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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도 친구 이상은 아니라고 했던 그 친구... 이제와 괜찮아보이면 양심 없는거죠?

그땐 너무 어렸어 조회수 : 4,894
작성일 : 2010-10-26 13:17:24
제 나이 31살.. 아직 결혼 안했어요.
21살때 만난 친구가 있어요. 벌써 10년이 되었네요.

학교 선배 언니가 동호회 활동하면서 알게 된 동생인데 만나러 가는 길에 같이 가자고 해서.... 따라 갔다가 알게 되었어요.소개팅도 아니었고, 둘 만나는데 제가 낀 거죠.
처음 봤을때는 호감이 있었는데 ... 제가 연애에 관해선 정신연령이 낮았는지... 누굴 사귀어야겠다.. 모 그런 생각조차 해보질 않았거든요. 괘찮다고 생각했던 그 남자가 저한테 따로 연락을 하기 시작하고, 좋아한다고 줄기차게 따라다니니깐 있던 호감이 없어지더라구요.

전 그 친구가 싫다기 보단 누군가를 어떻게 사귀는지도 모르고, 많이 미숙했고, 첫눈에 누군가를 강하게 사랑해야만 사귈수 있다고 줄곧 생각해왔거든요.
그 친구와 사귈 마음은 없었는데. 만나자면 만나고, 맛있는 거 사주면 먹고, 영화도 보고 그랬어요.
그렇지만 사귈 마음은 없었죠.
한번은 술 마시고 저희 집 앞에 찾아와서 나와달라고 부탁하는걸 매정하게 끊고 나가보지도 않았어요. 벤치에서 술취해 누워 잠들었을 그 친구 걱정은 전혀 안하고 그냥 부담스럽다고 여겼구요.

그러다 그 친구는 군대에 갔고, 저는 또 까맣게 잊고 잘 지냈죠. 군대에서 콜렉트콜로 여러번 전화가 오더군요.
저는 왜 콜렉트콜로 전화를 거는지 이해가 안갔어요. 받기 싫었는지.... 한번은 앞으로 나한테 전화걸지말라고 직접적으로 말했구요. 슬픈 목소리로 알겠다고 전화안하겠다고 했던 그 친구...

저는 한참 지나서야 제가 너무 심했구나 깨달았죠. 군대에서 얼마나 힘들었을지 외로웠을지 알지도 못하고 그냥 콜렉트콜로 전화거는 그 친구가 한심해보였는지... 제가 넘 못됬구나... 못되게 굴었구나.. 싶었어요.
그러던 중 군대에서 휴가 나온 그 친구 연락을 받고 또 만나러 가기도 했어요. 밥도 먹고.... 제 집으로 가는 버스를 같이 타고 집 앞까지 데려다주고.... 다시 군대에 복귀하는걸 힘들어하던 그 친구.... 우리 집 앞에서 저를 이제 마지막이라며.... 안더라구요.... 그 마음 받아줄 생각 없었지만.. 그러면서 뿌리치지도 않은 건 희망 고문이었던거죠.

그렇게 그 친구는 군대에서, 저는 외국으로 어학연수 가서.. 연락이 끊기고....
그 사이 전 4학년이 되고, 버스 정류장에서 우연히 그 친구가 스쳐지나가더군요. 제대를 한 듯 했어요.
그 날 밤.... 메신저를 로그인 했는데 누군가 친구신청을 했더군요. 누군지 모르고 수락했는데 그 친구..
수년전 나우누리 통신에서 쓰던 아이디를 기억하고, 그 아이디로 친구신청 했더라구요... 저도 더이상 기억 안하는 나우누리 아이디....

다시 그렇게 만났고, 전처럼 저에게 좋아한다고 애걸하지도 복걸하지도 않는 그 친구를 보며 이젠.. 편한 친구구나... 생각했어요. 함께 밥 먹고 영화보고.... 저는 대학 마지막 여름방학을 미국에서 2달 여행을 가면서... 제 친구를 그 친구와 소개팅을 해줬어요. 사실 저를 전에 좋아했어도 사귄건 아니라 괜찮다고 생각했죠... 둘이 잘 만나는것 같더니... 제가 미국에서 돌아오니 제 친구가... 헤어졌다고 하더라구요.
잘 안됬네.. 그렇게 생각했는데 황당한건.. 헤어진 이유가... 그 친구가... 예전에 저를 많이 좋아했다고 고백했다는겁니다!!! 어찌나 황당한지... 그 친구에게 화를 냈던 기억이 있어요.

그 이후 전 취업, 그 친구는 공부하고, 외국에 가면서 연락이 끊겼고, 중간중간 언제나 연락을 먼저 하는 쪽은 그 아이였어요. 그러고 1년정도 못만나다가... 연락해서 또 만나고... 그러다 또 끊기고..
항상 연락을 먼저 하는 쪽은 그 친구였고, 전 오는 연락 안받은 적도 없지만... 먼저 한적은 한번도 없었죠.

그렇게 이어온 인연이 무려 10년이네요... 제작년에 불쑥 나타난 그 친구... 전과는 다른 느낌이었어요.
열심히 공부하고, 일하는 모습이 학생때 저를 좋아한다고 애원하던 그 모습은 아니네요...

지금은 서로 편하게 이야기 하고, 가끔 만나서 밥 먹고 영화보는 사이고, 서로 소개팅을 해주기도 하는 편한 사이이죠... 얼마전 제 대학 친구를 이 친구한테 소개해줬는데.. 제 친구는 이 아이가 맘에 드는듯 하는데.. 이 친구는 제 친구를 괜찮게 생각하지만 가슴이 뛰지 않는다고... 고민이 된다고 저한테 털어놓더라구요.

그래서.. 이 나이에 가슴 뛰는걸 찾냐고 하면서, 가슴이 뛰어본적이 있긴 하냐고 물었어요.. 아무생각 없이 물었는데.... 정말 강하게 뛴건 1번 있다고 하더라구요. 가슴이 뛴게 얼마나 오래 갔냐고 하니깐... 4-5년정도 였는데.. 복합적으로 정말 좋아했던 마음이 복수심으로.. 그리고 자기도 모르는 복합적인 감정을 지나 5년 정도 되니 초월하게 되었다고..... 그 시기가 20대 초반이었다고 하더라구요.

첨에 아무생각없이 들었는데.. 듣다보니 이게 내 얘기인가?? 싶더라구요.
전 이제는 이 친구가 저를 좋아햇었다는 사실을 잊고 있었거든요. 궁금해져서.... 그럼 가슴 뛴 사람이랑 5년이나 사귄거냐고.. 물었더니.... 사귀진 못했다고... 그냥 짝사랑이었다고... 그러다 복수, 증오, 복합적 감정을 거쳐 초월했다고...

제 얘기 맞더라구요 ㅎㅎ 이제와서 미안한 마음이 들어서 5년이나 그 여자를 니가 잊지 못한건.... "갖지 못해서" 일거라고.... 짧게라도 사귀고 헤어졌더라면 정리하는데 5년이나 걸리진 않았을거라고.. 말해주었어요.

웃긴건.. 얼마전 남친과 헤어졌는데... (엄밀히 헤어짐을 통보받은것과 다름없는...ㅠㅠ) 헤어지면서 5년 만난 첫사랑을 전 남친이 많이 좋아했었단 사실을 알게 되고.... 얼굴도 모르는 그 여자에게 질투나고 힘들었었거든요.
우스운건.... 어제 그 친구가 저에 대한 마음을 정리하는데 5년이 걸렸단 얘길 듣게 되니 위안이 되더라구요... 5년 만난 첫사랑에 비함 난 아무것도 아니었나 하는 자괴감에 힘들었었거든요..

그동안 단 한번도 친구 이상은 아니라고 생각해왔는데.... 이제와서 내가 왜 그토록 싫다고 했었지? 하는 후회가 들어요.. 군대에서 젤 힘들때 전화조차 걸지 말라고 매정하게 말했던 제가... 그리고 다른 남자 때문에 고민하고 힘들어할때마다 이 친구한테 털어놓기도 하고 그랬는데... 내가 너무 했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 그러면서 그 친구를 받아줄 마음도 없으면서 만나자면 만나고 그랬던게 희망고문이었던 것 같고... 그리고 이제 와서 그 친구를 왜 거절했을까 후회하니.. 양심도 없는것 같고...

저도 나이를 먹어가면서.. 별 남자가 없구나... 이런 생각을 해서 인지... 이 친구가 돈이 많고, 능력이 있어서.. 외제차를 타고 다녀서 학생 때보다 더 괜찮아보이는건가?? 하는 건지.. 아니면 결혼에 대한 압박 때문에 가까이에 있는 이 친구를 고려하는건지... 진짜 좋아하게 된건지 저도 모르겠어요.

이제 와서 소용없는데..  이 친구 이젠 더 이상 저한테 좋아한다고 하지도 않는데... 다 정리됬다고 다른 사람 이야기 인듯 저에게 덤덤히 이야기 하는데... 저 혼자 이제와서 이러는거 웃긴거죠??

흘러간 물로는 다시 물레방아를 돌릴 수 없는거죠?? 이 친구는 이제 다 정리되고 저를 친구로 대하는데 저 혼자 후회해봐야 소용없는거죠... 전 연애경험은 있어도 누군가를 진정으로 사랑해본일은 없었어요. 항상 나만 생각하고 상대의 감정이나 기분 고려도 하지 못했구요... 서른이 넘어 누군가를 사랑하고 그 사랑이 뜻대로 되지 않아서 그리고 사랑에 상처받고 아파보면서... 뒤늦게 제가 제 감정에 따라 원할때 끊어버렸던 저의 방법이 이기적이고 상대에게 상처를 주었구나 뒤늦게 알게 되네요... 뒤늦은 나이에 처음 사랑에 가슴 아파하면서 그동안 제가 상처주었던 사람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더라구요..

사랑은 타이밍이라더니.... 정말 10년이란 시간... 후회하기엔 너무 긴 시간이겠죠?
IP : 220.79.xxx.31
1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타인의 취향
    '10.10.26 1:22 PM (118.222.xxx.146)

    제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타이밍 벌써 지난 것 같은데요. 이미 서로 감정이 다 정리되었는데 지난 감정 떠올리면서 다시 시작해 보자는 것도 조금 모냥 빠지는 것 같고 ... 아까워도 그냥 친구로 지내시고 다른 분 만나시는게 나을 것 같아요. 곧 짠~하고 나타날거예요.

  • 2. 영화
    '10.10.26 1:24 PM (175.118.xxx.138)

    같은 스토리네요...
    이제부터라도..잘.....되면 좋겠네요...

  • 3. 모험
    '10.10.26 1:48 PM (175.114.xxx.13)

    저도 제가 부담느껴 거절했던 사람 1년 지나 다시 생각나 혹시 하는 마음에 다시 마음의 문을 두드려 만나고 결혼까지 했어요. 헤어질 때 나쁘게 헤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그사람의 저에 대한 미련이 다행히도 남아있는 상태였죠. 제가 보기에 원글님도 그분에게 마음을 좀 열어보세요. 섣부르게 우리 한번 사귀어볼래 하고 들이대라는 게 아니라 좀 더 적극적으로 그분을 필요로 해보세요. 그분이 의아해하도록. 의아해서 이 여자 지금 나 놀리나 하는 생각이 들어 화를 내거나 할 때 슬쩍 본심을 비춰보세요. 그분 마음에 원글님은 아직도 잡고 싶은 여자로 남아있을 가능성이 있거든요. 비록 상대방이 계속 거절해 오니 현실적인 마음이야 접었겠지만 상황이 역전되어 저쪽에서도 뭔가 가능성이 있는 것처럼 행동한다 싶으면 그리고 그게 진심이라는 거 알게 되면 마음속에 숨었던 예전의 사랑 나옵니다. 사람이 사람 좋아하는 마음이란 게 그렇게 쉽게 흔적없이 사라지진 않거든요.

  • 4.
    '10.10.26 1:52 PM (58.120.xxx.243)

    아닌듯 한데요.이미 배는 갔어요..또 만난다해도 남자의 말에 답이 있네요.
    정말 몇년은 좋아했는데 복수심으로 또 매달렸다 초탈했다..
    이젠 님이..더 좋아한다면 그 남자 복수 심리로...마구 대할듯 하네요.

    다시 남자가 대쉬하면 몰라도 님은 먼저하지마세요

  • 5. jk
    '10.10.26 2:11 PM (115.138.xxx.74)

    5년이나 그 여자를 니가 잊지 못한건.... "갖지 못해서" 일거라고....
    5년이나 그 여자를 니가 잊지 못한건.... "갖지 못해서" 일거라고....
    5년이나 그 여자를 니가 잊지 못한건.... "갖지 못해서" 일거라고....
    5년이나 그 여자를 니가 잊지 못한건.... "갖지 못해서" 일거라고....
    5년이나 그 여자를 니가 잊지 못한건.... "갖지 못해서" 일거라고....

    아니 이걸 아시는분이
    어떻게 자신의 감정도 그거랑 똑같은거라는걸 모르시나효????

    님의 감정은 님이 이제는 가질수 없는 그 무언가에 대해서 아쉬워하는 감정일 뿐이죠.
    갖게되면 그 감정은 급속도로 식어갈겁니다.
    왜냐? 님의 감정은 애정이 아닌 내가 가질수 없는걸 가지고 싶어하는 마음이었을 뿐이고 그게 충족되면 그걸로 끝이지요.

  • 6. ......
    '10.10.26 2:22 PM (124.5.xxx.139)

    이제라도 서로 사귀어보자고 대쉬하면 님이 너무 자존심 상하실려나요?
    애인만들려다 친구를 잃을까봐 두려울 수도 있겠네요.
    서로 살풀이 하는거라 생각하고 연인감정으로 만나보다 발동이 영 안걸리면
    이제 살풀이 다 끝났다 하고 그냥 친구로 가거나
    서로에게 좋은 사람이다 싶어지면 결혼하시거나.
    너무 머리쓰면 연애 못해요.

  • 7. jk님
    '10.10.26 2:31 PM (211.51.xxx.208)

    어쩜 그리 꼭 집어서 잘 말씀해 주시는지...놀랍네요.

  • 8. ^^
    '10.10.26 2:34 PM (121.135.xxx.222)

    제가 31살 그때......딱 지금 님같은 일을 겪은 사람인데요...ㅎㅎ
    저도 그랬어요 언제나 저는 그저 친구로...그사람은 다른감정으로.... 어릴때의 안좋은 기억으로
    결혼생각 전혀 없던 제게 그사람은 그저 친구일뿐이었어요. 남자같은 성격때문에 남자친구들이
    꽤 많았는데 저에게 대쉬하는 사람이 있다면 항상 똑부러지게 말했어요. 난 절대 너와 친구이상의
    다른 형태로 연결되는건 싫다. 나와 계속 만나고 싶다면 확실하게 감정정리하라고....그 친구들중
    한명이 계속 저에게 관심을 나타내고 잘해주고......뭐 그래도 언제나 저는 친구관계로만 곁에
    있었어요. 그러다가 그 친구도 님의 그 남자분처럼 어느정도 정리단계에 들어갔구요. 세월이
    많이 흘렀던 탓이겠죠. 그러다가 말이죠...어느날 정말 님같은 상황에 처하게 된거죠..ㅋㅋㅋ

    헌데..저도 이게.....정말 내가 그를 사랑하는건지...아니면 그야말로 내가 갖지못한 무언가에
    대한 감정때문인지를 모르겠는거에요. 그래서 몇날몇일을 생각해봤더랬어요. 내가 정말 그를
    원하는걸까하는걸요......그러다가 결론을 내리고...그친구에게 말했어요. 제감정을~ㅎㅎ

    그친구....그말듣고 처음엔 자신은 이제 아니라고 답했어요...이제 정말 그저 편한 친구라고^^;;;
    그래서...저요..정말 쿨하게~~그래?? 그렇구나..어쩔수없지뭐~ㅎㅎ 이러구 말았어요.
    내가 좋다한들 저사람이 아니라는데 어쩌겠어요. 맘접어야지. 이제와서 이러는 니가 미친X이다
    이러면서요~ㅋㅋㅋ

    그후 2년여를 예전처럼 잘 지냈는데요. 어느날 그친구가 다시 고백했어요~ㅋㅋㅋ
    저희 지금 결혼한지 4년됐네요~아이도 둘이나 있구요.

    우선은 님 마음먼저 확인하시는게 첫째에요. 정말 내가 그사람을 원하는건지..아니면
    님이 말하는것처럼 조건이나 시간 이런것때문에 흔들리는건지요. 그런후에 행동하세요.
    그러나 행동후에 일어날 일들도 미리 대비해두세요. 행동후에 후회할꺼같으면 이참에
    마음 접으세요.

  • 9. 미소중녀
    '10.10.26 2:54 PM (125.152.xxx.64)

    나이먹으니 그 애도 어느정도 성숙된 모습에 달라보이고.. 조건도 좋은편이니.. 하지만 그 감정도 잘 다스리고 시간 좀 보내면 다시 감정 사그라듭니다. 제가 비슷한 경험이 있어서요. 10년넘은 친구였는데 나이먹고 보니 남자다워보이고..조건도 좋고.. ㅎㅎ 그치만 별 진전없이 안보고 사니 일년후에는 또 감정이 없어지더라구요.

  • 10. ^^;
    '10.10.26 3:23 PM (203.130.xxx.123)

    공교롭게도 저는 두번이나-.-; 비슷한 남자가 있었는데요.
    대학1학년때만나서 일방적인 구애를 당하다가, 남자가 유학다녀오고 몇년주기로 만나다 소식끊겼다를 반복해서 (원글님과 완전 비슷) 20대 후반쯤되서 결국 사귀었는데, 헤어졌어요.
    그리고 20대 중반넘어 다른 남자에게도 댓쉬받았는데, 계속 친구로 지내다가 ...
    결국 사귀었는데 결혼했어요.

    이 두남자는 비슷해보이지만 (둘다 집안 괜찮고, 잘생겼고, 머 성격도 자상하고 좋아요)
    한남자랑은 헤어지고 한남자랑은 결혼하게되는 결정적 차이는,
    1. 상처. 2. 타이밍. 이에요.
    첫번째 남자에겐 저도 어리다는 핑계지만, 상처를 많이 줬어요. 다른 애인을 만나면서, 희망고문을 시킨거부터가 큰 상처지만, 지금생각하면 정말 크고작은 상처를 많이 준거같아요.
    사랑과 미움은 종이한장차이라고, 좋아했던 마음만큼 상처도 기꺼이 받아들였지만, 그게 쌓이면
    사랑이 아닌 증오,미움,복수심. 이런게 남나봐요.
    사귀게 되니까 그사람은 먼가 한풀이가 된듯 헤어질일이 생기니 훌훌~털고 떠나더군요.
    그이후론 스쳐가는 소식도 들을수없어요. 사실 그사람을 위해서도 사귀었다 헤어진게 나았다싶어요. 먼가 제가 해줄수있는 유일한 일이라고나할까. 짝사랑이라는 트라우마에서 벗어나는?
    두번째 남자, 그러니까 제 남편 역시 오랫동안 구애했지만, 친구라는 관계를 마다하지않았어요.
    아마도 저나 남편이나, 어느정도 나이들어 만나서 예의를-.-; 갖추어 만났나봐요.
    남편은 저에게 은근한 주입을 하며 (나같은 사람 없다는?) 오랬동안 친구관계를 유지함으로써
    정말 다른 사람은 만날수없는 상태까지 이르러서, 자 이제 마지막으로 묻겠다, 나랑 결혼할꺼냐.
    고 선전포고해서, 우리감정이 사랑인걸 깨닫고 그냥 따로 연애없이 바로 결혼했어요.

    원글님, 제가 감히 충고드리자면, 너무 많이 생각하거나 고민하지마시는것도 좋을거에요.
    사귀고 헤어지면 어떻고, 사귀자고했는데 사랑이 아니면 어때요.
    또 사랑일수도 있구요. 물론 아무것도 하지않는것도 좋아요.
    서른살도 충분히 젊어요. 괜찮아요..

  • 11. 그땐 너무 어렸어
    '10.10.26 3:35 PM (220.79.xxx.31)

    저와 비슷한 경험을 가지신 분들이 많은걸 보고 놀랐습니다.

    저 스스로도 제 감정이 무엇인지 잘 몰라서.. 당황스러운것 같아요... 남친과 헤어지고 외로움 떄문인지, 학생땐 몰랐던 괜찮아진 그 친구의 현재 모습 때문인지... 그친구가 가진 조건들이 이제서 눈에 들어와서인지... 아니면 저 스스로 나이와 결혼에 대한 압박과 고민때문인지 모르겠더라구요...
    정말 나의 인연찾기, 결혼에 대한 고민 등등.... 이젠 정말 안정되고 싶어요...
    얼마나 더 많은 사람을 만나고 헤어져야 저도 님들처럼 한 남자를 만나 정착을 할런지...

    혹여 그 친구와 사귀었다가 친구관계도 깨지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 만약 사귀었다가 아니다 싶을때 또 다시 상처를 주거나 하진 않을까.. 너무 고민이 많죠....

    사랑이 무엇인지 아직도 잘 모르겠네요.ㅠㅠ

  • 12. 문득
    '10.10.26 4:14 PM (211.48.xxx.138)

    9회말 2아웃이란 드라마가 생각나네요.. 똑같아요~~
    일단은 님의 마음이 무엇인지 찬찬히 들여다 보시구요, 만약에 사랑이라면
    적극적으로 나서심이 어떨런지요? 좋은 사람을 만날수 있는 기회는 많지 않더라구요,
    어차피 그도 오랜시간 내게 쪽팔렸는데, 고백한번 한다고 내가 챙피할게 뭐 있나요?
    님아~ 그남자랑 평생 친구할 수 있을까요? 보통의 경우 그건 어렵더라구요.
    도전해보고 후회하는게 살면서 미련이 안남습니다.

  • 13. 분당 아줌마
    '10.10.26 4:25 PM (59.13.xxx.197)

    인연이 아닌거죠.
    나이 들어 보니 그런 인연은 그냥 그걸로 끝내야 해요.
    괜히 얽히면 서로에게 상처만 남더라구요

  • 14. jk
    '10.10.26 4:31 PM (115.138.xxx.74)

    크리스피크림이라는 사탄의 음식이 있지요...
    맨처음 신촌에 매장이 생겼을때 어찌나 하악대면서 먹어댔던지....

    근데 그게 부산에 매장이 없어서
    부산에 제발 매장이 생기기만을 하늘에 대고 기대했었는데
    막상 매장이 생기고 난 이후부터는 일년에 한번도 먹을까 말까... ㅋㅋㅋㅋㅋㅋㅋㅋ

    무언가를 가지고 싶은데 그걸 갖지 못하는 감정이라는게 이런겁니다. 막상 그게 충족되면 그걸로 끝이거든요.

    하지만 더 중요한거.
    안하고 후회하는것보다는 저지르고나서 후회하는게 더 낫습니다.
    아무리 봐도 님 감정은 그냥 가지지 못한것에 대한 미련에 가깝지만 그래도 한번은 도전해보고
    한번은 사겨보고나서 "이게 아니었구나" 라고 후회하는게 낫지
    사겨보지도 않고 그냥 포기하는것은 너무 아깝죠.

    어짜피 후회할거라면 도전해보고나서 후회하는게 더 낫습니다.

  • 15. .
    '10.10.26 4:38 PM (61.78.xxx.11)

    jk님 말이 맞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어요. 갖지 못했던걸 가지고픈 그런 생각만으로 인생 사는 건 아니니까요.
    이런건 사랑도 아니지만 아무튼 식탐--;;이나 소유욕보다는 조금 더 복잡한 거에요..
    또, 결혼까지 하게되면 이제는 빼도박도 못하는 고리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서로 잘해주며 사는 경우도 많죠.
    또, 이미 그 사람을 원하는데 내곁에 없는 그런 고통 당해봤기 때문에
    가지고 나서 잘해줄 수도 있어요. 저도 비슷했는데 지금 남편에게 꽤 잘해준답니다. --;;

    제가 걱정되는건, 그 친구의 마음이 도대체 어떨까 하는 쪽이에요.
    비슷한 경험 두 번이나 있으시다던 "^^;"님 경우의 '헤어진' 케이스랑 비슷하게 될 수도 있어요.
    사실 원글님같은 케이스 되게 많죠. 많아요. 전 성질이 못되어서 희망고문 같은거 하지도 못하고 죄다 쫓아-_-버렸지만,
    여자가 남자 희망고문하다가, 나이들어보니 그 남자 괜찮아뵈고, 그런데,,,,,,
    그 남자는 복수며 미움이며 증오며, 이런저런 감정의 파고를 넘어버린 상태이고,,
    사실 넘었다고 남잔 생각해도, 내가 잘나고 저쪽이 나이드니 비굴(?)해지며
    이제사 낮춰 들어오는 상대에게 무슨 쌓인 한을 나도 모르게 풀어댈지는 또 모르는 일이거든요. 무섭죠. ㅎㅎ

    그런데 말이죠.. 중요한건요.. 그 남자도 이젠 자기만의 생각이 있을거에요.
    예전의 그 순진했던 남자는 아닐 가능성이 높아요.
    사실 제가 아는 친구들은 다시 만났다가 결국 헤어졌거든요. 여자가 차였어요. 그중 한 케이스는 여자가 아주 힘들게..

    아무튼 조심해야 할 경우인 거 같아요. 너무 먼저 대쉬하진 마세요. 살살.. 살살..

  • 16. 그냥
    '10.10.26 5:52 PM (218.145.xxx.84)

    본인의 감정에 확신이 선다면
    그때 이야기하세요.
    사귀든, 말든, 사귀다 헤어질지 결혼할지,
    그건 다음에 고민할 일인거죠.
    친구관계마저 쫑날까봐 겁나신다는건
    변명에 불과해요.
    울며불며 매달리지만 않는다면
    친구관계도 유지할 수 있어요.

    다만, 지금 여기 적으신 것처럼 애매하게 말씀하시지는 마세요
    또 다시 희망고문을 하신다면 원글님은
    그 친구를 두번 죽이는거예요.

  • 17. 그땐 너무 어렸어
    '10.10.26 6:08 PM (220.79.xxx.31)

    조언들 감사해요..

    일단 생각을 신중히 해봐야할것 같아요.. 일시적인 감정일수도 있으니깐... 시간을 두고..

    10년이란 시간동안 제 곁에 있는 친구인데.... 이제와서 이런 마음을 가져도 되나? 하는 생각이 들었었어요..

    지금 내가 외로움 때문인가.. 하는 생각.. 글구 윗분 말씀하신것처럼... 이 친구한테 못되게 굴어서.. 만난다 하더라도.. 이 친구가 과연 저에 대한 감정이 좋은 것만 남아있을까... 복잡미묘할것 같기도 하고....

    추워져서 그런가 더 외롭네요.ㅠㅠ

  • 18. 저역시..
    '10.10.26 9:10 PM (58.120.xxx.126)

    19살 때 수능 끝나고 집앞에 찾아와 어렵게 고백하는 친구를 쌀쌀맞게 대하곤 돌려 보냈었습니다.. 그 후 각자 다른 대학교에 가서 연락이 끊겼죠..

    그러다 29살 때 만나게 되었는데 이 친구가 달라 보이더군요.. 10년 동안 많은 연애를 거치며 남자 보는 눈이 달라진건지 너무나 괜찮아 보였습니다.. 그리고 제가 첫사랑이라는 그의 말,, 꼭 한번 보고 싶었다는 간절한 말에 넘어가 연애를 시작해 2년 후 결혼까지 했습니다..

    결론은 정말 행복합니다.. 저도 눈물겨운 첫사랑에,, 능력좋은 혹은 집안 좋은 남자들과 연애해 보았지만 오랜시간을 기다려준 사람이라 그런지 연애때는 물론 결혼해서도 지극정성입니다..

    물론 더 살다보면 달라질 수도 있겠지만 이것만큼은 전 확신합니다.. 그 어떤 남자랑 결혼했더라도 지금의 신랑처럼 날 아껴주고 사랑해줄 사람은 없을거라는걸요..

    그분께도 또 님께도 한번 기회를 주는 것은 나쁘지 않을 거에요.. 연애하다 아니다 싶으면 그 때 헤어져도 늦지 않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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