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동네 들어오는 골목엔 곱창집들이 여럿 있습니다.
오래된 집도 있고, 생긴지 얼마 안된 집도 있구요.
사람들도 늘 북적하니 새벽까지 도란도란 서민의 마음을 달래주는 술집들입니다.
가격대비 양도 푸짐하다하고 맛도 괜찮다 하는소릴 여러번 들어서 냄새가 좀 나도 크게 거부감은 없습니다.
다만..
오며가며 보는 가게 장사준비 광경은 혀를 차게 한답니다.
곱창은 어디서 씻어오는지는 모르겠으나 제가 자주 보게 되는것은 야채입니다.
양배추를 겉껍질 두어개만 벗기고는 그냥 썰어 비닐봉지에 담습니다.
물에 헹구는거...없습니다.
대파...흙만 대충 털고는 역시..그냥 채를 쳐 바구니에 담습니다.
곱창에는 여러가지 야채들이 들어갑니다만 한번도..그 가게중 어느곳도 야채를 씻는 곳은
없습니다.
물론...불에 끓이고 지지고 볶아 먹으니 괜찮다 하시는 분들도 계실겁니다.
그래도 요새같이 채소에 주는 농약의 양이 예전 7.80년대에 비하면 그 양이 어마어마하다는데
시늉이나마 한두번쯤 흐르는 물에 씻어 사용해주었으면 하는것은 그저...저의 헛된 바램일까요.
그 앞엔...반찬만들어 도시락 배달하는 집입니다.
위생..뭐 할말없습니다. 골목길에 상자내놓고 오래된 도마와 칼로 길바닥에서 오징어를 썰고 있으니까요.
담겨진 음식들은 이쁘기 짝이 없습니다만 만들어지고 하는 모습을 보고나니
시켜먹고 싶은 생각이 절로 사라집니다.
비단..이곳뿐만은 아니라는거 잘 압니다.
국산식재료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최소한 씻고, 깨끗한 손으로 만든 음식을 파는 식당이 어디 없을까요?
김치도, 무도, 양배추도..뭐하나 맘편히 서민들이 사서 담가먹을 수도 없는 요즘은
매식이라도 안심히 하고 싶은데 그 또한 쉽지 않네요.
이렇게 살면 세상에 먹을 음식이 몇 되냐 하실분도 계시겠죠...
하지만 최소한을 바라는 제가 이상할만큼 사회가 거꾸로 돌아가는건가요.
시장다녀오다가 농약덩어리라는 양배추 한웅큼 곱창철판에 넣는걸 보며
가슴이 답답해져서 쓰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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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 먹을 음식이 적다는것은...
삼초 조회수 : 185
작성일 : 2010-09-30 21:35:51
IP : 211.210.xxx.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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