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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6개월...중간점검이 필요한 시기

사비에 조회수 : 528
작성일 : 2010-10-01 10:17:40
안녕하세요.
이제 결혼한지 6개월 정도 된 새댁입니다.
결혼 전에도, 결혼하고난 후에도 82에서 이런저런 조언도 많이 보고 참고하고,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남편이랑은 그리 오래 연애한 건 아니지만 충분히 좋은 사람이다 라는 생각이 들었고요.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특별한 문제없이 잘 지내고 있고요.
맞벌이이다보니 집안일도 나눠서 하구요. 둘 다 서로 미루고 그런 성격은 아닌데다가 살림도 간소한 편이어서
할 일은 아직 그닥 많지 않아요. ^^
길진 않지만 결혼 생활을 해오면서 몇 가지 느낀 부분이 있고, 그에 대해 남편과 속 터놓고 얘기해보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제 마음이 잘 전달될지 막상 얘기하려고 하니까 정리가 잘 안되네요.
밑에 이혼 고려 중이라는 새신랑분 글을 보니 남자들은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기본적인 시각 자체는 똑같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 쓴웃음이 나네요 ^^;

남자들이 결혼에 대해 여자들이 갖는 부담감에 대해 이해하기란 정말 불가능한걸까요?
시댁이 아무리 부담을 안줘도, 시부모님들이 너무 좋으셔도 여자들이 기본적으로 결혼과 동시에 갖게 되는
'며느리'라는 지위가 남자들이 갖는 '사위'와는 다르다는 거 정말 이해하기 힘들겠죠... ?
똑같이 귀한 자식으로 커서 대학 나오고 직장 다니고.. 그렇게 커서 만난 남녀가 결혼했는데 한 명은
사위 한 명은 며느리가 되면 그 지위가 결코 동등하지 않다는 거 저희 신랑은 똑같다고 생각하더군요;
문제는 겉으론 그렇지만 현실이 그렇지 않다는건데-_-)
오히려 저희 시댁은 82에 올라오는 시댁 스트레스를 전혀 안 주시는 분들이라
저희 신랑은 더 이해를  못하는 것 같아요.
'이렇게 부담 안주는 시댁이 어딨냐, 그러니까 시댁일에 예민하게반응하는 건 여자들의 이상한 피해의식이다'  
라고 항변하는데요..
시댁에서 스트레스는 안 준다고 해서 제가 마냥 편할거라고 생각하나봐요.
직장 상사가 아무리 좋은 사람이어도 '상대적으로 좋은 직장상사' 일뿐이지 '직장상사'라는 사실에 변함이 있는 건 아니지 않나요..

다른 한가지는 배우자로서의 역할에 대한 고민입니다.
저희 둘 다 초혼(;) 이고 양가에서 개혼이다 보니 부부로서 살아가기에 대한 롤모델이 없네요.
양가 부모님 다 계시긴 하지만 부부로서의 역할에 대해 그동안은 저희가 관심도 없었고, 저는 저희 부모님을 롤모델로 삼고 싶은지 않은지라;; 참 어려움이 많네요.
저는 부부가 속에 있는 얘기 다 하면서 살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쌓아두면 오해만 쌓이고 오해가 쌓이다보면
별 거 아닌 일로 터지고 그러다보면 옛날 얘기 나오고 그럼 정작 문제가 된 걸로 싸우는 게 아니라 감정 싸움이
되는 거 너무 많이 봐서요. 그리고 속상한 일이 있어서 얘기를 하다보면 서로 오해하고 있던 일들도 많더라구요. 얘기를 하다보면 서로 사과하게 되고 이해도 하게 되고..

저는 신혼초에 부딪히는 이유가 서로 부부로서의 역할에 대한 경험 없음과 남녀간의 사고방식 및 대화법 차이에 대한 이해 부족때문이 아닐까 생각이 들더라구요.
같은 상황을 놓고도 남녀간에 중요시하는 포인트가 다르고 그러다 보니 싸우기만 하고 서로 이해를 못하는거죠.
지금까지 크게 싸운 적은 없어요. 물론 있긴 했지만 하루 이상 가진 않았거든요. 서로 이야기하고 풀고 그랬죠.

근데 그 과정에서 제가 느낀 게 저런거에요.
살아가면서 이 문제에 대해 서로 명확하게 해두지 않으면 크게 싸우고 실망할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남녀간의 사고방식 차이를 극복한다는 건 정말 불가능할까요? 남녀는 정말 서로 이해가 불가능한데
이해하는 척하는 건지, 누가 하나 희생해야 살아갈 수 있는건지..그게 진리인건지요
같은 상황에서 다르게 반응하는게 남녀간의 사고방식 차이에서 기인하는거라면 남녀간의 차이를 인정하면
싸우는 게 반은 줄어들 수 있지 않을까요?
제가 섭섭했던 어떤 상황에서 신랑이 일부러 그런게 아니라 정말 전형적인 남자의 사고구나 느꼈던 적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여자들은 자기 맘 몰라주면 너무 서운하잖아요...
여자 형제가 없어서 그런지, 여자들의 심리에 대해 잘 모르더라구요.
다른 부분에 대해서는 대화가 너무 잘 통해요. 그렇기 때문에 어떤 주제로 얘기를 해도 다 이해하지만
(저희 부부는 학력도 일하는 분야도 비슷합니다) 여자 남자 차이에 관한  부분은 제가 이해시킬 자신이 없네요;;
오늘 밤에 술 한잔 하면서 조심스럽게 결혼 생활에 대한 중간점검 한 번  해볼까 하는데
어떻게 얘기를 풀어나가는 게 현명할지.. 조언 부탁드립니다. ^^
IP : 61.42.xxx.5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10.10.1 10:25 AM (122.34.xxx.157)

    너무 성숙하신 분이네요..
    저는 결혼하고 치고받고 싸우기 바빴어요..물론 대화를 시도해봤는데 그게 잘 안 돼서 싸우게 되는 거죠-_-
    저희는 둘다 '지면 안돼' 이런 기질이 있어서요. ㅋㅋㅋ ;;;;

    님 부부는 글로 볼 때 온유하고 서로 배려하는 마음이 기본적으로 있으신 것 같아요.
    가끔 시댁 일로나, 다른 일로 의견 충돌이 있어도 주로 님이 이해시켜보려다 좌절하는 것 같은데요..^^
    제 짧은 생각엔 일부러 대화 분위기를 만들기보단
    그때그때 넘어가지 마시고, 일일이 역지사지를 하는 게 효과가 좋은 거 같아요.
    얘기 좀 해 이러면 남자들 굉장히 긴장해요-_-;
    그리고 '그때 내가 어떠한 기분이 들었어'이러면 공감하기보다 '그얘길 왜 지금? 나보고 어쩌라고?' 일케 받아들여요.
    남자가 해결지향적인 두뇌라 그렇다네요..

    저는 존그레이 박사의 강연 테이프 한시간 정도 하는 걸 차에 늘 틀어뒀거든요.
    둘이서도 듣고, 가끔 남편이 혼자 왔다갔다 하면서 듣더라구요.
    그러더니 어느날 둘이 같이 듣다가 '이거 덕분에 자기 혼자만 이상한 여자가 아니란 걸 알게됐어'-_-;;;;;
    라고 하더라구요..정말 어이없으면서..좀 이해받은 기분이 들기도 했어요.. 어이없긴 했어요..-_-

    암튼 물흐르듯 자연스런 방식의 세뇌가 가장 좋아요..
    전 그걸 '대화' 부문에선 못했지만 다른 여러 부문에선 실천하고 있습니다..

    신혼 힘내시구요..
    오늘 6개월 기념해서는 좋은 이야기만 해주세요.
    당신과 만나 행복해..당신같은 남편 없구 당신네 같은 시댁이 어딨어..넘 고마워..사랑해..
    이게 바로 여우짓이랍니다..ㅎㅎ

  • 2. 베이
    '10.10.1 11:21 AM (180.68.xxx.138)

    윗님말씀 동감이예요.
    남자들은 어쩌라고...나보고 어떻게 해결하라고 이렇게 받아들이는거 딱 맞아요.
    그래서 신혼초에 싸우고 또싸우고...정말 많이 싸웠더랬죠.
    지금은 별로 안싸우고 잘 지내는데, 무엇보다도 저는 남편 칭찬을 많이 해주는 편이예요.
    그래도내가 인복이 있어..어쩌고 저쩌고...어머니도 좋으시고 아버지도 좋으시고..
    시댁쪽으로 만나는 사람들도 다 좋고 어쩌고 저쩌고...
    남편이 한번은 그러더라구요.
    제가 시댁식구들 대하는데 있어서 더 바랄게 없대요. 너무 좋대요.
    저는 시엄니도 저를 너무 배려해주시고, 결혼안한 시동생은 저를 넘 잘따르고..
    제 하고싶은대로 다 하고 살아요. 제 생각에는...ㅎㅎㅎ
    짜증도 많이 내기도 하고, 변덕도 심하고 그런데 기본적으로 시댁에서 인정해 주시고 하니까
    별 탈없이 잘하려고 마음으로 잘하려고 하는데 그런게 느껴지나봐요.
    그리고 남자들이 그런걸 표현은 안해도 무척 고맙게 생각하는듯 해요....
    우리 얘기좀 하자..그런거 말고,
    술한잔 마시자~ 하면서 이런저런 얘기하시면서 대화를 잘 유도해보세요.
    일단 칭찬으로 시작하시고, 중간중간에 섞어서 잘 얘기하세요..^^
    저희도 가끔 그렇게 술한잔 하는데, 저는 제가 기분파라서
    남편이 그만 마시자고 막 그러는데 저는 아니야 더 한잔만~~하고 조르다가
    너는 그게 문제라느니(남편), 이렇게 생긴걸 어쩌냐느니(저) 이렇게 장난하다 보통 대화가 끝나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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