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옷을 마지막으로 다 꺼내면서 장롱 구석구석까지 뒤지다 보니 한복 상자가 여러개 보이더라구요.
한복을 입어본게 언제인가 싶어서 다 꺼내봤어요. 결혼한지 12년... 상자 안에는 결혼할때 가지고 온 파랑 저고리랑 빨간 치마와 남색 마고자가 들어있네요. 여전히 색깔도 곱고... 그런데 입을 일이 없어서 언제 꺼내봤는지 조차 모르겠어요. 그리고 다른 박스에는 개량 한복이 신랑것과 제것, 쌍으로 들어있구요.
제가 결혼하던 당시에는 한복 외에도 개량한족들을 한벌씩 맞췄어요. 그때 지인께서 신랑과 제것을 해주셨는데 결혼 준비때 한벌씩 꼭 해야 한다해서 개량 한복이 두벌이나 있네요.
시댁에 갈때는 결혼 첫 해 명절때만 잠깐 입고 큰집 맏녀느리, 일도 많고 손님치례도 많아서 한복은 커녕 바로 긴 치마로 갈아입고 앞치마에 머리수건 동여매고 하루종일 종종걸음으로 뒤치닥 거리하고 그 후년부터는 개량 한복을 좀 입다가 그것도 치렁대고 일하는데 걸리적 거려서 면셔츠에 긴스커트로 바뀐지 몇 년이 됐네요.
그리곤 입을일이 없어서 고이 모셔놨었는데 지금 꺼내보니 아직 깨끗하고 개량한복이라 그런지 유행같은걸 타지는 않겠구나 싶어요. 저희가 3월 초에 결혼을 해서 지인이 미리 해주신 한벌은 겨울 용이고 한벌은 초봄용 정도의 두께인거 같아요.
안입고 다시 넣자니 아깝고 꺼내 입을까 생각하니 요즘 개량한복 입은 사람을 못본거 같아요. 한때 개량 한복들 스타일 예쁘게 나와서 종종 개량 한복 입은 사람들을 볼 수 있었던거 같은데 요즘은 못 본거 같네요.
그런데 겨울용 개량한복을 살짝 입어보니 너무 따뜻하고 편하더라구요. 신랑이랑 저랑 키랑 덩치가 비슷해서 남자건데도 신랑 한복도 예쁘네요. 남자게 바지다 보니까 조금 더 편하기도 하구요.
이 개량 한복들을 제가 입고 다니면 정신나갔다는 소리 들을까요? 뭐 도인이나 좀 이상한 직업을 가진 사람으로 생각할까요? 집안에서만 말고 입고 외출해도 될까요? 님들은 개량한복 유행할때 가지고 계시던거 어떻게 하셨어요? 요즘도 입으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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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량한복 요즘에 입으면 웃길까요?
재활용? 조회수 : 366
작성일 : 2010-11-10 10:31:57
IP : 124.49.xxx.217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봄비
'10.11.10 10:40 AM (112.187.xxx.33)뭐 본인이 편하고 좋다면 상관없지 않을까요?
옷은 그렇드라구요.
아무리 좋은 옷이라도 입은 사람이 스스로 불편함을 느낀다거나 하면
그 느낌이 보는 사람에게도 전달된다 할까요?
저는 입은 사람이 편안함을 느끼는 옷에 대해서는 이상하게 여겨졌던적이 없는 것 같아요.
그리고 요즘도 왜요.... 개량한복을 입는 사람은 입지요.
얼마전에 메주와 첼리스트 얘기가 베스트에 올랐을 때도 보니까
그분들도 (그 사건과는 상관없이) 개량한복을 늘상 입으시는데 보기만 좋던걸요?
다만... 개량한복은 좀 돈을 들인 것이라야 하더라구요.
그렇지 않으면 색이 조금 경박스럽게 보인달까...
저는 개인적으로 그랬습니다.^^2. ㅎㅎ
'10.11.10 12:32 PM (211.176.xxx.49)좀 있어보이지 않나요? 저라면 입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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