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딩 아이 하나를 둔 40대 중반 여성입니다.
방과 후 초등 저학년 아이 하나 간식 챙겨 먹여 학원 보내고,
간단한 집안일 [청소, 설거지, 빨래] 해 달라는 전단지를 보고,
교장선생님들도 퇴임하시면 경비일 하시는데, 전 그 일을 하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친한 사람 몇에게 상의를 했는데. 그 사람들의 반대가 너무 심해 이렇게 글을 올려봅니다.
아이도 하나인데다가, 특목고라 아침 일찍 학교 갔다가 밤늦게 오므로
제가 일하는 데 신경 쓰이는 부분이 없습니다.
이번에 집 전체 수리를 해서 청소 별로 안 해도 말끔하고
낮엔 인터넷하고, 소설 읽고, 친구들이랑 전화하고, 가끔 만나고, 이렇게 지냅니다.
운동하는 거, 돌아다니는 거 싫어해서 집에 거의 있는 편이예요.
전 나름 괜찮은 대학을 나와 고등학교 아이들 몇 명 영어 과외를 합니다.
야자 끝나고 하다 보니 평일엔 밤에만 일하고, 하루 종일 시간이 널널합니다.
고 3이나 예체능 아이들은 주말에만 하므로, 주중 낮~저녁에 하는 이 아르바이트가 가능하구요
전 서서 하는 일이나 하루 종일 하는 일, 말을 너무 많이 하는 일 다 불가능해요.
체력도 딸리고, 나이도 만만치 않고.
아이 두 명 연달아 4시간 가르치면 목도 너무 아프고, 목감기도 잘 오구요
남편한테 말하려는데, 쓸 데 없는 소리하지도 말고, 아이들이나 몇 더 가르치라고 화내는 바람에
그냥 접었습니다. 집안일 해줘야한단 소리는 하지도 못하고, 그냥 초딩 봐주는 일이라고만 했는데두요.
그래서 시누에게 상의했더니, 아이 앞길 막을 일 있냐며,
이 좁은 아파트촌에서 그런 일은 말이 이상하게 돌아, 아이에게 자존심 상하는 일이 생길 수도 있고,
한참 예민한 사춘기이니 신중히 생각해야 하는 일이며,
딸 가진 엄마라면 그런 일은 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합니다.
그러고 보니 정말 맞는 말 같고, 제가 너무 생각이 짧았나 혼란이 옵니다.
제가 이 일을 안 해도 문제가 전혀 없는데, 굳이 집안에 분란을 가져올 여지가 큰 이 일을 해야 하나...
하지만 특목고라 돈도 많이 들구요, 과외비며 비싼 대학등록금이며, 시집도 보내려면 앞으로 돈 들 일은 많고,
어쨌든 이 일을 하면 경제에 도움은 되겠고,
별 하는 일 없이 집에 있는 것보다 보람도 있는 일이란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목하 고민중이예요.
우린 큰 부자는 아니어도, 별 어려움 없이 아이 하나니까, 하고 싶어 하는 거 다 시키며 살았는데,
그 학교에 가 보니 대단한 집들이 많더라구요.
안 그래도 우리 집이 제일 못 사는 것 같은데, 아이 자존심까지 다치게 하는 건 아닌지
소개로만 아이들을 가르쳐왔는데, 불경기라 회비 밀려 못 받은 경우도 있었고,
회비 비싸다고 문의로만 끝나는 경우도 있구요 [고딩들은 할 게 많아서 회비를 너무 조금은 받을 수가 없어요],
자존심 땜에 전단지 붙이는 건 아직 안 해 봤는데, 전단지 붙여 한둘만 더 하는 게 나을 것도 같구
체력 상 더 많이도 못하고, 딱 한 둘만 더 하면 좋은 상황이예요,
전단지를 붙일까요, 아님 이 아르바이트를 해 볼까요?
이 아르바이트 페이가 센 건 아닌데, 꼭 이 집이 아니어도 제가 할 맘이 있으면 이쪽을 알아 볼 수 있으니까요.
아직도 우리나라에선 제가 이 아르바이트를 하는 게 아이에게 누가 될까요?
우리 아이와 라이벌인 아이가 옆단지라 더 신경이 쓰이긴 해요.
지혜를 빌려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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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과후 아이 돌보는 아르바이트
ekdekdgkrp 조회수 : 804
작성일 : 2010-10-16 14:59:13
IP : 119.71.xxx.215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친구가
'10.10.16 3:08 PM (175.197.xxx.42)아이 돌보는 알바하다 그만 두었는데 그 일이 쉬운거 같으면서 은근히 신경 쓰여요.
간식도 해서 먹여야하고 숙제 봐주고...
더 어린애들은 스킨쉽 많이 해달라 동화책 읽어달라
요구 많은거에 비하면 페이는 적고...
그냥 지금보다 저학년 과외 한그룹 더 하는게 나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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