 아버님 돌아가시거나..시누이들이 아버님 모시게끔하고 나면 제 친정 부모님을 모시고 살고 싶데요.... 특히나 남편의 장모님..제 엄마를 모시고 살고 싶답니다..그리고 처남에게는 자기와 같은 불행을 주고 싶진 않다구요....그래서 장인어른 장모님은 자신이 모시고 싶다고 해요...제가 그 이야기를 듣고 말도 안되는 소리 하지 말라고 하니까 자신의 꿈을 꺽지 말랍니다...
자기는 이제 그 생각만으로 돈 벌고 열심히 회사다니고 공부 하는거라구요..자신의 하나뿐인 희망을 꺽지 말라고 저한테 간곡히 부탁 하더군요......

이따 밤 늦게 남편 들어오면 마주 보고 앉아서 분가에 대해서 좀 진지한 대화를 나눠야 할것같습니다....
여기서 더 진행 되다가는.......신랑이나 저나 병원까지 다녀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IP : 211.112.xxx.112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0.11.22 10:03 PM (121.136.xxx.144)

    직장에 나가시는 게 좋을 거 같애요.
    시아버지 점심은 차려놓고요...
    국이나 밥은 전자렌지에서 데워드시는 정도는 해야되지요.

  • 2. 저도
    '10.11.22 10:35 PM (118.220.xxx.253)

    일거리를 찾으시라고 권해 드리고 싶어요.
    아침에 반찬 좀 해 놓고 무슨 일거리라도 찾으세요.
    설마 굶어 죽기야 하시겠어요?
    저도 시부모님 모셨던 사람입니다. 십수년을요~!
    어른이 나가시든지 내가 나가든지 낮엔 둘 중 한 사람은 나가있어야 합니다.

  • 3. 저랑
    '10.11.22 10:42 PM (119.193.xxx.154)

    조금은 비슷한 경우신데,, 경제활동을 하시더라도(시아버지께서) 연세가 있으니 얼마 못하십니다.
    저랑 다른 점은 남편의 생각인데,, 절대 분가할수 없다고 했거든요,, 아버지를 버릴수 없다고,,
    근데 남편되시는 분은 좀 다른분 같으니 잘 얘기하셔서 분가를 해보심이 어떨지요,,
    원글님이 돈벌러 나가시는 것도 좋긴하겠지만 아무것도 안하시는 스타일이시라면
    식사준비 다해놔야하고 저녁식사 준비하러 일찍 들어와야하고,,, 에효,,, 일이 더 많아져요,,
    60중반의 연세시면 아직은 혼자사시기에 무리도 아니고 시누들도 가끔 들여다보면 되니
    분가를 권하고 싶네요,,

  • 4. ..
    '10.11.23 10:28 AM (114.202.xxx.92)

    솔직히 원글님이 일하러 나가셔도 그집이 원글님집같겠어요. 아침에 나갔다가 저녁에 들어오고.. 합가란 그런거에요. 내집에 살아도 내집같지 않은 것.. 따로 사세요. 혼자 하루종일 계신다니 공기좋은 곳에 새로지은 오피스텔에 시설갖춰서 해드리면 되지 않을까요. 시누이들이 왔다갔다하며 보살피겠지요. 친정부모도 같이 살면 힘들답니다. 님이 합가해보셨으니.. 남동생은 따로 살라 하세요.

  • 5. 에휴.
    '10.11.23 11:52 AM (125.177.xxx.193)

    얼른 분가하시는 게 가장 절실한 해결책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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