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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얘기가 나와서

지능이란 조회수 : 646
작성일 : 2010-10-13 15:36:18
제가 아는 아이...
매우 독특한 아이인데요..
지금 중1인데 저랑 오래 인연을 맺었어요.
9살에 만났으니까...
처음 만났을 때 이 아인 언어치료를 받고 있었어요.
매우 어눌하고 애기같고 좀 많이 처지는 아이였죠.
저랑은 일주일에 한두 번씩 만나서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혼자 책을 잘 못읽어서 읽어 주기도 하고
질문을 이해 못해서 자세히 풀어서 물어봐주고.. 몸으로 같이 연극도 하고
역할놀이도 하고 그랬어요.
그때 그애 어머니 말씀이 아이 지능지수가 80이래요. 기관에서 검사했는데...
근데 전 만날수록 그애한테 잠재력이 많다는 게 느껴졌어요.
독서나 학습이 없어서 아는 건 별로 없고 말이 늦어서 어눌하긴 한데
한편으론 책내용을 스펀지처럼 빨아들이고
이야기 나누는 걸 좋아하고 독특한 질문도 잘하고 그랬어요.
산만해서 힘들기도 했지만 늘 제가 말했어요.
넌 특별한 사람이다. 너는 뛰어난 사람이다.... 제 진심이었구요.

지금 중1인데 얼마전에 기관에 가서 지능검사를 했는데
지능이 130이래요. 요즘 기관의 130은 예전 학교에서 130과는 다른 거죠.
그럼 이 아이가 갑자기 머리가 좋아졌을까요?

전 이 아이가 점점 머리가 틔여가는 걸 엄청 느꼈어요.
80이었을 때 아이는 백지였어요.
아는 것도 없고 두려움도 많고 사고력도 없고...
당연히 잠재된 지능점수가 안나오죠.
지금은 아이가 거의 천재같아요.
책을 엄청 좋아하고 영화에 대해선 전문가를 능가하고
머리속에 무궁무진한 아이디어가 있어요.
지식도 많구요.
참... 학교 공부는 아직 그렇게 잘하진 않아요.
본인이 필요성을 못느끼죠.
붙잡고 시키는 과목은 잘하구요..

공부머리가 뭘까요?
아이큐 숫자도 유동적이죠.
근데 갑자기 머리가 좋아졌다 나빠졌다 하는 게 아니라 같은 머리가 상황에 따라 다르게 측정될수 있다고 봐요.

우리 아이도 지능은 높지만 공부를 참 안해요.
기본 지식은 많지만 시험은 어차피 저 구석탱이에서도 나오니까 100점은 못맞죠.

근데 제가 많은 아이들을 만나보니까
초등중등기준으로 올백 맞고 하는 애들 중에 쟤 머리 좋구나..라고 확 느껴지는 애는 한두 명..
대부분의 아이들은 이해력이 좋은 정도는 아니지만 태도 좋고 성실하고 욕심있는 아이들이
상위권을 하더군요.
저 애가 어떻게 공부를 잘 할까 싶은 아이도 시험은 잘봐요..

결국..
공부머리도 따로 있고 타고난 머리도 따로 있는 게 맞아요.
하지만 머리 좋아도 노력 안하는 넘은 독하게 공부하는 아이를 못따라가더군요..
그런데 독하게 공부하는 그 기질도 사실은 재능이라고 생각해요.
IP : 211.211.xxx.170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hhh
    '10.10.13 4:00 PM (122.36.xxx.164)

    제 여동생 시골에서 아이큐검사해서 150이상 나왔어요. 근데 그냥저냥한 4년제 대학나와서 그냥공부방 선생님해요...애는 피아노시키면 피아니스트 시키자고 선생님이 덤비고요, 수학시키면 수학자 시키자고 덤비고...근데 애가 열정이 없어서 그냥 대충 살더라구요 가르키는 사람만 열정이 있어요....ㅎㅎ
    저는...머리 문제가 아니라 진짜...열정...노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2. zpvk
    '10.10.13 4:06 PM (125.128.xxx.77)

    언어치료받고있다면 기관에서 받은 지능검사가 그냥 아이큐검사는 아닐겁니다. 웩슬러라고 발달검사용으로 하는건데 80이면 경계선지능이라 하거든요. 보통아이는 120정도 나온다고하더라구요. 이거 퍼가도되나요? 카페에서 좀 다들 봤으면하는데요.

  • 3. 맞아요
    '10.10.13 4:11 PM (112.170.xxx.186)

    독하게 공부하는 기질도 타고 나는거고 축복받은거죠.
    어쩌면 그냥 머리만 좋은 사람보다 훨씬 좋은 복인것 같아요.
    저와 저희 형제들만 봐도 느껴지거든요 ㅎㅎ

  • 4. 저희아이
    '10.10.13 4:52 PM (118.219.xxx.91)

    저희 아들도 언어치료를 했는데요.. 검사를 몇번 했는데 항상 80점 위아래로 나왔어요..

    소위말해 경계선 지능이라고 하시더라구요.. 경계선지능인걸 알고부터 정말 집에서 열심히

    제가 끼고 가르쳤거든요.. 남들 한번 하면 될것 똑같은걸 반복 또 반복 학습지도 아주 찬찬히

    조금씩 끊임없이 집에서 하고요.. 결론적으로 몇년뒤에 다시 검사하는 130 나왔어요..

    초등학생인 저희 아이 물론 다른 아이들보다 공부는 잘 못해요..

    하지만 정말 열심히 할려고 노력은 많이 하는 편이죠.

    그래서 아직은 학교 공부도 그럭저럭 잘 따라가준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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