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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아들녀석이 거짓말을 하는데 확 안아줘 버렸어요.
집에서 하는 공부라곤 수학 학습지 5장이 모두이기 때문에 공부량이 많은 녀석은 아니구요.
학원도 방과후 지가 조르고조른 공부방 하나만 다니고 있구요.
분수를 소수로 고치는 과정인데 1/10,1/100 이런 쉬운게 아니고
1/8,11/8 이런 약간의 생각과 과정을 거쳐야 답이 나올수 있는 문제를
죄다 깨끗하게 답만 총총히 써놨더라구요.
물론 언제나 답지가 어디있는지는 알고 있구요.
제가 매기다 깨끗한 가운데 모두 정답인게 이상해서 이거 푸는 과정없이 어떻게 했냐하니
암산으로 했다면서 절대로 답지는 안보고 했다고 지가 먼저 얘기 하더라구요.
암산이 빠른 아이고 또 생사람 잡을지 몰라 알았다하고 계속 매기는데 이상한거예요.
쟤가 아직은 이걸 암산으로 할 실력은 안된다 싶고
또다시 의심의 눈초리를 하니 눈물까지 흘리면서 절대로 답지는 안봤다는데
이젠 아주 초연하게 거짓말하는데 미치겠더라구요.이젠 거짓말 하는 티도 안나요.
자칫 잘못해 정말로 안보고 했는데 제가 덮어씌운다면 어린 마음에 상처도 줄수 있다싶기도 하고
학습지를 보니 분명 보고한것 같긴 한데
결정적으로 학습지를 덮고 같은 문제 서너문제를 내보니 못하더라구요.
거짓말 했다는 확신은 갖고 있었는데 난리치고 싶지는 않으나 그대로 넘어가기는 싫고해서
제가 엄한 얼굴로
엄마가 마지막 기회를 주겠다.여기서 니가 안보고 했다면 엄마는 그렇게 믿을것이다.
또한 보고 했다고 해도 엄마가 야단을 안 칠것이다.
다만 거짓말을 한다면 니 양심은 알것이고 이건 앞으로 엄마와 아들과의 신뢰 문제다.
어떻게 한거냐..했더니
울면서 딱 2문제만 보고 했다고 실토하더라구요.자존심은 있어가지고 딱 2문제라고...
물론 2문제만이 아니라 3장 정도를 보고 했는걸 알겠는데도
보고했다는 얘길 해준게 고맙기까지 느껴지더라구요.
확 껴안아 주면서 처음에 거짓말은 했지만 나중에 바로 얘기 해준건 잘했다고 말해줬어요.
고맙다고 말하고 싶었는데 솔직히 지 잘못이지 고마운건 아니니까.
안아주니까 이녀석이 참회의 눈물을 흘리는데..사실 귀여웠어요.
저는 인간이 약간의 거짓말은 할수 있다고 여기는지라 화는 안났어요.
작년까지만 해도 거짓말을 하면 눈가가 벌게지면서 확 티가 나더니
이젠 티도 안나네요..
1. 와
'10.10.22 3:07 PM (175.218.xxx.216)와~ 님 정말 현명하고 따뜻한 엄마세요 순간 약오르셨을 수도 있는 상황인데 정말 어른답게 대처하셨네요 8개월 아기엄마 잘 배우고 가요 님 아들이 부러운건 뭔지^^;;;
2. 흠..
'10.10.22 3:09 PM (112.160.xxx.52)울 아들이 그렇거든요..
제가 풀어도 솔직하게 옆에다 좀 끄적거려야 풀 수 있는 문제를 (저 주산했고 당근 암산도 해서 잘 합니다...) 그냥 답만 깔끔하게 적어놨더라구요.
그럴때 저는
이거 어떻게 풀었는지 식까지 적어서 엄마에게 설명 좀 해 줘 라고 합니다.
그런데 정말 기가 막히게 풀어요. 지가 푼게 맞더라구요.
그럼 다시 말해주죠.
수학은 풀어서 답을 적는게 다가 아니다.
지금처럼 어떻게 해서 어떻게 풀어야 이런 답이 나오는지 모르는 사람에게 설명해 주고 그 사람이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말로 설명하지 않아도 풀이 과정만 보면 대략 유추가 가능하도록 식과 과정도 적어줘야 한다.
중학교만 가도 당장 문제가 그렇게 하라고 나온다..
입이 아프도록 말해도 아들놈 귀찮아서 답만 척척 휘갈기긴 하는데..
검사할때마다 식까지 적어서 오라고 되돌려보내요.
만에 하나 식까지 베껴온다 하더라도.. 적어도 베끼다 보면 눈에 익기라도 하겠거니 합니다.3. 흐흐
'10.10.22 3:26 PM (121.142.xxx.153)저희 아들놈은 제 생각만 하고 답안지 베껴썼지? 하면 아니라고 매번 그러더니 정말 아니더라구요.. 주변머리 없는 녀석.. 뒤에 달린 답안 한번 안베끼고 요령피울줄도 모르고..
4. 와아
'10.10.22 4:04 PM (203.235.xxx.19)감동적이네요..
5. 현명하셨어요.
'10.10.22 4:18 PM (180.231.xxx.49)아가가
거짓말이 자기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는 것도 배우고,
엄마가 자기를 사랑한다는 것도 배웠겠네요.... ^^;6. ㅎㅎ
'10.10.22 4:23 PM (218.158.xxx.57)4학년이면 좀 큰듯한데
유치원도 안갈만한 애기들이
눈에 빤히 보이는 거짓말 진지하게 하는거 보면,밉다기보다
왜그리 귀여운지..정말 꽉 안아주고싶어요^^7. ㅋㅋㅋ
'10.10.22 9:13 PM (218.55.xxx.57)눈하나 깜짝안하고 정색하면서 귀여운 거짓말을 하는 6살은 어찌 해야 될까요??
ㅋㅋㅋㅋ8. !
'10.10.23 8:46 AM (175.117.xxx.77)배우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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