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시강아지 단상

멍멍! 조회수 : 1,236
작성일 : 2010-11-05 17:39:18
저는 동물 싫지도 좋지도 않은 사람이에요.

어릴 때 아빠가 집에서 잠깐 황구를 키운 적 있는데 집 안에 들이지는 않고 마당에서 밥주며 키웠고
남의 집 짖는 개는 피해다니고, 만지지는 않고
추운 겨울날 길고양이가 아파트 현관으로 뛰어들어오면 흠칫 놀라기는 하지만 묵인하고 놔두는 정도?
그냥 짐승털 만지면 좀 가렵고 그래서 적당히 피하면서 사는 뭐 그저 그런 사람입니다.

애견인/비애견인 논란 있어도
뭐 동물 학대 수준 아니라면 서로 존중하고 터치 안하는게 맞겠거니 하구요.


시댁에서는 우리 막내딸이라 불리우는 시츄를 키우시는데
전 그냥 강아지랑 데면데면한 사이로, 적당히 우호적인 관계로 지내고 싶어요.

그런데 시부모님이 또 제게 기대치가 있으시단 말이죠.
강아지가 와서 알짱거리면 안아서 예쁘다 예쁘다 하며 쓰다듬어 주길 바라시고
식사도 겸상하는데 예를들어 닭백숙을 먹으면 어머님이 쭉쭉 찢어서 강아지 입에 먼저 넣어주시고 제 밥그릇에 고기 얹어주신다던가
강아지 깔고 자던 이불 덮고 자라고 내어주시거나 아기 이불에 강아지 앉아 놀게 하신다거나
이런데서 좀 흠칫흠칫해요.

시부모님 가게 하시는데 문을 활짝 열어놓으니 강아지가 방에 있다가 가게에서 놀다가 바깥에 돌아다니다가 하면서 드러눕기도 하고 매우 프리하게 지내는데 따로 닦아주거나 수 년 째 씻기는 모습을 한번도 본 적이 없어요.
얼마만큼 씻기던, 강아지랑 믹스 커피 한 잔을 나눠마시던, 씹던 고기 반찬을 입에 넣어주시던
그냥 양육자 스타일이 그러려니 하는데
가끔 여기저기 찐득하게 흘려놓은 강아지 소변 밟을 때마다 느끼는 이 미묘한 감정이란;

오늘도 아기랑 영상통화 시켜드린다고 전화했다가
우리 ㅇㅇ이 봐라~ 하시면서 강아지 클로즈업 해주시는데 또 2분간의 어색한 시간을 보냈죠.
"아... 안녕? 허허허 많이 컸네." 등등의 안부 인사 건네면서요.

그냥 너와 내가 동네 강아지1과 동네 아줌마1의 사이로 만났더라면
좀 더 캐주얼하고 산뜻한(?) 관계가 되었을텐데... 하는 생각이 가끔 듭니다.ㅎㅎ
IP : 183.98.xxx.208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0.11.5 5:43 PM (220.85.xxx.224)

    동네 강아지1 & 동네 아줌마1 정말 듣기만 해도 산뜻합니다. 하하.
    전 시댁에 갔더니 듣보잡 강아지를 들여와서 베란다에 갑자기 키우시는데. (유기견 이런거 아니구요, 시아버지가.. 어디서.. 음)

    개털 알러지 때문에 며느리 눈도 못뜨고 눈병 생기고 난리가 나도 뭐 아무도 신경 안 쓰더라구요. ㅠㅠ
    정말 시댁이 싫습니다 (결론 뭥미)
    아무튼 그 강아지 좀 크자 텃밭에 내놓으시더니 누구 주셔서 전 좀 속이 시원했어요. ;;;;;;

  • 2. ㅋㅋ
    '10.11.5 5:44 PM (175.208.xxx.30)

    시강아지에서 한 번 웃고
    동네 강아지1과 동네 아줌마1의 사이로 만났더라면...
    에서 한 번 더 웃고~~

  • 3. ㅋㅋㅋㅋ
    '10.11.5 5:50 PM (222.108.xxx.156)

    시집 막내딸이라니..ㅋㅋㅋ
    저도 친정에서 키우는 개랑 살갑게 못해요..좀..싫더라구요
    그냥 이쁘다~~ 말만 하구요 ㅎㅎ
    근데 안 씻으면 진짜 개냄새 작렬이지 않나요?
    저는 친정 갈 때 늘 전화해서 미리 목욕시키라고 말해놓는데. -_-

  • 4. ㅋㅋㅋ
    '10.11.5 5:52 PM (121.139.xxx.14)

    "아... 안녕? 허허허 많이 컸네." -> 하하하하

    저희집에서 강아지를 키우는데.. 엄청 예뻐하지만. 또 웃긴게 개가 깔고자는 요나.. 개랑 같이못자겠더라구요..
    어쨌든. 님의 마음씀씀이가 너무 예쁘신거같아요.

  • 5. ^^
    '10.11.5 5:54 PM (119.67.xxx.252)

    친정서 개 키웠었는데, 아주 작은 강아지일때부터 재롱부리면서 키워서 그런가 그 개는 너무나 이쁜데, 시댁 개는 별로 안 이쁘더라구요. 게다가 내가 싫어하는 들러붙는 스퇄-- ㅋㅋ
    우리 어머니는 엄청 깔끔떨면서 개 키우셔도 아기가 신생아일땐 그 개랑 아기랑 한 공간에 있는게 너무나 싫더라구요. 친정엄마는 깔끔한 성격도 아니고, 음식에 맨 개털이고,,산후조리 할때 친정와서 있으라는데 기겁하겠더이다.
    님, 그 정도로도 대단합니다

  • 6. 저두
    '10.11.5 5:54 PM (117.123.xxx.10)

    시강아지..이젠 할아버지급인 시강아지가 있는데..
    결혼할때부터 우리시엄니 그놈만 끼고돌고 너만있음된다 이러시고..
    청소하다 그놈 시강아지가 침대밑에서 청소기에 놀라 깽 했더니
    난 지 소리에 더 놀랐는데
    우리 시엄니 뛰어와 우리 강아지 놀래쪄? 이러십디다

    그 이후로 시댁에서 청소기 안돌리고
    시강아지 안안아줍니다.ㅋ

  • 7. 우리집
    '10.11.5 6:04 PM (125.180.xxx.16)

    사위가 강아지를 아주 싫어해요(어려서 강아지에게 물린 추억이 있대요)
    그런데 울강아지들은 사위가 못보던사람이라서 그런지 아주 신기하듯이 사위옆에만가서 구경하고 있구요
    이것들이 사위를 얼마나 신기해하는지....아마도 내가 안보면 사위가 슬쩍 밀어내고 싶을거예요
    우린 자연스럽게 강아지도 가족이라 같이 공생하는 이야기 하면 개싫어하는 사위는 깜짝깜짝 놀래요 ㅎㅎㅎ
    사위 자주 못오게 해야겠어요

  • 8. 헤로롱
    '10.11.5 6:20 PM (122.36.xxx.160)

    시강아지 ㅎㅎㅎ

  • 9. ㅋㅋㅋㅋ
    '10.11.5 6:43 PM (175.117.xxx.77)

    시강아지!!! ㅋㅋㅋㅋ

  • 10. 감사
    '10.11.5 7:36 PM (218.53.xxx.129)

    제가 웃음이 엄청 비싼데 오늘 웃었습니다.ㅎㅎ
    시강아지란 말에요.
    재치만점입니다.
    처강아지,외강아지도 곧 생길것 같습니다.ㅎㅎ

  • 11. 제목과
    '10.11.5 8:49 PM (112.72.xxx.175)

    글내용에서보면,두분다 귀엽고 재밌는 분들 같은데,
    고부간이라서ㅋㅋㅋ 괴롭겠죠.
    시엄니는 막내딸인 시강아지 자랑하고,님은 님자식 자랑하고
    뭔가 묘하면서도 재밌어요ㅋ
    시강아지도 시짜ㅋ 붙기때문에 며느리보다 급이 높습니다.
    원글님 무던하신분같아요.
    애키우다보면 시어머니 저런행동 질색팔색한 일일텐데요.
    닉넴도 멍멍이네요ㅋ

  • 12. 그게 역시
    '10.11.7 8:36 PM (124.61.xxx.78)

    시강아지라서 그런가봐요?
    저희도 개라면 벌벌 떠는데... (사람보다 좋은거 먼저 먹이는게 당연함) 근데 울 언니네 오면 완전 얼음, 눈치 엄청 보거든요.
    혹시나 개을 더 이뻐한다고 서운해할까봐, 허벅지 찔러가며 귀한 개님을 걍 개로 전락시킵니다.
    아무리 개가 귀해도 사람이 먼저지요. 우린 눈물을 삼키며 안이뻐할려고 노력하는데요. ㅎㅎㅎ
    그게 조카나 손주에 대한 예의인거 같아서요. 언제나 언니네 오기전에 조심하자고 다짐하며 또 조심한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682555 자유게시판은... 146 82cook.. 2005/04/11 154,759
682554 뉴스기사 등 무단 게재 관련 공지입니다. 8 82cook.. 2009/12/09 62,315
682553 장터 관련 글은 회원장터로 이동됩니다 49 82cook.. 2006/01/05 92,600
682552 혹시 폰으로 드라마 다시보기 할 곳 없나요? ᆢ.. 2011/08/21 20,047
682551 뉴저지에대해 잘아시는분계셔요? 애니 2011/08/21 21,808
682550 내가 투표를 하지 않는 이유 사랑이여 2011/08/21 21,561
682549 꼬꼬면 1 /// 2011/08/21 27,546
682548 대출제한... 전세가가 떨어질까요? 1 애셋맘 2011/08/21 34,775
682547 밥안준다고 우는 사람은 봤어도, 밥 안주겠다고 우는 사람은 첨봤다. 4 명언 2011/08/21 35,030
682546 방학숙제로 그림 공모전에 응모해야되는데요.. 3 애엄마 2011/08/21 14,911
682545 경험담좀 들어보실래요?? 차칸귀염둥이.. 2011/08/21 17,095
682544 집이 좁을수록 마루폭이 좁은게 낫나요?(꼭 답변 부탁드려요) 2 너무 어렵네.. 2011/08/21 23,339
682543 82게시판이 이상합니다. 5 해남 사는 .. 2011/08/21 36,413
682542 저는 이상한 메세지가 떴어요 3 조이씨 2011/08/21 27,554
682541 떼쓰는 5세 후니~! EBS 오은영 박사님 도와주세요.. -_-; 2011/08/21 18,411
682540 제가 너무 철 없이 생각 하는...거죠.. 6 .. 2011/08/21 26,820
682539 숙대 영문 vs 인하공전 항공운항과 21 짜증섞인목소.. 2011/08/21 74,489
682538 뒷장을 볼수가없네요. 1 이건뭐 2011/08/21 14,623
682537 도어락 추천해 주세요 도어락 얘기.. 2011/08/21 11,670
682536 예수의 가르침과 무상급식 2 참맛 2011/08/21 14,454
682535 새싹 채소에도 곰팡이가 피겠지요..? 1 ... 2011/08/21 13,474
682534 올림픽실내수영장에 전화하니 안받는데 일요일은 원래 안하나요? 1 수영장 2011/08/21 13,700
682533 수리비용과 변상비용으로 든 내 돈 100만원.. ㅠ,ㅠ 4 독수리오남매.. 2011/08/21 26,163
682532 임플란트 하신 분 계신가요 소즁한 의견 부탁드립니다 3 애플 이야기.. 2011/08/21 23,659
682531 가래떡 3 가래떡 2011/08/21 19,844
682530 한강초밥 문열었나요? 5 슈슈 2011/08/21 21,915
682529 고성 파인리즈 리조트.속초 터미널에서 얼마나 걸리나요? 2 늦은휴가 2011/08/21 13,855
682528 도대체 투표운동본부 뭐시기들은 2 도대체 2011/08/21 11,983
682527 찹쌀고추장이 묽어요.어째야할까요? 5 독수리오남매.. 2011/08/21 18,320
682526 꽈리고추찜 하려고 하는데 밀가루 대신 튀김가루 입혀도 될까요? 2 .... 2011/08/21 21,916
1 2 3 4 5 6 7 8 9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