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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학번 동기분들~ 학력고사 본 지 20년이네요

그러고보니 조회수 : 1,257
작성일 : 2010-11-17 14:08:12

아직도 그날이 어제와 같네요.

아버지와 지하철타고 시험장가던 일.

냉랭한 시험장 분위기.

그 사이를 흐르는 팽팽한 긴장감.

평소보다 어렵다고 느꼈던 국민윤리.

어떻게 풀었는지 기억안나는 수학.

만만했던 듣기평가.

같이 먹을 친구도 없고, 너무 차게 식은데다 긴장감에 들어가지도 않던 밥.

그걸 달래준 귤 하나.

모든 것을 끝나고 나와보니

교문앞에 하나 가득 사람들 머리만 보이는데

그저 멍하니 조금은 허탈했던 그 기분은

마치 우르르 빠져나가는 사람들과 함께

제 안에 있던 뭔가가 같이 휩쓸려 나가는 것 같은 기분이었네요.

그때는 20년 후 이렇게 살리라 생각도 못했는데

어찌보면 가열차게
어찌보면 즐겁게
어찌보면 눈물나게

20년을 보냈군요.

1990년 12월 18일에 우리는 인생의 큰 변환점을 찍었네요.

그 후 결혼과 출산이라는 큰 변환점 하나를 더 찍었구요.

그동안 수고많았구나 내 자신에게 칭찬해주고 싶네요.


더불어 당장 내일 수능을 볼 제 어린 사촌동생에게 힘내라고 전해주고 싶네요.

그리고 모든 수험생 여러분~

힘!내!세!요! ^0^
IP : 119.64.xxx.151
1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0.11.17 2:13 PM (112.187.xxx.129)

    전 90학번입니다만.
    이 글을 읽는데 왜 울컥할까요...........

  • 2. ...
    '10.11.17 2:14 PM (180.68.xxx.240)

    저는 92학번이요...
    선배님이시네요..^^

  • 3. ㅎㅎ
    '10.11.17 2:16 PM (125.137.xxx.168)

    저도 91.
    체력장포함 340만점.
    몇점맞았는지 정확히 알수없는 이상한 학번.
    반갑네요.

  • 4. 아~
    '10.11.17 2:16 PM (119.70.xxx.58)

    저도 91학번..대학생된지 엊그제같은데 이제 아줌마소리듣고사네요..정말 반가워요
    안그래도 어제 신랑이랑 우리가 본고사시대지?하며 우겼는데 우린 학력고사시대군요.오래된일이라 잊고지냈는데 원글님은 기억력도 참 좋으시네요.날짜까지기억하는거보고 깜짝놀랬네요
    시험끝나고..(갑자기 잊혀진 기억이 되살아남) 5시정도 넘어 학교정문을 벌떼같은 학생들에 밀려서 나오는데 멀리서 언니 얼굴이 보이는겁니다.추운데 걱정스런얼굴요.순간 눈물이 다 날거같더라구요.뭔지모를 슬픔과 반가움.뭐 여러기억이 섞였던거같아요.그땐 학교가 그렇게 중요한거같드니 20년지나 생각해보니 적어도 내앤생에서는 그렇게 큰 사건은 아니었던거같아요.
    하지만.그당시에는 시험못보면 죽을것처럼 느껴졌죠.지금 시험치는 학생들이 그 기분일거같아요.인생에서 너무 험한일도 많고 사건사고도 많아서인지 대학시험이 정말 별거아니었어요!

  • 5. 흑...
    '10.11.17 2:22 PM (112.149.xxx.75)

    제가 고등학교때 모르는 문제 답 안 다는 (부산에서 쓰는 말로 겐또를 안 하는 ) 똥배짱이었는데..
    그때 수학 무지 어려워서... 진짜 아는 것만 쓰고 12점 받았던 기억 납니다.........

  • 6. 대한민국
    '10.11.17 2:27 PM (218.235.xxx.214)

    저두 91학번이예요~~벌써 내일 모레 마흔 바라보는 나이가 되었구뇽

  • 7. 강가딘
    '10.11.17 2:45 PM (211.196.xxx.79)

    저도 91학번입니다. 님처럼..그날의 느낌이 아주 생생합니다. 일하며 두아이 양육하느라 울컥하는 일이 많은 요즘..님의 글을 읽고 다시 한번 울컥하네요.

  • 8. 반가워요~
    '10.11.17 2:52 PM (112.148.xxx.6)

    저도 91이예요..저희 아버지가 지리 선생님이셨는데 학력고사 당일 시험장에 좀일찍 도착하니 아빠가 지리 몇문제 찍어주셨어요..평소 모의고사 지리 2~3점 수준이였는데 아빠가 찍어준게 대박~ㅋㅋㅋ ..전 학력고사 하면 그런 아빠가 제일먼저 생각나요..지금 아프신데 건강하게 오래사셨음 좋겠어요...

  • 9. 1
    '10.11.17 3:05 PM (121.169.xxx.234)

    저는 92학번인데 91학번때 학력고사 문제가 엄청 어렵게 나왔던지라 무지 긴장하고 시험보러 갔는데 반대로 너무 쉽게 나와서..
    그 땐 시험 망치면 선택의 여지가 거의 없어서 참 힘들었었죠. 어찌보면 지금 애들은 선택의 폭이 넓어진건지..아님 더 안좋은건지 잘 모르겠어요 ㅎㅎ

  • 10. 사랑과 영혼
    '10.11.17 3:09 PM (121.165.xxx.107)

    지방에서 서울 올라가서 보란듯이 시험 망치고.ㅠ.ㅠ. 우울한 저를 언니가 끌고 가서 사랑과 영혼을 보여줬네요. 90년 연말을 강타한 영화였죠.

  • 11. 우황청심환
    '10.11.17 3:57 PM (121.172.xxx.64)

    성격급한 부모님 덕에 일등으로 수험장에 도착했네요.
    도착하니 캄캄하더군요. 엄마가 청심환을 주시더군요. 먹으라고,,,
    지금도 가끔 나중에 우리아이들 시험볼때 청심환먹여야겠다,,,,생각하는 저.

  • 12. .
    '10.11.17 4:12 PM (211.211.xxx.105)

    91학력고사도 보고
    92학력고사도 봤습니다.
    지금도 대학시험애기만 들리면 가슴떨리네요~~~

  • 13. 저두 91학번
    '10.11.17 4:48 PM (122.153.xxx.194)

    그해 수학은 대박 어려웠고 영어는 쉬웠잖아요. 수포(수학포기자)이자 영어는 좀 했던 저로서는 대박이었고, 영어보다 수학에서 점수를 내던 학생들에게는 낭패였었죠.
    지원한 대학에서 시험끝나고 교문나서던 때가 아직도 생생해요. 정답지도 팔고 그랬는데...저녁에 티비에서 정답 맞춰줄 때 시험동기생들과 희비가 엇가리던 기억도.... 그날 나오던 이응경 나오던 드라마도........^^ 다음날 시험동기생들과 난생처음 오락실에.........^^

  • 14. 저도 91학번..
    '10.11.17 8:49 PM (218.186.xxx.242)

    수학 풀때 항상 시간이 부족했었는데... 그때 너무 어려워 못 푼 문제가 많아서 오히려 시간이 남았다는 ㅠㅠㅠㅠㅠ.......
    전기 똑 떨어지고, 후기땐 쉬웠던 기억이....
    아~ 벌써 20년 전 일인가요?
    그땐 정말 20년후, 10년후가 상상이 안되던 시절이었는데....
    지금은 애들 공부하라고 닥달하는게 하루 일과이니..........

  • 15. 머루
    '10.11.17 10:55 PM (175.120.xxx.228)

    91학번으로서 전기시험 수학 무지 어려웠다는...그러나 전 수학을 중학교 이후로 포기한 몸이라 45점 만점에 찍기로 16점 맞았다는 ㅋㅋ. 그게 벌써 20년 전이라니 앞으로 20년 짧은 시간이 훌쩍 지나가면 거의 60살이 된다고 생각하니 한숨이 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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