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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 웬수> 끝났네요. 가슴이 시큰했던 장면
분명 이게 뭔지 몰라야 되는 나이인데, 역시 명곡의 생명력이란!
(그런데 동방신기 4집에서 재중이가 이 노래 불렀어요 ㅋㅋㅋ)
오늘 <이웃집 웬수>도 끝났네요.
그간 현실적인 설정과 소소한 재미와 감동을 주었던 드라마였어요.
부부의 행복한 신혼이 현실에 부딪치면서 막장으로 끝나거나,
불륜, 출생의 비밀, 누군가의 질병, 심하면 기억상실 등으로 상황이 얼레벌레 수습되는 게 아니라
부부의 이혼으로 시작한 설정, 위자료 문제를 둘러싼 갈등,
엄마에게 버림받았다는 생각과 아빠에 대한 원망 때문에 집에 발붙이지 못했던 지영이
지영이의 그악스러운 시어머니, 이혼한 아이를 양육할 때 직면하게 되는 여러가지 현실적인 문제 등...
이혼, 재혼, 계약 결혼, 이혼한 부부간 아이의 교류, 만혼 등
우리 주위에 꽤 많지만 또 드라마에서는 그다지 현실감있게 다룬 적이 없었던 주제이기 때문에
나름의 의미가 있었던 것 같구요.
<조강지처 클럽>이나 <수상한 삼형제> 같은 드라마를 보다보니 눈이 낮아진 점도 있을 거구요 ^^;;
(아! 정박사... 진정 카멜레온 같은 사람ㅋ)
배우의 힘도 컸던 것 같아요.
손현주는 딱히 잘난 것도, 못난 것도 없는 사회인이고
남편으로서도 후한 점수를 주기 어렵지만 그렇다고 여느 드라마에서의 막장 남편처럼
불륜, 폭력, 도박, 의처증처럼 극단적인 패악을 부린 것도 아니고요.
이혼 이후 관계의 변화 속에서 손현주 캐릭은 여전히 (여성의 관점에서) 모자라고 밉상스런 면은 있지만
끝까지 미워하기는 힘든, 미운정을 느끼게 하네요.
지영이 역시 잘나지도 못나지도
소심해서 잘 당하지만 또 뒤끝도 은근한 성깔도 있는 그런 사람이죠.
나 홀로서기할거야~라고 과하게 나오지 않아서
또 자기 딸에게 가끔 약한 엄마의 모습을 보여주었던 것도
새엄마에게 맘을 조금씩 열어가는 과정도 좋았습니다.
이 역할에 누가 어울렸을까? 몇몇을 떠올려보았지만...
결과적으로 유호정씨 나쁘지 않았어요.
그리고 아름다운 중년 배우 김미숙!
비슷한 나이 때의 여배우들처럼 과도하게 얼굴 튜닝도 하지 않고
극중에서 머리 모양이나 옷매무새도 굉장히 현실감 있었어요.
<찬란한 유산>에서의 뒤틀린 모성애로 악녀였던 그 같은 김미숙씨인가 싶을 정도로요~
물론 설정 중 처음부터 조금 뜨악했고 걱정스러웠던 게
잘난 엄친아 훤칠한 쉐프 장건희의 존재였죠.
역시 이혼녀를 구혼해줄 수 있는 것은 잘난 총각인건가.
현실에서 그런 일이 얼마나 일어나던가. 신데렐라 컴플렉스의 아줌마 버전에 불과할 뿐.
82에서라면 건희의 누나들이 잘난 동생 홀리는 여시같은 이혼녀 지영이를 성토하는 글을 올리고 베스트로;;
그런 한계에도 불구하고, 즉 기존 드라마의 일반적인 도식에 견줘보면
작가가 그런 진부한 설정의 난점을 어느 정도는 의식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건희의 누나가 지영과 남동생의 관계를 알고 지영을 불러내서 잘난 척하면서
내 동생과 헤어지라고 카페에서 대화를 나눌 때, (이건 신데렐라들이 늘 겪는 굴욕이지요
그렇지만 누나가 봉투를 휘~익 던진다거나, 물잔을 얼굴에 끼얹는 설정은 없었죠 ^^;;)
자세한 대사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지영이 자신의 처지를 비하하지도,
그렇다고 '구원자 왕자님'의 그늘에 숨을 의지도 드러내지 않으면서
현실을 인식하고 자기 할 말을 건희 누나에게 찬찬히 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어요.
내가 당신 처지여도 나를 이렇게 만났을 것이다. 이해한다. 그런데 나는 지금 연애를 할 여유는 없다.
내 인생을 꾸려가기도 바쁘다. 하지만 이 관계 역시 우리가 마무리해야하는 것이니 기다려라. 멋졌어요.
물론 누나가 자리를 뜨고나서 지영이가 서럽게 울기는 했지만요.
중간에 하영이가 짜증나게 굴었던 것과
홍요섭 전부인의 집요함,
여전히 우연으로 얽힌 관계
'너무 쿨하고 잘난' 미진역 김성령 ^^;; 등에 좀 지치긴 했지만
이 정도면 주말 가족드라마로서는 수작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오늘 요양원에 있는 지영이 어머니가 그렇게 지영이를 못 알아보더니
(아마도 처음으로) 은서를 인사시켰더니 어머니가 고개를 들고 은서를 껴안고
'지영아~ 지영아'라고 부르는 장면에서 우적우적 파닭을 씹고 있던 와중에 펑펑 울었습니다.
갑자기 달려가더니 정신이 온전치 못한 가운데서도 딸을 생각하며 짰던 고운 빨간 털모자와
목도리를 가져와 은서에게 둘러주는 장면에서요.
자신이 딸과 헤어진 당시 딸의 나이와 비슷한 딸의 딸.
갑작스런 충격으로 정신이 돌아와 지영이를 알아보고 얼싸안고 우는 것보다 백배는 더 짠했어요.
지영이 아버지와 헤어지고, 재혼을 하고 종민이를 낳고 살아왔을테지만,
어미와 딸의 관계는 딱 은서의 나이에 멈추어 마음 속 고름처럼 딱딱하게 응어리졌던 거겠지요.
그리고 마지막 장면!
장건희가 나타나서 깜짝 놀랬는데...
그니까, 그렇게 되서 둘이 잘 되면 진짜 화날 뻔했는데
다행히 지영의 상상이었지요. 가로수가 시원하게 뻗은 그 길에서
다시 자신의 삶 앞에 오롯이 선 지영이의 회상과
앞으로에 대한 화이팅으로 걷는 장면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고요.
참, 노래도 참 좋았지요? 웨일 목소리도 좋고, 이소라씨야 워낙 울컥거리게 만드는 음성이구요...
암튼 해피엔딩이 이리도 찝찝하지 않는 드라마도 참 간만이네요.
그나저나, 이번 주면 <성스>, 다음 주면 <인생은 아름다워>도 끝나고.
즐겨보던 드라마가 끝나는 계절,
10월의 마지막도 가고요.
섭섭하면서도
이제 드라마들이 끝나가니 좀 더 사람답게!!!!!!;;;,
열심히 살 때가 온 것 같아 좋기도 하고. 싱숭생숭
"언제나 돌아오는 계절은
나에게 꿈을 주지만.
이룰 수 없는 꿈은 슬퍼요.
나를 울려요..."
링크는 이소라, <말하자면 사랑같은 것>
1. 깍뚜기
'10.10.31 10:56 PM (122.46.xxx.130)2. 와우
'10.10.31 11:07 PM (112.223.xxx.68)서로가 닮아가는만큼 나를 잃어버리는 일이죠
서로가 달라지는만큼 마음이 아파오는 시간들이죠
-----------------------------------------------
어느날 길가다가 라디오로 이 프로그램 듣다가 노래 가사에 완전 빠졌네요.
특히 저 부분요.
이 드라마 끝났군요. 몰랐지만 재밌었던 드라마예요.
처음에 유호정 딸로 나오는 애가 아빠 미워하는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봤는데
암튼 재밌더라고요.
그 젊은 요리사랑 이뤄지지 않았다니..의외면서도 현실적이네요.
암튼 괜찮은 드라마였는데.. 끝났다니 아쉽네요 ㅎ3. 글을
'10.10.31 11:07 PM (116.39.xxx.52)참 잘 쓰신 거 같아요..
저두 중간에 이혜숙씨 나오면서는 안 보기도 했지만...
전체적으로 참 따뜻한 느낌의 드라마였네요..
물론 현실에선 있기 힘들 거 같은 상황들도 많긴 했지만
배우분들 연기랑 음악이랑도 잘 어우러졌던 거 같구..
끝나니 아쉽네요^^4. 난다
'10.10.31 11:10 PM (180.224.xxx.4)그 드라마가 벌써 끝났군요.
하영이가 짜증나서 보다 말았거든요..
저도 또 다른 아줌마 신데렐라 스토리로 끝나지 않아서 다행이란 생각이 드는건, 질투일까요?
부러우면 지는거다..ㅎㅎ5. 콩
'10.10.31 11:10 PM (114.206.xxx.70)요즘 드라마 답지 않게 (설정 자체는 비슷했지만) 풀어나가는 방식이 달라서 좋았어요.
보기 드물게 착하고, 그러면서도 현실감각을 나름; 유지하려고 하는 드라마 ^^
작가님이 마음이 따뜻한 사람인 듯..6. 정말
'10.10.31 11:13 PM (221.140.xxx.197)깍뚜기님은 글을 참 잘 쓰세요.
다른글과 덧글들을 봐도 두루두루
살림만 하시기엔 넘 아까운 보물이시네요.^^7. 아쉬워요..
'10.10.31 11:19 PM (125.186.xxx.215)요즘 이소라노래에 확꽂혀서 들으면서 82보고있는데 글내용이 너무 좋아요^^
근래에 보기드문 명품드라마에요..정말..8. 마음이
'10.10.31 11:23 PM (124.195.xxx.70)따뜻해졌던 드라마.오늘도 여러 장면에서 눈물 뚝뚝 흘렸죠.
드라마는 대중매체인데 예전부터 이런 드라마가 나왔더라면 사람들의 인식을 좀더 빨리 깰 수 있었지 않을까..특히 지영이 새엄마의 캐릭터는 지금까지 드라마에서 보기 힘들었던 것 같아요.
물론 예전에도 희생하고 헌신하는 새엄마가 있었겠지만 한 가정을 보살피는 어머니의 따뜻함이
그 향기가 어디까지 어떻게 퍼져나갈 수 있는지 보여줬죠.
드라마보면서 82게시판을 보면서 인생이나 사람사이의 관계를 더 관조하게 되는 요즘이라 기뻤던 한 사람이었습니다.9. 깍뚜기
'10.10.31 11:26 PM (125.132.xxx.246)님은 진짜 글을 잘쓰시는거 같아요~^^
저는 그 드라마 한두번 정도 봤는데...젊은요리사가 유호정씨 좋아하는거 보고 드라마는 항상 저렇지..라고 생각해서 안봤는데 그렇게 끝났군요..현실적이네요~
아~인생은 아름다워랑 성스 끝난다고 하니 아쉽네요..요즘 이거 두개만 보는데..10. 저도.
'10.11.1 12:24 AM (58.230.xxx.25)즐겨보던 드라마 끝이 났네요.
이소라 말하자면 사랑같으것...에 끌려 보기 시작했는데..엔딩이 인상 깊어요. 결국 큰 해피엔딩도, 놀라운 행운, 왕자가 나타나 의지하는 그런게 아니라 본인의 인생으로 살아간다는것. 굉장히 좋았어요. ^^ 얼마전에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였나;; 영화보고 실망했는데 오히려 이거보니 평범하고 어딘가 찌질할지도 모를 그런 인생이었을수 있는데 자기 인생을 참 잘 찾아냈구나..싶었어요. 저도 끝나서 많이 아쉬움 ㅎㅎ11. 정말이지
'10.11.1 12:34 AM (124.61.xxx.78)가족의 새로운 개념을 제시한 드라마~~~
지영이 생모가 손녀딸보고 '지영아!'라고 부를때 눈물이 철철.
백마탄 건희보다 시엄니가 개과천선해서 깜놀했네요.12. 삼순이
'10.11.1 1:11 AM (99.163.xxx.110)드라마는 몰라서 할 말이 없고... 깍뚜기님 부산 후기 올리셔용! ㅎㅎ
13. 린덴
'10.11.1 8:38 AM (203.234.xxx.55)쪽지 보냈어요~^^
14. 깍뚜기
'10.11.1 12:51 PM (122.46.xxx.130)드라마가 끝나는 아쉬움을 함께 공감해주신 분들 감사드립니다.
아줌마의 수다에 치..칭찬도 해주시구... ^^;;;
주변에는 이 걸 보는 사람이 없어서 조금 외로웠거든요 ㅋ
삼순이 / 덕분에 즐거운 시간 보냈어요! 후기 올리도록 노력해보겠슴다~15. 하하
'10.11.1 9:11 PM (124.55.xxx.40)글 정말 잘쓰십니다.
어제 이 답글 달고싶었는데.... 이런 좋은<?>글이 묻혔겠다 싶었는데..
역시 좋은글은 다 알아봐주시네요.
님.... 글을 정말 잘써주셨어요.
전 그드라마 안봤지만 님글이 참 맘에들어 답글답니다.^^16. ㅎㅎ
'10.11.1 9:12 PM (211.206.xxx.209)지나다가 문득..저도 이거 꼭 주말에 챙겨보던 드라마거든요
든든하게 저녁먹고 음료마시다가 지영이 생모가 지영아라고 부를때
엉엉 울고.. ㅋㅋ 김현주 결혼식장면에서 유호정이 뒤돌아보며
미소짓는거 보면서 전 또 눈물이 막 나더라구요
축하하는 마음한편으로 ..쓸쓸할것같은 지영의 마음..한편이 좀 아련하다고 할까..
아쉽네요 주말마다 기다리면서 봤었는데..17. 섭섭해요
'10.11.1 10:04 PM (122.36.xxx.144)마니섭섭해요 시청하면서 어떤 불편함이나 스트레스남기지않고 깔끔함에 유일하게즐겨찿아보던웬수였는데 ㅡ.,ㅡ 아! 잠깐 삼천포로 간적있죠? ' 손현주와 유호정이 저러다 합치게된다면 이건 완전쑈쑈쑈!!야'라면 흥분했던 적이 있었네요 아무리 가족이함께보는 드라마라지만 요즘 좋은게좋은거라는식의 짜집기 드라마가 하두 많아서 나름 혼자 씁슬했던기억을 이 웬수에선 따뜻한 봄바람처럼 마음과마음이 동요될수있도록 잘 만들어주어서 작가분께 고마워요 그리고 이젠 웬수를 볼수없다는것이 마니 섭섭해요
18. 섭섭
'10.11.1 10:04 PM (115.136.xxx.191)정말 목숨걸고 보던 드라마였는 데...ㅎㅎㅎ
요즘 보기드문 따뜻하고 재미있는 드라마에 갈채를 보냅니다.
에궁~~~넘 섭해요^^ 이젠 뭘 보나~~~ㅋ19. 역시
'10.11.1 10:17 PM (219.249.xxx.104)좋은 집안 엄친아가 애딸린 이혼녀랑 된다는것은 현실에서도 거의 불가능한 일이죠...
이 드라마 보면서 노래가 참 좋았어요
특히 이소라 노래....가슴이 찌릿하게 슬퍼지는 노래...
좀 섭섭하기는 했어요 현실에서는 불가능해도....드라마에서는 안되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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