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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스케2를 다시 보며 내 인생을 생각하다...

본마망 조회수 : 412
작성일 : 2010-11-17 14:31:55
슈스케2 top3부터 본 사람입니다.
허각,존박,장재인 이름으로 자주가던 포털 게시판이 난리가 났음에도
별 관심없었거든요.
우연히 채널돌리다가 보게되었고, 빠져들었고,
결승때 허각이 우승했을때는 감동받아 막 울어버렸답니다. (지금은 존박땜에 상사병걸렸어요 ㅎㅎㅎ)

그리고 요즘은 매일해주는 재방보는 재미에 살구요.
어찌보면 별 거 아닌데, 슈스케 덕분에 제 삶을 되돌아보게도 됐고, 반성도 됐고,
가을이라 그런가 조금 센치한 느낌이 들면서...좀 힘들었어요.
뒤늦게 사춘기를 겪는듯한...
뭐 이런 오디션 프로에 별 의미를 다 갖다붙인다 할 수도 있지만,
적어도 저에겐 그러네요.

전 유복한 가정에서 별 다른 큰 문제없이 자란 케이스예요.
좋아하는 것도 많아서 이것 저것 손대보고,
재능이 한군데 집중돼있는게 아니라 조금씩 분산된 케이스. 피아노,미술,언어 등...
조금씩 잘하는 건 많은데 한가지를 빼어나게 잘 하는건 없어요.
전에 어떤 연예인이 예능에서 그러던게, 딱히 요걸로 돈벌어먹겠다...싶은건 없는.ㅋㅋ
그냥 다~~ 두루두루 재미있게 잘 하고 싶었고 그게 좋았어요.

그런데 몇년전부터 아이낳고 살림하고 살다보니,
'내 인생에도 뭐가 있을텐데...'라는 생각이 들고
그냥 집에서 애키우고 있는게 갑갑하고 싫고 우울해지더라구요.
그러면서, 내가 뭘 잘했더라...?
내 꿈은 뭐였더라...?를 생각하게 됐답니다.

지나간 나의 과거를 돌이켜보니, 난 항상 낙천적이었고, 늘 평균은 해왔고,
평범하게 문제없이 살았지만,...무언가에 빠져서 열병을 앓은 적은 없더군요.
한때 영화에 빠져 평론가나 감독이 되고싶은 적도 있었고,
프랑스에 빠져서 불어공부도 했었고,
신앙생활도 열심히 하고 싶었던 적이 있었지만 그것도 아주 잠깐이었구요.
연애할때도 남친에게 푹빠졌다기보다는 그냥 습관처럼 만났던 것 같아요.
내 딴엔 정말 좋아하는 거 맞고 열심히 하는 건 맞는것 같은데,
진짜 완전히 빠져서 그 생각만 하고 그렇질 못해요. 어느정도 선까지 가서 한계를 느끼면
'에이 그냥 취미로 하면 되지 뭐.'하고 전 그냥 만족해요.^^;;

첨엔 '내가 정말 좋아하는 걸 아직까지 못찾아서 그런걸까?' 라고 생각했는데, 그건 아닌것 같아요.
내 성격, 내 스타일이겠죠. 이런 생각이 드니 갑자기 이런 내 자신이 싫어지더라구요.
어쩌면 나에겐, 별탈없이 잘 살아온 환경탓에 절실함이 없었을지도 모르구요.
그래서 허각의 눈빛에 절실함,절절함이 느껴져서 많이 응원했었어요.
어쩌다 얘기가 여기까지 왔는데,...

슈스케2를 보면서 괜히 마음이 울렁거리고 뭔가 눈가를 촉촉하게 했던 이유가,
바로 이런거였나봐요.
꿈을 가진 아이들이, 꿈 하나로 모여서 정말 열정적으로 도전한다는 거.
내가 저 나이때 가진 꿈은 뭐였을까?
내가 하고 싶은 게 있긴 있었나? 이런것들.

아이구~ 늙었나봐요.
왜 이런 생각을 낼모레 40인 이 나이에 하고 앉아있는거죠?

암튼 그래서 슈스케2를 보면 행복해요.
누군가는, 감동을 주기위한 뻔~한 스토리다!라고도 하지만,
이런 저런 이유로 저에겐 정말 소중한 프로예요.

그리고 계속 요즘 가을부터 뒤늦은 사춘기를 앓고 있네요. 갱년긴가? ㅋㅋ

저 같은 분 없으세요?
IP : 119.149.xxx.32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저요..
    '10.11.17 5:04 PM (180.68.xxx.122)

    저랑 같으시네요. 그래도 저보단 많은것들을 이루셨네요.
    저에 비하면요,
    저는 뭐하나 제대로 해낸것도 이룬것도 없어요..
    (물론 더 한 분들도 있을거고 그분들께는 또 죄송한 말씀이지만..)
    과거도 암울했고.. 잠깐이나마 행복했던 시기도 있었지만 또 다시 먹던 사탕 빼앗긴 아이처럼
    지금 삶자체가 아주 외롭고 힘들게 살고 있다보니.. 그들처럼
    10대까지는 안바래도 20대.. 그 나이가 참으로 부럽습니다.
    물론 지금이라도 더 후회없게 꿋꿋하게 살아보자.. 머리론 그런데 마음이 통 못따라주고
    눈앞엔 일단 살아야 하는 현실이 냉혹하고...
    겨우(?) 나이 마흔을 코앞에 두고 허무만 가득한 저는
    '꿈'을 가진, 모든걸 걸 수 있는 그런 꿈이 있는 분들이 부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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