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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편 어려워지니 자연스레 멀어지는 시댁

시원섭섭합니다 조회수 : 1,820
작성일 : 2010-10-29 14:02:28

남편이 월급 생활 할때는 어이없는 부탁도 다 들어드렸습니다.

아무 날도 아닌데도 일본 여행도 보내드렸구요...(엔화 제일 비쌀 때였죠)

그냥 많이는 못드렸어도 기념일마다 용돈도 드리고.....그냥 나름대로 했어요.

그러다가 남편이 사업의 꿈을 펼치려 이것저것 재산 정리하고 친정에 잠시 얹혀 있는데..

제가 지금 둘째 만삭이거든요.

어제 시어머니와 통화하면서 곧 아기도 태어날텐데 남편이 사업하려는게 좀 두려운건 사실이다..

라고 말씀드렸어요. 그냥 제 진심이니까요.

솔직히 '저희 좀 도와주세요.' 이런 마음은 일 프로도 없었습니다.

망한 것도 아니고 이제 시작이고....전 긍정적인 마음이 더 컸으니까요. 그래서 어머님한테도

전 그이가 하는 일 불안하게 생각하지 않고 열심히 응원해주고 싶은 마음이 더 큽니다.

이렇게 말씀드렸었구요. 아이 몇개월이라도 키워놓고 어린이집에 맡겨놓고 저도 일 다시 할 생각이었구요.

그랬는데 정말 황급히 끊으시더군요. '없으면 없는대로 니가 덜먹고 (심지어 애들도 덜 먹이라며...-_-;;;)

덜 입고 살아라' 이러면서요.

전 정말 앓는 소리 한번 한적 없거든요. 그냥 제 말투가 워낙 담담합니다. 특히 시어머님과 통화할때는요.

연기 하는 것도 싫어하고 여우과도 아니라서....ㅋㅋ


참고로 저희 친정도 어려우신 편이고...저희 시댁은 공장 돌리면서 일년에 매출 10억 이상은 올리는 분들이세요.

공장 쉴때는 해외 여행도 두분이서 자주 다니시구요. 그리고 병원(의료)쇼핑도....... 서울로 의료 쇼핑 다니실때도 제가 많이 모시고 다녔죠.

암튼....이래저래 받은 도움도 많고 받은 상처도 많지만...그리고 워낙 욕심 많은 분이란것도 알지만.

신혼때는 늘 저한테 이것저것 싸주시면서 '내가 나이들면 니가 다 해줘야 한다'

늘 강조하던 우리 시어머님....

정작 아들내외의 '닥치지도 않은 어려움' 앞에선 완전 남보다 못한.....

남보다 못한 위로도 아닌 냉담한 표현만 던지곤 페이드 아웃 해주시네요.

심지어 남편얘길 하시며 **이가 허영심만 많아서 사업한다고 그러는거다....라며.....


별 기대도 안 했겄만 그런 이야기 들을 때마다 다시 한번 이를 악물게 됩니다.

왜 평온한 마음으로 잘 살고 있는 사람에게 앙심을 품게 만드는지.....

솔직히 저희가 잘되든 못되든 마음을 확인한 것만으로도 전 시원섭섭합니다.

원래 그런 분인줄은 알았지만....

(예전에 남편이 주식 투자하곤 손해 본거 아시고는 병원 쇼핑오셨다가 그 다음날 취소하고 정말 도망치듯 본가로 내려가셨거든요....)

정말 어려울때가 되면 인간관계 정리 된다더니......


어머님 인생 그렇게 살지 마세요.
IP : 211.221.xxx.89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dma
    '10.10.29 2:05 PM (116.120.xxx.165)

    친정도 마찬가지에요
    아니 사람사는것이 다 그런거에요
    내가 어떤 위치이냐에 따라서 내가 다른사람의 눈과 입에 달라지더군요
    저는 그래서 친정도 친구도 믿지않습니다

  • 2. 시원섭섭합니다
    '10.10.29 2:06 PM (211.221.xxx.89)

    저같은 경우는 친정에서 제가 어려움 겪을때 엄마가 당신도 너무 고달픔에도 불구하고 따스하게 감싸주셨거든요. 지금도 그렇구요. 저희 시댁은 저한테 전화올까봐 전전긍긍.....헐....걍 안부전화만 해도 덜덜 떠는게 느껴질 정도였어요. 그래서 더 서운했나봐요..

  • 3. 참..
    '10.10.29 2:25 PM (58.149.xxx.30)

    드릴 말씀이..
    되려 잘 되었다고 말씀드려야 할까요?

    어려울때 인간관계 다 보이는거니까요..
    섭섭한 마음 푸시고.. 되려 잘됬다고 생각하세요.
    나중에. 남편분 사업이 잘되면 '내탓이다'라고 친한척 하고도 남을 분들이네요.
    그냥 지금처럼 덤덤하게 그렇게 지내세요.
    시댁 식구들과 어느정도 거리감이 있는게 더 좋은거 같아요.
    10여년 넘게 살아보니 저는 시댁 식구들과의 거리감이 되려 더 편하고 좋네요.. ^^

  • 4. ~
    '10.10.29 3:46 PM (125.187.xxx.175)

    말이라도, "아가 너무 걱정 마라, 다 잘 되겠지." 하셨으면 좋았을 것을.
    사업하면서 큰 돈 만지는 분들이 의외로 자기 돈 쓰는 것에 매우 인색하고 누가 내게 손 벌릴까봐 전전긍긍 하시더라구요. 워낙에 별별 일을 겪어서 그런 거려니 싶으면서도 썩 보기 좋지는 않지요. 그것도 부모님이 그러시면...
    그냥, 속마음 알았으니 이제 님도 잘해야 겠다는 강박을 벗을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생각하세요.

  • 5. 서운해도
    '10.10.29 3:48 PM (211.63.xxx.199)

    살짝 서운하시겠지만 되려 잘된겁니다.
    저희 시어머니도 비슷하세요. 저희 imf때 결혼했는데 남편 월급이 기본급만 나왔었죠. 전 프리랜서였는데 그 당시 일이 별로 없었구요.
    저희 시어머니도 자식이 뭐 하나라도 달라할까 경계하시더군요. 머리가 아파 시집에 있는 쌍화탕 한개 먹었는데, 그거 다시 안 사다놨다고 얼마나 잔소리 하시던지..
    전 아직도 시집에 가면 음식 잘 안먹어요. 제가 먹을 빵이나 간식 따로 사가서 먹습니다.
    여하튼 저도 진작에 시어머니 성품을 알았기에..그렇다고 저희것 빼앗아 가시는거 없으시고 베풀기도 하시는편인데 가끔은 지독할만큼 아끼시고 너무 작은것에도 인색하세요.
    그래서 저희도 거리를 둡니다. 명절, 생신때나 찾아뵙고요. 저희남편 명절이면 선물 꽤 들어오는데 시집에 넉넉히 드릴수 있지만 안드립니다. 저도 그동안 당한게 있으니..
    시부모님들 경제적 여유 있으신분들이니 꼭 드려야 할 필요도 없구요.
    어느순간엔 저희 자주 안간다고 살짝 서운해하시더군요. 전 이젠 편하고 익숙해서 잘 해드리고 싶은 생각 없네요.
    원글님도 거리 두고 사세요~~~

  • 6. 별사탕
    '10.10.29 6:46 PM (110.10.xxx.30)

    저렇게 사라졌다가는 님네 잘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다시 친한 척 할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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