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초2 아들내미 준비물이 <자기 모습이 담긴 가장 좋아하는 사진> 가져오기 예요.
정리 안 된 사진이 차고 넘쳐서 미적거리다 애들 재워놓고 이제 찾아보기 시작하는데...
3살 4살때 배 뽈록 내밀고 입 삐죽이는 모습...5살 공원에서 누나 물 마시는 걸 보며
먹고 싶어 애타게 쳐다보는 모습...저랑 벤치에 앉아 가위바위보하는 모습...
6살 생일케잌 앞에 두고 박수 짝짝치며 까부는 모습....7살 유치원 졸업식때 두 눈 발개진 모습...
같이 찍힌 2살 위인 딸내미도 해맑게 웃고 있네요.
친정이랑 머~얼리 떨어진 지방에 살면서 아는 사람 없이 남매 둘을 키우는데 어찌나 힘에 부치는지...
기저귀 뗄려고 애 먹을때 방바닥에 쉬야를 해서 속이 넘 상해 두돌된 애를 야단친 일...
침대 옆 협탁 서랍을 몽땅 뒤엎어 난장판 만든 일...제가 좀 어지는 걸 싫어해서 늘 치우고 청소하고 닦고
그게 다 뭐라고...아이들 실컷 어지르고 놀게 놔 두고 밤에 잠들면 후딱 치우면 될 것을...
이루 헤아릴 수 없이 아이랑 부딪히면서 내 감정 하나 제대로 못 다스려 그것 때문에 더 속상하고
어린 것을 때린 죄책감에 밤에 자는 아이 얼굴을 내려다보며 울던 일...
사진을 보면서 지난 날들이 휙휙 지나가는데 내가 왜 그랬지 이 이쁜 것들에게 왜 그랬지...
다시 시작하고 싶다...만약 내게 세째가 생긴다면 이젠 정말 잘 키울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아직 11살, 9살이니 선배님들이 보시기엔 아직 어린 거 맞죠??
나중 지나면 지금 이때도 얼마나 예쁘고 사랑스러울까요.
지금이라도 더 많이 사랑해 줘야 겠어요. 더 많이 얘기하고 더 많이 놀아줄래요.
아까 딸내미가 공기놀이 하자는 걸 피곤하다고 거절했거든요. 요 며칠 계속 해줘서 이젠 슬슬 지겨워서...
그것도 매몰차게 거절했어요...좋은 말로 해도 될 껄..애가 삐져서 눈시울이 붉어지는 걸 보니
짜증이 확 나서 더 그랬나봐요..좀 잘 울어요..이것도 제가 어릴 때 너무 몰아대서 그래요...
한창 어린아이 키운다고 힘든 새댁들이 많아서 한번 써 봐요.
힘들다 생각되면 한번 씩 앨범 들춰보는 것도 도움되는 것 같구요,,,
그래도 부족한 엄마지만 온전히 나에게 기대오는 이 어린 생명들이 얼마나 사랑스러운지요...
오늘 하루 아이들 때문에 힘드셨던 엄마들,,,
푹 잘 주무시고 내일 또 아이들과 전쟁 아닌 전쟁을 치뤄야 겠지요.
힘내시고 오늘도 엄마가 있어 행복한 아이들이니까 많이 사랑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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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가 그리워요
마음이 짠~ 조회수 : 550
작성일 : 2010-11-11 00:27:01
IP : 118.223.xxx.8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왜
'10.11.11 12:30 AM (125.177.xxx.10)원글님 글 보면서 찡할까요? 전 원글님 애기들보다 조금 더 어린 아이들 키우는데 가끔 언제 얘들이 이렇게 컸나 싶을때가 많아요. 에미가 게으르다보니 애들 사진도 안찍어주고 그러는데 부지런 떨어서 사진도 좀 찍어주고 사진 정리도 잘해주고 해야겠어요.
2. 40대
'10.11.11 2:56 AM (63.224.xxx.18)저희 아인 6학년인데....
2학년 때도 너무 너무 너무 너무 그리워요..3. 아나키
'10.11.11 10:44 AM (116.39.xxx.3)전 6.8살인 아이들을 보면서도 그런데....
그냥 그리움은 쭈~욱 가는거군요. ㅠㅠ4. 뒤늦게..
'10.11.11 1:20 PM (121.88.xxx.86)보곤 눈물이 주루룩 나네요~~ㅠㅠ
매일은 아니지만 가끔씩 드는 제 맘 같아서..
전 사진도 그렇지만..다행히 큰 애 신생아때부터 찍어둔 캠코더 가끔 보면 그런 느낌이 많이 들고..다시금 돌아보게 되더라구요..
첨 아이를 낳았을때의 초심으로 잠시나마 돌아가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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