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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보고 기형도가 반가와서..
요절한 젊은 천재들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빈집을 다시 읽으니
눈물이 나네요
강석우, 이미숙 주연의 가을나그네를 보며 눈물짓고
기형도를 읽던
그 대학신입생은 어디로 가버린것일까요?
독일발 가을편지에
저도 가을을 타는가봅니다
1. 깍뚜기
'10.10.20 10:49 PM (122.46.xxx.130)우리는 모두가 위대한 혼자였다. 살아 있으라, 누구든 살아 있으라.
....
강석우, 이미숙 주연의 가을나그네를 보며 눈물짓고
기형도를 읽던
그 대학신입생은 어디로 가버린것일까요?
==> 열심히 82질 ^^;;2. ..
'10.10.20 10:53 PM (118.47.xxx.212)그러게요...
대학신입생시절 기형도 요절기사를 읽고 놀라
신문기사를 오리며 생각했죠. 언젠가 기형도를 읽던 젊은 날이
생각날것이다하구요.
오만가지 생각이 다나네요...3. 빈집
'10.10.20 10:55 PM (180.64.xxx.147)읽으며 눈물 짓던 대학생
지금 빈집에 앉아 82질 중.4. 가을
'10.10.20 10:58 PM (211.192.xxx.78)저도 얼마전에 요절한 작가들 떠올리다 기형도를 떠올렸지요.
그의 시집은 아직도 책장 한귀퉁이를 차지하고있네요.
유명하거나 ,그렇지 않거나.
기형도를 기억하는 사람들을 만나니 반갑습니다.5. ㅎㅎ
'10.10.20 10:58 PM (68.38.xxx.24)==> 열심히 82질 ^^;; 에 뒤집어집니다. ㅎㅎ
(근데 겨울나그네 아녀요?
영화는 안봤지만 소설이....;;;;)6. 반가워로긴
'10.10.20 10:59 PM (222.107.xxx.67)기형도 보고 반가워 로긴한 82죽순이 1인 추가(전 99학번요;; 제가 제일 어린 축에 속할까요..? ^^;)
7. 가을
'10.10.20 11:00 PM (211.192.xxx.78)깍뚜기님 감사해요
8. 깍뚜기
'10.10.20 11:00 PM (122.46.xxx.130)어흑, 원글님 덕분에 주섬주섬 시집을 펼칩니다.
역시 제게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비가 2- 붉은 달> 이네요. 좀 길지만 옮겨봅니다.
세상이 크레졸 냄새라니! 낙엽이 '폴란드 망명정부의 지폐'인 만큼이나 충격적인(?)
이미지였던 기억이 나네요.
1
그대, 아직 내게
무슨 헤어질 여력이 남아있어 붙들겠는가
그대여, X자로 단단히 구두끈을 조이는 양복
소매끈에서 무수한 달의 지느러미가 떨어진다
떠날 사람은 떠난 사람.
그대는 천국으로 떠난다고
장기두는 식으로 용감히 떠난다고 짧게 말하였다.
하늘 나라의 달.
2
너는 이내 돌아서고 나는 미리 준비해둔 깔깔한 슬픔에 껴입고
돌아왔다. 우리 사이 협곡에 꽂힌 수천의 기억의 돛대, 어느 하나에도
걸리지 못하고 사상은 남루한 옷으로 지천을 떠돌고 있다.
아아 난간마다 안개
휘파람의 섬세한 혀만 가볍게 말리우는 거리는
너무도 쉽게 어두워진다. 나의 추상이나 힘겨운 감상의 망토속에서
폭풍주의보다는 삐라처럼 날리고 어디선가 툭툭 매듭이 풀리는
소리가 들렸다. 어차피 네가 떠나기 전에 이미 나는 혼자였다. 그런데
너는 왜 천국이라 말하였는지. 네가 떠나는 내부의 유배지는
언제나 푸르고 깊었다. 불더미 속에서 무겁게 터지는 공명의 방
그리하여 도시, 불빛의 싸이렌에 썰물처럼 골목을 우회하면
고무줄처럼 먼저 튕겨나와 도망치는 그림자를 보면서도
두려움으로 몸을 떨었다.
떨리는 것은 잠과 타종 사이에서 비틀거리는 내 유약한 의식이다.
책갈피 속에서 비명을 지르는 우리들 창백한 유년, 식물채집의 꿈이다.
여름은 누구에게나 무더웠다.
3
잘 가거라, 언제나 마른 손으로 악수를 청하던 그대여
밤 세워 호루라기 부는 세상 어느 위치에선가 용감한 꿈 꾸며 살아있을
그대. 잘 가거라 약기운으로 붉게 얇은 등을 축축히 적시던 헝겊같은
달빛이여. 초침 부러진 어느 젊은 여름밤이여.
가끔은 시간을 앞질러 골목을 비어져나오면 아,
온통 체온계를 입에 물고 가는 숱한 사람들 어디로 거죠? (꿈을 생포하러)
예? 누가요 (꿈따위는 없어) 모두 어디로, 천국으로
세상은 온통 크레졸 냄새로 자리잡는다. 누가 떠나든 죽든
우리는 모두가 위대한 혼자였다.
살아있으라, 누구든 살아있으라.
턱턱, 짧은 숨쉬며 내부의 아득한 시간의 숨 신뢰하면서
천국을 믿으면서 혹은 의심하면서 도시, 그 변증의 여름을 벗어나면서.9. ..
'10.10.20 11:01 PM (118.220.xxx.4)겨울 나그네가 맞는거 같아요.
전 그거 신문에 연재되는 걸로 봤어요.
초등인지 중학생이었는지 잊어버렸네요.
좀 조숙했네요.10. 용감씩씩꿋꿋
'10.10.20 11:02 PM (124.195.xxx.86)저도 반갑습니다.
사실은요
반갑다기보다
마음 바닥이 서늘해집니다.
쩝,,11. ㅎㅎ
'10.10.20 11:04 PM (68.38.xxx.24)최인호의 소설은 겨울나그네입니다;;;
다혜가 슈벨트의 겨울나그네중 보리수를 부르는 장면이 나오지요.;;;12. 음
'10.10.20 11:07 PM (180.64.xxx.147)최인호의 소설은 겨울나그네입니다.
가을나그네는 한수산이죠.13. 맞네요
'10.10.20 11:10 PM (203.170.xxx.178)겨울나그네로 정정합니다
14. ㅇ
'10.10.20 11:14 PM (221.146.xxx.43)한수산 가을나그네 잼있었는데.^^
기형도 이름에 반가워하는 85는 82를...ㅎ15. 깍뚜기
'10.10.20 11:14 PM (122.46.xxx.130)겨울나그네로 정리가 잘 되었으니... ^^
기왕지사 판 벌어진 거, 시 한자락 더 풀어 놓아도 될까요?
<살아있는 것은 흔들리면서 - 순례 11>
오규원
살아 있는 것은 흔들리면서
튼튼한 줄기를 얻고
잎은 흔들려서 스스로
살아 있는 몸인 것을 증명한다.
바람은 오늘도 분다.
수만의 잎은 제각기
몸을 엮는 하루를 가누고
들판의 슬픔 하나 들판의 고독 하나
들판의 고통 하나도
다른 곳에서 바람에 쓸리며
자기를 헤집고 있다.
피하지 마라
빈 들에 가서 깨닫는 그것
우리가 늘 흔들리고 있음을.16. 오랫만에
'10.10.20 11:17 PM (121.188.xxx.189)기형도 시를 읽게 되네요
17. 그리고
'10.10.20 11:18 PM (124.56.xxx.129)시집 뒤에 실린 김현의 글도 정말 좋아요.
저는 기형도보다 김현 선생님(이라고 꼭 써야 될 것 같은)하고
더 많은 청춘을 보낸듯 합니다.18. 아...
'10.10.20 11:20 PM (180.64.xxx.147)진짜 김현선생님... 너무 오랫만에 듣는 이름입니다.
당장 서재로 달려가서 문지사 시집 전부 빼서 읽어야겠어요.19. ㅎㅎ
'10.10.20 11:30 PM (68.38.xxx.24)저는 기형도 시을 읽고 나면
이상하게도 ;;; 이 시인과 이 시가 생각나서.;;
< 그리하여 어느날 사랑이여 - 최승자 >
한 숟갈의 밥, 한 방울의 눈물로
무엇을 채울 것인가,
밥을 눈물에 말아 먹는다 한들.
그대가 아무리 나를 사랑한다 해도
혹은 내가 아무리 그대를 사랑한다 해도
나는 오늘의 닭고기를 씹어야 하고
나는 오늘의 눈물을 삼켜야 한다.
그러므로 이젠 비유로써 말하지 말자
모든 것은 콘크리트처럼 구체적이고
모든 것은 콘크리트 벽이다.
비유가 아니라 주먹이며,
주먹의 바스라짐이 있을 뿐,
이제 이룰 수 없는 것을
또한 이루려 하지 말며
헛되고 헛됨을
다 이루었다고도 말하지 말며
가거라, 사랑인지 사람인지,
사랑한다는 것은
너를 위해 죽는 게 아니다.
사랑한다는 것은 너를 위해
살아,
기다리는 것이다.
다만 무참히 꺾여지기 위하여.
그리하여 어느 날 사랑이여,
내 몸을 분질러다오.
내 팔과 다리를 꺾어
네 꽃병에 꽂아다오.20. 저도
'10.10.20 11:38 PM (110.47.xxx.253)순덕이 어머님 때문에 기형도 시집을 오랜만에 펼쳐보았어요
밤에 자고 있는 애기 옆에서 스탠드 켜고...빈집..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너무 좋더군요..
저는 '밤 눈' 이란 시와 '엄마 걱정'
이 시를 참 좋아했는데..수잔 손탁의 사진론도 다시 읽고..몇장 못 읽었지만..21. 엄마걱정
'10.10.20 11:45 PM (203.170.xxx.178)'나는 찬밥처럼 방에담겨'
어쩌면 이렇게 이남자는
내가슴을 서늘하게 만들까요...22. 아..기형도
'10.10.20 11:59 PM (122.37.xxx.69)빈집, 밤눈, 질투는 나의 힘....
23. //
'10.10.21 12:04 AM (218.232.xxx.210)전
유재하의
내마음에 비친 내모습 ..
붙들수 없는 꿈의 조각들은 하나둘 사라져가고
쳇바퀴 돌듯 끝이 없는 방황에 오늘도 메달려 가네
거짓인줄 알면서도 겉으론 감추며
한숨 섞인 말 하마디에 나만의 진실 담겨있는듯
이제와 뒤늦게 무엇을 더 보태려하나
귀기울여 듣지않고 달리 보면 그만인것을
못그린 내 빈곳 무엇으로 채워지려나
차라리 내 마음에 비친 내모습 그려가리
엇갈림속에 빈 잠에서 깨면 주위엔 아무도 없고
묻진 않아도 나는 알고 있는 곳 그곳에 가려고 하네
근심 쌓인 순간들을 힘겹게 보내면
지워버린 그 기억들을 생각해 내곤 또 잊어버리고
이제와 뒤늦게 무엇을 더보태려하나
귀기울여 듣지않고 달리보면 그만인것을
못그린 내 빈곳 무엇으로 채워지려나
차라리 내 마음에 비친 내 모습 그려가리24. 요건또
'10.10.21 12:19 AM (122.34.xxx.93)어디로 갔는가.
너는 어디로 갔는가.
"겨울 나그네"에 달큰한 감성을 노곤하게 적시던 너는 어디로 갔는가.
기형도란 이름을 젊은 날의 화인으로 기억하는 너는 어디로 갔는가.
치열하게 살기를 서릿발같은 눈매로 다짐하던 스물의 너는 어디로 갔는가.
깔깔한 입을 적시고 쳐진 어깨를 추스릴 밥상을 준비하고도 빈집으로 남아있는 너의 공간에서 너는 너를 찾아 헤매이는가.
따뜻한 밥상을 준비하려 기웃거리는 요리 사이트에서도 너는 너를 찾아 헤매이는가.
쑥스러운 듯 슬며시 스쳐지나가는 리플들속에서 마주치는 너의 무수한 닮은꼴들 속에서도 너는 너를 찾아 헤매이는가25. 죽음이쓸쓸했던..
'10.10.21 1:41 AM (211.202.xxx.107)시인이었죠.. 기형도..
그 시가 자신을 노래하는 것 처럼.. 들렸어요..
그냥 그렇게 가서.. 뭐랄까? 참 맘이 아파요..
10월이 이렇게 지나가고...
가족이 있지만 그들이 내게 많은 기쁨을 안겨 주지만..
쓸쓸한 저녁이네요26. 전 엉뚱하게도
'10.10.21 3:16 AM (121.182.xxx.174)그 사람의 어느 글에서, 자기를 짝사랑하던 후배가 있었는데, 모른 채 했다.
이유는 그 여자가 뚱뚱해서~. 뚱뚱한 여자를 싫어한다던 글이 있었는데요.
제 가슴이 덜컥 거렸던 기억.
일단 그 후배가 이 속마음을 알게 되면 얼마나 상처를 입을까?
둘째는 제가 좀 뚱뚱했거든요.ㅎㅎ.
저도 그 시절이 생각나서 가슴 아픈 밤입니다, 그려.
그리고 위에 ㅎㅎ님, 저도 최승자 시집 갖고 있네요.27. **
'10.10.21 9:31 AM (203.130.xxx.213)위에 시 올려놓으신 분들이요!!
암송해서 적어놓으신건가요?
아님 어디서 복사해오신 건가요?
나름 문학적이었던 4학년 6반 저 이제는
외우는 시가 없는데요.
별헤는 밤 마저도 가물가물인데.....ㅠㅠ28. 와....
'10.10.21 10:52 AM (211.210.xxx.62)댓글을 읽는것만으로도 가슴이 찡...하네요.
29. 82질
'10.10.21 3:51 PM (124.54.xxx.165)82질 + 성.스질.
걸오 눈빛에 가슴 시리고
정조의 "새로운 조선"에
가슴이 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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