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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문 시어머님 자랑 글 읽고...

며늘 조회수 : 1,102
작성일 : 2010-11-18 14:30:13
며늘 입니다.  대문에 걸린 시어머님 자랑글 읽고, 참 훈훈하고 좋네요.  계속 좋은 관계 이어 나가시길 빕니다.

그런데, 저는 좀 다른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대문의 내용이랑 비슷 한데, 저는 대문의 며느님이랑 성향이 달라 완전 다른 관점이니, 혹시 대문 며니님께서 제 글을 읽고 기분 상하실까 미리 말씀 드립니다.

저도 대문 시어머님 같은 분 계십니다.  그렇지만, 저는 상당히 불편합니다.

참고로 미국입니다.  저는 고등학교때 부터 제 빨래는 제가 하고 다녔어요.  그리고, 여름 마다 일해서 돈 벌었구요.  대학가서, 대학원 가서, 항상 2-3개의 일 하면서 공부 했어요.  부엌딸린 기숙사 살았기에 밥도 해 먹고 다니고...  그리고 결혼 전 6년 혼자 살아서 저만의 살림 방법 있고, 누구의 도움 전혀 필요 없습니다.  체력도 아주 좋구요.

여하튼, 결혼 했는데, 제 시어머님은 30이 넘은 아들 딸 빨래는 물론, 음식에 간식에, 화장실 청소에....  저는 깜짝 놀랐어요.  제 남편은 하지 말라셔도 어머님이 하신다고...  처음 결혼해서 제 빨래를 세탁기 넣고 잤는데, 그 다음날 그것이 게져(?) 있어서, 솔직히 기분이 나빴습니다.  속옷 떨어진 것도 있어 부끄럽기도 했고,  또 제 옷을 내가 아닌 손이 만졌다는 것이 불쾌 했어요.  그 외 제가 음식을 준비 하고 있을때, 예를 들어 제가 야채를 씻어 놓고, 잠시 고기를 볶고 있는 사이 물어 보지도 않으시고 야채를 썰어 놓으셨을때 솔직히 하나도 안고맙고 싫었습니다.  예쁘게는 아니라도 나만의 방법이 있고, 100 퍼센트 나 혼자 할 수 있는데, 그리고 전 요리 하는 거 즐기는데, 왜 그 즐거움 뺏어 가시는지 싶기도 하고....  그 외에도 자꾸 저 혼자 할 수 있는 것을 도와 주시는데, 저는 정말 적응도 안되고 싫었습니다.  이해도 안되고....

도와 주시지 말라고 저 혼자 할 수 있다고 아무리 말씀 드려도 계속 하시죠, 당연히....  그냥 제가 미안해서 그렇게 말하나 보다 생각 하시는 듯....  그래서 말씀 드렸어요.  저는 고등때 부터 독립적으로 산 인간이라 정말 적응이 안되니, 어머님께서 정말 안 도와 주시는 것이 절 도와 주시는 겁니다.

지금도 여전히 가끔식 저를 도와(쩝~) 주시기에, 제 빨래들은 항상 비닐 봉지에 묶여서 옷장 깊숙히 숨겨져 있고, 안그래도 옷장도 쫍건만....  여름에 냄새도 나고 짜증나기도 하지만.....  에효....  음식은...제가 할때 어머님이 거드시려고 하면 그냥 딴 것 부탁 드립니다.  어머님, 저기 아범이 뭐 해달라고 하던데요.  등등...

대문 글 보면서, 제 시어머님께 조금 미안해 집니다.  시어머님이랑 궁합이 맞는 며느리 들어 왔다면, 아주 고맙웁게 여김을 당하며 사실 텐데 싶기도 하고......
IP : 67.250.xxx.168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저도원글님과임다
    '10.11.18 2:37 PM (203.247.xxx.210)

    그래서 어제 글에서
    시어머님도 물론 좋은 분이시지만
    그 글쓰신 분도 마음 참 편안하신(좋은 의미로) 분이구나 했었습니다...ㅎㅎ

  • 2. 며늘
    '10.11.18 2:43 PM (67.250.xxx.168)

    윗님... 반갑습니다! 사실 이 글 쓰면서 호강에 받힌 소리 한다 욕들을 각오하고 썼는데.... :) 감사 합니다. 저랑 같은 과니 정말 제 말 이해 하실 거에요. 그래서, 오늘 이 글 쓰길 정말 잘 했다 싶고, 아주 잠 잘 잘것 같습니다. 감사 합니다!!!

  • 3. 동감
    '10.11.18 2:57 PM (121.182.xxx.196)

    가요 저도 생리후 속옷 빨래를 한번도 다른사람엑; 안 맡겼어요
    저희 시어머니 산후조리 해 주시러 오셔서 하시는말 왜
    속옷을 안 내놓으냐고 하시길래 깜짝 놀랐어요
    서른넘은 시누 속옷도 어머님이 다 빨아 주시더라구요
    그때 느꼈죠 환경이 다르구나!!
    저도 원글님 처럼 부엌에서 혼자 하는거 좋아해요
    그래서 저희 시어머니 거들려고 하시면 거실에 앉아 티브
    보시라 해요 연세도 있어서 그렇게 하는게 편해요

  • 4. 저희 시어머님
    '10.11.18 3:14 PM (121.137.xxx.104)

    제가 시골 내려갔을때 집에가서 손빨래 하려고 꽁꽁 숨겨둔 제 속옷까지 꺼내서 몽땅 빨아놓으셨어요. 정말 민망하고 얼굴이 화끈 거렸지만...한편 어머님이 이렇게 누굴 챙기는 게 버릇이 된 분이란 생각이 들어서 마음이 아팠습니다.
    만약 제가 시어머니라면 그냥 아무 터치도 안했겠지요. 누구 방법이 더 옳고 그른건 아닌 거 같아요. 그런데 그냥 일평생 그렇게 산게 버릇이 된 우리네 어머니들이 안타까웠습니다.

  • 5. 대문 며느리
    '10.11.18 3:20 PM (203.112.xxx.128)

    안녕하세요~ 저 대문 며느리예요. ㅎㅎ
    원글님이나 첫번째 댓글님 말씀처럼 제가 편안한(?) 그런 성향이예요.
    처음에 우리 시어머님도 제 옷장 다 정리해두시고는 퇴근한 제 눈치 보시며 혹시 기분나쁘냐고
    물어보셨었어요. 전 기분 나쁜게 아니라 정리가 안돼있어서 부끄럽다고 했구요, 감사하다 했어요. 전 정말 천성이 게을러서 정리하는거 너무너무 귀찮거든요.
    그리고 원글님 말씀처럼 우리 어머님이 궁합 잘 맞는 며느리 들였다는 말이 일리가 있기도
    하지만.. 사실은 게으른 며느리때문에 더 고생하시는 걸 수도 있어요.
    원글님같은 며느리 만나셨으면 지금보다는 더 편하게 사실 수 있으실텐데요.
    알면서 이러고 있으니 저 참 나쁘죠~
    지금 받은거 나중에 우리 시부모님 더 연로해지시면 보답해 드리면 된다고 속편하게 생각하고
    있답니다. -.-

  • 6. ..
    '10.11.18 3:33 PM (125.139.xxx.108)

    대문 며늘님 글 보고 제가 마음이 참 훈훈했던게 저라면 제 옷장 뒤졌다고 개성질 다 부렸을겁니다
    그런데 그것을 고맙게 생각하니, 대문 며늘 성격이 참 좋구나, 엄니는 자상하고 며늘님은 째째하지 않고... 그렇게 잘 맞는구나 하는 생각을 했어요.
    꼬인게 없는 며늘~ 참 예뻤어요. 시엄니도 참 좋으시구요

  • 7. 동감
    '10.11.18 3:54 PM (121.184.xxx.186)

    저도 비슷해요.
    고등학교부터 자취를 했던지라...
    10년이상을 혼자서 알아서 해왔기때문에 누군가에게 간섭?? 받는걸 아주 싫어하지요..
    전 시어머니께서 가끔오셔서 빨래 개주는것도 싫더라구요..
    물론 밥할때 옆에서 거들어주시는것도 아주 싫어해요.
    오시면 그냥 애들하고 앉아계시라고해도 꼭 설거지랑 이것저것 거들어주시려고 해요..
    결혼 15년이 되었어도 싫더라구요...

    물론 어머니 성격이 이것저것 열어보시는 편이라서 더 싫지요.
    우리집에 오시면 왜 부엌으로 먼저 들어가서 냄비뚜껑을 열어보시는지......
    뒷베란다를 왜 열어보시는건지....
    세탁기 뚜껑은 왜 열어보시는건지...

    물론 좋은맘으로 빨래널어줄건 없는지.. 청소해줄건 없는지.. 살펴주신다고 생각해야하는데.....
    전 아주 삐딱한 마음을 가진지라 죄다 간섭같아서 아주 싫어요..

  • 8.
    '10.11.18 4:22 PM (124.216.xxx.190)

    성향이 다른 두 분 며늘님 참 성품이 따뜻하고 반듯하신 분 같아 읽는 내내 흐믓했어요.
    솔직한 면도 맘에 들었구요... 항상 시댁일이라면 삐딱했었던 자신이 미워지기도 하면서
    반성도 했어요. 감사합니다^^

  • 9.
    '10.11.18 9:40 PM (121.130.xxx.42)

    전 두 분 다 대단하신 분들 같아요.
    같이 살잖아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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