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아픈 상황에 남편이 놀러가는 걸 봐줘야 하나요?
되어있었어요. 남편이 나서서 일정잡고 뭔가 열심히 했나봐요. 야구를 워낙 좋아해서요.
토요일이 아이 유치원운동회날이라 운동회 끝나고 저녁때라도 간다고 얘기했었구요.
그런데 목요일 밤부터 저랑 아이랑 둘 다 열이 나기 시작했어요.
금요일에 애는 유치원 못 가고, 둘이 병원만 다녀와서 쓰러져 잤고요.
저녁밥 할 기운도 없어서 식빵만 구워먹고, 저녁에 남편이 사온 죽으로 대충 때웠어요.
토요일.
금요일 하루종일 앓았는데도 둘 다 열이 38도 밑으로 안 떨어져요.
아이는 열이 나도 잘 노는데, 저는 몸살기운이 너무 심했죠.
결국 운동회는 못 가고, 거의 하루종일 잤네요.
오후 서너시쯤 되니 남편은 전화기만 붙잡고 안절부절 못 하면서 저한테 야구훈련 가겠다고 하네요.
그래 내일 아침에 시체 보고 싶으면 가라고,
아니면 내가 애를 보지 못 하니 애를 데리고 가라고 했죠.
남편은 애는 목욕시켜 놨으니 씻길 필요 없고, 죽 사다놓을테니 그거 먹으면서
버티면 되지 않냐고 하대요.
결국 제가 절대 못 간다고 해서 못 갔어요.
뭣때문인지 애를 엄청 혼내서 애는 통곡하게 만들고 5시부터 9시까지 자더군요.
저는 약을 먹어야 하니까, 8시쯤 찬밥 끓여서 김치만 놓고 먹고, 애도 그렇게 먹이고,
약 먹고, 양치만 겨우 시키고 둘이 쓰러져 잤어요.
밥 끓이고, 아이 양치시키는 일도 너무 힘들어서 정말 이 악물고 버텼습니다.
오늘 아침부터 열은 내렸지만, 여전히 온몸이 아파요.
남편은 점심때까지 말 한 마디 안 하네요. 어젯밤에 저녁먹고 그냥 쌓아둔 설거지도 그대로,
아침에 먹을 밥이 없어서 빵 사왔더군요.
아이가 틱증상이 조금 있어요. 모른척 하라고 그렇게 누누히 얘기했는데,
제가 자는 사이에, 제가 설거지하는 사이에 그걸 꼬투리삼아 애를 엄청 혼내놨어요.
아침부터 애는 울어서 눈이 퉁퉁 붓고..
이게 다 야구하러 못 가서 심통내는 걸로밖에 안 보입니다.
제 생각이 잘못된 건가요? 다른 감기도 아니고 열나고 몸살난 와이프와 아이를 두고
놀러가고 싶을까요? 제가 쿨하게 보내줬어야 하는 걸까요?
정말 답답합니다. 이제까진 미운정이나마 있었는데, 그것도 없어지려고 해요.
1. ..
'10.10.10 5:21 PM (183.98.xxx.153)남편분 동호회 회원들에게 엄청 욕 먹었을 것 같네요.
어차피 안 가셨다하니 원글님도 한 수 접어주세요.2. .
'10.10.10 5:23 PM (116.40.xxx.23)남자들 원래다그래요.
자기는 다준비해주고 가면 된다생각하고 결국 못가게되면 짜증에..
도대체가 뭐가 더중요한지를 잘모르는거같아요
자기감정대로만 하는게 최고인줄알고.
이긍 속상하시겠다.몸도 안좋은데.3. 가끔
'10.10.10 5:26 PM (112.148.xxx.223)융통성의 문제라고 보는데..음 저라면 그냥 보내주되 갔다와서 엄청 잘하게 만들 것 같아요
일단 사회적 약속이고 그 모임에 주도적 역활을 했다면 남편분 말은 못해도 속 꽤나 타셨겠죠
가족이 더 중요하냐 모임이 더 중요하냐의 문제는 아닌것이구요
결과적으로 아이를 울리고 님께도 더 못했으니까 님도 또 속상하고 서로에게 속상한 결과를
가져온 것이 아닐까 싶네요4. 야구
'10.10.10 5:27 PM (218.145.xxx.78)전지훈련인데.. 좀 안됐다는 생각.. 실은 원글님이 제일 안쓰럽지요. 아프면 같이 옆에서 손잡아주면 얼마나 고마울까요. 평생 안잊을텐데.. 근데 그런 남편이 거의 없답니다. 죽도 사다주시고 그정도면 좋은 남편이십니다. 저희 남편은 옛날에 주말에 어디 약국 문여는지 모른다그럽디다. 전지훈련가도 전화하고 그러셨을 남편같아요. 밥은 시켜먹고 집안일은 나중에 아줌마 하루 부르시면 되어요. 님 기운내시고 건강하셔요.
5. 어차피
'10.10.10 5:27 PM (114.200.xxx.56)집에 남편 있어도 해줄일이 없었을듯하고
유치원생이라면 둘이 누워있으면 됐을텐데..
보내주시는게 나았지 싶네요.6. dma
'10.10.10 5:28 PM (121.151.xxx.155)가끔님 결혼하셨나요
남자들이 와서 더 잘해줄것같나요
전혀아니죠
그리고 잘해줄 시간없지요
1박2일로 다녀와서 뒷풀이한다고 끝까지있지요
저렇게 갔다온다고하는사람이 끝까지 않을보장없죠
원글님 신경쓰지말고
이것저것하라고 부려 먹으세요
그리고 말하세요
나중에 당신이 아프면 그대로 해주겠다고요7. 어쨌거나
'10.10.10 5:29 PM (123.204.xxx.58)남편이 나서서 전지훈련을 준비했다면....빠지기에는 굉장히 곤란하긴 해요.
8. 가끔
'10.10.10 5:36 PM (112.148.xxx.223)아,,저 결혼 19년차인데요
음..제 남편은 죽 사다줄줄도 몰라요
그저 저 아플때 시켜먹기만 해도 매우 잘 하는 줄 알아요
그렇지만 그런 일이 있을때 가면 매우 미안해하고 행동은 못해도 엄청 미안해 하고 잘합니다
제 경우만 그런지 모르지만 부부라는 게 서로 원하는 것을 들어주는 거라고 생각하고 살아서
그런지 아니면 좀 독립적 성향이라서 그런지 아주 정말 아파서 입원할 정도가 아니라면 제 문제는
스스로 해결하는 게 좋습니다
성향탓일수도 있죠 저는 사회적 약속을 좀 중시하는 성격이라 저때문에 좀 중요한 약속을 깨면
제가 더 맘이 불편하고 싫어서요9. ..
'10.10.10 5:48 PM (112.151.xxx.37)회사야구동호회 였다면..저는 보내줬을 것 같아요.
단순히 노는 목적이 아니니까요.
야구는 혼자서 하는 게임이 아니라서 다른 팀원들에게 신뢰를 잊거든요.
동호회에서 '저 사람은 믿을 수 없는 사람이구나. 약속을 어기는구나'라고
인지되고 끝나는게 아니라.... 그 사람들이 모두 같은 직장에 있다면
앞으로 직장생활에서도 마찬가지로 인지될테니까요.
좋은 기회 하나를 두고 우열을 가르기 힘든 2사람이 거론되는데
그중 하나가 원글님 남편이라면.... 질 수 밖에 없어요. 책임감없고
약속어기는 사람으로 다들 기억하고 있기 때문에....
저같으면 남편이 가기 싫다고 하더라도... 친척 누구라도 부르던지..
친구라도 부르던지..정 안되면 돈주고 사람 불러서라도 어찌 할테니깐..
당신은 무조건 가라고...내보냈을거예요. 회사동호회니까요.
인터넷 동호회같은거면....음...안 보냈을지도 모르구요.10. dma
'10.10.10 5:50 PM (121.151.xxx.155)가끔님
저는 결혼20년인데
제남편도 해줄지 몰라요
그렇다고해서 모든 여자들이 우리처럼 살수없잖아요
다 님처럼 저처럼만 살아야합니까
일도 아니고 회사일도 아니고 동호회인데
가족이 아프면 못갈수도있죠
우리는 조금 보수적인 성향이라서 조금은 가부장적인 생각으로 살아오는지도 몰라요
그런 생각을 지금 새댁들에게 말하는것은 좀 아니라고생각하네요
우리만 그렇게 살아도 충분하다고 생각하네요
그리고 사회적인 약속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것은 또 우리세대일이에요
요즘 젊은사람들은 자기시간을 너무 잘 챙기지요
그런데 그걸 요구하며 안되지요
저는 지금 새댁들처럼 자기것 챙기는 사람들이 좋네요
왜냐 저는 그렇게 못하고 살아서요
가족은 가족이 아껴야지 그렇지않으면 남보다 더 못하지요11. 으잉?
'10.10.10 6:05 PM (183.98.xxx.153)결혼 3년차 새댁인데 가끔님 말씀에 동의합니다.
12. .
'10.10.10 6:08 PM (116.40.xxx.23)전 결혼 5년차.
저같아도 안보내요.
처음에 배려한답시고 이해하고 내가 아파도 그냥 나혼자 있었는데
이젠 당연히 그런줄압니다.
그래서 이제는 내가 제일 소중하고 중요하게 생각하고삽니다.13. 원글
'10.10.10 6:24 PM (116.40.xxx.88)님들의 의견 잘 들었습니다. ^^
참, 지난주 야구시합 때 시합할 인원수가 좀 모자랐대요. 아이가 폐렴으로 입원한 사람이 있었는데, 주저주저하던 그 사람을 남편이 차에 태우고 기어이 시합하러 가더라구요. 그 끌려간 사람 와이프도 참 속이 탔겠다 생각했었는데, 안 그랬을까요?
암튼 야구가 뭔지.. 4월부터 11월까지 2,3주에 한번씩 시합이 있는데, 왔다갔다하는 시간이랑 연습시간, 뒤풀이 그런거 합쳐서 최소한 6시간은 잡아먹더라구요. 그러고 새벽까지 야구 하이라이트 보느라 정신없구요. 지금도 좋아하는 야구 실컷 보라고 전 컴퓨터 앞에 앉아있네요. 그러구선 속으론 '두산 져라~~~~' 주문걸고 있어요.14. 전
'10.10.10 6:26 PM (58.120.xxx.243)보냅니다.가려하면...
안보냄 이런일 일어나기 때문에..
그리고 남편 아플때..똑같이 해줍니다.
한번 똑같이 해준 경험이 있어요.
애들 데리고............수영장에..어린이 놀이터에...다 돌아다녀..
담날 제가 파김치가 되었지만..
뽄대를 보여주려고.......
뭐..애 없이 ..저 애셋.
남편 아퍼도 조용히 지냈겠죠..
근데 11시에 들어오니 좀은 외로웠나 봅니다.
보내고 절대 늘......잊지도 않고 꼽씹습니다.15. dma님
'10.10.10 6:35 PM (112.148.xxx.223)조언이란 각자 입장에서 할 수 있는 것이죠
그 조언들 중에서 원하는 조언을 받아들이는 것은 원글님의 몫이죠
제가 저처럼 살라는 것도 아니고 그냥 저라면 그랬을 것이다 라고 말씀드렸잖아요
어차피 짜증내고 아이울리고...전 그런 상황이 더 화가 나기떄문에 그런것이고
원글님이 가지 말라고 한 것은 보통 대부분 당연히 그래야 하지만
자신이 주최한 일이면 짜증날 수 있고 그 결과가 아이에게까지 미쳤으니까,,,저도 속상해서
차라리 가라고 하고 더 잘하게 만들수도 있지 않을까 싶어서 쓴거지
제가 보수적이고 가부장적이라 그런 글을 쓴 건 아니네요
한번도 아니고 두번씩이나
왜 제게 그렇게 개인사까지 물어보며 말씀하시는지 의도를 잘 모르겠습니다16. 나중에
'10.10.11 10:41 AM (61.77.xxx.105)나이들어서 기운 빠지고 독한 병이라도 걸리면 내가 똑같이 해주겠다고 말씀한번 해보세요.
남자들은 정말 죽을 때가 되어야 철든다고 하더군요.
아 ..... 그게 아닐 철들면 바로 죽는다고 했던가.
정말 서운하셨겠어요.
둘다 열나는데 어딜 가겠다는건지.....17. 음
'10.10.11 11:34 AM (98.110.xxx.150)선역으로 잡힌 약속이라면 보내는게 나았지 싶어요.
님 아픈건 죽 사다 놓은거 먹고, 남편없이 아이랑 푹 쉬는것도 회복의 한 방법인데,너무 올가미 쒸우면 남자들 더 도망가고 싶어함다.
님 몸상태가 그 정도라면,,,,,보내도 좋았을듯.
다른 얘기지만,
아이가 틱장애 있다고 하셨는데,
그거 정서적으로 불안하면 더 심해져요.
부부사이가 원만치 않아도 아이증세가 더 심해질수 있고요.
무조건 아픈 사람옆에서 인상그리고 맘 불편하게 있게 한느것보단 어느게 더 실리적이냐 따져 판단할일이고요.
틱장애 있는 아이라고 무조건 감싸고 돌면 개선의 여지 점점 줄어들어요.
코 킁킁 거리는 틱장애 아이,말 끝마다 얼굴 옆으로 돌리며 떠는 틱 장애 가진 아이들 봣는데, 부모라도 주의 주면 좋겠더만 입도 벙긋 못하게 하던 그 아이엄마들 생각하니,,,주위사람들도 피곤했어요, 지나간 일이지만.18. 음
'10.10.11 11:34 AM (98.110.xxx.150)선역-선약 정정.
19. .
'11.6.28 10:46 PM (112.153.xxx.114)여자가 사회적 약속 앞세워서 아픈 남편이랑 애 두고 갔으면 어땠을까 싶네요
아마 조금은 달랐을거에요
그리고 틱 장애는 말 그대로 장애인데 뭘 감싸고 돈다는건지?
그건 다리 불편한 사람에게 똑바로 못걷는다고 힐책하는거랑 다를 바 없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