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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롭지 않은 사람이 어딨을까요

사는게 참 조회수 : 1,191
작성일 : 2010-10-05 00:15:38
저는 이미 20대 초반에
사람은 결국 어떻게 해도 외로움에서 벗어나기는 힘든 존재란걸 깨달았어요
연애를 해도 사랑을 해도
문득문득 외로워지는 순간이 혼란스러웠는데
나이를 먹어가면서 자연스레 적응했어요
올때가 됐구나 곧 지나가겠구나 하고.

연애를 하면 외로운 순간이 적기야 하겠지요
누군가와 함께 하는 든든함, 사랑으로 충족된 마음이야 있겠지만
외로워서 연애를 한다는게 외로움을 아주 없애는 길이 아님을 알았어요

찬바람이 불면 유독 그런 순간이 잦아지긴 해요
그래도 이젠 그런 순간이 와도 무심히까지는 아니지만 내색하지 않아요
십여년을 해온 일인걸요

홀로 방안에 앉아 눈물 흘리는 일도
외롭다고 누군가를 만나겠다거나 하지도 않아요
그럴수록 그런 시간을 담담히 넘길 수 있도록 노력해요

친구들에게 외롭다고 하소연하지도 않아요
그런걸로 가까운 사람들 괴롭히는 일 절대 싫어요

적어도 어른이라면
감정의 흔들림 정도는 스스로 컨트롤 하거나 극복할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그런지 이해를 못하겠어요
나이가 서른인데 외롭다고 징징대는 남자들
여기저기 도끼질 해대면서 외로움 알아달라고 징징거리는 사람들이요

적어도 성인이라면 그런것쯤 극복할줄 알아야지
라고 말했다가 서운하다는 소리 들었어요
위로를 듣고싶었다고.
제가 위로해준들 그 외로움이 없어지겠어요

사실 제게 바랬던게 말로 해주는 위로가 아니라
이성으로서 해줄 수 있는 육체적인 스킨쉽 같은거였겠죠
안아주고 토닥토닥 해주고 감정에 휩쓸려 자기랑 뭔가 이뤄지길 바란거겠죠


전들 외로운 순간 없겠어요
저도 철의 여인이 아니거든요

저도 한번씩 제 감정 주체못할 정도로 북받치는 순간 있어요
사랑이, 연애가 끝나 슬프고 힘든 순간도 있었구요
사회생활이, 인간관계가, 가족문제가 고달픈적도 많았어요

근데 그럴때마다 주변 사람들 잡아가며 징징거릴수는 없잖아요
행여 징징거려서 친구가 위로해준다해도 그 순간뿐임을 아니까요

그저 그 시간이 어서 지나기를 기다리는게
외로움을 잊을 수 있게 다른 즐거움을 찾아 시간을 보내는게 더 낫다고 생각해요

솔직히 전 여자가 징징거리는 것도 잘 못참겠는데
남자가 그러면 정말 짜증이 나요

남자고 여자고 술마시고 징징거리면 오만정이 다 떨어지구요
저도 취하도록 의식이 가물가물 하도록 술 마셔봤지만
남에게 주정부릴만큼 정신이 확 나가는게 아니던데요
그저 좀 기운없고 몸이 말을 안듣는거지
술김에 용기고 객기고 그런건
'술 마셨으니 이해해주겠지' 하는 오만한 생각에서 비롯되는것 아닌가요

술 마시고 내앞에서 서운했던걸 토로하면
어쩌라고 하는 생각밖에 안들어요

징징거리는 성격의 사람이랑은 같이 술마시기도 싫어요
술마시자고 하면 어떤 핑계로든 도망가요
얘가 술 마시고 나한테 뭔 주정을 부리려고 저러나 싶어서.


이렇다고 제가 쿨한 여자냐 하면 그것도 아니에요
소심하고
오래된 상처에 꿈틀하기도 하고
아직까지 남아있는 감수성에 괴로워하기도 해요


사랑할수록 좋아할수록
상처를 나누기보다 기쁨과 즐거움을 나누고 싶을 뿐이에요

누군가의 상처를 알게 된다는게 얼마나 무거운지 아니까요


여자가 그러는 것도 참아주기 힘든데
남자가
징징대거나 어리광부리거나 알아달라고 투정부리면 화가 나요

그런건 니네엄마한테 해야지

그런것만 빼면 좋은 사람인걸 알아요
근데 다른게 다 좋아도 그부분이 도저히 참아지질 않아요


제 주변 여자들은 대체로 쿨하진 않아도 적어도 징징거리거나 어리광은 안부리거든요.

제가 친절하거나 상냥한 사람도 아닌데
-오히려 투박하고 날카롭고 까칠한 타입이라-
어쩌다 제 주변에 이런 남자들이 있는건지
저 헛살았나봐요


찬바람이 부니 문득 외로워졌어요
그래도 전 잘 참는 편이고 누구도 모르게 이 시간이 지나갈테지만
징징거리는 남자들에게 짜증났던 순간이 떠올라  글 써봐요.

-결국 저도 여기다 징징거린게 되는거지만-


저 참 까칠하죠 ㅎㅎ
IP : 222.232.xxx.217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0.10.5 12:18 AM (115.137.xxx.253)

    별루 까칠한 것 같진 않네요.
    정말 까칠한 여자를 못보신 것인지.....ㅎㅎㅎㅎㅎ
    남자들이 다 같지는 않답니다.

  • 2. 좋은글
    '10.10.5 12:30 AM (115.136.xxx.234)

    저도 징징대고 남에게 기대려는 사람 딱 싫어요.
    자립심이 있어야 하고 자신의 문제는 자신이 해결하려고 해야죠.
    징징대는 사람 중 대부분은 문제를 남탓으로 돌려서 더 싫어요.
    근데 저는 술마시면 감정 확 풀어지긴 해요. 징징대진 않지만 제 속마음을 잘 털어버리긴 해요

  • 3.
    '10.10.5 5:24 AM (116.120.xxx.100)

    오늘 눈뜨자마자 기분이 너무 안좋았는데 제목보고
    그래 나만 외로운게 아니구나! 하고 위안받았네요..ㅋㅋ
    좋은글 감사해요. 외로운걸 피하기위해 즐거운것을 찾아라
    명언이네요. 거기에 항상 허우적대고 짜증나했는데 제가 미련했군요.
    ㄳ^^

  • 4. d
    '10.10.5 5:54 AM (110.11.xxx.244)

    좋은 글이네요
    공감해요

  • 5.
    '10.10.5 7:44 AM (183.98.xxx.192)

    맞아요. 징징대는 사람은 성숙하지 못한 사람입니다. 자기 감정 어쩌지 못해 남한테서 그 부족한 부분을 채우려 하지요. 이건 나이나 성별에 상관없어요.
    정말 나이를 잘 먹어 갈수록 성숙해져야 겠다고 늘 생각하고 있습니다.

  • 6. ....
    '10.10.5 8:46 AM (112.72.xxx.115)

    의젓해보이시고 성숙된감정이긴한데요 반대로보고 자꾸 그런감정들이 반복되면
    메마르고 건조한감정이구요 그어느누구에게도 감정표현한다는건 실수로 여겨지는일이에요
    사람관계끊는걸로 연결될수도있구요 술도마시고 정신항상똑바로 차려야하구요
    퍼지면 절대안되고 자기의 속상한얘기 절대 하면 안되요
    이쯤하면 또 삭막해진다는거 아시죠
    정답은 없어요 적당히 받아주고 적당히 징징거리지않고 서로 거리 조절 하는수밖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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