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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수의 'W'와 '후 플러스' 그리고 신경민 [펌]
우울해 조회수 : 370
작성일 : 2010-09-30 14:28:57
김혜수의 ‘W’와 ‘후 플러스’ 그리고 신경민
입맛만 살아서 좋은 놈(?)만 잡아먹는 MBC
(서프라이즈 / 이기명 / 2010-09-30)
전직 언론인들이 모인 자리였다. 술 한잔하는데 한 친구가 입을 열었다. ‘오늘은 언론 얘기는 하지 말자’는 것이다. 언론에서 오랫동안 밥 먹은 친구들인데 언론 얘기를 하지 말자니. 앙꼬 빠진 찐빵 아닌가.
왜 그러느냐니까 그냥 웃는다. 왜 이유를 모르랴. 이해했다. 그는 지금 한참 여론의 도마 위에 올라 있는 언론사의 고위간부 출신이었다. 아니 솔직히 말하자. MBC 출신이었다. 사장과 입사 동기다.
술이 몇 잔 돌자 언론 얘기 말자던 친구가 먼저 입을 열었다. ‘요즘 얼굴 못 들고 다닌다’고 했다. 표정이 참담했다. 말을 이었다. ‘민주언론과 언론자유를 위해서 나름대로 열심히 했고 성과도 있었다. MBC에 몸담고 있는 것을 그래도 자랑스럽게 생각했는데 지금은 어디 가서 과거를 말하지 않는다.’
표정이 너무 참담해서 말을 더 하지 않았다. 오늘의 한국 언론을 새삼 말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제대로 된 언론을 제대로 대접하지 않으면 그건 언론에 대한 모독이다. 또한, 언론 같지 않은 언론을 언론으로 대접하는 것도 부당한 대우다. 국민에게 합당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미 이 땅에서는 조중동이란 말이 고유명사가 됐다. 고약한 고유명사다. 정론이 아닌 언론의 대명사처럼 이해하는 국민이 참 많다. 어찌 조중동 뿐인가. 한국의 언론이 신뢰를 잃고 있다는 것은 나라의 불행이고 국민의 불행이고 언론의 불행이다.
<시사 IN>이 여론조사를 했는데 MB 신뢰도가 6.4%였다. 그러자 청와대도 발표를 했는데 ‘MB 지지율이 50%였다’고 했다. 무슨 조사인지는 몰라도 하여간 50%라는 것이다.
<시사 IN>의 여론조사와 청와대 발표. 누굴 믿는지는 각자 알아서 할 일이다. 문제는 국민이 누구를 신뢰하느냐는 것이다. 바로 이때 공정한 판정을 내리는 것이 언론이다. 그러나 우리 국민은 이미 언론을 믿지 않는다. 정치권력의 입맛을 따르는 언론의 거짓말은 이제 국민이 다 알고 있다. 그래서 언론이라면 머리를 흔든다.
그럼에도 그나마 국민이 위로를 받고 있는 것은 몇몇 매체가 국민의 알 권리와 언론의 반민주적 작태에 대해서 비판을 하며 정권의 비리와 부도덕을 폭로하는 언론 본연의 임무를 조금은 하고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KBS는 말할 가치도 없지만 몇몇 활자매체와 방송이 있었고 그중에 MBC도 그나마 간신히 다리를 걸치고 있었다. 물론 독재와 협력한 치욕의 과거도 있었다. 그런데도 MBC가 국민의 신뢰를 받았던 것은 일부 프로가 사회비리를 비판하는 프로그램이었기 때문이다.
많은 압력에도 혼신의 힘을 다해 버텨왔다. 지적해 말을 하면 ‘PD수첩’ ‘시사매거진 2580’ ‘후 플러스’ ‘W' 등이었다. 좋은 프로였고 국민의 사랑을 받았다.
독재정권 시절 ‘땡전뉴스’에 신물이 나던 때 그래도 국민의 갈증을 풀어주던 이런 프로들이 독재자의 눈에 어찌 귀엽고 예쁘게 보였으랴. 국민들은 ‘PD수첩’의 가시밭길을 너무나 잘 안다. PD수첩을 보호하기 위해 촛불시위도 했다. 질기게 살아남았다. 4대강이며 광우병이며 천안함이며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나름대로 노력했다.
MBC 기자와 PD들이 눈물 많이 흘리며 싸웠다. 그러나 이제 ‘후 플러스’ 와 김혜수의 ‘W’가 MBC 화면에서 사라진다. ‘MBC 뉴스 데스크’는 주말 방송시간이 변경된다고 한다. 없애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김재철이란 분이 한 말씀 하셨다.
“실패할 것이란 생각을 먼저 하면 안 된다.” “책임은 제가 질 것이고, 실패한다면 제가 두 손 두 발 들고 나가겠다.”
김재철이 두 손을 들던 두 발을 들던 관심이 없다. 재수 없다. 다만 김재철의 이름이 어떻게 기록될 것인가는 분명히 알 수 있다.
김재철도 기자 출신이니 긴 설명 없이도 잘 알 것이다. 잠 편히 자는가. 악몽에 시달리는지 한 번 생각해 보라.
신경민은 정년 1년을 앞두고 안식년 휴가에 들어간다. 실제적으로 방송에서 사라지는 것이다. 쫓겨난 것이다. 그는 MBC를 떠나면서 ‘마지막 클로징 멘트’를 남겼다.
“현실이 불확실할 땐 원칙을 지키고 언론인의 기본 자질을 키우는 방법밖에 없다. 이 점이 잊지 말아야 할 현실적 진실의 다른 면이고 최소한 생존할 수 있는 기초이며 언젠가 필요하게 될 언론과 언론인의 자질이다.”
현 정부와 권력층의 부조리와 실정을 직설적이며 간명한 ‘클로징 멘트’로 쓴소리를 해오다 그만뒀다. 사람들은 신경민의 하차가 권력에 의한 MBC의 굴복이라 했고 기자들이 제작거부에 나서기도 했다.
신경민은 국민에게도 동료들에게도 사랑을 받는 앵커였다. 회사를 떠나면서 남긴 마지막 ‘ 클로징 멘트’가 가슴을 울린다. 후배 기자들이 글을 남겼다.
“어른이 할 수 있는 말을 해주신 것 같다는 점에서 울림이 있었다.”
“70, 80년대 견딘 사람으로서 후배들에게 남긴 말이었기에 의미가 있었다.”
“앞으로 기자로서의 소양, 원칙을 지켜나가야겠다는 생각을 다시금 새길 기회가 됐다.”
신경민이 앵커에서 하차를 할 때 사장이었던 엄기영과 신경민은 또 다른 의미에서 국민에게 오래 남을 방송인이다. 고향을 위해서 심장을 바치겠다는 엄기영과 신경민의 클로징 맨트가 비교되는 이유는 분명히 다르며 누가 국민과 함께한 언론인인가는 국민들이 잘 알 것이다.
김혜수의 ‘W’와 ‘후 플러스’를 먹어치운 자들의 왕성한 식욕이 부럽다. 무쇠 덩어리라도 소화를 시킬 수 있는 무서운 식욕이지만 그러나 잘못 생각했다. 입에 넣으면 희희낙락 기분이 무척 좋은 것 같지만 아마 국민의 여론만은 소화가 불가능할 것이다.
김혜수가 ‘W’를 진행하면서 그의 진지한 진행모습과 열정은 시청률을 끌어올리는 것은 물론이고 MBC의 품격을 높이는 역할을 했다고 믿는다. 외신이나 받아쓰는 한국의 방송이 세계의 어두운 구석을 조명하고 한 줄기 희망을 찾으려는 노력을 해 본 적이 있었던가.
MB가 늘 말하는 것이 국격이다. 국격은 제대로 지니고 있어야 한다. MBC도 품격은 가지고 있어야 한다. ‘W’를 없애고 ‘후 플러스’를 없애는 것이 MBC의 품격을 높이는 것인가.
앵커에서 하차한 후 오늘까지 아무런 일도 못한 신경민. 엄기영과 김재철은 신경민에게 어떤 일도 맡기지 않았다. 국민의 지지가 그들에게는 불신의 근거였다. 두려웠다. 그냥 불구를 만든 것이었다. 그러나 뜻대로 될까. 2년 뒤에 보면 안다.
신경민, 김혜수와 ‘W' 팀, ‘후 플러스’ 팀!!
국민들은 당신들을 잊지 않는다. 따뜻한 위로를 보낸다.
2010년 9월 30일
이 기 명(칼럼니스트)
IP : 58.235.xxx.68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우울해
'10.9.30 2:29 PM (58.235.xxx.68)http://www.seoprise.com/board/view.php?uid=203422&table=seoprise_12
2. ㄴㅁ
'10.9.30 2:36 PM (115.126.xxx.83)엠비 신뢰도 6,4%프로.. 그런데 지지율이 50프로라니...
이러 되도 않먹히는 꼴값떨려고..
지,랄 발광을 떠는구만..3. 음
'10.9.30 2:50 PM (211.104.xxx.37)"앵커에서 하차한 후 오늘까지 아무런 일도 못한 신경민. 엄기영과 김재철은 신경민에게 어떤 일도 맡기지 않았다. 국민의 지지가 그들에게는 불신의 근거였다. 두려웠다. 그냥 불구를 만든 것이었다. 그러나 뜻대로 될까. 2년 뒤에 보면 안다. "
신경민님 기억할께요. 감사합니다.4. 소용없는말이지만
'10.9.30 3:47 PM (122.37.xxx.51)은평보궐서 승리하셨다면.
여의도서 뜻을 펼칠텐데
아쉬워요 두고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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