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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만 되면.. 제사만 되면 안쓰러운 울 아빠..

D라인 조회수 : 1,169
작성일 : 2010-09-22 02:04:40

환갑 넘으셨는데도, 아직 처치(?)못한 딸자식 때문인지 안 늙으시려고 무지 애쓰시는 울 아빠..
명절에 음식하면, 옆에서 '나 뭐 도와줘?' 하면서 종종 댕기시고,
집에서 부침개 냄새 나고, 갈비찜 찌고, 잡채 만들고 있으면
'내 생일같다~' 고 진짜 해맑아지시는 아부지.

4남 2녀 막내시고, 고모, 큰아버지 모두 생존해 계시고,
젊은 시절은 많이들 다투셨어도, 지금은 오히려 꽤 애틋하신..
사이 좋은 형제분들이신데..
줄줄이 위 큰어머님들 사연 때문에, 기제사고 명절 차례고 못 지낸지 몇 년.

명절에는 친척들 산소에 모여서 음식 몇 개.. 약식..이라고 하기에도
너무 초라한 상에 절 한번 하고,
가족들 둘러앉아 이야기 좀 하다가 헤어지는 상황이네요.

아빠가 할머니에 대해서 유난히 애틋하셔서, 집에 무슨 일만 있으면
-엄마 수술할 때, 나 대학 시험 볼때... - 할머니 산소 찾아가시는 분인데.

비 때문에 이번에는 아무래도 산소 힘들지 않을까..? 하는 제 말에
그렇겠지.. 하시면서 어쩔 수 없이 너무도 축 쳐지시는 모습.

엊그제 엄마랑도, 아빠 많이 속상하겠다고..
할아버지야 네 살에 돌아가셔서 얼굴도 기억 안난다지만,
-그러고보니 할머니 돌아가신지도 22년이네요..-
아빠한테도 엄만데, 나한테 엄마인 것처럼 엄만데.. 아빠 속상하겠지..?

할머니 기일 되면, 아침에 엄마가 부침개 몇 장, 나물 몇 장, 얼른 만드시고
두 분이서 아침일찍 산소 찾아가셔서 간단하게 약주 한잔 올리고 오시는데,
그럴 때보면 참 기분이 그래요.

얼굴도 모르는 조상 제사 지내느라고 허리 휘는 집들도 있다지만,
엄마 제사상도 못 올리는 아빠 맘도 맘이 아닐 듯.

떱, 이 날씨에 내일 산소는 어차피 무리일텐데, 울 아빠 또 안쓰러워 우짤란지..ㅠ.ㅠ
오빠랑 새언니 보내놓고, 영화나 보러 가자고 해야겠어요.

IP : 210.222.xxx.252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각자 집으로
    '10.9.22 2:17 AM (118.44.xxx.143)

    제 자신 감정이입 ... 그 시간동안 날 낳아주신 부모님 제대로 챙기지도 못하고 명절이나 기일을 보내신 원글님 어머님께 감정 이입을 하게 됩니다.
    작년 아빠를 먼저 보내시고 올 추석 집에서 밤송편 만드셨다며 와서 먹으란 얘기 하는 엄마...
    여동생 일때문에 올추석은 회사에서... 남동생 역시 내일 아침에 갈수나 있을런지...
    가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고 목구멍까지 올라오는 나 친정가서 명절 보내고 싶단얘기...
    그냥 싫습니다.
    다 각자 살아가는 거라지만... 넓은 집에서 혼자 음식 만드셨을 엄마를 생각하니 잠도 오지 않고...

    그냥 원글님 댓글에 주절거려요.

  • 2. D라인
    '10.9.22 2:20 AM (210.222.xxx.252)

    ㅠ.ㅠ 위 댓글님 넘 속상하시겠어요. 저도 글만 봐도 찡해요.
    뭔 놈의 회사가, 명절에 일을 시키고 xx 이래요!! 버럭!

    이럴 때 시댁에 식구라도 많으면, 시부모님이 명절 가서 지내라고 해주시면 최고인데.
    아마 두 동생분 계시니.. 생각하고 마셨을 것 같네요.
    남편분한테라도 이야기 해보시지.. 에긍.

    내일 아침 차례상 물리고, 총알같이 엄마에게 달려가시길 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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