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시댁과의 관계에서요 혹시 도움이 될까봐

제리 조회수 : 1,109
작성일 : 2010-10-29 15:48:42
어제 이어 오늘 또 쓸데 없는 소리 하러 왔어요
제가 40이 넘어 약간 푼수가 되어 가나봐요^^

시댁 식구가 어렵고 불편하고 모두들 그렇잖아요
특히 초기에요
저도 첫단추를 잘못 낀 것인지 무척 힘들었어요

저랑 남편이랑 대학 동창인데
많이들 그렇듯 아들은 엄청 잘났고 멋지고 똑똑한데,
딱 하나 부족한 것...............여자 보는 눈이라고
어쩜 저런 보잘 것 없는 촌년을 골랐는지 모르겠다고 하셨어요
단번에 말씀하신 것을 아니고
이말 저말 꿰어 맞추어보니.....딱 그 말이었지요.

이러하니 제가 얼마나 억울하고 배알이 뒤틀렸겠어요
남편은 좋지만, 집안은 천박하기 그지없고 가치관이라고는 본받을게 하나도 없고
저랑은 1%도 맞지않고 억지로 섞이기는 하지만
맘 속에서는 절대로 배우고 싶지않아. 닮고 싶지않아 를 주술처럼 외쳐대고 살았어요

게다가 우리 집안을 얼마나 무시하시는지요
(지금은 무지 반성 하시고 계시겠지만)
그깟 선생들, 가난뱅이들, 거렁뱅이들 이런 말들을 스스럼없이 하셨어요
우리 집이 교육공무원이 많았어요
제 막내가 행시 합격했을때(최연소) 내세워 자랑하지 않았지만
어디서 들으시고 대뜸 시어머니께서 제게
그깟 공무원 하면 월급이 삼성보다 많나? 엄청 파이제?
이러셨어요

매사 이렇게 뒤틀려서 제가 시어머니가 미워죽겠는거예요
어머니랑 한달에 한두번씩은 만났는데...
그때마다 혹시 교통사고는 안 나나, 비행기는 제발 추락 안하나....
이런 헛된 바램을 하느라 제 자신이 더 다쳤어요.
어머니가 싫으면 싫다고 말도 못하면서
앞에선 고분고분 하면서 뒤에서는 칼을 갈고 있는 제 모습이 스스로 너무 싫었거든요

그런데
이혼까지 불사하겠다 이러면서 그동안 쌓였던게 한 순간 폭발한 사건이 있었는데요
그 이후 아주 많이 불편하고 서먹하긴 했지만....이후
시댁을 보는 관점의 변화 와 제가 할 수있는 일에 대한 선이 분명해졌어요

예를 들면요
전에 어머니가 너는 어디에 복이 붙어서 이렇게 좋은 신랑을 만났냐?
이러시면 일단 짜증이 확 나잖아요. 너는 능력도 없고 이쁘지도 않는게 어디에 남자 후리는 재주는 있어가지고.....
이렇게 번역이 되어 제 머리에 남잖아요
이런 과정을 과감히 없앴어요
그리고 어머님께 사실만 인정해 드려요
어머니 제가 다행히 사람보는 눈이 제대로인가봐요. 제가봐도 남편을 너무 잘만났어요
이렇게요.
제가 어디 시집을  잘 와서 시어머니를 잘 만났다고 했나요
저는 평소에 생각하던 부분을 들으시는 분 기분나쁘지 않게 대답해 드렸는데
우리 어머니는 당신까지 칭찬 받았다고 생각하시더라구요

제가 또 아주 잘 날짜에 대해 잊어버리고 살아요
결혼기념일 생일 (아이들 생일도요 )이런 것도 다 잊어버리고 사는데...
같이 사는 사람들은 이게 편한데
사실 시댁에서 이러면 서운하잖아요
제가 안와도 된다는 시 할아버지 제사일을 까먹은 거예요
달력을 안보니 그날이 그날인줄 모르고 지나간거지요
시부모님께서 몹시 서운해 하셔서 많이 삐지셨어요
며칠 있다 전화했더니...
도대체 언제 전화하는 줄 볼려고 두고 보고 계셨다는 거예요
예전 같으면 제가 잘못한게 맞지만....
그게 이렇게 진노할 문제 인가 속으로 찜찜해 하면서 잘못했다고 이러면서 내 맘 속엔 앙금을 키웠을거에요
하지만 지금은 이렇게 말해요
어머니 제가 날짜를 잊어버리고 전화 안드려서 서운하게 해서 죄송해요.
어머니  저희가 몰라서 그래요 그러니 이것들 언제까지 전화 안하고 있는 지 두고보자 이러지 마시고 빨리 전화를 주세요. 그동안 어머니 맘이 얼마나 불편하셨어요. 이렇게요
실제로 이렇게 말했더니 껄껄 웃으시던데요
그리고 내년부턴 내가 전화해서 기다리지않고 어른들 바꿔주겠다 이러시던걸요

정말 막장인 사람들 말고
다른 사람하고는 아닌데 유독 고부간만 안 맞는다든지 이럴때요

남편은 내 남자이지만 그 집 아들도 맞다 를 인정했으면 좋겠어요
내 아들은 이렇게 잘났는데....
이러면 나도 잘났다로 응수하시는거 보다
정말 남편 이런 점은 참 좋아요(진짜 좋은 점 말이예요) 저희 아이도 아빠와 본받았으면 좋겠어요
이렇게 말씀해 주시면 고부사이가  좋아지지 않을까요

우리 시어머니와 저요
정말 힘들었지만
몇년전에 남편 생일에 제가 어머니께 편지를 적었어요
평소 남편에게 좋다고 느꼈던 점 고맙다고 느꼈던 점 이런 것들을 적어서
이런 남편을 제게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이렇게 적어서 보내드렸는데
(솔직히 남편에게 불만이 없었으니까요)
어머니께서 며칠을 우셨다고 하시더라구요
그리고 제게 인생을 보상받은 것 같았다
정말 고맙다 하셨어요

저의 경험을 보면
고마운 부분은 얼른 그부분에 대해 고맙다고 말하고
잘못한 점은 그 부분을 꼬집어서 잘못했다고 말하기
그리고 말로 죄를 만들지 않기

이를 실천 하시면
지금의 관계보다  훨씬 편안해지지 않을까요


IP : 125.176.xxx.2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10.10.29 3:52 PM (222.108.xxx.156)

    정말 훈훈하네요...현명하신 거 같아요.
    정말 억울하고 당황스러울 상황에서도 (제사) 침착하게 대답도 잘 하시고..
    또 시어머니가 못된 분은 아닌 거 같으세요. ^^ 며느리가 이쁘게 말하니 호탕하게 웃으시고;;

    저도 늘..내가 울엄마 딸이듯 남편도 엄마 아들이기도 하다는 걸 새기고 삽니당 ㅎ

  • 2. ,,
    '10.10.29 3:54 PM (59.19.xxx.99)

    근대요 그게 먹히는 사람이 있고 안 먹히는 사람이 있더라구요 손뼉도 마주 쳐야 소리가 난다고

    그래도 님이 하신말씀 무슨말인지는 알겟어요 저도 요즘 그런거 많이느껴요,,사랑받는것도 나 하기에 달렸다는걸,,느껴요

  • 3. 둘째며늘
    '10.10.29 4:03 PM (58.145.xxx.246)

    남편은 내 남자이지만 그 집 아들도 맞다 를 인정했으면 좋겠어요
    내 아들은 이렇게 잘났는데....
    이러면 나도 잘났다로 응수하시는거 보다
    정말 남편 이런 점은 참 좋아요(진짜 좋은 점 말이예요) 저희 아이도 아빠와 본받았으면 좋겠어요
    ......................

    저도 어머니가 그러실때
    네네.. 어머님말씀이 맞다. 이런식으로 말씀드리니
    진짜 그런줄아시고 더 하대하시더라구요 ㅠㅠㅠ
    전 그래도 저도 잘났다는 소리는 차마 못하겠어서(넘 유치해지는거같아서) 참고는 있어요...ㅋ

    시부모님 나름이신거같아요....

    어쨋든 많이 배워갑니다^^

  • 4. ..
    '10.10.29 4:39 PM (219.250.xxx.198)

    그야말로 케바케이죠.
    원글님처럼 그리해서 받아들여지는 사람도 있지만..,섣불리 저리했다가 물로 먹히는경우도 있어요.
    그리고 저리하려면 초장에 해야 효과가 있는거구요..,어짜피 노인네들 늙으막에는 거의 손발드는경우 많아요.
    솔직히 첨에 어려워도 부딪히고 충돌하더라도 자기만의 루트를 터놓으면 평생이 편한거예요..

  • 5. 제리
    '10.10.29 6:39 PM (125.176.xxx.2)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핵심은
    고마운 부분은 얼른 그부분에 대해 고맙다고 말하고
    잘못한 점은 그 부분만 꼬집어서 잘못했다고 말하기
    그리고 말로 죄를 만들지 않기....였답니다

    특히 어설프게 잘못했다고 볼수도 있고 그럭저럭 넘어갈수 도 있는
    찜찜한 상황에서
    그런 부분은 오해가 남지 않게 얘기하고 넘어가시고
    어머님이 잘난 척하시거나 하면
    정말 잘났다 하는 부분으로 포커스를 맞춰서 칭찬하시면
    서로 자존심 상할 일이 없었거든요

    제가 전에는 (신혼 때)
    어머니께서
    남편을 하두 잘났다 잘났다 하시면서 아까워 하시길래
    몇번을 벼르다 이렇게 말했어요
    "어머니. 이런 애(남편)를 못봤다고 하시는데 우리 학교 교문 앞에서 1시간만 서서 계셔보세요
    5분에 한명 정도 더 괜찮은 애 지나갈걸요"
    그 다음부터는 대 놓고 자랑 안 하셨는데 나중에 들으니 많이 맺히셨다네요

    그 다음부터 제가 통쾌하기 위해 다른 사람을 상처주는 말은 조심하려구해요
    특히 일회성인 관계가 아니라 평생 지속하는 관계잖아요.

    잘못한것을 그것만 사과하라고 한 것은요 이럴 경우인데요
    우리 언니는 형부하고 진짜 자주 다투어요
    그리고 자기가 더 잘했다 , 형부가 더 잘못했다고 인정하라고 압박해요
    싸울때 자기는 30%정도 잘못했고 상대가 70%잘못했다면 더 잘못한 사람이 100% 잘못했다는 논리예요.
    저는 이럴 때 너의 30% 잘못한 점만 먼저 잘못했다고 얘기하라는 거예요.
    내가 이러이러한 점은 미안하다 ...이렇게 포커스를 맞추어서 사과를 하면
    사과하는 사람의 자존심도 상하지 않고 싸움이 커지지도 않아요.
    그리고 상대가 괜찮은 사람이라면 자신의 잘못도 인정할 거구
    아님 말구요...왜냐하면 저는 할 도리를 다 했으니까요 아주 마음이 편해요.

    우리 어머니도 처음엔 제가 어찌어찌한 점은 죄송해요
    이렇게 말하면 모든 걸 제가 잘못했다고 비는 줄 알고 저를 잡았다고 생각하셨어요
    하지만
    몇년이 지나고나니
    서로 상처받지 않게 얘가 말하고 있구나를 아셨어요
    서로 할퀴지 않는 것이 가족간의 신뢰를 쌓는 거라는 걸
    우리 둘 다 이젠 알게 된거구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682633 자유게시판은... 146 82cook.. 2005/04/11 154,580
682632 뉴스기사 등 무단 게재 관련 공지입니다. 8 82cook.. 2009/12/09 62,243
682631 장터 관련 글은 회원장터로 이동됩니다 49 82cook.. 2006/01/05 92,524
682630 혹시 폰으로 드라마 다시보기 할 곳 없나요? ᆢ.. 2011/08/21 19,977
682629 뉴저지에대해 잘아시는분계셔요? 애니 2011/08/21 21,672
682628 내가 투표를 하지 않는 이유 사랑이여 2011/08/21 21,383
682627 꼬꼬면 1 /// 2011/08/21 27,415
682626 대출제한... 전세가가 떨어질까요? 1 애셋맘 2011/08/21 34,608
682625 밥안준다고 우는 사람은 봤어도, 밥 안주겠다고 우는 사람은 첨봤다. 4 명언 2011/08/21 34,799
682624 방학숙제로 그림 공모전에 응모해야되는데요.. 3 애엄마 2011/08/21 14,851
682623 경험담좀 들어보실래요?? 차칸귀염둥이.. 2011/08/21 16,993
682622 집이 좁을수록 마루폭이 좁은게 낫나요?(꼭 답변 부탁드려요) 2 너무 어렵네.. 2011/08/21 23,216
682621 82게시판이 이상합니다. 5 해남 사는 .. 2011/08/21 36,195
682620 저는 이상한 메세지가 떴어요 3 조이씨 2011/08/21 27,401
682619 떼쓰는 5세 후니~! EBS 오은영 박사님 도와주세요.. -_-; 2011/08/21 18,313
682618 제가 너무 철 없이 생각 하는...거죠.. 6 .. 2011/08/21 26,633
682617 숙대 영문 vs 인하공전 항공운항과 21 짜증섞인목소.. 2011/08/21 74,083
682616 뒷장을 볼수가없네요. 1 이건뭐 2011/08/21 14,556
682615 도어락 추천해 주세요 도어락 얘기.. 2011/08/21 11,626
682614 예수의 가르침과 무상급식 2 참맛 2011/08/21 14,362
682613 새싹 채소에도 곰팡이가 피겠지요..? 1 ... 2011/08/21 13,392
682612 올림픽실내수영장에 전화하니 안받는데 일요일은 원래 안하나요? 1 수영장 2011/08/21 13,646
682611 수리비용과 변상비용으로 든 내 돈 100만원.. ㅠ,ㅠ 4 독수리오남매.. 2011/08/21 26,042
682610 임플란트 하신 분 계신가요 소즁한 의견 부탁드립니다 3 애플 이야기.. 2011/08/21 23,545
682609 가래떡 3 가래떡 2011/08/21 19,759
682608 한강초밥 문열었나요? 5 슈슈 2011/08/21 21,820
682607 고성 파인리즈 리조트.속초 터미널에서 얼마나 걸리나요? 2 늦은휴가 2011/08/21 13,808
682606 도대체 투표운동본부 뭐시기들은 2 도대체 2011/08/21 11,933
682605 찹쌀고추장이 묽어요.어째야할까요? 5 독수리오남매.. 2011/08/21 18,087
682604 꽈리고추찜 하려고 하는데 밀가루 대신 튀김가루 입혀도 될까요? 2 .... 2011/08/21 21,835
1 2 3 4 5 6 7 8 9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