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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저 좀 도와주세요.

눈물만 조회수 : 2,314
작성일 : 2010-10-15 19:10:31
결혼과 동시에 시댁 근처로 뚝 떨어져 나온 바람에 오갈데 없는 외톨박이 신세로 지내는 주부입니다.

결혼하고 십여년이 지나는 동안 저는 뭐였나 싶은 생각이 드네요.

비교적 정상적인 시댁, 좋은 형님들, 바빠 시간은 없지만 애쓰는 신랑, 8살, 5살 아이들

별 무리없는 생활 하고 지내요.


이렇듯 제 가정생활은 별 문제가 없는데 제 사교생활에서 항상 문제가 생기네요.

큰아이 유치원 다닐때 한 아이 엄마가 아이에게 험한 말을 하기에 싫은 기색을 한번 했는데

이게 빌미가 되어 함께 다니던 다른 엄마까지 절 외면하더군요.

제가 잘못한 것도 없는데 제 이야기는 들어보지도 않고 둘이 절 외면하는데 참 절망스러웠어요.

힘든 일년여를 지나고 어찌어찌 친한 엄마가 생겨 이젠 안심이구나 하며 지냈는데

이번에 입학한 아이반 엄마들이 은근히 절 은따 시키네요.

학기초에 돈 걷자는 소리에 그거 선생님과 상의한 행동이냐, 조심스러운데 그럼 안되지 않냐고 했는데

결국 대세에 따르지 않았던 저는 왕따가 되고 아침저녁으로 마주치는 엄마들에게 전 투명인간이네요.



제가 이상한 사람인가바요. 자꾸 트러불이 생겨 주변과 섞이질 못하게 되네요.

소심하고 맘도 약하고 농담도 잘하고 정도 많은데 맘이 맞는 사람과는 무척 잘 지내는 편인데

이렇게 어떤 무리 속에서는 잘 못섞이는게 반복되네요.

30중반되어 나름 처세가 많이 늘었다 생각했는데 이것도 아닌가봐요.

자꾸 이러니 내가 이 쪽 지역민과는 원래 않맞는 사람인가 하는 생각도 들어요.

결혼전에 좀 자유로운 영혼이었던 편이고  이런저런 생각이 대체적으로 82쿡 평균인데

제가 사는 지역이 82쿡과는 많은 갭이 있거든요.  


가을 되니 자꾸만.. 자꾸만 스스로 상처입게 되네요.

이걸 벗어나기 위해 사람에게 위로받고 싶어도 주변에 사람도 없고 친구도 없고 전화로는 한계가 있고

뭔가 제가 집중할 수 있는게 있어야 하는데 참 어렵네요.
IP : 58.148.xxx.138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마주치지말기
    '10.10.15 7:14 PM (116.38.xxx.229)

    그렇게 마음 상하면서까지 굳이 마음 맞지 않는 학교 엄마들하고 어울려야 하는 이유가 있나요?
    차라리 근처 문화센터 등에서 친구를 만드시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아무런 이해관계가 없기 때문에 훨씬 편하지요.

  • 2. ..........
    '10.10.15 7:18 PM (123.212.xxx.32)

    혹시...누구랑 꼭 친해야 겠다...라는 생각으로 사람을 만나는건 아니신지...
    저도 아주 절친으로 만나야겠다...는 생각으로 사람을 만나니 힘들더라구요..
    그냥 물흐르는대로...흘러가보세요...맘편히...

  • 3. ㅡ.ㅡ
    '10.10.15 7:24 PM (121.152.xxx.133)

    매일매일 붙어다니던 엄마들도 ..세월조금 지나니까 싸웠는지 다른엄마랑다니고..
    그런일 비일비재해요.
    엄마들과의 관계를 너무 확대해석 하지마세요.. 그것이 곧 대인관계의 전부는 아니니까요.

  • 4. 그냥
    '10.10.15 7:26 PM (121.166.xxx.214)

    두세요,,무리에 낄 필요없구요,,
    한가지,,,해드리고 싶은 말은 대세가 흘러가면 굳이 반기를 드리는 마세요,
    아줌마 사회에서는 별로 좋은 소리 못 들어요,
    돈 안내실거면 그 모임에 안 끼어야되는겁니다,
    굳이 끼어서 돈을 왜 걷냐,,그건 왕따로 가는 지름길입니다,
    어차피 돈 내고 아이들 돕겠다고(??)만들어진 모임이니까요

  • 5. 원글이
    '10.10.15 7:31 PM (58.148.xxx.138)

    댓글들이 정말 좋은 말씀들 이네요. 하나하나 가슴에 새기고 노력해야겠어요.
    흘러가는대로, 흐르는 대로.. 전 이게 참 힘든가봅니다.
    소심한 성격은 진짜 별로인가봐요. 사소한거에도 흔들리고 맘 아파하고 상처입고....

  • 6. 수원댁
    '10.10.15 7:31 PM (122.37.xxx.145)

    '모난돌 정맞는다'는 우리나라 속담이 있잖아요
    우리나라는 단체에서 좀 다른 의견을 내는 사람을 좀 불편해 하는 것같아요
    엄마들 모임 애들수준과 별다르지 않다고 생각하네요
    너무 상처받니 마시고 단체서는 좀 가면을 쓸 필요도있는듯
    가면이 곧 이중인격을 말하진 않는다고 생각해요
    '사교의 기술'쯤이라 생각하시고 정말 맘 통하는 소수에게만 진실해도 괜찮치 않을까요?

  • 7. ..
    '10.10.15 7:34 PM (115.22.xxx.84)

    학교 엄마 모둠에선 자기 목소리를 내면 꼭 탈이 생겨요,
    윗님 말씀처럼 내 맘에 안들더라도 대충 동의하는 쪽으로 가야
    뒷말이 없고요,
    돈이든,몸수고든 아이때문에 뭐든 같이 하겠다는 생각이아니라면
    차라리 안만나는게 나아요,

  • 8. ***
    '10.10.15 7:35 PM (219.248.xxx.57)

    학교 엄마들과는 속내 다 내놓고 친해지기 정말 힘들어요.
    그런 모임에서는 조용하고 별 의견없이 묻어가시는 게 편하답니다.

    제 아이는 벌써 대학생이 되었지만 학교 엄마들 모임은 고등학교까지 내내 그리
    즐겁지는 않았어요. 그냥 참석해야 해서 밥도 먹고 커피도 마시고 간간히 그랬지요.

    친구 사귀려면 문화센터같은데서 취미나 어학공부하면서 만나는 게 훨씬 좋아요.
    일단 관심사가 같으니 그나마 공통점이 있게 시작하잖아요.
    거기서는 아이들보다는 본인들이 좀더 주 가 되는 모임이니까 맘맞는 사람 만나면
    오래 갈 수 있어요.

  • 9. ...
    '10.10.15 7:44 PM (121.136.xxx.171)

    저두 아이엄마지만..
    아이가 다 커서 만나게 되면..깊어질 수는 없는 것 같아요.
    어떤 사소한 계기가 생기면 가까워지기도 쉽지만..
    또 그만큼 틀어지기도 싶고,뒷말 듣기도 쉽고..말씀하신 것처럼 은따 되기도 쉽구요..
    또 내가 그렇게 역으로 하기도 쉽구요..

    그래서 전 되도록이면 그런 자리를 만들지 않습니다.
    되도록 말을 섞지도 않구요..그래서 기대 하지도 않아요.
    차라리 제 개인발전이나 가족을 위해서 노력을 하려고 해요.

    윗분 말씀처럼 공통된 취미를 가진 모임이나 카페,동호회..그런 곳에서 만난 분들과 가까워지는 게 더 오래 갈 수 있는 것 같아요.

  • 10. 원글이
    '10.10.15 7:44 PM (58.148.xxx.138)

    댓글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하나하나 잘 읽고 새길께요.

  • 11. ../
    '10.10.16 3:38 PM (207.216.xxx.99)

    요즘 가을이 되어서인지 유독 외로움과 우울함에 시달리시는분들 계시네요.
    우리아이 초등1학년때 까지만 해도 그런 학교 모임에 안끼면 루저되는지 알고 예쁘게 입고 열심히 댕겼더랬어요.하지만 어느날 문득 내가 모하는 거야? 사교가 인생의 목표는 아니잖아?라는걸 깨달았어요.항상 사회에서 배워왔던대로 사회속에서 남들과 꼭 어울려 살아야한다고 그래야 외롭지 않다고.하지만 항상 모임이나 이웃엄마나 만남을 하고 들어오면,좋고 흐훗한 기분보다는 비교거리 집에 달고 오히려 더 돈쓰고 공허하더이다.

    그래서 제삶을 돌아보았죠.
    인생에 관한 책,인간관계에 관한 책,자연에 관한 책...그러면서 혼자 산을 다녔는데,여러명이 다녔을때에는 수다떠니라고 듣지 못했던 산새의 울음소리,시냇물 졸졸소리,바람의 감촉,햇빛의 강도,나뭇잎의 색깔이 다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분명 인간만이 친구는 아닐듯 싶군요.자연이 오히려 말없이 동무가 되어주더군요.자연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고 혼자임을 더 감사하게 느끼는 순간 이었어요.오만말로 상처오가는 것 보단 저는 자연과 지루하지만 평온한 저만의 혼자의 시간을 즐겨요.
    혼자임을 즐기시는 분이 많지가 않는 듯해요.

    내가 나를 위로해 주고 나랑 놀아주고 붇돋아주는 행위를 순간순간 즐기게 되니까 되레 누가 친구하자봐 걱정되요.간혹가다가 저와 같은 부류의 사람이 여기 82에는 은근 많은것 같아 좋아요.

    저도 이웃과 거리를 두고요,저의 취미 바느질하면서 살아요.바느질하며 마음도 비우고 작품완성하고 나면 남는 것도 있잖아요.요리를 하면 반찬이라도 남고요.ㅋㅋ

    괜히 불편한 모임에 가서 신경쓰지 마시고,혼자 취미생활을 하시던,그런모임에 나가시던 혼자 잘노시는 분이 되셨음 해요.꼭 남과 더불어 살 필요는 없더라구요.그래서 그후로 저는 학교 모임에는 안가고 대청소때만 오로지 청소만 하러 일년에 두번 갑니다.주변엄마들은 저더러 직장맘이냐고 해요 ㅋㅋ.물론 인사는 예절바르고 친절하게 딱 거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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