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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격자는 필요없어

갈바람 조회수 : 765
작성일 : 2010-10-14 13:44:17
올 3월초에 있었던 일입니다

새벽 두시에서 세시 사이에 광주 용봉동을 걷고 있었습니다

그때 할머니 한분이 리어카에 폐지를 싣고 힘겹게 걸어오고 계셨습니다

길에는 차 한대 지나가지 않고 있었구요

갑자기 어디선가 차가 세게 달려오더니 할머니를 치었습니다

저는 거의 반사적으로 할머니께 달려갔고 차는 조금 달려가다 멈추더니 [니미 18] 하며 40대 가량의 아저씨 한 분이 내리더군요

처음이었습니다

처음으로 사람이 제 눈앞에서 죽어가는것을 지켜 보았습니다

경찰을 부르는데 정말 손이 벌벌 떨리더군요 북부 경찰서가 바로 옆에 있는데 무려 십오분 (이건 그때 핸드폰 시간으로 확인한 겁니다) 이나 걸려 경찰님들 오시더군요

바로 현대병원으로 갔는데 할머니는 이미 돌아가셨고 아저씨는 제게 무릎을 끓고 아이 독서실 끝날 시간이라 데리러 가고 있었다고 낮에는 너무 바쁘고 밤에 잠시 졸다 나와서 힘들었다고 하고 아이는 아이대로 우는데 아저씨 입에서 술냄새가 나더라구요

그래서 당신 술 마셨냐고 했더니 왜 누명 씌우냐고 화를 펄펄 내는 겁니다

경찰은 할머니 지문을 찍고 어쩌고 하더니 신원파악이 안 된다는 거에요 그때부터 이 아저씨 기세가 눈에 띄게 등등해 지더군요

경찰에게 새벽에 차 한대 없는 도로에서 사고가 났는데 왜 알콜 검사 안 하냐고 하니까 그때야 주섬주섬 검사 ..결과는 마시긴 마셨는데 걸릴 정도는 아니다

아저씨 주장은 할머니가 갑자기 뛰어들었다 지만 천만에 리어카에 가득 실린 박스가 있는데 어떻게 할머니가 뛰어들수 있으며 그때 할머니는 좀 멀리서 보기에도 지치고 힘들다는걸 온몸으로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아저씨는 이미 음주운전으로 운전면허 정지더군요 그런데도 차를 끌고 나온 상태였습니다

거기다 전과도 있구요

제가 있을때까지 할머니 신원이 밝혀지지 않아 경찰이 프랑카드를 걸겠다 약속을 하며 제게 신고자(?) 아무튼 그런거라며 삼만원을 주길래 할머니 자녀들 오시거든 부조금으로 드리라고 하라며 놓고 나왔습니다

그 뒤로 제가 몸살이 나고 또 여러 상황도 겹치고 왠지 생각도 하고 싶지 않고 무섭고 떨리고 화도 나고 ....... 눈 앞에서 꿈틀 거리며 돌아가시던 할머니 생각하면 괜히 식은땀이 나고

그때 제가 자율신경실조증이 너무 심하다고 병원 다니며 치료 받아야 한다고 무척 걱정하시던 때였는데 사고까지 겹치니 미칠 지경이었습니다

그래서 정말 그 동네는 피해 다녔습니다

실제로 제가 사는곳과 멀어서 일부러가 아니면 갈 일도 없었구요

이제는 좀 정신이 들어서 할머니 일이 궁금해 경찰서에 전화 했더니 너무 성의가 없고 함부로 해서 마음이 많이 상합니다

피해자가 폐지 줍던 신원불명이라는 이유 만으로 죽음 조차도 이런 대접을 받다니;;

그런데 정말 우리나라는 목격자가 뒷처리 궁금해 전화해도 안 가르쳐 주는건가요?


두 번째

보건전문대 맞은편 신창동 이야기입니다

하긴 그 일대가 다 신창동이긴 합니다만

그 동네는 박정희가 태양열 주택 시범 단지로 만든 동네입니다

만들어진지 삼십년이 넘은 동네입니다

수도가 들어오기는 해도 수도세 아깝게 생각하는 노인들이라 거의 돈 들여서 지하수를 퍼서 씁니다

(그 돈이 그 돈인데도 하여튼 그렇게 삽니다)

전기가 이백 이십 볼트 인데도 아낀다고 변압기 써서 백십 볼트로 만들어서 사는 동네 ← 굳이 이런 이야기를 쓰는 이유가 있습니다

아무튼 그 동네가 지어진지가 삼십년이 넘었는데 화장실을 푸지 않고 삽니다

딱 한해 화장실 푸고 안 펐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사느냐

비 오는 날 몰래 하수도에 흘려 보냅니다

비가 오랫동안 오지 않으면 물 뿜는 기계로 퍼서 하수도에 흘리거나 아니면 막대기에 아이들 분유 깡통 달아서 퍼서 하수구에 버립니다

마침 동네에 외지에서 아저씨 한 분이 이사를 왔습니다

그리고 광산구청에 가서 신고를 했습니다

[너희는 뭐 하는 공무원이냐 동네가 지어진지 몇십년인데 한해도 정화조 청소를 안 했다면 한번 조사라도 나가야 하는게 아니냐 ] 하고

그러나 광산구청 공무원은 이 동네 사람들 아들딸과 친구입니다

광산구가 지금이야 인구가 많아졌지 예전에는 넓은땅에 인구는 적어서 거의 다들 알고 사는 수준입니다

그래서 어찌했냐 이 공무원님이 조사는 안 나오고 이장에게 일렀습니다

[ 이번에 새로 이사 들어온 아저씨가 * 안 푼다고 와서 뭐라하고 갔다 ]고

짜하게 소문이 나서 동네 할머니들이 사방에 모여 수근수근

심지어는 방 내준 할머니에게 잘 알아보지도 않고 방 내줬다고 수근수근

그래도 정화조 청소할 기미가 없자

야무지 이 아저씨 시청에 고발하겠다고 광산구청에 알립니다

그러자 광산구청 공무원님께서 이장에게 제발 자기목을 위해서 * 푸라고 사정합니다

동네 사람들 입이 댓발이 나와서 할수 없이 차를 부르는데

대신 그 전날 돈 아낄려고 집집마다 하수도에 푼 다음에 불렀습니다

그러고 나서 그 아저씨 이사 갔는데

지금도 그 동네는 ...

그 후로 제가 한번 더 신고했더니 제 이름과 주소를 알고 싶어하길래 얌전하게 알려줬더니

공무원님께서 동네에 짜하게 알려주셔서 죽일 * 살린 * 됐습니다

=============

대한민국에서 목격자로 산다는 것은 복장터져 죽는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자꾸 이런일이 반복되니 이제는 차라리 눈을 감고 입을 다물고 싶어집니다



IP : 116.125.xxx.197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이프로
    '10.10.14 1:45 PM (211.231.xxx.241)

    경찰들은 늦더라구요 차라리 119가 빠릅니다.

  • 2. 에구
    '10.10.14 1:46 PM (121.180.xxx.41)

    할머니 불쌍해서 어떡해요?
    그사람 나쁜늠이네요.

  • 3. ..
    '10.10.14 1:50 PM (121.148.xxx.125)

    우리 동네일이네요.

  • 4. .
    '10.10.14 1:51 PM (220.86.xxx.161)

    119에 신고하고 경찰 불러야 하나보네요..
    님이 그래도 할머니 위해 힘써주세요..
    진실을 외면하지 마시구요..

  • 5. 4567
    '10.10.14 2:53 PM (119.67.xxx.201)

    맞아요. 저도 비슷한 경험했어요.
    우리 아파트 옆 도로에서 밤시간에 사고가 있어서 경찰서에 신고했는데,
    진짜 200미터도 안 되는 곳에 경찰서가 있는데 도착하는데 20분은 걸린것 같더라구요.
    멀기라도 하면 이해한다지만.....

    그리고 정말 대놓고 불법의료행위를 하는 병원이 있어서 보건소에 신고했더니....
    신고자 이름과 어디 사는지도 알려줬더라구요......참 어이 없어서.....
    그 보건소 직원한테 신원보장되는거냐고 물어보니 걱정말고, 나중에 결과도 알려준다더니...
    연락주기는.....

    그 원장한테 미리 알려줬는지 나중에 복지부에서 감사(?) 나왔는데 .....
    그 때 안걸리고 잘 넘어가더라구요.

    알고보니 보건소 직원이랑 그 원장이 고등학교 선후배.....

    불의를 보고도 꾹꾹 참아야하나......그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 6. 와..
    '10.10.14 4:03 PM (118.34.xxx.86)

    원글님 2탄과 댓글 읽다 넘어가겠습니다..

    특히 -->알고보니 보건소 직원이랑 그 원장이 고등학교 선후배..

    정말.. 저도모르게 탄식이 나오는군요.. (그거 알려주고 술 얻어 먹었겠죠.. ) 이러다
    공무원 비리가 생겨나는 겁니다..(담에는 감사 있다고 알려주면 봉투가 오가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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