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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친구 따라 얼떨결에 사주보고 왔어요.

신기함.. 조회수 : 1,876
작성일 : 2010-09-28 12:41:57
저 어제 사주 봤어요..
친구가 어제 점보러 간다고 해서 같이 따라 갔거든요... 생년월일 태어난 시와 이름으로 보는 건 사주카페에서 재미로 몇 번 봤었고, 그런건줄 알고 갔는데.... 사당 비슷한 것도 차려져있고, 골목길 주택 작은 가정집이었어요.
연세 지긋하신 할머니가 쌀과 엽전을 가지고 보시고, 절 보자마자 어디 사는지...몇 년 생인지... 성이 무엇인지... 그리고 결혼했는지를 물어보시더라구요.

그러면서 첫 한마디가.. “무슨 고민이 왜 이리 많냐고.. 고민을 이고 마음을 힘들게 한다고..” 그 말이야 누구나 할수 있지만.. 요새 정말 제가 힘들고 생각이 많았거든요.

대뜸 묻지도 않았는데.... “시집을 아주 잘 간다고... 좋은 사람 많아서 아주 잘간다고 하시더라구요. 그리고 늦게 결혼하는 건 아주 잘 했다고.... 제가 31살인데.. 33살에 결혼한다고...

이건 올초 잘본다는 사주카페에서도 그렇게 말씀하셨었거든요.

20대에 결혼했으면 풍파를 여러번 겪었을거래요... 이 얘기는 20살 때 사주카페에서 재미로 봤을때부터... 그 이후 간간히 사주카페에서 사주볼때마다 빼놓지 않고 하는 얘기였어요... 20살땐 30 넘어서 결혼하라는 말이 그땐 왜 이렇게 막막하게 들렸는지.....
보는 사람마다 일찍 결혼하면 결혼생활이 평탄치 않다.. 여러번 결혼한다고 하시더니.. 할머니도 저에게 늦게 결혼하는건 아주 잘 하는거라면서... 여자는 결혼을 잘 해야한다고 여러번 강조하시더라구요.

제가 신기했던건 내가 말을 하지 않아도 할머니가 먼저... “집에서 효녀노릇과 아들노릇을 하면서도 부모로부터 별로 고마워하지 않는다.... ”고 하시면서... 지금까지 일은 해도 모아놓은 돈이 하나도 없지? 하셨어요...  저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3년전에 부모님이 부동산에 투자를 하시면서... 거래가 잘 되지 않아 처분을 못한 부동산과 대출을 받아 막대한 이자를 물고 있고, 부모님도 하시던 일을 접고 새로 사업을 시작하는 과정에서 막혔거든요.. 현재 계속 정리가 되면 하시는 걸로.. 그러면서 제가 번 돈을 엄마가 관리를 해주시면서 쓰게 되었고, 이는 부동산을 처분을 할 때 시집갈 비용과 그 외 돈을 챙겨서 주시기로 했어요...(시집갈 때 남들보다 잘 해주실거, 여윳돈도 넣어보내실거란거 잘 알지만 이런 집안 사정이 그리고 엄마아빠가 나중에 다 해줄건데 몰 그러냐고.. 하는 그런 말들이 답답하긴 했어요.) 근데 딱 할머니가 알아맞히는것도 너무 신기하고...
더구나 할머니가 3년동안 집에 돈이 안모였을거라고 했는데... 아빠가 하던 일을 접고 준비하시다 시간이 흐른게 정말 3년정도였거든요.

그러면서 할머니가 하시는 말이.. 우리 집이 원래 돈이 없는 집은 아니라는걸 알고 있었고, 이제부터 버는 돈이 온전히 모일거라고... 하시는거예요... 돈은 벌지만 그동안 모이질 않았겠지만.. 그래도 가족간에 사는건 재미있었을거라고. 하셨는데.. 생각해보니 그런 상황이지만 우리집이 경제적으로 어렵거나 그런건 없었고 부동산 처분하면 언제든 괜찮아질 상황이었고, 저 역시 월급을 부모님이 관리해주시지만... 차도 사주셨고, 시간될때마다 해외여행가고 매주 피부관리 받으러다니고 즐길건 다 즐기면서 살고 있었거든요.

그리고.. 할머니 저에게... “올해 남자랑 연애 걸어서 째졌지?” 하시는데.. 첨엔 그말이 뭔지 몰랐는데... 올해 남자 만나서 사귀다가 헤어지지 않았냐고... 하셔서 그렇다고 했더니.. 아주 잘 했다고... 그걸로 액땜 한거래요. 일찍 결혼하면 이혼을 했을것이고, 그 남자랑 결혼했으면 풍파가 많아 마음고생 했을거라고.. 그래도 착한 남자 만나서 연애하다가 헤어짐으로써 액땜한거라고 생각하라고...

그남자 성과 띠를 물으시더니... 별로 노력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처 덕을 보려고 할 사람이래요.. 살아가는데 있어 노력과 생활력이 있는 남자가 좋은 남자라면서 착하긴 한데... 그 사람은 잘 헤어졌다고 하시더라구요... 그러면서 저는 아직 그 남자를 못잊고 있겠지만 그 사람은 벌써 절 잊고 생각 안할거라고...
착하긴 하지만 겉다르고 속다르다고.. 좁쌀 영감같은 남자라고 하더군요.
전 남친이 능력은 있지만 사실 부모 덕이 크고, 직업이나 능력은 좋지만 치열하게 노력해서 얻었다기 보단 태생적인 환경과 부모의 지원, 타고난 머리 등으로 얻어진거거든요... 지금 능력 있어 보이는 남친이지만.. 노력하거나 어려운 상황에서 열심히 살려고 하지 않을 사람이라고 잘 헤어졌때요.

제 친구한테는.... “지금 만나는 친구가 몇 살이냐”고 묻는데.. 제 얼굴엔 남친과 헤어졌다고 써있는건지... “올해 연애걸었다가 찢어지지 않았냐”고 하는데 신기하더군요.

그리고 요새 제가 계속 독립을 하고 싶다고 부모님께 말씀을 드리고 있는데.. 첨에 보자마자 부모와 떨어져 혼자 독립해서 살다가 시집가면 좋겠다고... 하시더군요.

저는 친구 따라서 갔다가 열떨결에 본거고 전에는 카페 갔다가 재미로 본 것으로 총 3-4번정도 재미로 본거라 사주나 점을 맹신하는것도 아니고 사실 궁금 반 호기심 반으로 간거였거든요.

근데 우리 집 상황을 정확히 말씀하신거..(사실 그런 상황을 잘 모르는 친구가 옆에 있어 그런 얘길 하셔서 깜짝 놀랐어요) 아 그리고 동생들 이야기 하면서... 막내 동생 몇 살이냐 묻길래 대답만 했을뿐인데 지금 밖에 나가 있지 않냐고.. 하신거... (올 여름 미국으로 어학연수 갔거든요) 정말 깜짝 놀랐어요.

글구 많이는 아니지만 4번정도 20살때부터 재미로 볼때마다 저보고 결혼 일찍하면 안좋다..는 말.. 또 33살에 결혼운이 들어온다고 한게 여러번이었거든요.
올초에도 33살에 결혼한다면서 올해와 내년에 여러명을 보내면 인연이 온다고 했었는데... 저는 그 이후 남친을 만나서 정말 인연이라고 생각했고 결혼하게 될줄 알았거든요. 그래서 사주 하나도 안맞네 하고 잊고 있었는데.... 얼마전 남친과 어이없이 헤어지게 되었어요.. 만나면서 한번도 헤어짐을 생각해본적이 없었는데..... 역시 인연은 아니었던건지..

제가 느낀 건... 사주나 점을 맹신하고 자신의 삶을 거기에 맞추는건 어리석지만...현재상황이나 전반적인 부분에 대한건 어느정도 맞는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어제 만난 할머니도 현재 상황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말씀을 해주시는데... 미래에 대한 계획이나 이런건 말씀을 정확히 안해주시더라구요... 전체적으로 부모에 대한 이야기와 현재 일어나는 일들.. 그리고 전반적으로 인생을 어떻게 살거다 같은 큰 틀은 맞겠지만... 그걸 개척해나가는건 개인의 노력인거잖아요...

어쨌든 제가 말하지 않아도 저에 대해 속을 들여다보듯이 맞추는게 너무 신기해서 이렇게 장문의 글을 써봅니다.
IP : 220.79.xxx.31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궁금합니다
    '10.9.28 1:10 PM (221.148.xxx.122)

    그 사주집 어딘지 알고 싶네요. 제가 속이 말이 아니거든요ㅠ_ㅠ

  • 2. ..
    '10.9.28 1:16 PM (116.41.xxx.135)

    신점이나 사주가 허황되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고, 따져보면 천년 넘게 이어온 문화를 고작 몇십년 산 내가 평가를 내리는건 건방지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고요.
    저는 사주에 큰 의미를 두고 살진 않아요. 다른 사람도 사주에 끌려다니지만 않는다면, 보러 다니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고, 마음의 위안을 얻는다거나, 답답한 마음을 풀어준다거나 그런 순기능도 분명 있으니까요.
    그런데 저도 딱 한번 사주를 본적이 있어요. 막 새댁이었을때 미혼인 친구 손에 이끌려..
    그때 사주보던 분이 그런말을 하더라구요.
    '너는 편안하게 평생 너 하고 싶은데로 하면서 산다'
    살면서 보니 이거보다 더 좋은 사주는 없는것 같네요. ㅎㅎㅎ
    그 후로 10여년이 흘렀는데, 정말 그렇게 사는 것 같아요.
    상황이 우연치 않게 그런쪽으로 흘러가면, 사주가 그렇다더니 정말 맞나?
    감사하는 마음도 생기고, 나쁜일이 닥치면 결국은 내가 원하는대로 될 거라는 희망도 생기고요.
    마음에 드는 사주풀이라 그후로 다신 사주보러 안가요. ㅎㅎㅎ

  • 3. 궁금
    '10.9.28 2:06 PM (122.203.xxx.130)

    저도 그 사주집 알려주세요.. 제발 쪽지좀~

  • 4. 예전에
    '10.9.28 3:26 PM (124.49.xxx.81)

    저도 할머니께서 봐다 주신적이 있는데....
    연분이 연하라고, 연하랑 해야한다고... ...
    저는 그때 좀 많이 연상이 좋은 20대 중반이었거든요
    그래서 좀 언짢았는데, 남편이 연하네욤...
    ...

  • 5. 원글
    '10.9.28 8:45 PM (114.207.xxx.184)

    쪽지가 안되는데요...
    궁금하시면 chorong8@hanmail.net 로 메일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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