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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촛불 82 소풍을 다녀와서

조회수 : 556
작성일 : 2010-10-10 22:28:23
촛불 82 소풍을 다녀왔습니다.
전형적인 10월의 맑고 기분좋은(햇볕 아래에서는 조금 따갑고 그늘에서는 선선한) 날씨
좋은 사람들과의 유쾌한 만남
모든 것이 즐겁고 만족스러웠던 하루였습니다.

특히 잊을 수 없는 것은 맛있는 음식들
82가 요리 사이트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실감하며
이 사이트의 회원이라는 것이 얼마나 행운인지를
새삼 새길 수 있었던 하루였습니다.
반건조 오징어 무침과 닭가슴살 요리,
생긴 것은 분명 빵인데 실제로는 밥으로 만들어진 요리와 환상적인 샐러드 소스
(이름을 몰라 정말 안타깝군요.^.^ 누군가 사진을 올려 주시겠죠)
약속하지도 않았는데 거의 겹치는 것이 없던 음식들을 맛보면서
세상 부러울 것 없는 가을 오후를 만끽할 수 있었습니다.

더 이상 먹을 수 없을 만큼 배를 채우다가
살짝 반성이 되더군요.
주부로서 나는 너무 게을렀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요.

오로지 식사를 맡은지 이제 10년 정도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요리책을 뒤지며
양념 하나의 분량도 틀리지 않게 하려고 노력했던 때가 있었죠.
2년 정도 지나니 자만심이 생기기 시작하더군요.
국은 국대로, 무침은 무침대로
주재료의 특성에 따라 조금 신경을 써주면 될 뿐
기본 과정은 거기서 거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슨 재료든 나름대로 요리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고
그러다 보니 건방지게도
전업주부는 왜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하게 되는가에 대해
해답을 얻었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새로운 요리의 개발은 점점 등한시하게 되었고
바쁘다는 핑계로 이제는 예전의 레시피마저 다 까먹었으면서도
별로 아쉬움을 느끼지 않고 살게 되었습니다.

오늘 소풍에서 제가 얼마나 얼치기였는지를 절실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오리지널 레시피를 가지지 못 한
또는 그것을 위해 끝없이 실험해 보지 않는 사람들은
제대로 된 음식 담당자라고 자부할 수 없다는 점을요.
전통의 틀에만 안주한 채
그걸 적당히 흉내내는 데만 만족하는 사람들은
결코 프로라고 할 수 없다는 점도요.

낯선 것을 수용하고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일을 즐거워하지 않는다면
삶이 단조로워지는 것은 금방일 듯 합니다.
물려 내려온 것들은 이미 일정하게 선택이 이루어진 것들이어서
그 좁은 틀 안에서만 움직인다면 금방 지루해질테니까요.
수퍼- 콤플렉스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얘기를 들으며
그것이 행복의 지름길이라고 공감한 적도 있었지만
오늘 소풍에서 먹었던 것들을 회상하다 보니
역으로 한 가지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전체의 완성을 원하는 것이 가능한가라는 생각도 하게 되었습니다.


오래간만에 너무 맛있는 것들을 많이 먹고 편히 쉬다 보니
이런 저런 잡생각들도 많아지는군요.^.^
오늘
IP : 59.6.xxx.20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와우~~
    '10.10.11 12:42 AM (125.180.xxx.29)

    재미있었겠어요
    전 결혼식이 있어서 가지도 못하고...흑
    푸아님 스픈님 은석형맘님...퍽님 나미님 면님 에헤라디어님등등...모두모두 보고싶네요

  • 2. 한번 더
    '10.10.11 1:15 AM (125.177.xxx.79)

    모이면 안될까요 ㅠ

    가을 낙엽이 단풍이 되어서 성탄트리보다 더 찬란하게 반짝이며 흩날리는 날에...

    붉게 붉게 얼굴 물들이면서,,

    만나고싶어요

    ㅋㅋ (이거슨 무슨 시???ㅋㅋ 걍 먹고싶다고 말할껄 ㅋ )

  • 3. phua
    '10.10.11 4:23 PM (218.52.xxx.104)

    아침 8시 부터 싸셨다는 김밥이야기는 제가.. ^^
    고급 충무 김밥이 즉흥적으로 이뤄졌다는 표현이
    딱 !!! 이었죠?
    너무 즐겁게 놀라서 밤에는 죽은 듯이 자버렸답니다.
    내년 10월 둘째주에 예정 된 소풍이 벌써 기다려집니다^^
    그리고 체중은 조금 더 늘리셔도 됍니닷 !!!( 단호한 어투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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