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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걸기... 남자들은 다 그런가요?

Go Home! 조회수 : 1,585
작성일 : 2010-09-20 16:28:13
물론 외국사람이긴 합니다.

그래도 저와 다른 사람들 몰래 만나고 있는 중인데, 여러명이서 함께 간 술자리에서 옆자리 여자들에게 작업 거는 얘기를 하고 있더군요. 저에게는 맘에 드는 남자 없냐며 엮어주겠다고 이남자 저남자 가리키며 적극적이구요. 젠장... 열받는데 다른 사람들 있어서 티도 못내겠고... 그랬더니 정말 괜찮은줄 아는지 스타일 괜찮은 두 여자 앉아있는 곳을 보더니 진짜 가더군요. 한국에서는 아무데서나 작업거는거 아니다...라고 했는데도 같이 모이면 즐겁지 않냐며 다른 남자들도 있는데 혼자 자신있다는 듯이 다녀왔습니다. 정작 그 여자분들은 영어를 못해서 바로 깨갱하고 돌아오긴 했지만요.

바 분위기가 스스럼 없이 어울리는 곳이면 뭐 이해를 합니다. 그러나 그곳은 레스토랑 분위기였고, 또 여기도 여러명이서 일행이 되어 같이 왔는데 굳이 여기저기서 사람들 불러다가 함께 어울려야만 했을까요? 저 외에는 다 남자들이어서 나는 사라져줄테니 그냥 남자들끼리 잘 해보라고 가려고 했더니 또 같이 왔으면 같이 가야하는 거라고 굳이 잡더군요.

결국 2차때는 클럽 또는 바텐더 있는 바를 추천해주었습니다. 저는 비도 오고 날도 추워져서 들어가겠다고 했구요. 근데 또 눈치가 보였는지 멍석 깔아주니 안가더군요. 다들 내일 일을 해야하니 오늘은 그만 접자...분위기가 되어 집으로들 갔구요. 돌아가면서 이사람과는 이제 그만해야겠다... 바닥이 보이는데 그냥 문자로 끝낼까 하고 있었는데 또 전화가 오네요. 아까는 다른 사람들 있어서 그냥 헤어졌는데 지금 만나지 않겠느냐 고요. 이건 뭥미?!

오히려 문자 보낼 시간 아껴줘서 고맙다고 하고 까놓고 말했습니다. 이태원 등지에서 친구들과 놀때 하던 얘기들 장난으로만 들었는데 실제로 보니 정말 실망스럽더라.. 너는 계속 장난이라고 하지만 이건 같이 갔던 나에 대한 예의도 아니고, 여자들과의 flirting이 너에게 그렇게 일상이라면 더욱 편하게 할 수 있도록 나는 이만 사라져주겠다고 했지요. 당황하더군요. 일단 만나서 얘기하자고 하는데 이미 제 집 막 들어온 상황에서 저는 전혀 다시 나가고 싶지 않았기에 한 10여분에 걸친 전화로 그냥 쫑 냈습니다.

참고로 늘상 보는 영어강사 외국인은 아니고 전문직 종사자이구요, 외국인 환상에 빠져 만난건 아니고 오히려 제가 외국경험이 더 다양하고 나이도 많아서 그 친구가 저에게 휘둘리는 편이었지요. 서로 결혼 생각하고 만난 건 아니고 일로 얽혀 만났다가 술마시고 어쩌다 키스하게 되어 만나게 된 사이입니다. 저를 많이 좋아한다고 하지만 그사람도 1년이내에 귀국을 해야하고 저도 제 일이 더 중요하니 미래를 볼수 없다는 건 서로 잘 알고 있는 거구요. 다른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도 제가 꺼려해서 평소에는 그야말로 동료사이로만 지내고 있으니 아예 이번에 끝을 본게 다행이다 싶기도 합니다.  

어차피 결혼생각은 전혀 없는 저이지만, 연애는 필수라고 생각하고 있는데요, 그러나 다른 여자들에게 눈돌리는게 뻔히 보이는 사람은 사양입니다. 어떤 관계이든 간에 일단 만나고 있으면 서로에게 믿음과 안정을 주는 게 먼저 아닌가요? 그사람 말은 식당이나 바에서 어울리는 사람들은 그냥 그때 즐겁자고 하는 것 뿐이지 다른 뜻은 없다고 하지만, 이러다 좋아지는 사람 만나면 또 그사람과도 관계를 이어나갈수 있을거고 그럼 이게 양다리가 되는 거지요. 실은 그전에도 소모적인 관계이다 싶어 미리 끊자싶어 정리해버렸는데, 그쪽이 설득을 해서 다시 본지 한 일주일 만에 이런 식이네요.

전화끊고 속시원했는지 씻지도 않고 자버렸네요. 오늘 추석전 휴가라 출근도 안했는데 아침 9시까지 아무 생각없이 잘 잤구요. 그 사람과 만날때는 새벽 4시반이면 이상하게 눈이 떠졌는데 말이죠. 지금 생각은 얼른 그가 귀국해눈앞에 안보이면 좋겠다 싶어요.

근데 궁금한건 말이죠.. 남자들이 다 이런가요? 국적에 상관없이 일단 여자들에 눈이 먼저 팔리고 합석요청해가며 함께 있는 걸 원하는건 미혼의 남자라면 다 용인해줘야하는 건가요? 주말에는 무조건 재미를 추구해야하는 이 사람 빨리 정리한게 다행인거겠죠? 그냥 마음끌리는 대로 하자 싶어 그때그때의 감정에 충실했었는데 어제는 마치 바닥을 본 듯해서 끈을 놓아버렸습니다. 제가 잘한건가요? 아니면 안그래야지 했는데도 친구일때보다 제가 그에게 원하는게 많아져서 그런걸까요?

아무튼 끝입니다.
그래도 계속 봐야할 걸 생각하니 마음이 조금 복잡하기는 하네요.
저도 그렇게 쿨~한 여자는 못되나 봅니다.
IP : 218.144.xxx.46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이팝나무
    '10.9.20 4:35 PM (125.183.xxx.148)

    잘하셨네요.
    사람 관계란것이 내,외국인을 떠나서 ,이성적 감정을 가진 관계라면
    그 관계에 충실해야하고 ,신뢰와 믿음을 주는 행동을 해야 하는것이죠.
    한번 그런 경험이 있으면 더 조심을 해야 하거늘....
    좋은 관계는 .나를 진정으로 평화롭게 해주는 사람이에요.

  • 2. Go Home!
    '10.9.20 4:55 PM (218.144.xxx.46)

    "좋은 관계란 나를 진정으로 평화롭게 해주는 사람"
    ------------------------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일단은 화가 나서 잘랐지만 그래도 마음이 내려앉는 기분도 든게 사실이었는데 덕분에 정리가 되는 듯 하네요. 근데 그런관계가 올까요?

  • 3. 그런
    '10.9.20 7:12 PM (222.108.xxx.130)

    그런 관계로 사람 만나지 말고 남자랑은 말도 안섞는건 어떨까요?
    저도 20대 초반에 남자들이 집적?대면 다 대화하고 연락도 지내고 만나고 그렇게 지냈는데
    나이먹어보니 나만 스트레스 받고 남자라는 생물이 그리 좋지가 않은듯 싶습니다.
    공적으로 어쩔수없이 보는 남자들만 딱 할만만 하고 남자하고는 말도 안섞고 살껄 후회합니다;;
    그런 관계 재밌지만.. 안하고 님의 일에 좀더 힘을 쏟는게 어떨지.. 주제넘게 이야기해보아요;

  • 4.
    '10.9.20 7:14 PM (122.34.xxx.157)

    제목의 질문에 대답하자면 절대 아니요.
    그런 남자만 만나보셨나요? 아님 이 남자가 첨이셨는지..
    당연히 아니지요..

  • 5. 저도 답..
    '10.9.21 12:50 AM (121.165.xxx.93)

    외국사람이라서 그러는거 아니란 걸 외국 경험이 있으시다니 더 잘 아시지 않아요..?

    남자들은 초기엔 잘 보이기 위해서라도 훨씬 더 노력해요. 여자친구 혹은 아내 눈 앞에서 모임분위기 띄운답시고 다른 여자들 한테 집적대는 간큰 남자들은 이미 그 관계를 저버리기 시작한거구요. 남들이 몰라서 그랬다라는 것도 말 안되고, 원글님 눈앞에서 그랬다니..
    전 솔직히 원글님이 어떻게 하셨길래 남자가 그런 행동을 눈앞에서 하나.. 하는 생각도 들어요.
    (기분나빠하진 마세요. 쿨한것도 좋지만, 남녀관계에 있어서 loyalty 는 동서고금 공통이예요)

    인연이 아니니 얼른 잊으시고, 회사에서는 냉랭하지 않게 그렇지만 분명히 정리하시구요.
    어여 좋은 사람 만나게 되길 바라겠습니다.

  • 6. Go home!
    '10.9.21 7:47 AM (218.144.xxx.46)

    답들 주셔서 감사합니다.
    네.. 물론 제가 몰라서 물어본건 아니지요. 벌써 서른이 넘었는데요. 근데 이게 또 끝내자 싶을때는 앞뒤 안가리고 그사람에게는 기회를 주지도 않고 냉정히 정리를 했는데요 막상 시간이 좀 지나고 나니 약간 자신감이 떨어지면서 내가 너무 오버한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어 여쭤보려고 들어왔습니다. 이렇게 제 경우지만 한번 글로 써 보고 또
    조언까지 들으니 잘했구나 싶군요. 페이스북도 친구리스트에서 삭제했더니 어떻게 된거냐고 나름 상처받은 모드로 메시지를 보내길래 내가 너무한건가 싶기도 했었거든요. 덕분에 정리가 더 잘됐어요. 다 부질없는 짓이니 정말 마음에서 내려놓고 무심해지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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