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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들은 사람이 죽었다면 어떤 생각이 드나요?
오늘 아침은 좀 씁쓸하네요.
아니 씁쓸하다못해 남편한테 대실망해서
수습이 안되고 있습니다.
우리가 사는 집 앞에서 어제 교통사고가 나서(쿵 하는 소리가 나서)
내다봤습니다. 그런데 크고작은 사고가 있는 곳이고 좀 멀어서 잘 보이진 않더군요.
사람들이 구경하고 있는 것이 보이고...남편한테 또 교통사고가 났어. 하고 말하면서
보는데, 남편은 평소에도 특별한 일 아니면 교통사고가 났다해도 내다보지 않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아홉시 뉴스에 나오면서 사람이 죽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오늘 아침 남편한테 어제 그 사고로 사람이 죽은것이
뉴스에 나오더라고 했더니...
첫마디가 넌 그런 것이 그렇게 관심있냐고 하네요.
순간 헉~했습니다. 그래도 저는 놀란 가슴으로 말했는데
내가 저런 사람이랑 결혼했나 하는 생각에.....오싹해지고, 오만정이 떨어졌습니다.
사람이 어찌 그럴수있느냐, 그랬더니 자기는 20대에 죽음을 초월한 사람이고,
사는 것이 중요하지, 죽는건 그리 중요하다는 생각이 안든다고...
어쩔수 없어 죽었는데 어쩔거냐고....
그러나 불쌍한 사람이 고생하고 산다면 도와주고 싶고. 암튼 사는 것은 동정이 간다고...
정말 사람이 달리 보이고...
완전 콩꺼플이 벗겨지는 아침입니다.
82님들 생각은 어떠신지요.
1. 677
'10.10.30 11:46 AM (122.34.xxx.90)남편말에 공감됩니다.
가치관의 차이일뿐, 남편의 인간성에는 문제가 없어요.
오히려 성숙한 인생관을 가지신분이라고 생각되네요.
사람죽는거 모르는것도 아니니 호들갑 떨지 말란 뜻이겠찌요.2. 겁
'10.10.30 11:50 AM (128.205.xxx.88)겁이 많은 사람 같아요.
보면 인물 없고 공부 못 하고 돈 없고 자존감 없고 나약한 사람이
그거 위장하려고 갖은 못 된 짓으로 군림하려하고 센 척하거든요.
잘 달래주세요.3. 그게
'10.10.30 11:52 AM (122.36.xxx.11)원글님 어떤 말투, 목소리, 표정을 가지고
그 말을 했는지도 중요해요
남편이 정말 감정이 없고 인정이 없는 사람일 수도 있고.4. 보통
'10.10.30 11:52 AM (218.37.xxx.95)우리 여자들보다 남자들이 그런쪽으로 무심하고 그렇지 않나요
표현력도 좀 부족한거 같고....5. ...
'10.10.30 12:03 PM (175.194.xxx.10)남편께서 인정없고 감정없는 분 아닙니다.
20대에 죽음을 초월했다니 뭔가 큰 일을 겪었나 본데 그랬다면 충분히 공감가네요.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절대 남편 감정을 이해 못하실거예요.
원글님 집안에 큰일이 생긴다면 아주 잘 헤쳐나갈 믿음직한 남편이니 이런걸로 사람 판단하지 마세요.
저는 절대적으로 남편분 말씀 공감합니다.6. ..
'10.10.30 12:21 PM (121.190.xxx.7)도로에서 교통사고 났을때
구경하느라고 주변 길이 꽉 막힐때 있쟎아요.
울 남편은 속도가 늦어지면서 고개가 돌아갑니다.
전 쳐다보기 싫고 호기심 보이는게 너무 싫어요.
구체적인 도움을 주는 경우 아니면요.
내가 사고났을때 사람들이 호기심 보이면서 모여들면 싫을꺼 같은데
사람마다 생각이 다른거지 인정머리하고는 다른문제 같아요.7. 남의
'10.10.30 12:51 PM (115.41.xxx.10)그런데 관심 갖는 것이 어쩌면 일종의 불구경과도 같은거 아닌가요?
어떻게 해 줄 수도 있는 것도 아니고, 얘기 나눠봐야 마음만 아프지
남편의 반응 이해가 가는데요?8. 제가
'10.10.30 1:13 PM (116.41.xxx.89)좀 그래요. 사는 게 더 중요하다고 여기는 편입니다.
이야기 나눈다고 죽은 사람이 다시 살아나는 것도 아니고...
실제로 내가 나서서 더 낫게 바꾸거나 도움 줄 수 있는 게 아니면
죽음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는 게 낫지 않나 생각해요.
억울한 죽음이어서 목격자나 도움이 필요하다면 문제가 또 다르지만요.
신문에 종종 실리는 유명인의 부고에 사람들이 안타까워할 때도
대부분은 관심이나 걱정보다는 그냥 개인의 호기심 채운다 싶을 때가 있어요.
만의 하나, 말씀하실 당시 원글님께선 그런 의도가 없으셨다 해도
가십처럼 신나서 떠든다는 인상을 남편분이 받으셨을 수도 있고요.
텔레비전이나 책 보면서 불쌍한 사람이나 동물 이야기 보면 눈물 줄줄 흐르는데
장례식장 가면 눈물 안 나요.
울어서 돌아가신 분 다시 살아난다면 몇 년이라도 울겠지만 그런 게 아니니까요.
그보다는 내가 뭘 어떻게 해야 상주며 남은 사람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조금이라도 될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달려가요.
너무 마음 상하지 마시고요, 그냥 사고 구조가 좀 다르구나 여겨 주세요... 인정머리 없는 거 하곤 좀 달라요.9. ....
'10.10.30 2:18 PM (180.70.xxx.96)20대에 죽음을 초월한 분이라서 그런가 봅니다.뭔가 삶과 죽음과 관련해서 나름대로의 철학이 있을수도 있지요.우리 남편은 티비에 사람죽은 뉴스가 나오면 "잘됐네....!!" "잘 죽었어~~!!"(특히나 법규같은 거 안지키거나 하지 말란 거 해서 사람 죽은 뉴스 나오면) 그러고 웃기도 하고요...사람 죽은 뉴스 나오면 "좀 죽어야 돼..."사고나서 죽은 거 보면 "사람들이 좀 죽기도 하고 그래야지..."어쩌고 하면서 혼잣말 합니다.전 그런 ㄱ ㅔ 너무 싫고 죽은 사람한테 왠지 미안한 생각이 들어서 (남편이 그런 말을 한 것이) 아무 대꾸도 안합니다.(속으로 나무관세음보살...하죠)그냥 저 사람은 그렇게 생각하나보다..하고 말아요...이래저래 판단하기가 싫더라고요.무슨무슨 사고나 나거나 그래서 사람이 죽으면 보통은 혀부터 차게 되고 참 안됐다..저는 이런 소리부터 하게 되던데 안그런 사람도 있더라고요.저 사람들이 죽어줘야 자기 먹을 게 많아진다는 사고방식을 갖고 있는 사람이 울 남편입니다.근데 울 남편 가만 보면 사이코패스 기질은 있어 보입니다.(제 생각이지만요).남편이 남을 위해 우는 꼴은 한번도 못본 듯 합니다.자기 신세 한탄하면서 우는 건 몇번 봤지만요...성정이 메마르고 냉정한 타입인 듯..반대로 전 눈물이 지나치게 많아서 냉정한 남편을 좀 닮고 싶다는 생각도 합니다.어쩌면 그렇게 아무 감정이 없을 수 있는지 참 신기해서요.
10. 링고
'10.10.30 2:38 PM (61.75.xxx.161)남편의 말이 100% 이해가 가네요.
이미 벌어진 죽음보다는 살면서의 고통이 훨씬 더 안타까운거 아닌가요?
전혀 상관없이 하루에도 수십건, 수백건 벌어지는 죽음....
거기에 일일이 반응하실 건가요?
TV보도?
혹은 바로 집앞의 사고?
당장 가까운 종합병원 영안실 가보세요...
하루에도 얼마나 많은 이들이 죽어서 들어오는지...
그거 일일이 다 신경쓰실건가요?
남편은 개인적으로 봤을 때 정말 따뜻한 사람이라 여겨지네요.
그러지 않으면 저런 말을 할 수도 없음....
거기에 대해 남보다 훨씬 더 많은 경험과 고민을 했음을 알 수 있네요.
님이 느끼는 어찌보면 싸구려 동정보다,
남편의 저런 차가워 보이는 반응이 훨씬 가치있어 보입니다.11. ...
'10.10.30 4:05 PM (119.194.xxx.122)좀 냉정한 분 맞네요.
따뜻하다는 증거는 어디에????
남의 일에 시시콜콜 관심을 가지는 것도 우습지만
내가 사는 곳 가까이에 사고가 났으면 기분이 안좋아지는건 보편적인 정서 아닌가요?
그걸 이성적으로 따져서 굳이 무덤덤한 분이 낯설게 느껴지네요.12. 남편이
'10.10.30 5:26 PM (114.205.xxx.98)잔정은 별로없으신...매사에 말도 별로없고...그러신분이지요???
저희남편은 더해요...
얼마전에 차타고가다가 산모가 쌍둥이 낳다가 죽었는데....아가들을 안겨주니 그때 눈감았다고...전..산모가 불쌍해서...눈물을 그렁그렁하고 있었더니..저희남푠은 죽은사람은 죽은사람이고...애기키울 남자가 불쌍하다는얘길해서 학을 띠었네요.....잔정머리없는 인간가트니라구.....내가너하고 사느라 마음둘곳이 없다....ㅠㅠ13. ==-==
'10.10.30 8:52 PM (119.195.xxx.160)아니 그거갖고 뭘 그러세요~
그래도 가족들이 아프거나 죽을 상황이 되면 남편분도 저런 반응은 아니겠죠.
누구나 다 죽는데 뭐..14. 와
'10.10.31 7:00 AM (41.230.xxx.5)댓글들 대부분 너무 시크하십니다. 오늘 내가 사는 집 앞에서 사람이 죽었다면 , 아니 강아지가 죽었다 하더라도 놀라움과 연민을 느끼는 것이 인지상정이요 인간적인 반응일텐데, 초연한 분들 많으시지만 왠지 자연스럽지가 않아요...
15. 원글
'10.10.31 2:39 PM (110.11.xxx.184)댓글이 많이 달렸고, 조회수도 많네요. 혹시 대문에 걸렸던건 아니겠죠? ㅎㅎ
어제 글 올리고 친정갔다가 좀전 왔습니다.
남편땜에 화가나서 갔던건 아니구요. 같이 북악스카이웨이랑 삼청공원 등에
갔다가 친정에 갔었답니다.
몇몇분들 말씀대로 남편은 평소에 다른사람 말을 잘 경청하는편이고, 객관적이고...
그래서 사람들이 조언을 구하러 많이 오기도 하지요.
여러가지 제가 배울점이 많다고 생각하는데 어제는 첫마디에 제가 당황했네요.
몇몇님들 댓글대로 남편이 인간성에 문제가 있는건 아니라고 생각되긴 하지만
저도 뉴스나 멀리서 그런 사건을 접할 때는 그저 무덤덤할 때도 많지만
바로 집앞에서 어제 본 일이 뉴스에 나와서 좀 놀라긴 했습니다. 그렇다고 호들갑스럽게
말한 건 아니었구요.. 누가 옳은 자세인지는..글쎄요.
저도 뭐 좋은 사람도 못되니 그냥 이해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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