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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마음이 이기적이고 못되었나요?

복잡복잡 조회수 : 2,101
작성일 : 2010-11-22 00:09:18
오늘 1년전부터의 계획대로라면 신랑 출장따라서 유럽에 갔다가 돌아와야 하는 날이예요...

신랑이 1년전부터 출장계획을 세우기도 전부터 저에게 약속을 했던거였어요...
바쁘지 않은 출장에 저와 아이를 데리고 가서 함께 10일 정도를 여행하고 오는 것이요...

너무 고맙지만 비용도 아이를 데리고 가는것도 부담이 되어서 아니라고 계속이야기 했지만
결국 가기로 결정하고 비행기, 자동차, 호텔 모두 예약을 하고 82에 들어와서도 묻고...
제가 한번도 가지 못했던 나라에 간다는 기대감으로 몇달을 살았었어요...
옆에서 1년동안 신랑이 속삭인 말은 더하죠.. 제가 육아나 집안일로 스트레스 받고 힘들때마다 ..

그런데 여행가기 15일전쯤에 시어머니께서 교통사고를 당하셨어요...
뼈가 부러지고 금이가셔서 1달이상 움직이지 않으셔야 하는 상황이예요...
(상체에 보조기구를 착용하고 생활은 가능하시지만 일은 하시면 안되요..안정을 취하고 쉬셔야해요..)

처음 병원에서 1주 정도 있은 후에 1달이상 움직이지만 않으면 된다고 하셨는데
시어머니는 시골에 사시는데 성격상 시골에 내려가시면 움직이시지 않으실것 같지가 않아서
자식들이 병원에 계시도록 하자고 결정한 했어요...

처음 병원 1주 후에 아들인 저희 집 근처 병원으로 옮기고 저의 여행은 물론 취소되었구요
신랑은 출장이니 다녀와야 해서 다녀왔구요...

시어머니도 교통사고를 당하셨으니 피해자이시니까 라고 생각해서
이틀에 한번씩 찾아뵐때마다 바리바리 간식이나 먹을것 필요한것등 챙겨가고 나름 잘하려고 하는데

그런데 맘은 너무너무 속상하고 화가나요...

결혼 5년동안

두번이나 큰 수술 받으신 시아버지(술드시고 넘어지셔서 두번다 뼈가 부러지셧어요)
그외에도 치매 초기증세와 알콜의존증으로 몇번을 입원하셨었고
치매가 조금씩 심해지시는것 가타요..(소변흘리시고 먹을것 탐하시고..)

시어머니의 관절수술

매달 50만원씩 5형제중에서 우리집만 부담하고 있는 시댁 생활비

일본에 유학가서 언제들어올지도 모르고 집안모든 행사에서 자유로운 시아주버니(신랑 형)
외국간 아들은 안쓰럽고 집안일 하는 신랑은 너무나 당연해하며 너무많은 집안일을 시키는 시어머니

집안일 한번도 안하다가 이번 어머니 입원기간동안 시아버지를 모시며 너무나 큰소리를 내는 막내누나

우린 김치 한통 먹는데 4집의 200포기 김장에 가야하는 다음주
(신랑이 친정김치 먹겠다고 하니 '재는 지 장모한테 효도하겠대잖아.."라고 막내누나가 얘기하더라구요..
정말 저희는 그냥 사먹고 싶어요...)

공항 한번 밟아보지 못하고 날려버린 비행시수수료 60만원..

일찍 결혼해서 난 아직 31살인데... 내주변엔 화려한 싱글들도 많은데..
난 왜 이런 걱정을 해야 하는지... 너무너무나 화가나고 속이상해요..화가 목구멍까지 올라오는것 같아요..
다른때면 출장갔다 돌아오는 신랑이 너무나 반가웠을텐데..
난 시어머니 병원에 아이에 힘든데 저랑 짰던 일정대로 출장에 여행에 다녀왔을 생각하니
오늘은 얼굴도 보기 싫으네요...

내가 선택한 인생이고 집안일에 방패가 되려는 신랑이고..
우리 엄마 일이다 생각하면 화내는 제가 이기적이고 못된건가요?

신랑한테 화내면 안되겠죠?
IP : 211.38.xxx.139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아니요..
    '10.11.22 12:11 AM (116.36.xxx.134)

    못되고 이기적이지 않아여..
    제가 이 상황이여도 원글님 같을꺼에여..
    생각만해도 답답하고 짜증나네여..

  • 2. 아휴
    '10.11.22 12:13 AM (116.124.xxx.226)

    토닥 토닥

    하나도 이기적이지 않으세요.
    너무 착하실 뿐

  • 3. 아오...
    '10.11.22 12:34 AM (125.187.xxx.32)

    님이 너무나 이해돼요 너무나요...
    속에서는 울화가 치미는데 나름대로 사정은 있어 화내기도 뭣하고 화낼수도 없는 심정.

    시댁김치 딱 4분의 1로 많이많이 퍼다 드시구요.(소심복수)
    내년 이맘때 남편 따돌리고 여행 다녀오세요 당당하게 돈달라 하셔서요.

  • 4. 속상한 게
    '10.11.22 12:36 AM (218.55.xxx.186)

    당연해요.
    성자도 아니고...
    다만, 상황이 어쩔 수 없게 됐으니 신랑한테 예쁨 많이 받으시고 기분이 풀려야 할텐데....
    신랑분이 원글님 마음 많이 헤아려줄 수 있는 사람이면 좋겠네요.

  • 5. ㄹㄹ
    '10.11.22 12:37 AM (118.218.xxx.38)

    그만하면 효부네요...
    그런데 신랑도 괜찮으신분 같아요. 그러니 화내지 마세요...
    어쩔수 없는 상황이었자나요...
    그렇게 화날때 이런생각해보세요... 어떤 일이 생겨서 만약 남편과 몇년동안 떨어져 지내야한다면 어떡하나.. 이런.. 물론 상상이지만, 전 화날때 이런생각하면 풀리더라구요..ㅋ

  • 6. 복잡복잡
    '10.11.22 12:40 AM (211.38.xxx.139)

    댓글에 맘이 훨씬 가라앉았어요.. 감사합니다....

    김치는 저희가 많이 먹지도 않지만 너무 맛이 없어요...
    시댁식구들이 너무 맛있다고 하면 속으로 정말일까 싶어요... 각자 입맛이 다른거겠죠..

    그래도 소심한 복수로 찌개로 먹자며 가져다 이웃에 뿌려볼까...

  • 7. 이상하게
    '10.11.22 12:51 AM (124.50.xxx.133)

    시댁쪽은
    뭔가 딴 스케쥴 잡혀있을 때 사건이 터져요
    10년전 여행가기 위해 공항에 있는데
    시어머니 아파서 입원 했다고 전화와서
    진짜 곤란했던 기억이 나네요

  • 8. 참...
    '10.11.22 1:33 AM (211.201.xxx.78)

    착한사람이세요..글 두번 읽었는데 님은 정말 착한 사람같아요. 100에 99명이 화나고 속상해할 상황들 같은데요;; 그런 마음 든걸 또 죄스러워하시니..

    출장 다녀오신 신랑께 난데없이 짜증을 내면 당황스러워하실테니. 조곤조곤 말해보시는건 어때요? 나 이래저래해서 엄청 화가난다.!!!

  • 9. 에궁
    '10.11.22 1:37 AM (222.107.xxx.105)

    원글님 착하세요. 하나도 안 이기적이세요. 저같았으면 남편한테 잉잉잉 거리고 징징징거리고 했을 거에요. 시모님 쾌차하시고 나면 혼자서라도 며칠이라도 잠깐 여행 다녀오실 수 있음 좋겠네요.

  • 10. 원글님..
    '10.11.22 9:15 AM (183.99.xxx.254)

    저두 토닥토닥,...
    원글님처럼 그러기가 사실 쉽지 않죠...
    이기적이라는 말씀은 당치도 않네요...
    지금은 속상하시겠지만 어차피 하려던 여행 조만간 시간내서
    다녀오시고 기분전환좀 하세요...

  • 11. 우리집강아지
    '10.11.22 9:20 AM (211.36.xxx.130)

    아휴... 제가 다 너무 너무 속상하네요.
    정말... 안타깝고 '왜 하필? 시어머님은...' 그런 생각도 들고요.
    원글님은 정말 얼마나 속상할까...ㅠ.ㅠ
    남편이 괜찮은 사람 같은데... 어머님 병원 계실 동안에는 정말 티내지 말고 잘 해 드리고요.
    남편한테도 징징 거리지 마세요. 어차피 벌어진 일이고 여행은 못 갔고. 속에서는 열 불 나겠지만, 정말.. 그 시누 왜 그런대요?
    끝까지 잘 해내고. 남편 돌아오면 잘 얘기해서 아이하고 둘이라도 여행 다녀오세요. 유럽까지는 안 되더라도... 동남아시아라도 1주일 정도 해서 꼭 갔다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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