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어제 아들녀석이 거짓말을 하는데 확 안아줘 버렸어요.

안한거했다고 조회수 : 1,833
작성일 : 2010-10-22 15:02:30
어제 초4 아들녀석이 매일 잘하던 수학학습지를 답지 보고 베껴놨더라구요.
집에서 하는 공부라곤 수학 학습지 5장이 모두이기 때문에 공부량이 많은 녀석은 아니구요.
학원도 방과후 지가 조르고조른 공부방 하나만 다니고 있구요.
분수를 소수로 고치는 과정인데 1/10,1/100  이런 쉬운게 아니고
1/8,11/8 이런 약간의 생각과 과정을 거쳐야 답이 나올수 있는 문제를
죄다 깨끗하게 답만 총총히 써놨더라구요.
물론 언제나 답지가 어디있는지는 알고 있구요.
제가 매기다 깨끗한 가운데 모두 정답인게 이상해서 이거 푸는 과정없이 어떻게 했냐하니
암산으로 했다면서 절대로 답지는 안보고 했다고 지가 먼저 얘기 하더라구요.
암산이 빠른 아이고 또 생사람 잡을지 몰라 알았다하고 계속 매기는데 이상한거예요.
쟤가 아직은 이걸 암산으로 할 실력은 안된다 싶고
또다시 의심의 눈초리를 하니 눈물까지 흘리면서 절대로 답지는 안봤다는데
이젠 아주 초연하게 거짓말하는데 미치겠더라구요.이젠 거짓말 하는 티도 안나요.
자칫 잘못해 정말로 안보고 했는데 제가 덮어씌운다면 어린 마음에 상처도 줄수 있다싶기도 하고
학습지를 보니 분명 보고한것 같긴 한데
결정적으로 학습지를 덮고 같은 문제 서너문제를 내보니 못하더라구요.
거짓말 했다는 확신은 갖고 있었는데 난리치고 싶지는 않으나 그대로 넘어가기는 싫고해서
제가 엄한 얼굴로
엄마가 마지막 기회를 주겠다.여기서 니가 안보고 했다면 엄마는 그렇게 믿을것이다.
또한 보고 했다고 해도 엄마가 야단을 안 칠것이다.
다만 거짓말을 한다면 니 양심은 알것이고 이건 앞으로 엄마와 아들과의 신뢰 문제다.
어떻게 한거냐..했더니
울면서 딱 2문제만 보고 했다고 실토하더라구요.자존심은 있어가지고 딱 2문제라고...
물론 2문제만이 아니라 3장 정도를 보고 했는걸 알겠는데도
보고했다는 얘길 해준게 고맙기까지 느껴지더라구요.
확 껴안아 주면서 처음에 거짓말은 했지만 나중에 바로 얘기 해준건 잘했다고 말해줬어요.
고맙다고 말하고 싶었는데 솔직히 지 잘못이지 고마운건 아니니까.
안아주니까 이녀석이 참회의 눈물을 흘리는데..사실 귀여웠어요.
저는 인간이 약간의 거짓말은 할수 있다고 여기는지라 화는 안났어요.
작년까지만 해도 거짓말을 하면 눈가가 벌게지면서 확 티가 나더니
이젠 티도 안나네요..
IP : 122.100.xxx.27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10.10.22 3:07 PM (175.218.xxx.216)

    와~ 님 정말 현명하고 따뜻한 엄마세요 순간 약오르셨을 수도 있는 상황인데 정말 어른답게 대처하셨네요 8개월 아기엄마 잘 배우고 가요 님 아들이 부러운건 뭔지^^;;;

  • 2. 흠..
    '10.10.22 3:09 PM (112.160.xxx.52)

    울 아들이 그렇거든요..
    제가 풀어도 솔직하게 옆에다 좀 끄적거려야 풀 수 있는 문제를 (저 주산했고 당근 암산도 해서 잘 합니다...) 그냥 답만 깔끔하게 적어놨더라구요.

    그럴때 저는
    이거 어떻게 풀었는지 식까지 적어서 엄마에게 설명 좀 해 줘 라고 합니다.
    그런데 정말 기가 막히게 풀어요. 지가 푼게 맞더라구요.

    그럼 다시 말해주죠.
    수학은 풀어서 답을 적는게 다가 아니다.
    지금처럼 어떻게 해서 어떻게 풀어야 이런 답이 나오는지 모르는 사람에게 설명해 주고 그 사람이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말로 설명하지 않아도 풀이 과정만 보면 대략 유추가 가능하도록 식과 과정도 적어줘야 한다.
    중학교만 가도 당장 문제가 그렇게 하라고 나온다..

    입이 아프도록 말해도 아들놈 귀찮아서 답만 척척 휘갈기긴 하는데..
    검사할때마다 식까지 적어서 오라고 되돌려보내요.
    만에 하나 식까지 베껴온다 하더라도.. 적어도 베끼다 보면 눈에 익기라도 하겠거니 합니다.

  • 3. 흐흐
    '10.10.22 3:26 PM (121.142.xxx.153)

    저희 아들놈은 제 생각만 하고 답안지 베껴썼지? 하면 아니라고 매번 그러더니 정말 아니더라구요.. 주변머리 없는 녀석.. 뒤에 달린 답안 한번 안베끼고 요령피울줄도 모르고..

  • 4. 와아
    '10.10.22 4:04 PM (203.235.xxx.19)

    감동적이네요..

  • 5. 현명하셨어요.
    '10.10.22 4:18 PM (180.231.xxx.49)

    아가가
    거짓말이 자기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는 것도 배우고,
    엄마가 자기를 사랑한다는 것도 배웠겠네요.... ^^;

  • 6. ㅎㅎ
    '10.10.22 4:23 PM (218.158.xxx.57)

    4학년이면 좀 큰듯한데
    유치원도 안갈만한 애기들이
    눈에 빤히 보이는 거짓말 진지하게 하는거 보면,밉다기보다
    왜그리 귀여운지..정말 꽉 안아주고싶어요^^

  • 7. ㅋㅋㅋ
    '10.10.22 9:13 PM (218.55.xxx.57)

    눈하나 깜짝안하고 정색하면서 귀여운 거짓말을 하는 6살은 어찌 해야 될까요??
    ㅋㅋㅋㅋ

  • 8. !
    '10.10.23 8:46 AM (175.117.xxx.77)

    배우고 갑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528313 성장 클리닉이요? 1 작은 키 2010/03/10 321
528312 '초아의 봉사' 이것은 무엇인가! 2 초아 2010/03/10 283
528311 시사인 정기구독 신청하고 기다리고 있어요 4 공부하자 2010/03/10 426
528310 한 달 휴직 기간 중의 4대보험 누가 내는 건가요? 1 휴직 중 4.. 2010/03/10 786
528309 임신 초기..외출할 때마다 너무 너무 스트레스 받아요.ㅠㅠ 5 좋은방법없나.. 2010/03/10 1,176
528308 웨지우드에서 커피강좌 초청전화왔는데, 뭐특별한거 있을까요? 2 12명초청에.. 2010/03/10 365
528307 이상한 통증이어요 2 .. 2010/03/10 521
528306 뭐 깔으라고 뜨고 노가리 파란 뭐 이런 사이트가 떠요 82에서 기.. 2010/03/10 262
528305 주지스님 불자들에게 수백억 거둔뒤 목사님 되다!! 4 박광오 2010/03/10 1,055
528304 괜히 약속했어 어쩌나... 5 약속 2010/03/10 901
528303 오븐 찌든때청소 비결좀 알려주세요 3 오븐이 2010/03/10 1,131
528302 아기 손톱에 멍이들어 빨간데 어쩌지요? 2 미쳤지 2010/03/10 966
528301 李대통령 "2-3년 노력하면 한국 대단한 나라될것" 12 세우실 2010/03/10 539
528300 사각턱 보톡스 해보신분 계시나요? 15 사각이 2010/03/10 2,281
528299 수학문제입니다..풀어주실분 감사해요.. 12 문제 2010/03/10 729
528298 김길태 잡혔네요 3 무서워 2010/03/10 971
528297 이사왔더니만..층간 소음 장난이 아니예요.윗집은 쌍둥이 아들-- 10 엄마 2010/03/10 1,204
528296 소아과 약 먹다가 이비인후과로 가도 될까요? 5 아이맘 2010/03/10 342
528295 호두파이를 만들고 있는데 호두가... 없어요. 5 호두파이 충.. 2010/03/10 634
528294 삼재가 들어왔다는데 14 삼재 2010/03/10 1,547
528293 기분 우울하신 분들, 제 얘기 듣고 웃으세요. 70 ㅠ.ㅠ 2010/03/10 8,466
528292 억울하게 죽은 여중생이라도 차별대우받는 느낌.. 5 차별대우 2010/03/10 1,654
528291 어제 헬스장에서 근력운동 했다가 지금 온몸이 아픈데요.. 4 ㅜㅜ 2010/03/10 749
528290 예수와 부처 4대강에서 통했다…종교 연대 물꼬 튼 MB 8 세우실 2010/03/10 459
528289 롱샴 메신저백 어떨까요? 5 갑자기 가방.. 2010/03/10 693
528288 네이버에 블러그 만들기..알고 싶어요.. 2 블러그 2010/03/10 1,336
528287 김길태 이새*도 상습범이었네요... 4 충격 2010/03/10 1,676
528286 급여일인데 제때 월급을 안줘요. 7 직딩 2010/03/10 809
528285 기타가 배우고 싶어요. 4 Vacati.. 2010/03/10 418
528284 정상어학원 책이요. 3 어학원 2010/03/10 7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