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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과의 옷 쇼핑

조회수 : 362
작성일 : 2010-11-20 09:41:15
저희 부부 아끼고 산다고 옷을 꼭 아쉬운 거 아니면 잘 안샀어요.
1년 한 두벌 정도?
애들은 크니까 옷이 작아져서 사줬지만요.

그런데 이 번에 쇼핑을 제법 많이 했지요.


일단 시작은 사회생활하는 제 동생이 너무 커서 못입는 옷을 몇 벌 줬어요.
사실은 제가 집어왔지요.
마침 저도 사회생활 준비중이었고
옷 장만하려면 한 두벌 가지고 되는 일도 아니고요.
거의 안입은 새 옷이더라구요.

그런데 남편이 그것을 보고 자극을 받았는지
일단 제 옷 필요한 걸 먼저 사주더라구요.
리스트를 작성해서 미리 인터넷으로 알아보고
움직이기 시작했지요.
저는 그럴 필요없다고 없다고, 꼭 필요한 구두 한켤레 정도면 됐거든요.
이 사람이 기분파라서 제가 필요없다는데도 계속 우겨서 기어이 사주더라구요.
이틀에 걸쳐서 샀어요. 몇 벌을요.
예 고맙지요.
그렇게 신경써주는 남편 어디 있나요.
그런데요 일반적으로 남자들 돈 주고 알아서 잘 사입라고 하지않나요?
이 사람 그런 적 한 번도 없어요.
그리고 자기 같은 남편이 어디있냐고 합니다.

사실 제가 사입었으면 비싼 옷 못사입어요.
그래서 남편이 사주는게 좋은 점이 있긴해요,
가끔 제 취향에 안맞기도 하지만.
시행착오로 요즘은 서로 많이 맞추거든요.

그리고 그 다음 주에는 본인한테 필요한 옷을 샀어요.
저도 남편한테 필요한 옷 사는 거 대찬성이예요.
술에 돈 쓰는 것은 정말 아깝고 건강도 해치지만,
돈버느라 애쓰는데 본인을 위한 보상으로 아주 좋은 것 같아요.

그런데 문제는 제 옷처럼 계획을 짜서 한 번에 확 산게 아니라
2주에 걸쳐서 1주일에 한 벌 또 일주일에 한 벌 이런 식으로 사더라구요.
그러니까 4일 동안 이 백화점 갔다가 저 백화점 갔다가
다시 원래 백화점 갔다가..하루에 2번 왕복한 적도 있고요.
사고 마음에 안들면 또 취소하고 또 알아보고.
2주에 걸쳐서 주말마다 쇼핑을 다녔는데 그러니 평일에는 옷 여기저기 알아보고 전화하게 시키고.
워낙 꼼꼼한 사람이고 옷 허투루 사지 않는 것 좋은데요.
취소는 저 시키려들고 옷에 실밥 하나하나까지 체크하게 하고
못보면 비난하고 잔소리하고
도중에 애 집에 왔나 체크하느라 통화 좀 했다고 자기 옷 안살펴줬다고 잔소리하고.
한 마디로 비서로서 저를 대동하시는 거지요.
자기를 보필하라고요.

그렇게 대장정의 막을 내렸어요.
아니 내린 줄 알았어요.

그런데 한 주는 등산 다녀오고 쉬더니만
그 다음 주에 또 옷을 알아보고 있는거예요.
저랑 상의하지도 않고 주말에 쇼팡 갈 계획을 세우더라구요.
한 번 쇼핑가서 6시간씩 돌아다니고 이 집 저 집 다니면서 옷 입어보고 백화점 옮겨다니고.
본인은 즐겁겠지만요.
저도 처음엔 기꺼이 다녔어요.

그런데 저 자체가 쇼핑을 좋아하지도 않고
필요한 거 사서 바로 돌아오는 스타일인데다가
아이쇼핑도 취미에 없고, 요즘은 마트도 가기 싫어하는데

연속 3주를 하염없이 돌아다닌다고 생각해보세요.
제 옷도 그렇게 사러 다니지 않거든요. 절 대 로

그래서 저 너무 지친다고 힘들어서 가기 싫다고 했더니만.
일주일 동안 갈구는거예요.
저 때문에 쇼핑 마무리 못했다고요.
기분 나쁜게 6개월을 갈거라고.
앞으로 저랑은 쇼핑 안다니다고.,,제발 그래줬으면.
그리고 본인이 사고 싶은 거 직장 근처에서 사더라구요.
그러면서도 오늘도 또 갈궈요.
저 때문에 마무리를 잘 못했대요.

제 옷 살때는 좋다고 따라다니면서 자기 옷 산다고 싫다고 한다나.
2주 따라다니면 된거 아녜요?
더 이상 어떻게해요?
자기가 그런 대접 받을 이유가 없다고?


아 정말이지 지긋지긋해서.

이 사람이 좀 심한거 아닌가요?
제가 어디까지 맞춰줘야 합니까.

솔직히 저는 지금 이 삶이 제 인생 같지도 않아요.
남의 인생 주변에서 맴 도는 인생.
다들 그렇게들 살고 있겠지만요.

그런데 남편은 저는 편하게 놀고 먹고
자기는 엄청 힘들게 이 세상에서 제일 힘들게 살고 있고.
이렇게 생각하고 있더라구요.

결혼하고서 그 동안 나한테 해온 행동들 생각하면 열받아 주겠구만.
남의 속도 모르고.

그러면서 한다는 말이
제가 옷 없다고 징징 거리고 졸라서 시작했고
제가 자기를 기분 나쁘게하면서 옷 쇼핑의 종지부를 찍었답니다.

참 내.
IP : 221.139.xxx.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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