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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값이나 성형하기 위한 수요가 많아지면서

수요가 많아지고 조회수 : 348
작성일 : 2010-10-26 12:36:10
고소득자 여성들이 왜 이런 짓을...고소득 성매매 워킹푸어 나날이 늘어만 가고 있어....

으리으리한 3층짜리 은회색 기와집이 눈에 들어왔다. 12일 밤 12시 강남 선릉역 근처에 위치한 대형 안마시술소. “현금가 17만원, 카드가 18만원이에요. 아가씨들 ‘와꾸’(몸매를 뜻하는 성매매 업계 은어)는 죽여줘요.” 건물 앞에서 최 실장이라는 사람은 “예전엔 ‘요정’이었는데 손님이 많아져서 몇 년 전부터 업종을 변경했다”며 “과거 작은 안마 업소들은 그래 봐야 아가씨가 5~6명 수준이지만 우리 같은 대형업소는 많이 나올 땐 20명쯤 돼 발길 돌릴 일 없다”고 했다.

건물을 들어가니 어림잡아 231㎡(70평)쯤은 될만한 거대한 홀이 불빛으로 반짝거렸다. 일반 호텔 로비와 다를 바 없지만 출입할 때 슬리퍼로 갈아 신는 점만 달랐다. 지하 1층에도 165㎡(50평)짜리 수면실과 사우나실이 있었다. 5~6명의 남성들이 코를 골며 잤다. 2층, 3층은 전부 아가씨들의 ‘서비스’를 받는 욕실 딸린 방이 20~30개 놓여 있었다. 안내를 맡은 20대 직원이 “딸기’가 우리 집 ‘에이스’인데 만나보시라”고 했다.

예명 ‘딸기’(26)는 “2년 전 대구에서 전문대를 졸업한 뒤 경남 창원에 자본금 5000만원으로 커피숍을 냈다가 1년만에 수지타산이 안 맞아 그만뒀다”며 “바로 강남 업소에서 일하다가 작년에 6개월 정도 놀면서 돈을 다 썼다. 올해 1월에 복귀해 계속 일을 하고 있다”고 했다.

“한 달에 600만~700만원? 강남에선 생활이 안 돼요. 1000만~1500만원은 벌고 있죠. 인근 오피스텔 월세(150만원), 매달 얼굴 보톡스 및 화장품(300만~400만원), 콜택시 비용(100만원), 명품 옷·소품(400만원)에 돈을 다 써요. 언제 돈을 모으느냐고요? 뭐 마음 잡고 고생하면 금방 벌죠, 지금은 놀 겁니다.”

‘가난한 형편’ 때문에 악착같이 성매매에 달려들었던 과거와 달리, 최근 늘어난 신종 업소에선 돈은 많이 벌지만 낭비가 심해 돈을 못 모으고 업소를 전전하는 고학력 여성들이 많다. 새 형태의 ‘워킹푸어’(Working Poor)인 것이다. 워킹푸어란 정규직·비정규직 할 것 없이 풀타임으로 일해도 빈곤을 벗어날 수 있는 사람을 일컫는다. 건설 일용직에 종사하면서 매달 80만원 번다면 월세에 30만원, 식비에 30만원, 교통비에 20만원을 지출하면서 저축은 거의 못하는 식이다.

이와 달리 최근 업소 여성들은 매달 수천 만원의 돈을 벌지만 결국 ‘본전신세’를 면치 못한 경우가 많았다. 본지 취재에 응한 업소 여성들 중 “집안 형편 때문에 한다”는 사람은 없었다. 업소에 ‘입문’하게 된 계기는 다양했다. 계획 없이 무작정 지방에서 상경한 경우도 있었고 집안의 빚·장사 실패·학자금 대출이나 유학자금 마련 등이었다. 하지만 큰 돈을 만지다 보니 결국 통 큰 ‘씀씀이’ 문제가 인생을 발목 잡았다.

한모(21)씨는 1주일에 4~5번 부천에서 강남의 한 ‘하드코어 노래방’으로 출퇴근한다. 집은 의정부지만 가족에게 “부천 근처 바에서 일한다”고 둘러대고 일한 지 벌써 1년이 넘었다. 한씨는 매일 20만~25만원의 고정급을 받는다. 2차비용까지 포함하면 월 1000만원 가까이 돈을 번다. 하지만 한씨는 돈을 벌면 잠깐 일을 그만둔 뒤 1~2주씩 반복적으로 제주도 등으로 여행을 가거나 술을 마시고 노는데 돈을 다 쓴다.

“최근에 아는 친구가 성남에 있는 디자인 회사에서 일하자고 했어요. 매달 100만원 밖에 안주더라고요. 주위에선 “너 그러다 몸 상한다”며 회사에 다니라고 하지만 ‘직장’을 버리기 어려워요.”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한 텐프로 관계자 문모(25)씨는 “우리 집에서 일하는 여성 50여명 중 제대로 저축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다”며 “어떤 여성은 하루에 3000만원을 다 써버린 경우도 있었다”이라고 했다.

문씨에 따르면, 이 집 50명 중 2명은 ‘특급’ 소리를 들으며 매달 3000만원 이상 벌었다. 5명이 2000만원 이상, 15명이 1000만원 이상, 28명이 1000만원 미만이었다. 서울 명문대 출신 2명을 포함한 30명이 4년제 대학을 나왔거나 졸업했다. 이중 30여명은 소위 ‘마이낑’이라고 하는 업주와의 빚 관계가 있었다. A씨는 “수중에 현금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다행”이라며 “돈을 못 갚으면 그냥 그 대가만큼 일을 시킨다”고 했다.

50명 중 45명이 인근 오피스텔 등에서 100~150만원짜리 월세를 살았다. 서울시정개발연구원 변미리 연구원팀의 2007년 연구에 따르면, 서울 시내 525개 동 가운데 가장 솔로들이 많은 곳이 업소 여성들이 많이 거주하는 역삼1동(1만 175가구)이었다.

고급 오피스텔에 몰려 살아서일까. 수천 만원의 수입에도 돈이 궁한 업소 여성들은 남성들과 밖에서 많이 만난다. 이른바 ‘스폰서’ 관계다. 스폰서 관계는 여성이 스스로 몰래 남성과 만나는 경우가 있는 반면, 업소를 통한 ‘공식적’인 루트가 있다.

서울 강남구의 또 다른 텐프로 업소 관계자는 “손님들이 업주와 친하거나 ‘스폰서’ 관계를 맺고 싶으면 마담에게 직접 허락을 구한다. 만약 남성으로부터 돈을 받으면 마담과 반반 나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여성이 남성과 만나 5000만원을 입금 받으면, 2500만원은 업주 소유가 된다는 이야기다.

김모(남·27·취업준비생)씨는 “강남의 한 오피스텔에서 12만원 주고 여성과 성관계를 맺다가 결국 사귀게 됐다”고 했다. 김씨는 “2살 아래 여성으로, 3개월 정도 만났는데 자꾸 돈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누구한테 돈을 급하게 갚아야 한다면서 10만원, 20만원씩 요구했어요. 저는 ‘여자친구니까’라는 순수한 마음에 돈을 줬죠.”

3개월 동안 여자친구에게 빌려준 돈은 200만원이 넘었다. 드문드문 연락이 없어지더니 어느 순간엔 이 여성의 전화기가 꺼져 있었다. 김씨는 “나를 남자친구가 아닌 ‘스폰서’로 만났다는 것을 이때 알았다”고 말했다.

한국여성연구원 연구원은 “성매매 단속이 어려운 이유 중 하나가 막상 업소에선 친근한 관계로 만난 뒤 대낮에 만난다는 것”이라며 “밤을 교묘히 빠져 나와 낮에 만나면 장기적으로 돈을 받을 수 있고, 큰 의미 두지 않는 남성들은 더 신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연구원은 또 “최근 여성의 옷값이나 성형하기 위한 수요가 많아지면서 가격이 ‘뻥튀기’가 되어 있는데다, 쉽게 돈을 벌고 쉽게 돈을 쓰는 습관 때문에 악순환이 계속된다”며 “성으로만 스트레스를 풀려는 남성들의 시선을 바뀌지 않으면 성매매 산업은 막을 수 없을 것이다”고 말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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