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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 스캔들 분석

성스갤 조회수 : 1,146
작성일 : 2010-10-11 12:47:41

pharmacon  라는 분이 선준과 윤희의 마음을 분석한 글인데 너무 절절이 잘 쓰셔서요.
함 보세요. ㅠ


연애의 고수 여림은 말한다.

'이선준처럼 정신머리가 항상 제대로 박힌 녀석은 낯선 곳으로 데려가야 해. 완벽하게 자신을 내려놓을 수 있도록...'

'남자나 여자나 분위기에 약한 건 마찬가지. 분위기에 취하는 게 웬만한 말술에 취하는 것보다 더 무섭다구.'

'사랑엔 말이야 극적 긴장감이 필요해. 운명이라고 믿게 되거든.'




그리고 여림은 선준과 윤식을 낯선 곳으로 보냈다.
분위기까지 만들어둔 곳에서 둘이 극적 긴장감을 느껴보라고...

당황한 10년지기 친구 걸오의 충격 때문에 일찍 상황을 정리한다고 섬에 온 여림은

무슨 일이 있나 없나 열심히 떠보면서 알고 싶어하지만 겉으로는 멀쩡한 두 사람의 속은
여림이 의심하는 이상으로 곪아터질 지경이 되어버린 것이 확실하다.



(그 소중한 밤을 제대로 된 스킨쉽조차 없이 보내버린 곰곰컵흘에게 쏟아지는 개럴들의 탄식은
어리버리 몇몇 발씬을 연출한 제작진에게 수만발의 화살처럼 원망으로 쏟아졌지만 말이다.)






[선준은 화가 난다.]



자꾸만 좋아지는 윤식에 대한 마음이 윤식의 여장 이후 억제되지 않는 신체적 반응(입술에만 집중, 꼴까닥 침 삼키기)으로 나타나면서
통제할 수 없게 되자 선준은 당황하기 시작한다.

어여쁜 여인네라면 기생들도 있고 부용화도 있지만...
잘 모르는 그들에 대한 감정은 가끔 만나봐야 무덤덤인데 비해 동방생 윤식은
자꾸만 좋아지고 자꾸만 고맙고 자꾸만 기대고 싶고 자꾸만 보호해주고 싶은 마음이 그저 끝가는 데 없이 깊어지기만 하고 있다.



깊어지는 마음이 드러나지 않도록 깊이 숨기고 싶을 때마다 자꾸만 헤집으며 넘실거리게 만드는 사람은 구용하다.


'설마 어여쁜 여인네들이 싫은 건 아니지? 자네 설마 사내가 좋은 건 아니지?'

대놓고 물어보는 여림에게 화를 내지만 부인할수록 환영처럼 환청처럼 보이고 들리는 윤식 때문에 선준은 넋이 나갈 지경이다.



그러나 목표를 설정하면 단기간에 왼손도 단련시켜 옹심을 맞히고야마는 조련질의 달인 선준을 그대로 성균관에 뒀다면
지금까지처럼 굳은 의지로 이 상황을 극복했을 지도 모른다.

혹은 원래 예정대로 윤식과 함께 여러 여인들 속에서 하루를 지냈다면
그들의 상황은 더욱더 더디가는 시계가 되었을 지도 모른다.



언제나 상황은 준비없이 닥치고
예상했던 것과 다르게 선준과 윤식 두 사람은 낯선 곳에 고립되어 하룻밤을 보내게 된다.



그 밤동안 선준은 아무도 없는 곳에서 그저 홀린 듯 윤식의 입술을 향하는 자신을 발견하고는 절망한 듯하다.

마지막 젖먹던 힘까지 쥐어짜내 듯 주먹 꽉쥐고 윤식에 대한 본능적인 끌림을 버텨냈던 선준은
원칙과 법도를 넘어서고 있는 자신을 믿을 수 없게 된 고통에 가슴을 치고 만다.


아무리 윤식에게 끌렸다고 해도 중이방이었다면 상상할 수 없었을 일이었다.

이제는 누구도 없이 윤식과 단둘이 된다면 더 이상 자신을 통제할 자신이 없어진 것이다.



참느라 고통스럽고 참을 수 없어 고통스러운 선준은

여림과 부용화 앞에서는 그래도 버텨내지만

부용화로라도 자신의 마음을 막아야 할 것 같은 절박함의 시간을 보내고 혼자가 된 장터에서는
다시금 윤식의 환영을 느끼며 아무 것도 눈에 보이지 않게 된다.



사실... 여인네나 사랑의 감정에 대해 선준은 거의 백지상태인 듯하다.

세상의 이치와 군자의 도리에 대해서는 공부를 통해, 아버지 이정무를 통해 배웠지만

남녀유별이라는 단어 외에 선준이 그동안 여자에 대해서는 무얼 배울 수 있었을까?




가슴이 뛰고 침이 꼴까닥 삼켜지면서 어딘가에 피가 몰리는 신체반응...

법도가 아니라는 이성과 다르게, 이럴 수는 없다는 의지와도 다르게 움직이는 감정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차분히 다스리라고만 한 서책이요 아버지였다. 그것이 원칙이자 법도였다.



기껏해야 나이 차면 해야하는 혼사에

안사람은 사내 성가스럽게 하지 않으면 그만...이라는 말 외에 들은 바가 없는 그였으리라.

(아마도 선준이 혼인에 대해 망설인 유일한 이유는 그 댁 규수와 아무런(지식도 신뢰도 느낌도) 없다가 아니었을까 싶다.)




그리고 세상은 늘 그렇듯 사내는 여인네를 좋아하는 것이라고 하는데 자신은 아직 잘 모르고 있는 것이다.

배움이 없어 원칙이 아직 서지 않은 그는

이성도 의지도 통하지 않는 끌림이라는 이상 신체반응을
하필이면 동방생 윤식에게 느끼고 있는 이 상황을 헤쳐나가기가 쉽지 않자
일단 윤식을 피하는 삼십육계 전략을 택하고 만다.



하지만 이미 온전히 하룻밤을 둘이서만 지내 본 선준의 마음은

자꾸만 커져가는 소유욕에 쩔어

달아나야 한다는 마음과 다르게 온몸이 더욱 윤식에게 예민하게 반응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통제하지 못하는 자신에 대한 분노는

자신과 다르게 그저 멀쩡한 것 같은 윤식,
자신과 달리 윤식과 함께 하는 즐거움을 누리고 있는 걸오를 향해 터져나오기 일보직전이 되는가 보다.






[윤희는 한심하다.]



선준에 비해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정확히 인지하고 있는 윤희는

선준보다는 자신의 감정을 잘 다스리는 듯하다.

그러나... 아무리 여자여서는 안되는 윤희지만

갑작스레 시간을 함께 하자는 선준, 둘이서 처음으로 떠나는 뱃놀이에 들뜨게 된다.

하지만 들뜬 순간도 잠시 언제나처럼 그녀 맘도 모르고 그녀를 사내로 아는 둔탱이 선준 때문에
또다시 나락으로 떨어지고마는 자신의 마음이 한심하기만 하다.




그 둔탱이 선준이 물에 빠지고 병이 나서 정신을 잃어버렸다.

늘 가까이 있었지만 가까이 해서는 안되었고

가끔은 급한 맘에 손도 잡았지만 의식하는 순간에는 놓아야 했던 사람...




언제나 여자임을 감추기 위해 긴장해야했던 순간에서 놓여나

아무도 없고 선준마저 의식을 잃은 순간....


윤희는 선준을 손도 조심스레 잡아보고...(손을 데워준다는 핑계를 대면서...)

닿으면 어떨까 궁금했던 그의 입술을 슬쩍 만져도 보고...(입술이 파랗다는 핑계를 대면서...)

그리고 그의 몸을 가만히 안아보기도 한다(그의 몸을 덥혀줘야 한다는 핑계를 대면서...),



누구도 지켜보지 않지만
그래도 죄가 될까봐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윤희는 지금 이순간 온전히 자신만의 것이 된 선준을 살짝 살짝 가져보는 것이다.

다시는 이런 날이 없을 거라 생각하면서...

(나님은 의심한다. 선준의 몸을 자신의 몸으로 안아 덮혀주던 윤희...

화면에서 보이지 않을 때 분명 선준 입술에 입술을 대고 말았을 거라고...)




그렇게 선준을 잠시라도 가져보았기에 윤희는

부용화와 함께 하는 선준에게 더욱 예민해지고
급기야는 부용화에 대한 질투를 평소와는 다르게

'선준은 너한테 관심없어'라는 고자질로 드러내고 만다.




초선이 나름 알고 있던 김윤식 유생과 다른 모습에 놀라

부용화를 사이에 두고 두 남자가 서로 예민해져 있다고 오해할 정도로...






12강...


선준과 윤희는 여림의 말대로

낯선 곳에서 자신들을 온전히 내려놓는 시간을 경험하고 말았다.

다만, 그들이 지고 있는 짐이 너무나 크기에 그 순간이 짧았을 뿐

그들 감정이 터져나오기 일보직전까지 가기에 충분한 정도로 경험한 것이다.




(보는 사람은 쳐지는 진도에 아쉽기 그지 없지만...

두 곰곰컵흘의 진도는 한쪽은 목숨을 걸어야 하고

다른 한쪽은 선비로서 생명을 걸어야 하는 것이기에

그만큼 단단한 껍질을 깨기 위해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이라 이해할 수밖에...ㅠㅠ)
IP : 115.41.xxx.10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보너스
    '10.10.11 12:51 PM (115.41.xxx.10)

    http://gall.dcinside.com/list.php?id=scandal&no=129499&page=21&search_pos=-11...

  • 2. ㅠㅠ
    '10.10.11 12:53 PM (58.145.xxx.215)

    선준캐릭터가 자기를 규범과 법도로 꽁꽁 싸매는 스타일인데
    사랑에빠지는.. 그것도 남자를 좋아하는 자신을 어쩔줄몰라하는거.
    그럼에도불구하고 결국은 폭발하는...흐미...
    넘 매력적인 캐릭터인거같아요 ㅠㅠㅠ
    미키유천... 그 역할에 너무 잘어울리고...전 요즘 폐인....ㅋㅋ

  • 3. 성스갤
    '10.10.11 12:53 PM (115.41.xxx.10)

    애들이 브로마이드에 환장하는거 이해가 되다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4. ,,
    '10.10.11 12:58 PM (58.145.xxx.215)

    일본아줌마들이 왜 욘사마에 열광하는지 이제는 알겠다는...ㅋㅋㅋㅋ
    선준도령. 내마음의 욘사마임ㅋㅋㅋ

  • 5. 어쩜
    '10.10.11 1:02 PM (121.183.xxx.152)

    저건 사람이 아냐...

  • 6. ..
    '10.10.11 2:55 PM (115.41.xxx.10)

    http://www.youtube.com/watch?v=qKW8zWjO79Q&feature=related
    어휴.. 섹시한 음악에.. 어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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