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글 읽고 무개념 비호감 며느리에 답답하겠다 싶으면서도
비극적인 결말을 맺은 제 입장보다는 낫겠다 싶은 생각도 들더군요.
제가 눈치가 좀 없는 편이긴 하나
예의를 중시하는 지라
시댁에서 맘 편히 있지 못합니다.
시어머니 일어서시기가 무섭게 따라 일어서 졸졸 따라다니며 손을 받쳐 드리고 있습니다.
명절 전에 아이 낳고 3일 만에 설쇠러 갔지만
뭐하러 왔느냐는 인사도 못들었습니다.
올만 하니까 왔겠지...하는 표정(전혀 웃는 표정이 아니었죠)
방에 가 있으라는 말도 못 듣고, 저 스스로 방에 들어갔지요.
아이 때문에 방에 앉아 있기만 했는데 아이는 반기는 눈치였으나
전 시어머니 일하시는데 혼자 쉬는 처지라 마음이 줄곳 불편했구요.
시어머니 제게 잘 해주시느라 이것 저것 반찬 싸주시고 가져가라 하도 자주 부르셔서 맘 편히 쉰 날이 없습니다.(아이 잘때 잠깐 쉬어야 하는데 시댁에 맨날 가있으니 아이가 자도 그냥 불편하게 앉아있기만 했습니다)
절 생각해서 부르시는 건 알겠는데, 거절하면 맘상해 하셔서 한 두번 거절하다 결국은 가게 되고
제 하루 일과는 시댁으로 출퇴근(퇴근시간 10시)
그렇게 힘들게 아이를 키웠건만
돌아온 말은
"내가 아이 다 키워주고, 너 다 먹여줬는데...고맙다는 표시도 못듣고 많이 서운했다"
입니다.
물론 아이 예뻐해 주시고, 일부러 반찬도 만들어 주신거 압니다.
그래서 불편을 감수하고 갔었구요. 필요하지 않은 반찬도 맘을 생각해서 받았고
받을 때마다 남편말로는'비굴할정도로'고마움을 표시했구요.
'힘드시니 그만하시라'고 거절했었지만
"니가 뭘 할줄아니?'라는 말만 듣고 맘에 비수가 꽂혔습니다.
거의 매일 보면서 매일 "네가 뭘 할 줄 아니?" 소리만 듣고, 그분의 사랑을 받기만 했지만
결국은 내몸과 마음이 지쳤고, 제 마음에 비수가 꽂힐 자리 조차 남지 않게 되었습니다.
장기적으로 보면
원글님 올케의 처신이 나을지도 모릅니다.
참다 참다 머리끝까지 차올라 이젠 억지 웃음도 나오지 않거든요.
다만 예의를 지키려고 여전히 불편한채 시댁에 다닙니다.
다른점이 있다면 가기전에 남편에게 오래 머물지 않을것을 다짐받고,
그집을 나서면서 참았던 한숨을 내쉽니다.
그리고 그분의 일방적인 사랑과, 그 사랑에 대한 댓가의 기대치에 대해.....
그런 일을 만들지 않으려고 노력중(가급적 자주 안보도록 )입니다.
이번 연휴도
토요일에 보고.
일요일부터 쭉 같이 있자는 제안을 거절하고
화요일. 수요일
숨이 막혀서 친정에 간다면서 오후 늦게 집에 가려는데
(너무 힘이 들어 친정에 가고 싶지도 않아요. 길도 많이 막혔었고)
어딜가냐고 붙잡으시고,
정 갈거면 저녁때 오라고...(오후 4시에 친정가는데 저녁먹으러 오라고)
헉....
이런거 처음도 아니고, 매해 되풀이 되었구요.
신혼 3년은 그렇게 지내면서
명절 친정에 머무는 시간이 2시간 안팎이었기에
그 뒤 그냥 저녁엔 저희집으로 돌아갔지만
매번 오라는 말씀을 남기시네요.
딸같다면서, 가족같다면서
내 개인의 시간을 다 바쳤는데
결국 돌아오는 얘기는 "내가 어떻게 해줬는데..."
내 진짜 가족의 존재는 아얘 없애버릴려고 하는 지나친 친밀감
저희 시부모님
밖에선 참 쿨하시고, 경우바른 분이라고들 하십니다.
며느리에게만은 이상한 기준을 갖고 계신데
그건 대한민국 시부모라 그런가보다 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생각 안하면 더 미워 할까봐......
그냥 베스트 글 읽다가 제 넋두리 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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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낳은지 3일 만에 설쇠러 간 며느리
그며느리 조회수 : 1,355
작성일 : 2010-09-24 23:15:57
IP : 119.67.xxx.32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적정한
'10.9.24 11:49 PM (59.6.xxx.229)선,,,
절대로 넘어선 안 되는 선이 있다.-- 시댁,
그리고 절대 피를 나누지 않은 가족..
그 가족이 어디 가족이겠습니까??
기대하는 게 바보스럽고,
시어머니는 시어머니다.
며느리는 며느리다.
만나면 가족이고,
헤어지는 순간 남이다.2. 허걱
'10.9.25 3:15 AM (160.39.xxx.110)님. 우리 시댁이랑 정말 비슷하네요!
그래도 님은 동서라도 없나요 -_-
전 제가 그런편인데 항상 일할때 사라지는 동서를 보면 정말 부럽습니다.
친정에선 물한방울 안묻히고 자랐는데 -_-
시댁에선 왜 그리 안될까요.
정말 시어머니 움직여도꼼짝도 안하는 동서 정말 부러워요
그러면서 반찬은 정말 많이 받아먹는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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